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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새 님의 서재입니다.

댕댕아 너의 주인은 말이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원새
작품등록일 :
2022.06.14 17:03
최근연재일 :
2023.02.1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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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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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DUMMY

원숭이 하면 떠오르는 것은, 나무를 잘 타고 나무 사이 간을 잘 옮겨 다닌다는 거다. 여러 구조물을 잘 이용해 훌쩍훌쩍 넘어갈 수 있겠지. 지능마저 원숭이와 닮았다면 머리도 나름 쓸 줄 좀 알 것이다.


괴수의 머리 위로 녀석의 머리통 세 개는 더 쌓아놔도 넉넉한 위치에 경기장 관람석들이 이어져 있다. 아직 수없이 많은 사람이 다급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저 정도 높이면 손을 잘 쓰는 원숭이 형의 괴수 말고도 그동안 만나온 괴수들도 손쉽게 뛰어넘을 수 있는 높이였다.


관람석 앞에 설치된 방어벽이 꺼져 있어 저희도 수를 쓰면 관람석으로 넘어볼 만한 높이다. 다시 한번 제어실과 연락을 시도해봐도 이쪽 이야기는 들을 생각이 없고 하이에나들을 상대하기 바쁘기 그지없어 보였다.


다행히 괴수는 위로 넘어갈 생각까지는 미치지 못했는지 그라운드가 열리는 것과 동시에, 큰 구멍이 생기는 것에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 궁둥이가 셔터 안으로 향한다.


선수들은 한시름 걱정을 덜고 나서 니코와 나즐리를 더 이상 부딪히지 못하게 한 명이 나즐리를 안아 올려 사람들이 조금 빠져나간 구석 자리로 자리를 옮겨 두었다.


나즐리는 자신을 옮겨준 선수에게 저 괴물 좀 다시 가둬두거나 죽이라고 제 딴은 엄숙하게 명령을 내린다.


선수는 어깨를 으쓱이며 우리가 왜 그래야 하냐며 가벼운 딱밤을 소녀의 이마에 선사해주었다.


수인이 인간에게 이런 대우는 아주 옛적으로 따지면, 노예가 귀족에게 딱밤을 한 것과 다름없었다. 아무리 인간들이 '잘한다, 잘한다' 칭찬받는 수인일지라도 말이다. 물론, 그녀 집을 챙겨주는 가정부 수인, ‘오디’의 경우는 다르지만.


소녀는 자존심이 부서지는 소리가 제 안에서 크게 들렸지만, 일그러지려는 얼굴을 다잡고 또 다잡았다.



"하하... 저 새끼랑 떨어트려 줘서 고마워요. 배려에 감사합니다...?"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수인에게 자존심을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는 이곳을 무사히 빠져나가려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니까.


대단히 불쾌한 점이 있지만 아쉬운 건 이쪽이니 숙이겠다는 그녀의 다 드러나는 표정과 말씨에 선수는 피식 웃었다.



ㅡ 배려에 감사라니, 수인이 듣기에는 과분한 인사네, 쿡. 알아서 눈치껏 잘 살아남아 봐. 행운을 빌게.


"잠, 잠깐만. 저거 어떻게 할 거야?"


ㅡ 뭐, 저 원숭이? 음... 우리도 빨리 도망칠 준비해야지.


"뭐어?! 저거 관객석 위로 올라오면 어떻게 해? 지금 안 그래도 사람들 깔리고 난리인데..."


ㅡ 그렇다고 또 목숨 걸고 싸우기는 싫다고. 저건 또 처음 보는 종류의 괴물인걸. 진절머리 난다, 야. 거기다 지금은 창도 없는걸? 이 마취총이나 테이저건도 저 큰 몸에는 딱히 들어먹질 않을 것 같고.



선수들은 경기에서 그동안 맨몸과 그리고 창 하나로 피땀을 흘리며 괴수들을 잡아 왔다.



ㅡ 창... 나, 그것들 있는 창고, 알 것 같아...! 내가 알려줄 수 있어.



그녀의 말에 선수는 의아하다는 듯한 몸짓을 보였다.



ㅡ 엥?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아니, 아무튼. 물론, 처음에는 인간들과 동등하게 같이 잘살아보려는 목적으로 이 일을 벌인 거기는 한데... 밖이 뭐 그렇다고 하고 지금 여기도 이렇게 결국 난리가 났고... 망했어. 인간들은 이제 우리를 바깥 녀석이랑 별다르게 보지 않을 거야. 그냥 각자 알아서 살길 사는 것밖에 답이 없다.


"내가 너희 보증이 돼 줄게! 인간들에게 너희가 잡히면 너희들은 바깥 녀석들과 다르다고 말해줄 수 있어!"


ㅡ 글쎄, 그게 필요가 있을까.


"왜 필요가 없...! 야야! 저거 봐 쟤 이제 다시 슬슬 움직인다고!"



선수는 나즐리가 돌이킨 곳을 돌아보니 그녀 말대로 정말 괴수가 갈팡질팡하며 뒤로 몸을 물리던 것을 멈추고 뒤 관객석을 올려다보고 있다. 나즐리는 계속 시원찮은 그의 반응에 마음이 급해졌다.



"저것 좀 제발 처리해줘...! 너희가 원하는 거 뭐든 도와줄 테니까! 너희 편에 설게!"


ㅡ ...흐음.



선수는 헬멧을 찬 머리를 기웃거린다. 그가 자신의 제안에 끌린다는 게 느껴져 나즐리는 박차를 더 한다.



"이전이랑 분명 다르게 좀 더 쉽게 해치울 수 있을 거야! 그동안 너희는 한정된 수에다가 상대 팀이랑 경쟁하면서 괴수를 해치워 왔잖아. 지금은 다 같이 싸우니까... 분명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에 그녀는 자기 말에 확신이 없는지 끝을 올렸다.



ㅡ 너, 이름이 뭐야?


"...나즐리야. 부탁할게."


ㅡ ...나즐리. 그래, 우리가 바깥에 대해 하나도 모르긴 하거든. 이런 상황에서 겁먹지 않고 협조해주겠다는 인간이 있다면 나쁘지 않기는 하지.


"그렇지, 그렇지!"


ㅡ 푸흡, 알겠어. 한 번 니코를 설득해 볼게. 니코가 지금 우리 리더니까 나머지는 알아서 잘 따라올 거야.


"어어... 알겠어. 나 창들 가져올 테니까 너 슈트 좀 빌려줘! 맨몸으로는 무리야!"



선수는 자기 배꼽보다 조금 더 올라온 그녀의 눈높이를 내려다보고 웃을 뻔한 걸 참아냈다.



ㅡ 저기... 그 창은 네 키보다 훨씬 크고, 평범한 인간이 들만한 무게가 아니야. 슈트는 그냥 빌려줄게. 입고, 여기 가만히 있어.



헬멧이 제거되고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 흰 머리칼과 주황의 눈. 나즐리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잠깐만. 해치려는 거 아니니까 가만 있어 봐."



그는 불쑥 나즐리의 팔 아래로 손을 넣어 그녀의 몸을 쑤욱 들어 올렸다. 나즐리는 얼빠져 있던 얼굴에서 당혹감에 몸을 뻣뻣하게 굳혔다. 한술 더 떠 그가 그녀의 몸에 코를 갖다 대고 이곳저곳 킁킁거렸다. 잠깐 정신이 나가 있던 걸 겨우 제자리에 꿰맞춰 그녀가 뭐 하는 짓이냐 약하게 버둥거리며 반항했다.



"됐다! 네 냄새 확실하게 기억해놨어. 너... 이제 어딜 가도 내가 찾을 수 있으니까 도망칠 생각 마. 넌 이제 우리의 인질이자 안내자야. 알겠지? 도망치면 엄청 혼내준다!"



더 번쩍 나즐리를 들어 올려 그는 짓궂게 씩 웃어 보였다. 나즐리는 그런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고는 뭐라 형용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가 답을 채근하는 것에 고개를 멍하니 끄덕였다. 괴수의 괴성에 사람들의 비명은 경기장 벽을 뚫을 듯 더욱 날카로워진다.


선수는 사태의 심각성에 혀를 찬다. 곧 나즐리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고 손 인사를 마지막으로 등을 돌려 니코에게 돌아간다. 나즐리는 빠르게 떠난 그의 뒷모습을 대고 그의 애칭을 중얼거렸다.



"...레이."



'레이스반'. <ㅈ국>의 육지사냥 팀, 리더.


내가 이곳에 온 이유이자 덕질하는 선수.


마음씨가 비뚠 도박꾼들은 나를 포함한 팬들에게 'ㅈ'같은 하위권 팀 응원해서 나오는 게 뭐냐 댓글로 비웃고, 매스컴에서는 리더가 가장이 되어 팀을 먹여 살린다 조롱한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난 소수의 팬과 함께 그를 덕질했다.



"...미안해, 레이."



거짓말해서 미안. 나, 떠나야 해.


순간, 레이의 얼굴을 마주하고 동생이든 뭐든 다 잊었다. 내 안전도 어떻게 되든 상관없을 정도로. 동생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그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동생의 소재와 안전을 알 수 없는 지금, 안 떨어지는 발길을 끌고서라도 나가야 한다.


힘들 때 내게 힘이 돼 줬던 존재에게 첫 만남에 거짓말이라니. 반가움은 순간이었고 부끄럽고 괴로운 마음이다.


나가면 동생을 같이 찾아달라고 부탁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래서 우리도 마찬가지니까 너희를 위해 죽어도 상관없다 이거야?'


"...."



나즐리는 앞선 니코의 외침들에서 분노와 원망을 느꼈다. 더불어 진한 슬픔도. 수인은 창조주인 인간에게 복종한다. 그 상식에 맞부딪히며 나즐리는 미간을 찡그린다. 수인의 저런 반응이 이해가 안 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미간을 계속 찡그리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몸을 굼뜨게 하고 닥쳐온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 수인들과 더 같이 있으면 자신은 낯선 외침들에 사로잡힐 것 같은 느낌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래. 이건 내가 일으킨 문제야. 스스로 어떻게 해봐야지. 나가서 경찰구급대나 규율대를 만나자. 여기만 잘 빠져나가면 돼. 시간도 꽤 몇 시간이나 흘렀으니까 밖에 많이 계실 거야. 수인들 폭동이야 시간 문제지 통제될 거고.


부탁할 사람들을 만나면... 아버지한테... 연락을... 해야지...


레이의 말이니 선수들의 말에 더 신뢰가 생겼다. 아무래도 '선수들'은 정말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얻기 위해서 이 일을 벌인 듯하다. 바깥일과는 정말 무관할지 모른다고 여기게 된다. 행동하는 것만 보아도 뜻한 바와 다르게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 우왕좌앙해 보이니까.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걸 까먹은, 그의 실수가 무색하게도 나즐리는 낯설지 않은 솜씨로 슈트를 착용했다. 어머니의 것을 입어본 적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체구에 맞게 슈트는 조절돼 딱 맞았다.


레이스반이 니코를 설득하고 선수 무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까지 멀리서 복잡한 감정으로 지켜보던 나즐리는 헬멧을 착용한다.


구석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가 한참 남은 인파들 사이를 겨우 가로질러 난관에 도착했다. 심호흡을 할 만한 여유도 없이 인파에 밀리기 전, 경기장 안으로 그녀는 몸을 던졌다.



.

.

.



몇 분이 지났을까.


킹하트 무리는 제어실에 있던 하이에나 일곱을 모두 죽였다. 대신 무리의 많은 수가 숨을 거두었다. 킹하는 부하들 죽음엔 딱히 슬픔도 분노도 없다.


‘빌어먹을 하이에나들. 혹시나 전력이 될까 싶어 제법 호의적으로 굴었는데... 수고가 들더라도 모두 죽였어야 했나. 괴물은... 이미 나왔고, 인간들은 나 살려라 도망가고.’


제어실은 문제없었다. 그렇다면 직접 누군가가 괴물이 가둬져 있던 셔터를 수동으로 열었다는 말이 되는데.


‘날칸이...’


제어실 안은 피 냄새로 가득하다. 심지어 제어실 문은 정전 때 선수들이 박살을 냈어도 짙다.


그래도 킹하트는 서열 2위를 처음에 가볍게 처리해서 이 정도면 수월했다 중얼거리며 창을 한 번 돌려 잡는다. 이 상황을 침을 삼키며 지켜보던 경찰구급대 측을 돌아본다. 킹하트가 입꼬리를 느른하게 올린다.



"경찰구급대는 인간들로만 노동이 이루어지지. 그게 아니었다면 너희들도 수인의 폭주에 짓밟혔든가 아님, 우리 측에서 심어놓은 동료가 선동해서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



괴수 출몰로 아수라장이 된 관객석에 몹시 분노한 서장이 목에 핏발을 세우고 입을 뗄 찰나.


쾅!


킹하트는 이 난동에 온전히 살아남은 책상 하나마저 주먹으로 내려쳤다. 책상은 그대로 폭삭 주저앉았다.



”하지만 시간 문제지. 차례를 기다리며 다들, 목 닦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킹하트는 제 할 말만 하고 복도로 향하는 발걸음을 유호진의 말에 멈춘다.



ㅡ 킹하트 씨. 저는 미래를 볼 수 있는 자입니다.



그 얼토당토않은 얘기에 킹하트가 고개를 돌렸다.



”하, 미래? 그럼, 왜 이 상황이 나온 거지?“


ㅡ 저는 항상 경고해왔어요. 언젠가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하지만 인간들은 무시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도 당신들에게도 예언을 하나 해볼게요. 당신들이 이런 식으로 힘을 얻으면 절대로 평화를 가지지 못할 겁니다.


”우습군. 제대로 된 힘은 곧 평화를 가져다줄 거다. 물론, 그 평화는 너희에게는 지옥이겠지만.“


ㅡ 공포와 폭력으로 얻은 힘은 잔불을 자꾸 만들거든요. 여태껏 그래왔어요.


”너희 인간들의 실수를 우리에게 대입하지 마. 우리는 너희와 다르다.“


ㅡ 다르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벗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공포와 폭력은 힘 있는 자와 없는 자 모두를 곪기겠죠. 벌써 시작하고 있지 않나요. 내부 분열이 있는 것 같은데.



느른하게 올라가 있던 입꼬리가 내려간다. 금빛 눈은 곧 불쾌함을 드러낸다.



”조금 거칠었던 부분에 잠깐 낯설어하는 것뿐이야... 그리고, 생각해보니... 인간의 희망과 반항을 짓누르기 위해서는 인간들이 위험할 때 생각나고 부르는 경찰구급대를 먼저 짓밟는 것도 괜찮겠어. 정부에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아직 인간들 사이에서는 자기들 알게 모르게 의지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으니까.“



유호진의 답 없는 무표정이 마음에 든 킹하트는 송곳니를 살짝 내비친다. 그리고 덧붙여, 코끝섬 안은 물론이고 해당 섬과 여러 육지를 잇는, 각 나라의 통로들 안에 원자 폭탄보다 더 독한 진동 감지형 폭탄을 개발해 설치해 놨으니, 바닷물이 모두 오염되는 걸 보고 싶은 게 아니면 뭘 해볼 생각 말라 전했다. 킹하트는 무리를 이끌어 제어실을 나갔다. 경찰구급대 측도 제어실과 통화 연결을 끊었다. 서장은 유호진의 앞선 도발에 이빨을 갈았다.



”우리는 이제 저 녀석들을 맞을 준비를 하면 되는 건가, 유호진 씨?“



유호진은 서장의 가라앉은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불리하다 싶으면 자결할지 모릅니다. 선수들에게도 통하는 표적용 드론을 이 건물 곳곳에 준비해놔야 해요. 공무에 쓰이는 표적용 드론으로는 녀석들을 제압하는데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킹하트를 제일 먼저 노리는 겁니다. 서장님, 연기는 하되, 그의 어떤 도발에도 넘어가서는 안 돼요. 아무래도 이 사단의 수뇌부 중 하나인 듯 같으니까요. 어떻게 이런 대규모 일을 벌일 수 있는지, 빠른 사태 정리를 위해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들어야 합니다.“



서장은 긍정의 대답을 간단하게 내놓았다. 그리고, 괴수 출현과 시민들의 패닉에 빠진 이동을 실시간 담은 화면을 건너보며 그의 반응은 어쩐지 고요했다. 그것에 유호진도 싸함을 느낀다. 이때 경찰구급대 직원이 소형 드론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외벽에 구멍을 발견했다 소리친다.



서장은 가라앉은 목소리를 꺼낸다.



”들어갈 수 있는 표적용 드론들을 보내. 그리고 탄은 모두 실탄으로. 괴물을 처리한 뒤, 킹하트를 뺀 나머지 모든 수인들을 죽이도록 한다.“


”서장님...!“



유호진은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마주 본 서장의 눈은 지키지 못한 시민의 안전과 딸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희번덕이고 있다.



.

.

.



킹하트는 미간에 힘을 주고 앞을 향해 계단을 내려가는 중이었다.



ㅡ 다르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벗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공포와 폭력은 힘 있는 자와 없는 자 모두를 곪기겠죠. 벌써 시작하고 있지 않나요. 내부 분열이 있는 것 같은데.



뿌득.


버러지 같은 녀석, 감히... 만나면 사지를 찢어주마.


아까의 대화 내용이 너무 신경 쓰인 탓일까. 킹하트는 코너에서 들이닥친 적에게 허벅지 한 움큼을 쉽게 내주었다. 킹하트는 고통을 뒤로 하고 자세를 낮춰 적을 건너본다. 날칸이가 그의 허벅지 살을 질겅이고 있다. 그녀 뒤로 이어 나타난 하이에나들이 열을 넓힌다. 킹하트는 그 수를 세었다. 총 4명. 한 명 빼고는 다 온 듯 보였다.



”수고를 덜게 됐어. 더 이상 귀찮게 못 굴게, 이 자리에서 한꺼번에 죽여주지.“



킹하트가 작게 신음을 내며 살기를 보인다.



”내 부하들을 건든 건 큰 실수였어... 너라는 흔적을 이 세상에서 없애주지.“



날칸이가 그에 지지 않은 기세로 으르곤, 흉포한 기세로 먼저 앞으로 달려든다. 싸움의 시작에 응해, 킹하트의 부하들이 그녀의 기세에 아주 찰나 몸을 굳혔지만, 곧 그녀를 앞다투어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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