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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새 님의 서재입니다.

댕댕아 너의 주인은 말이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원새
작품등록일 :
2022.06.14 17:03
최근연재일 :
2023.02.15 18:39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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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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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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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1화

DUMMY

선비는 난감한 상태다. 계획에 참여하지 않은 선수들이 모여있는 곳에는 직원 수인들도 있는데 그중에 계획을 반대하는 녀석들이 신경질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수인들은 잘못 흥분을 해서 목줄에 의해 전기 충격을 받았다.



"흥분하시지 마세요, 제발..."


"켁켁... 목줄 때문에 심장 마비로 죽게 될 생각은 안 해봤는데... 이런 망할..."


"영감님, 정말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까 안정을 취해주세요...! 부탁드려요."


"...안정? 너희들 때문에 이게 무슨 짓이야? 너희도 뭔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게 맞잖아? 그만둬!"



제어실의 그 늙은 차우차우 수인은 또 한 번 전기 충격을 당해 바닥에서 일으키려던 몸을 고꾸라져 버둥거렸다. 갑자기 찾아온 어둠에 불신과 불안은 더 깊어져만 갔다.


팀원 중 한 명이 보다 못해 라이터로 지지면 목줄을 끊을 수 있다고 끊어주겠다고 하지만 차우차우는 고개를 세게 흔들었다. 얼굴 전체에 드리워진 주름은 두려움으로 한층 더 깊어졌다.



"내 목줄에 손대기만 해봐... 끄억, 쿨럭, 켁켁...!"


"아저씨..."


"절대... 건들지 마..."



늙은 수인은 끝내 까무룩 정신을 놓고 쓰러졌다. 선비는 놀란 얼굴로 몸을 숙여 체크하니 다행히도 기절이었다.



"선비... 알려줘. 무슨 일이야?"



계획에 참여하지 않겠다던 팀원이었다.



"...그게."



선비는 음울한 목소리지만 더듬거리는 것 없이 울저 일과 바깥일에 대해 말했다. 자리에 있던 비참여 선수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혹시나 킹하트네에 붙을 생각은 하지 마. 걔네, 자기네 계획에 방해된다고 울저까지 죽였어. 서로 같은 팀인 설틴이, 울저를 말이야."


"...."



선비는 울컥 거리는 매운 목구멍을 애써 가다듬는다.



"그러니까... 킹하트네 한테 만은 붙지 말아줘. 부탁이야."


"...."



괴로운 얼굴의 선비에 무언가를 생각하던 선수들도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그중에 같은 팀이었던 선수가 걱정스러운 어투로 묻는다.



"야, 넌 어쩌게 선비. 넌... 그냥 너 혼자 조용히 산이나 바다를 보러 가고 싶었던 것뿐이잖아. 바깥이 그런 상황이면 거기까지 갈 수 있겠어?"


"...그러게. 그리고, 팀원들이 하나둘 잃어가는 게 아닐까 싶어서... 그런 중에 산이나 바다를 봐도 만족할지... 모르겠네."


"...너도 그냥 여기서 우리랑 같이 인간들 기다리자. 다른 녀석들도 설득해서 우리랑 여기서 기다려. 인간들이 봐줄지 몰라."



선비는 그럴 수도 있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기 팀은 항상 결승전에 오르는 팀이니까. 우리를 그냥 폐기하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


하지만.



"그런 소리를 하기에는 다들 너무 열심히 해왔고 지금도 열심히거든... 평소에 자주 투덜거리는 호루스도 다른 녀석들처럼 움직이고 있고... 헤르메스는 이제 퇴직도 다가오고 나도 여기서 멈추기에는 맥 빠질 것 같네. 쿡... 답답하게 해서 미안."


"...네 생각이 그렇다면 우리가 뭘 더 어쩌겠어. 행운을 빌게."


"그래... 너희도."



차우차우 수인 말고도 반항하는 직원 수인들의 수가 꽤 되었다. 목줄의 전기 충격을 자꾸만 당해도 몇은 자꾸만 목청을 높였다. 선비는 무표정으로 더 이상 부탁 없이 그런 그들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당장 그만두라고 이 미친 샊...!! 케헥...!!"


"괜히 우리까지 휘말리게 하지 말란... 커흑..."



선비는 잠시 침묵을 지키던 입을 뗐다.



"그래... 사전에 고지받은 것도 없이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미안하지만, 더이상 흥분을 하게 되면 목줄을 라이터로 지질게. 그렇게 끊을 수 있다더라고.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해도 좋지만, 흥분은 너희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금지야."


"뭐...? 하아, 하아... 우리의 안전을 생각한다는 녀석들이 멈출 생각은 없어...?"


"멈추게 하고 싶지 않거든. 너희들은 아마 괜찮을 거야. 노동 수인들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면 폐기 시키지 않을 거야. 병들거나 다친 것도 아니니까. 너희들의 노동이 필요하겠지. 필요하다면 인간들에게 우리가 협박했다고 해."



선비는 부정적인 생각은 그만하고 모두 다 잘 될 거라며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를 말을 낮게 읊조렸다. 그는 흘러 내려온 귀찮은 앞머리를 뒤로 넘긴다. 드러난 검은 눈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앞머리 정말 귀찮네.


여자들이 내가 사연 있는 것 같은 남자, 우수에 찬 눈빛을 좋아한다며 실루엣 역할을 하는 앞머리를 내리게 했다. 검정 머리는 그 음울한 느낌을 더 살려주었다. 꾸미는 것에는 관심 없는 선비는 그냥 스타일리스트가 해주는 대로 받아왔다.


같은 팀이었던 비참여 선수가 한 가지 의문이 든 게 있다. 선비에게 묻는다.



"목줄을 불로 지지면 끊을 수 있어?"


"아... 어. 제어실에 있는 직원 수인 하나가 규율대나 관리자 인간이 지나가는 말로 같은 말을 하는 걸 들은 적 있다고 했어."


"그냥 아무 데나 지지면 된 데?"


"아니, 램프에서 가장 떨어진 줄, 그러니까 우리 목뒤 쪽에 걸쳐진 줄을 공략해야 한대. 램프 바로 뒤는 전기 충격을 주는 장치가 있어서 잘못하면 작게 화상을 입을 수 있다더라고."


"...걔 뭔데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어?"


"어...?"


"아니... 이상한데? 규율대나 관리자나 그렇게 친절하게 지나가면서 하는 말에 그렇게 설명해줄리 없잖아."


"뜰채들이 흔하게 쓰는 방법이라고 했는데..."


"걔가 뜰채는 아니잖아? 걔 뭐야?"



선비는 눈살을 찌푸렸다가 폈다 반복하다가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스파이야!"



킹하트네에서 심어둔 녀석이다!! 선비는 헬멧을 그 즉시 착용하고 제어실에 있는 호루스에게 무전을 친다.





.

.

.



"어, 알겠어."



호루스의 주황에 가까운 갈색 눈이 제어실 안을 날카롭게 훑어 한 직원 수인을 지목한다. 목줄을 푸는 법을 알려준 녀석이었다. 낯빛이 확 어두워지는 걸 발견한다.




"어이, 시츄 수인."


"히익!"



확신에 가까운 눈빛에 직원 수인은 앉은 자리서 화들짝 놀랐다. 시츄 수인은 호루스가 직선으로 다가오는 것에 큰 눈알을 이러저리 굴린다.


일반 수인 하나가 선수들에게서 빠져나가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는 걸 시츄 수인은 잘 알았다.


점점 다가오는 호루스의 분노한 얼굴에 시츄 수인은 의자에서 내려와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제발, 죽이지 말아줘...! 낑낑..."



시츄 수인은 배를 보이며 드러누웠다.



콱!


"...아는대로 불어 이 개새끼야."



호루스는 이 간악한 새끼가 항복 자세를 취하든 괘념치 않았다. 호루스는 팀 내에서도 얄짤없는 놈으로 통했다. 평소 팀원들끼리 실없는 장난을 나눠도 훈련생들 사이에서는 군기반장으로 통했다.


호루스는 시츄 수인의 목을 한 손으로 졸랐다. 주위의 눈치 빠른 선수들은 호루스처럼 이빨을 드러내며 누워있는 시츄 수인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시츄 수인은 켁켁거리며 다 말하겠다고 서둘러 답했다. 호루스는 손에 힘을 빼주었다.



"우리, 우리는 인간들을 발아래 둘 거야! 우리는 서로 적이 아니야, 새 세상을 열 거라고...! 수인은 인간이 만들어냈지만, 그들은 자기들의 진화 버전 존재를 만들었어...! 노동은 하등 생물의 몫...! 그러니 가장 상위 진화 단계에 있는 수인이 인간의 노동을 받아야 하는 거다!! 수인 만세...!!"



그는 큰 눈을 치켜올리며 팔을 천장을 향해 쑥 뻗었다. 주먹 쥔 자세에서 검지와 새끼손가락만 펼친 손동작이었다. '락앤롤!'의 외침을 연상시켰다.


짝...!


연거푸 수인 만세를 외치는 그를 내려다보던 호루스는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수인의 뺨을 세게 때렸다. 시츄 수인은 얼얼한 볼의 감각에 어벙한 표정으로 조용해졌다.



"너희들이 무슨 생각으로 작당을 부리는지는 나중에 들을 거야. 방금 막 킹하트네에 붙은 녀석들 말고 원래 킹하트네 녀석들 누구야?"


"그건... 몰라. 난 그냥 인터넷이랑 cctv정도만 손 봤을 뿐이야."


"맞을래?"


"진, 진짜야! 내가 지시를 받는 것도 외부 청소 업체에서 오는 수인에게서나 몰래 가끔 받았단 말이야."


"너희 앞으로 계획이 뭐야?"


"수인 만세! 인간을 짓밟는 것... 깽!! 왜 계속 때려?!"


"너희가 지금 불을 껐잖아, 헤르메스 잡으려고 불을 껐지? 그다음에 뭐 할 생각이냐고? 헤르메스 잡은 다음에 말이야."



시츄 수인은 큰 눈을 깜박이다가 씨익 웃었다.



"왜... 헤르메스 선수만 잡는다고 생각해? 아닌데."



짝!



"왜 때리는데! 왜에?!?!"



호루스는 눈물을 방울방울 단 큰 눈에 미간을 와락 구기고는 멱살을 잡아 올렸다.



"뭘 쳐 웃어 이 새꺄? 내 동료를 죽인 그 웃는 낯짝 채로 죽여줄까...?"


"히익... 정말 그건 설틴만의 잘못이야! 우리는 같은 수인들을 절대 해칠 생각없다고...! 우리는 모두 친구야! 친구! 너희 선수들 모두 우리가 있는 곳으로 데려갈 거라고!"


"뭐어? 어딜 데려가?!"


"인간들이 전쟁터로 썼다가 버린 땅, 인간은 맨몸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곳으로... 그곳에 우리의 둥지가 있어."



호루스는 무언가 머릿속에서 지나쳐간 것이 있다. 그래, 킹하트가 얘기했어. 대륙 사이에 멀리 한가운데에 떨어져 있는 세상에서 제일 큰 섬이라는 곳.



'그곳을 반성해야 할 장소로 인간들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 같은데... 그들의 이기심과 오만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건 왜 깨닫지 못하는 걸까.'



킹하트는 어디서 그런 자세한 이야기를 주워 들어오는 건지 신기해했다. 그래서 물어보기도 했다. 어떻게 그런 이야기들을 아냐고. 그런 이야기는 훈련사들이 쓸데없이 가르쳐주지 않으니까. 킹하트는 인간들이 지나가듯이 말하는 이야기들을 주워들은 거라고 한다. 관심을 가지면 자연히 들린다고.


그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런 정보를 아는 출처가 따로 있었어.


분명 그 섬이다. 이름이 뭐였지... 특이한 이름이었는데.




"...'코끝섬'."



시츄 수인은 호루스가 들어본 기색을 보여 좋아하며 지적한다.



"그건 간추린 거고 정확히는 '마왕의 코끝'이야. 우리는 그곳을 보여줄 거야! 우리가 거길 얼마나 멋있게 꾸며놨는지 알아? 다들 같이 가는 거야! 응?"


"...."



시츄 수인의 눈빛은 반짝이며 빛났다. 알려준 으스스한 이름에 반해 피터 팬이 네버랜드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듯한 들뜸이었다.


호루스는 코웃음을 쳤다. 그에게는 마왕의 코끝이든 마왕의 콧구멍이든 관심없다. 중요한 건 우리 팀원을 해쳤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수로 모두를 바다 한가운데인 거길 데려간다는 거야. 혼란스러운 틈을 타 밖을 뚫고 전진하겠다는 소리야? 그럼, 그 작전은 실패다. 계획에 참여한 선수들의 아마 반 정도, 킹하트네 스파이도 생각하면 조금 더 적을 거라 예상하지만, 이미 킹하트네에게 돌아섰다고. 적의를 가진 백 명이 넘는 인원을 어떻게 움직이겠다는 건지.



"야... 불가능하지 않겠어? 우리가 순순히 따라가겠냐고. 그 섬이 여기랑 가까운가 본데 그래도 바다까지 거리가 꽤 되잖아. 뭐, 우리를 모두 마취총으로 제압해서 데려가려고? 인간들을 아무리 둔하다고 생각한다지만 걔네 공격을 피하면서 정신 잃은 우리까지 어떻게 옮기게?"



이 경기장 건물이 바다랑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은 안다. 이곳 바다를 본 적은 없지만, 창문을 닫기 전까지 바람을 타 실려 온 소금기 냄새를 진하게 맡았기 때문이다.



"푸흐... 아, 기! 기억했어! 안 웃어, 안 웃는다고..."



시츄 수인은 웃음을 터뜨리려는 것을 맞았던 눈치로 멈춰냈다. 그는 표정을 갈무리하고 설명했다. 원래 일이 틀어지면 도망 루트로 이용하기로 알려준 곳이 '해저 통로'라 한다. 폐쇄된 지하 3층에 그 통로가 있다. 그곳을 통해 코끝섬을 갈 거라고.


그리고 시츄 수인은 거기다 덧붙여 그 통로를 이용해 지원 수인들이 올 거라는 것이다.



"그냥 우리랑 손잡고 같이 가자. 어차피 차단기 방도 우리 친구들이 점거했을 거야."



위이잉...!



"...얼레?"



제어실에 불이 들어오고 컴퓨터에도 전원이 들어온다. 시츄 수인은 얼떨떨했다. 야누스네가 해냈다는 데 다들 표정이 신나 한다. 이때 전력이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유호진의 화면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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