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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새 님의 서재입니다.

댕댕아 너의 주인은 말이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원새
작품등록일 :
2022.06.14 17:03
최근연재일 :
2023.02.1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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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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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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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DUMMY

"하아..."



연락을 어떻게 하면 취할 수 있을까. 동생아 제발 무사 해줘 부탁할게... 언니도 이성을 잃은 건 아닌지 너무 걱정된다. 수인들 목줄 기능이 꺼져서 이성을 잃고 극도로 흥분한 상태라던데...


관련 기업들이 어떻게 목줄 기능을 활성화할 수는 없는 걸까.


나즐리는 다른 관객들의 불안이 깔린 웅성거림을 멍하니 듣는다.



'연락할 수단이 생기더라도 동생이나 언니나 불통이면, 아버지에게 연락해야겠지... 하아...'



아빠가 안 된다고 했을 때 마음을 접었어야 했다. 생전에 안 해본 애교도 떨어보고 별짓을 다 했어도 안 된다고 했을 때 접었어야 했는데.


그래도 어떻게 이런 일이 터진 걸까.


딱 한 번의 거짓말 대가로는 너무하지 않나. 동생 하원을 남한테 딱 한 번 부탁한 것뿐이라고. 사춘기도 무난히 지나갔다 자부할 수 있는데.


이런 재난 같은 대가는 너무하지 않냐니까!


어쩌면 이번 일로 아버지와 절연하는 걸까. 자식이 부모를 존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아빠’라 부르지 못하게 하고 부모는 자식을 버려서는 안 된다며 시대착오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계신다. 이 시대는 부모가 자식을 끊어도 그 자식을 잘 케어해 줄 시스템이 잘 조성돼있는데 말이지. 그래도 자식이 잘못된 행동에 그냥 넘어가지 않는 분이시기에 이번 일엔 절연까지 갈 수 있겠어.


째릿.


자신과 아까부터 가까이 있는 수인을 죽일 듯이 노려본다.


'이 녀석이 니코였을 줄이야.'


헬멧을 갑자기 없애더니 그 안에 니코가 있을 줄이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낮은 목소리 변조 뒤에 그가 있을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


'쟤한테 저런 면이 있는 줄은 몰랐네.'


항상 수줍어하고, 헤르메스 뒤만 졸졸 쫓아다녀서 '수줍은 일편단심 헤바라기 소년'이라고 별칭까지 단 녀석이 그렇게 사나운 기세로 덤벼오다니. 자신과 동갑인 니코를 떨떠름하게 지켜본다.


그녀는 아까 또 한 번 그와 대척했다.


니코의 험악한 반응에 선수들은 경기에 나가는 걸 자부심으로 여기는 게 아니었나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동료가 혹시라도 죽을까 불안해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 어째서 '화'를 품는가.


수인에게 인간은 창조자이니 그들은 인간에게 필요한 노동과 오락을 바치는 게 감사의 표이자 당연하다.


따라 저런 수인들의 태도는 이해가 잘 되질 못 한다.


도리어 묻고 싶었다. 너희야말로 왜 그러냐고.


주위에서 내 마음과 통했는지 다른 사람들이 날 대신해 니코에게 물었다.


그 순진해 보였던 니코가 또 한 번 자기 캐릭터를 부숴 기가 찬다는 듯이 '하!' 하고 웃었다. 역시나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인간들은 부모에게서 태어나지? 그럼, 너희는 그 부모라는 녀석들이 태어나게 해줬으니 황천길을 오락가락하는 일을 시키면 군말 없이 해낼 거냐 물었다.


난 그 물음의 답으로 '인간과 수인을 같은 선상에 두면 안 되는 문제잖아‘라고 작지 않은 목소리로 내뱉었다.


니코의 서늘한 눈길이 또 한 번 내게로 향했다. 어디 지껄일 게 더 있으면 더 지껄여 보라는 눈빛과 송곳니가 보이는 입매였다. 한마디만 더 하면 가만 안 두겠다는 경고로 와닿지 않았던 난 다시 입을 열었다.


'수인이랑 인간은 달라. 너희는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준 거야. 너희를 만든 이유는 인간을 대신해서 노동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거라고. 워치, 의자, 계단 등등... 모두 필요해서 만들어진 것처럼!'


'그래서 너희를 위해 죽어도 상관없다 이거야?'


'우리는 너희가 경기 나가는 걸 자랑으로 여기고 뛰는 줄 알았어! 우리는 그런 너희를 멋있게 여기고 좋아했다고! 만약 너희가 죽기 싫은데 억지로 나가는 거였다면, 너희들을 협박이든 뭐든 하는 인간들이 있던 거면, 그 인간들만 상대하면 될 것이지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마지막에 자신이 소리 지른 것까지 다 들은 사람들은 동조하며 맞는 말이라고 다들 소리쳤다. 그것에 난 조금 남아있던 겁도 없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니코는 왁왁 동조하는 인간들 목소리에 한쪽으로 올라가 있던 입꼬리를 싹 내려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덥석, 한 손으로 그녀의 볼을 움켜잡았다.



'그 입 닥쳐. 이 소동은 너희 인간들의 이, 생각의 뿌리부터가 잘못된 거니까! 그 뿌리를 우리에게 심으려는 건 더 잘못된 짓이고...!'



죽일 듯이 코앞에서 노려오는 갈색 눈에 이번엔 절대 기가 죽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똑같이 노려봐줬다. 악력을 더 줘도 미간만 점점 찌푸려질 뿐, 거두지 않는 그녀의 패기에 찬 눈빛에 니코는 헛웃음을 비추고 거칠게 손을 떼었다.



'조용히 있어. 한 번만 더 인간들을 선동시키는 행동을 보이면 특별 밀착 감시할 줄 알아.'



나랑 동갑인 주제에.


수인인 주제에...!


캐릭터를 '수줍은 일편단심 헤바라기 소년'이라고 잡았던 주제에...!



나즐리는 좀전의 상황을 씨근덕거리며 상기하곤 버석한 입술을 핥는다. 몇 번 핥았다고 그새 갈라져 따끔거리는 것을 참고 달싹인다.



"야."


"뭐."


"선동 같은 거 안 했잖아... 그만 내려놓지?"


"그게 탈출 시도를 하라는 건 아니었지?"


"내려놔라 진짜."


"움직이지 마라. 확 뒤로 던져 버릴라 쯧."


"야, 이! 개새끼! 내려놔 이 개새꺄!"


"놔? 진짜 놓는다?"


"어어?! 놓기만 해봐! 놓지 마!"


"왜? 이 개새끼가 위대한 창조주이신 인간님의 말을 들어보려 하는데?"


"제대로 놓으라고! 네 어깨에 배 눌려서 장기 곧 터질 것 같단 말이야!!!"


"아오, 귀야...! 야, 이걸 확! 진짜 던져버린다! 조용히 좀 있어!"



인간을 포대 자루처럼 들쳐 메고 둘이서 옥신각신하는 니코를 멀찍이서 지켜보던 수인 셋은 쟤네들 뭐하냐며 어이없어한다. 니코 저 녀석은 헬멧 안 쓰나. 드론에게 찍히든 말든 딱히 상관없어한다. 뭐, 상관없나. 바깥이 그 모양이라던데.


이때, 헤르메스 굿즈 팬티를 착용하고 있다던 수인이 시야 끝에 무언갈 보고 집중한다.


조금씩이지만 분명히 움직이고 있다.


나머지 수인들에게 저길 보라 이른다. 그들이 본 것은 관람석 저 아래, 경기장 아래 반대편 벽에 그라운드와 맞닿아있는 셔터였다. 그 셔터가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


오늘이 원래대로라면, 저곳이 열려서 나온 생명체를 저희가 사냥해야 하는 날이었다. 슈트를 입은 수인들은 경악한 얼굴로 무전을 친다.



ㅡ 제어실! 제어실! 너희 뭐 하는 거야?! 왜 괴물 새끼가 있는 곳을 열고 있어!



그러자 상대방은 무슨 소리냐는 말투로 반문하다가 화들짝 놀래며 당황하는 목소리를 낸다.



ㅡ 하이에나다! 하이에나들이 떼거지로 제어실에 지금 쳐들어왔어! 너희 뭐야! 저, 저리 가! 흐이익...!



셋은 모두 하이에나들이 제어실에 쳐들어와 난동을 부린다는 무전을 받았다.



.

.

.



날카로운 이빨들을 장난스럽게 서로 맞부딪히며 들이밀어 대는 하이에나의 얼굴을 밀어내고 있다. 다리를 이용해 제 몸을 감싸 도통 떨어질 생각이 없다.


호루스는 슈트 헬멧으로 얼굴을 보호하고 있지만 어쩐지 썩 제 기능을 제대로 못 발휘할 것 같다는 생각에 온 힘을 다해 밀어내고 있다.



ㅡ 떨어져...! 날칸이가 무슨 지시를 내린 거야 너네?!


"그냥 잠깐 이렇게 놀고 있으라더라. 야, 너도 이거 깨질 것 같지? 크크크!"



선수 하나가 호루스를 도와주려 붙어있는 하이에나를 뒤에서 떼려 하다 그녀의 뒷발차기에 나가떨어진다. 그 틈에 호루스가 그녀를 내던진다. 그녀는 등을 벽에 세게 부딪혀도 다시 달려든다.


우리를 죽일 생각으로 공격하지는 않는 것 같다. 방해에 가까운 느낌이다. 다른 녀석들도 빠르게 훑어보니까 겁을 주듯이 물려는 듯 보여도 녀석들의 최강의 무기인 치악력을 뽐내 보이지는 않고 있다. 무전을 받은 것에 따르면 괴수 우리를 개방시키려는 것 같다. 제어실 말고도 다른 곳에도 개폐 장치가 있던 건가?



으아악! 꺼져! 꺼져!


놀자 댕댕이들아!



질겁하는 목소리와 신이 난 목소리가 겹쳐 들려온다. 경찰구급대에서 경기장 상황을 봤는지 약속 시간보다 더 빨리 연락이 와 계속 뭐라 뭐라 떠드는데 상대해줄 겨를이 없다.



무슨 생각인 거야...


괴물을 풀어서 뭘 할 생각인가. 날칸이, 분명한 이유가 있을 텐데 생각을 좀 해보려 하지만 기습에 당해 적잖이 당황스러워 우선 이것들부터 어떻게 해봐야겠다.


다섯, 여섯, 일곱...


일곱 마리인가.


하이에나 팀이랑 우리 'ㄴ국' 팀은 다른 나라 팀들과 수준이 월등히 다르다. 지금 쪽수로 따지면 우리가 더 많은 게 분명하지만, 여러 나라 선수들과 섞여 있는 우리가 점점 밀리는 게 느껴진다.


직원 수인들은 구석에서 벌벌 떨며 우리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셔터를 다시 내리라 소리를 쳐도 녀석들은 감히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일 생각을 못 한다.


헤르메스에게 도움 요청을 무전으로 넣어도 답이 오질 않는다. 헬멧을 쓰고 있지 않아. 야누스도 마찬가지고.


거기도 하이에나를 마주쳤다고 들었지만 그래도 한 명은 쓰고 있어야 할 거 아니야 헤르메스...!


대치 중인 하이에나 어깨 너머로 화면이 보인다. 셔터는 삼 분의 일 정도 열리고 있었고 그 아래로 회색과 갈색이 뒤엉킨 털빛의 손이 쑤욱 드러났다.


손... 손이라니?


정확히 다섯 손가락이 보인다.


처음 보는 종류의 괴수다...!


덜컹,


3분의 2가 열린 셔터 밑으로 괴수의 모습이 드러났다.


호루스는 하이에나를 책상 위로 넘어트려 화면에 눈을 떼지 못한다. 원숭이...! 그의 눈은 정확히 경악을 표했다. 하이에나는 그의 손아귀에서 몸부림친다. 우지끈! 그의 시야는 책상이 무너짐과 함께 화면을 보려 고개를 꼿꼿이 위로 세운다. 적에게 한눈을 판 호루스는 하이에나에게 걷어채었다.


하이에나는 넘어진 바닥에서 다시 일어나려는 호루스를 밟으려 했으나 한 방해꾼이 그녀 등 뒤에서 나타나 상황은 마무리된다.


푹!


하이에나의 목 앞으로 창날이 뚫고 나왔다. 호루스의 얼굴과 몸에 붉은 피가 튀었다. 창날에 꿰여 축 늘어진 몸은 옆으로 홱 창을 휘두름과 함께 파손된 기물들 너머로 창날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아나, 호루스?"



대단히 불쾌함을 표하는 저음. 목을 꿰뚫었어도 조금 움찔거리는 하이에나를 보던 호루스가 고개를 돌려 올려본다.


그곳엔 창을 곧추세워 잡고 있는 킹하트가 있었다. 경찰구급대도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호루스는 반문했다.



"킹하트 미쳤어...? 어떻게 하이에나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신없는 소란으로 혼란스러웠던 분위기가 싸하게 굳는 것이 피부로 와닿는다. 호루스는 바닥을 짚고 있던 손마디 하나하나에 힘을 준다. 하이에나들이 모든 행동을 멈추고 동료의 시체를 주시한다.


으르르르...


점점 커지는 격분 담긴 목 울림이 제어실 안을 살얼음을 돋운다.


호루스는 이를 뿌득 갈고 소리친다.



"모두 흩어져서 도망쳐!"



하이에나들은 조금 전까지는 장난이었다는 듯이 입을 쩍 벌리고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


.


.




원숭이를 닮은 괴수는 몸을 엎드려 기어 나와 기어코 셔터를 빠져나왔다. 그는 좁은 우리서 그동안 답답했다는 심정을 표출하고 싶었는지 전방을 향해 괴성을 질렀다.


두두두두!



“윽! 밀지 마! 이 씹! 밀지 말라고!”


“나오고 있다고! 어서 좀 가!”



사람들은 거대한 손이 열린 틈 사이로 쑥 내민 시점부터 아비규환이 시작되었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깔리고 압사당한다.


한정적으로 열린 관람석 출입구로 관람객들은 앞다투어 나갔다. 정상적으로 열린 두 군데의 출입 통로와 망가진 셔터 통로, 이 세 군데로 6만여 명이 쏠려 순식간에 떼거지로 움직이니 선수들도 더 이상 못 당해냈다.


선수들은 니코가 있는 쪽으로 모두 모였고 니코는 바닥에 나즐리를 조용히 내려놨다. 선수들은 지나가는 인간들과 계속 부딪히지만, 꼿꼿하니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켰다. 나즐리는 선수들 사이에 자리를 잡아 그들을 방패막이로 써먹는다.



ㅡ 야, 왜 이렇게 다들 무전을 안 받아? 제어실 쪽이나 헤르메스나 다 안 받아. 선비 쪽은 연락이 돼서 상황 전달했는데...



모여든 선수 중, 한 명이 니코에게 답답하다는 듯이 한숨을 섞어 말했다. 다른 선수도 혀를 쯧쯧 차며 한숨을 튼다.



ㅡ 결국에는 이렇게 되는구나... 이제 어쩌지?


ㅡ 뭐, 제어실이나 헤르메스랑 연결이 돼야 뭘 움직이든가 하지... 인간, 넌 안 떠나?



방패막이들 가운데 하나가 자기에게 물어오자 나즐리는 사람들 틈에 껴서 깔려서 죽을 일 있냐며 중얼거렸다.



ㅡ 오, 제법 머리 굴리는데? 그런데 이렇게 꿀 빨고 있는 거 별로 우리는 마음에 안 드는데 인간? 이만, 나가보지?



한 명이 나즐리의 어깨를 장난스럽게 밀며 압박을 준다. 나즐리는 쫓겨나지 않으려 두 발을 땅에 있는 힘껏 힘을 주고 답한다.



"이렇게 든든한 분들이 있어서 너무 안심이라서 그러니까 여기 좀 더 있게 해주세요! 멋있고 최고다! 우와! 세상 제일 수인들!"



말이 나오는 대로 나즐리는 입을 떠벌거렸다. 수인은, 정확히 견종 유전자를 가진 수인의 특성 중 하나가 칭찬과 애교에 약하다는 점이다. 물론, 상대와 상황에 따라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니코를 뺀 선수들은 모두 헬멧을 쓰고 있어서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들에게 손하트를 날리며 애교와 칭찬 세례를 쏟아부어 주었다.


그러자 낮은 음성 변조 소리가 하나둘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친다.



ㅡ 헤헤... 뭐, 그래라. 더 머물던가.


ㅡ 크흠, 뭐 조금이야 괜찮겠지.



나즐리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다가 갑자기 멱살이 잡혀 쑤욱 들려졌다.



"어디서 수작질이야...? 아까부터 계속 신경 거슬리게 만들지 너... 그냥 죽여버리겠어...! 인간 새끼들 다 죽어버려!"



니코는 입가를 파르르 떨기까지 하며 무척 분노한 얼굴로 손아귀를 쫙 펼쳐 나즐리의 목을 잡아채려던 순간 같이 있던 선수들이 놀라며 그를 저지한다.



ㅡ 야야야, 무슨 짓이야? 이 새끼 왜 갑자기 급발진이야?!


"놔! 놓으라고!"


ㅡ 이 새끼, 누가 헤르메스 후임 아니랄까 봐...! 힘 봐라 이 녀석...! 힘 빼라 니코야!



나즐리는 방금 니코가 정말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는 걸 알곤 얼어붙은 채 다른 선수들 뒤로 물러났다. 니코를 말리던 선수들은 왜 그러냐, 쟤가 뭘 알겠냐, 네가 쟤를 죽이면 인간들 헤르메스랑 좋은 낯으로 마주 볼 수 있겠냐며 설득하자 니코는 흥분을 조금 가라앉히나, 거친 숨소리는 여전히 이어졌다.



"하, 하아... 다 틀렸어요... 관광객들 통제, 그 하나 못 해내고... 임무 완수 잘하고 나면 헤르메스 형이랑 같이 다니고 싶다고 말해보려 했는데... 다 틀렸다고요."


ㅡ 아... 뭐 그게 허락받을 일인가? 그냥 같이 다니면 될 거 아니야? 걔가 싫대? 아, 너 걱정돼서 그런가 보다. 걔, 하이에나들이랑 거래한 게 있다며?


"그것만이 아닐 거에요. 형은 여기 경기장 나가고 나서부터는 혼자서 주인을 찾기 원하는 것 같아요..."



울망거리는 표정에 잠긴 목소리. 니코의 그런 반응에 선수들은 난감한 기색이 얼굴에 비춘다. 나즐리는 방금까지만 해도 험악한 얼굴로 자신을 죽이려던 녀석이 자신이 알고 있던 '헤바라기 소년'으로 돌변한 것에 기가 찼다.


우웅ㅡ


또 경기장 안에서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 선수들은 돌아보니 경기장 바닥이 갈라지고 있었다. 제어실 안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아무래도 '그라운드'가 올라오려는 듯 보였다.


괴수는 눈앞의 땅이 갈라지고 있는 것에 당황했는지 우리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몸짓이었다. 그것을 지켜보던 선수들은 침을 꿀꺽 삼켜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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