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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새 님의 서재입니다.

댕댕아 너의 주인은 말이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원새
작품등록일 :
2022.06.14 17:03
최근연재일 :
2023.02.1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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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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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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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3화

DUMMY

나도 할 수 있어.


니코는 그런 생각을 기반으로 괴수의 동태를 살펴본다. 괴수는 아직, 주위를 탐색하는 중이었다. 그라운드 설치 과정의 경계는 사라졌는지, 경기장 가에를 천천히 돌아본다. 괴수는 비명들을 지르고 움직이는 관객들에 호기심을 두며 시선을 멀리 둔다. 언제라도 관객석으로 올라올 수 있어 보인다.


니코의 전술은 이러했다.


천천히 올라오고 있는 그라운드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괴물의 시선을 끌어 그라운드로 내려오길 유도하고 내려오면 위에서 팀원들이 공격을 쏟아붓는 것이다. 모름지기 사냥이란, 정면승부보다 꾀를 내서 사냥감을 함정에 빠뜨린 뒤에 총공격하는 게 가장이다. 지금은 대결 팀이라는 것도 없으니 사냥감 말고 견제할 게 없다.


물론, 이번 경우엔 관객석 주위로 방어막이 둘러 있지 않으니, 사냥 중에 관객석으로 피해 가지 않게 유념해야 하는 점이 있지만. 그래서 더욱 이 전략이 효율적이다.


니코에게는 제법 해볼 만한 사냥이다. 처음 보는 사냥감 종류? 대충 어떤 부분을 조심하면 될지 알겠다는 자신감이 그에겐 있었다.



ㅡ 오, 좋네! 그런데 지금 창이 없잖아? 주위에 딱히 대신할 만한 것도 없고.



한 팀원의 말에 니코는 그 자리서 무기를 만들어준다.


우지끈! 쾅!


니코는 스테인리스강으로 이루어진 난관을 야무지게 뜯어냈다. 끝을 날카롭게 잘 뜯어내 제법 위협적이다. 팀원들은 탄성과 함께 후배이자 리더인 니코에게 아주 짧은 박수를 보내주었다. 니코의 입꼬리가 조금 씰룩인다. 수인은 칭찬과 애교에 약하다.


다른 선수들도 그처럼 무기들을 만든다. 임시용으로 만든 창은 제법 나쁘지 않다. 굵기는 보통 쓰는 창보다 조금 굵고 길이가 짧다는 게 아쉬웠지만, 무게감이 괜찮았다.



ㅡ 그런데, 저 녀석 시선을 어떻게 끌 생각인...?



레이스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니코는 난관 창을 들고 큰 보폭으로 계단을 몇 번 뛰어오르더니 창을 든 팔을 올려 심호흡과 함께 빠르게 내려온다.


쿵! 쿵! 쿵! 쿵!


니코는 힘찬 도움닫기를 하고 창을 쏜다.


끝만 예리한 급조한 창은 경기장을 매섭게 가로질러 날아가 경기장 중간보다 더 먼 거리에 있는 괴수의 등에 꽂혔다.



“끼에에에에엑!”



괴수는 귓속을 찢으려는 마냥 날카로운 괴성을 내질렀고 몸을 공격 지점으로 돌린다. 괴수의 붉은 눈은 더욱 새빨개져 있었다.


우웅...


눈앞의 기예에 팀원들은 너도나도 헬멧을 제거한다. 모두 하나같이 입을 쩍 벌리는 얼굴을 드러내었다.



“저거 실화냐?”


“저게 가능하다니 미친.”


“이야... 역시 니코... 괜히 헤르메스 후임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니라니까...”



선배들의 감탄과 상관없이 니코는 만족하지 않았다. ’목덜미를 노렸는데...‘ 힘이 부족했다, 혀를 차며 분노한 괴수를 노려본다. 니코는 계속되는 괴성에 귀를 신경질적으로 문질렀다. 팀원들이 만든 창 하나를 가져가 다시 계단 위로 오른다. 앞서 같은 도움닫기로 괴수를 향해 창을 또 한 번 던진다.


괴수가 이번엔 창을 그 거대한 손으로 쳐냈다. 붉은 눈이 번뜩이며 니코를 담는다. 너냐? 똑똑히 확인했다, 이거다. 니코는 제게 괴수의 시선과 괴성이 꽂힘과 함께 경기장으로 가벼운 몸짓으로 뛰어내렸다. 양손에 하나씩 창을 들고.


쿵 쿵 쿵!


괴수도 니코를 향해 움직인다. 그는 경기장 가에를 돌며 니코에게 향한다. 니코는 넓은 보폭으로 뛰어 아래에 있는 그라운드로 몸을 던졌다. 괴수는 분노로 그도 함께 뛰어내리려 하다 잠깐 망설이더니 아래의 환경을 한 번 둘러보고는 가까운 나무 꼭대기를 향해 점프했다.


숲을 조성한 환경은 나무로 빽빽했다. 마치 원숭이 괴수를 위한 환경 같았다. 괴수도 그것을 느꼈는지 콧김을 자신감 있게 내뿜으며 나무들 사이를 날렵하게 오가며 움직인다. 목표물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 눈알을 열심히 굴리고 귀를 쫑긋거리며 이파리와 나뭇가지들을 쓸고 지나간다.


하지만 목표물도 나무를 자신처럼 잘 타는지 신출귀몰한 움직임을 보인다. 저쪽인가 하면 이쪽에서 또 기척이 느껴지고 또 그쪽을 보면 또 다른 쪽에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괴수는 씨근덕거리고 두툼한 나뭇가지를 뜯어내었다. 놈의 다리를 본 곳으로 던진다. 퍽! 가지는 빠른 속도와 함께 목표한 곳에 맞았지만 적을 맞추지는 않았다. 열이 제대로 뻗친 괴수는 정면을 향해 괴성을 내지르고 더 빠른 몸놀림으로 나무 사이를 오간다.



“발사!”



슉, 슉, 슉!


그라운드 상승 통로 위, 레이스반의 고성과 함께 구멍을 둘러싼 약 40명이 나뭇잎들 아래로 움직이는 괴수를 향해 창을 날린다. 몇 개의 창들이 괴수를 맞히고, 몇 개는 나무나 바닥 아래로 꽂았다.


괴수는 또 한 번 엄청난 굵기의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


그 소리에 선수들은 귀를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레이스반도 귀를 벅벅 문지르며 인상을 와락 구기곤 또 한 번 소리 지른다.



“대기!”



선수들은 바닥에 두었던 여러 창 중 하나를 또 준비한다. 그들 어깨 위로 창끝이 날카롭게 반짝인다. 레이스반이 또 한 번 ’발사‘ 명령을 외쳤다.


니코는 대단한 몸놀림으로 가지를 오르내리며 제집 놀이터 마냥 뛰어다녔다. 가지를 천장으로 디딤돌 삼아 하강하기도 하면서 몹시 기예와 닮은 솜씨였다. 괴수는 위에서 반복되어 내려오는 공격에 분노해 몸을 그쪽으로 튼다. 니코가 그걸 가만 둘리가. 그는 거리를 좁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괴수의 장딴지에 창을 꽂았다.


괴수는 괴성 아래, 공격당한 부위를 향해 손을 펼친다. 니코를 잡으려 했지만 니코는 약을 올리는 듯 창을 재빠르게 뽑고 거리를 벌려 다른 가지로 옮겨탔다.


괴수는 시뻘겋게 뜬 눈에 니코를 욱여 담는다. 니코는 화답으로 양손에 든 두 개의 창을 번갈아 올렸다 내렸다 반복했다. 순진하다고 할 수 있는 괴수는 니코의 도발에 쉽게 넘어간다. 니코는 가지 사이를 오가며 몰아치는 괴수의 공격을 능숙한 몸놀림을 피해 다닌다.


파바바밧!


위에서 또 내려오는 협공은 괴수를 궁지로 몬다. 괴수는 가지가 빽빽한 부분을 지붕 삼아 찾아가며 살길을 찾아 빠른 몸놀림으로 땅으로 내려갔다. 위서 오는 공격을 우선 제외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그라운드 나무 꼭대기들은 경기장 지면에 모습을 드러내려면 아직 멀다. 다 올라온다면 몇십 미터 높이의 나무들이 경기장의 높은 천장을 향해 그 위용을 뽐낼 것이다.


니코도 적을 따라 내려간다. 이제부터는 다른 팀원들의 호위를 받을 수 없다. 자기 신체의 3배는 거뜬히 넘어 보이는 상대를 오롯이 일대일로 처리해야 한다. 니코는 괴수를 상대하기 전, 팀원들에게 괴수가 아래로 내려가게 되면 다시 올려보낼 테니 대기하고 있으라 미리 일러놨었다.


정말 그럴 생각인가? 아니. 나 혼자 끝장낼 것이다.


상대가 버겁다면 팀원들과 협동하는 게 맞지만, 괴수는 너무 멍청하다. 저의 창던지기를 흉내 내는 모습도 엉성하기 짝이 없다. 맞추지 못해 성을 내는 모습을 감춤 없이 드러내니 코웃음이 절로 난다. 거기다 앞선 공격들로 데미지도 많이 받은 상태.


괴수와 니코는 결국 인조 땅에 다다른다.


니코의 자신감 아래, 괴수의 모든 행동은 너무나 느리게 느껴진다. 땅을 디딘 괴수는 바위도 섞어 던져보나, 니코는 부러 적의 공격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해내기도 한다. 그 속에서 그는 스릴을 느끼며 흥분에 몸을 맡긴다.


처음 보는 유형의 괴물이라지만 저런 녀석이라면...



’나도 헤르메스처럼! 형처럼! 해낼 수 있어!‘


’아니, 어쩌면 형보다도 더 잘할 수 있을지 몰라!‘


’형 옆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녀석이라는 걸 보여줄 거야!‘



니코는 지면을 박차 괴수에게 달려든다. 괴수는 간만 보던 적의 행동은 없어지고 정면 공격에 당황해한다. 일단 주위에 있던 바위 하나를 들어 그를 향해 던진다. 큰 바위지만 단순한 일자 공격에 니코는 낮은 자세로 바꿔 속도를 도리어 높인다. 그렇게 허공을 가르는 바위 밑을 통과해 그는 괴물을 향해 돌격한다. 뒤에서 묵직한 파열음은 그를 더욱 부추긴다.


그의 눈은 흥분에 절었다. 그리고 그 속의 깊은 애착이 아래서 불을 지핀다.


’그러니까 형.‘


니코는 적의 지척까지 다가갔다. 곧바로 떨어지는 손길을 간발의 차이로 피해낸다. 땅의 진동과 흙먼지가 그를 훑고 지나간다. 다음 공격에 들어가려 올리던 넙데데한 손을 니코는 그냥 보내주지 않는다. 재빠르게 덥수룩한 손등 위로 오른다. 털과 살 때문에 마냥 딱딱하지만은 않은 괴수의 팔을 뛰어난 균형감각으로 등반한다.


흥분으로 올라간 입꼬리 안으로는 볼살을 씹고 있다.


’나도 데려가줘요.‘


니코는 목을 주시한다. 헤르메스가 사냥감의 급소를 노린 공격 뒤에 오는 반격을 주의하라는 말을 상기한다. 급소를 정말 제대로 맞았다면 그 자리서 쓰러지겠지만 조금 빗겨나가거나 깊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사냥감은 생존 본능으로 원래의 속도와 힘이 더 상향돼 반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어느 때보다 이성적이고 몸놀림이 가볍다고 믿는다.


그림자가 진 사냥감의 목을 향해 니코는 창을 고쳐잡는다.


이때 괴수가 입꼬리를 꿈틀거린다. 공격을 위해 점프했던 니코는 와중에 그 움직임을 캐치했다. 느낌으로 괴수가 비소를 지으려는 듯하다. 초를 나누는 시간 속, 니코는 공중에서 반대편 손을 본다. 느리다, 문제없다. 그럼 왜? 설마, 날 물어뜯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렇다면 아주 큰 착각이야! 목 아래는 페이크였고 또 목덜미를 공격할 거니까...!


니코의 점프는 괴수의 어깨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그는 제 눈을 의심할 광경을 목격한다.


뚜두둑!


괴수의 등이 꿈틀거린다. 그러더니, 등살이 뜯어지고 피에 적신 손 두 개가 니코의 상식을 찢어 드러났다! 니코는 당혹감에 허공에서 몸이 잠깐 굳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등에서 피어난 손바닥은 니코를 내리쳤다.



“커헉!”



니코는 제대로 방어 태세를 하기도 전에 땅에 꽂혀버렸다. 니코는 2초 정도 시야가 감전되었다가 다시 보인 건 앞에서 점점 내려오는 놈의 손바닥이었다. 니코는 피하려 무릎을 잡고 일어나보려는데 몸이 휘청거린다.


피해야... 하는데...


내 몸이 왜 이리 갑자기 무겁지...?


한 번도 이런 느낌 받은 적 없는데.


방금까지만 해도 날 듯이 가벼웠는데...



거칠고 굵은 손가락들이 니코 머리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끝에 가선 니코를 집어삼키려 할 때였다.



“엎드려.”



몇 자국 등 뒤서 들린 걸까? 익숙한 목소리가 멍한 니코를 안내한다. 다정하지만 깊이 있는 목소리. 니코는 뒤를 돌아 확인도, 대꾸할 것도 없이. 진해지는 그림자를 피해 허리를 숙였다.


그와 동시였다.


뻐억!



“끼에에에에아아아악!”



가장 니코와 가까웠던 중지는 새로 나타난 적의 발차기에 반이 접혀 부러졌다. 괴수는 부러진 손가락을 다른 손으로 부여잡는다.


헤르메스가 그 틈을 타 니코를 부축해 일으킨다. 멍한 얼굴의 니코를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은 무척 짜증이 낀 얼굴이다. 삐딱하니 한쪽으로 올라가고 내려간, 각각의 잿빛 눈썹과 입꼬리.



“사냥 중에 너무 흥분하지 않도록 조심하랬지.”



밝은 회색빛 눈 속엔 걱정이, 뒤이어 낸 한숨은 안도를 나타낸다.



“형이.”



니코는 코끝이 찡해진다. 목도 멨다. 눈앞의 그에게 실망을 주었다는 불안감. 그것에 쓴 침을 삼키는 대신, 그의 꾸짖음을 달게 마신다.



“형...!”



그 벅찬 낱말에 헤르메스는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눈치챈다. 입술을 달싹이던 것도 잠시, 이내 체념한 한숨을 내쉬곤 동생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니코는 반달 진 눈에 물기를 머금고 환히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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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22.12.15 35 0 16쪽
20 20화 22.12.13 34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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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22.12.12 3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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