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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새 님의 서재입니다.

댕댕아 너의 주인은 말이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원새
작품등록일 :
2022.06.14 17:03
최근연재일 :
2023.02.1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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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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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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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4화

DUMMY

퍽!


설틴이 천장을 바라본 상태서 다리를 위로 크게 휘둘렀다. 헤르메스는 한 손으로 막아내 다리를 위로 찢어놓아 고정시킨다. 거리를 절대 벌리지 않는다. 풀린 설틴의 주먹이 다시 꽂히려는 것에 나머지 손으로 막아냈다. 반대쪽 팔도 힘을 주려기에 팔꿈치로 팔 안쪽을 벽에 고정시켰다.


바닥을 딛고 있는 녀석의 발을 오른발로 밟고 움직이지 못하게 벽으로 밀어 꼼짝도 못 하게 한다.



ㅡ 놔...!


ㅡ 이 새끼... 전처럼만 힘 쓰지 그래? 어?!



서로 으르렁거리며 틴팅된 헬멧을 두고 안 보이는 서로의 눈을 노려본다. 헬멧끼리 부딪히며 퉁퉁 부딪힌다. 킹하트랑 설틴이서 한꺼번에 덤비더라도 용쓰면 제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했네.


저 쇄골 중앙에 있는 off 버튼을 눌러야 한다.


그래야 헬멧을 벗겨 마취총을 쏠 수 있다. 아니면 그냥 초크를 걸어서 잠깐 정신을 빼놔서 하는 게 나으려나. 아니면...


설틴은 당황해한다. 녀석의 오른손과 오른팔만으로 자신의 양손이 제압당했다. 한쪽 다리가 들려져 있어서 제대로 힘을 주기가 어려운 상태라서 그럴 수 있지만... 설틴은 자기가 진지하게 헤르메스를 일대일로 붙으면 적수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이 새끼... 누가 누구보고 힘을 숨겼다는 거야?'



그런 생각은 욕설과 함께 목구멍 안으로 삼킨다. 헤르메스가 강하다는 말은 절대 입 밖으로 내뱉고 싶지 않은 꼬인 심보다.



ㅡ 야, 내가 기회를 줄게. 나 다리 하나 놀고 있거든? 고자 만들기 전에 얌전히 잠들자. 죽이지 않을 테니까.


ㅡ 그건 나랑 통하네. 나도 널 잠재울 생각인데. 난 널 죽이고 싶지만, 네가 필요하긴 해서 말이야.


ㅡ 넌 항상 뭐가 마땅치 않고 불만이야? 인간들은 그렇다 치고, 왜 우리한테도 그런 감정인데?!


ㅡ 내가 왜 널 죽이지 않으려는지 알아? 너 하나만 잡으면 딸려오는 것들이 많거든. 네가 떠난 걸 알아서 선수들 반이 우리한테 붙었던 건데 널 우리 손에 두면 남은 반도 따라오겠지. '헤르메스, 헤르메스' 타령하는 멍청이들. 네가 해온 모든 것들은 주인을 찾기 위해서, 주인이 널 찾아주길 원해서 더 유명해지려고 하는 건데 널 모두가 리더로 여겨. 하나같이 다 멍청해서 정말 짜증난다고...! 그런 맹목적인 멍청함!!


ㅡ .....


ㅡ 선수들만이 아니라 모든 수인이 널 떠받들지. 너만 나선다면 바깥에서도 따라 움직일 수인들이 엄청난 수로 증폭될 거야. 그럼, 그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입만 나불대는 인간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누군가 내 머리 위에 선다면 인간이 아니라 네가 나아! 인간들을 짓밟아 헤르메스! 본때를 보여주라고!!


ㅡ 쓸데없는 소리 마. 내 주인은 인간이야. 인간을 함부로 대할 수는 없어. 그리고 뭐? 날 죽이고 싶다는 녀석이 네 머리 위에 서게 해? 거짓말이 참 어설프네?


ㅡ 이것 봐, 넌 정말 위선적인 녀석이라니까...? 정말 필요할 때는...! 주인? 겨우 인간이?! 그딴 멍청한 녀석들이나 섬기는...! 널 만나기 극혐하는 게 아니면 분명 죽었...!


퍽!



헤르메스는 힘의 균형을 바꿔 무릎으로 녀석의 고간을 쳐올렸다.



ㅡ ....



녀석은 몸이 굳더니 바들바들 떨었다. 소리도 못 낼 정도로 아파 보였다. 너무 세게 쳤나. 슈트 입은 걸 감안해서 좀 더 먹히라고 힘을 주긴 했는데...


난 녀석에게서 몸을 떨어트렸지만, 설틴은 앉지도 그렇다고 제대로 서지도 못한 자세로 움찔거렸다.


한 손으로는 목에 걸고 있던 총을 잡고 다른 손은 설틴의 쇄골 중앙에 검지를 대었다. 3초를 기다리자 슈트의 지퍼가 열리고 헬멧이 내려갔다.


설틴은 송곳니로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깨물고 있었다. 부라리는 눈이 어지간히 따가울 수 없었다. 나도 헬멧을 해제하고 그 시선에 맞댔다.



"내가 널 죽이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그동안 팀원으로서 네가 받쳐준 게 있어서 마지막으로 봐주는 거야. 다시는 내 눈에도, 내 코에도, 내 귀에도 너라는 녀석을 알 수 없게 해. 다시는 나타나지 마."


"...헤르메스, 날 여기서 죽이는 게 좋을 텐데? 후회할 텐데?"


"지금 죽이면 네가 꿈에서 나올 것 같은 느낌이라서. 너 같은 녀석을 계속 기억하고 싶지 않아. 분명 찝찝함이 계속 남을 거라고. 하지만 다음번에는 그딴 건 없을 거라는 거 잘 알아둬."



헤르메스는 총구를 설틴의 이마에 조준했다.



"내 마지막 호의야. 너랑 나랑 레벨이 다르다는 거, 기억해. 어디 가서 울저에게 한 '실수'는 다시는 하지 말고."



퓽!


파르르 떠는 입꼬리가 내려간 채로 녀석은 이마에 마취탄을 맞은 채 잠들었다. 녀석의 눈꺼풀이 닫히기 전, 흔들리던 눈동자의 잔상에 의미를 생각하려다 떨쳐낸다.



"헤르메스! 나, 왔다!"


"...왔냐?"



야누스가 기세 좋게 차단기 방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그런데 아까 내가 본 건 뭐지.



"설틴 잡았네? 뭐야, 아직 살려뒀어? 저건 또 누가 있...?"



야누스는 어둠 속에서 다른 기계 너머로 누군가 또 있는 것 같아 직육면체 기계들을 돌아 젠트를 발견했다.



"엥? 젠트잖아? 푸흡! 얘는 그렇게 멋있게 가놓고는 이런 모습이냐? 세상 모르게 쿨쿨 자는구만? 케케케켕!"



착, 착.


야누스는 몸을 수그려 벽에 기대 누워있는 젠트의 볼을 손바닥으로 몇 번 툭툭 건드렸다.



"넌, 아까 뭘 하길래 네 주먹이 한 번 닿는 녀석마다 쓰러지냐?"


"어? 봤냐? 그게 말이지... 크으, 내 주먹이 그렇게 세서 녀석들이 한 번에 ‘뻑’ 간다! 케케켕...?"



땡그랑 땡땡! 데구르르...


야누스가 벌떡 일어서면서 어떤 것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싶어 자세히 보려 헬멧을 다시 착용해서 보니 마취탄들이었다.



ㅡ 그 ‘뻑’ 가버리는 비법이 여기 있었네? 왜 총을 안 쓰고 귀찮게 직접 마취탄을 쓰는 거야?


"뭐... 나랑 총은 안 맞는 것 같더라고. 역시 나는 겁쟁이 스타일이 아니라니까? 거리를 두면서 싸우는 건 역시 내 스타일이 아니지 케케케켕!"



야누스 넌 평소 잠복했다가 뒤를 덮치는 사냥법을 쓰잖아. 라고 말하고 싶은 걸 참는다. 얘랑은 말이 길어지면 끝에 가서는 오냐 한 번 붙어보자 식이다.



"설틴은 왜 재우기만 한 거야? 내가 죽여?"


ㅡ 저거 내가 쓰러트렸으니까 저 녀석 처분은 내가 정해.


"뭐야, 살려두겠다는 거야? 너 그리고 그런 구닥다리 같은 방식 유치하다고 할 때는 언제고?! 야, 이 녀석 울저 죽였다?"



맞다. 설틴은 울저를 죽였다. 하지만 어쩐지 그렇다고 녀석을 죽일 마음이 들지 않았다. 죽은 녀석은 죽은 거고, 산 녀석은 살아야 한다... 이 생각으로 지난날들을 버텨오던 것이 문제인 걸까. 아님... 점점 팀원의 죽음에 덤덤해지는 게 문제일까.



'.....'



주인이 보고 싶다. 그리고 나도 보고 싶었다, 듣고 싶다. 이제 괜찮다고 안아주면 좋겠다. 내가 이상한 게, 나쁜 수인이 아니라고 쓰다듬어주면 좋겠어...



ㅡ ...다시는 눈에 띄지 말라고 했어. 대충 어딘가에 버려두려고. 반나절 정도 저 상태일 테니까. 그사이에 우리는 없겠지."


"하여튼... 야, 그렇게 물러터져서 되겠냐?"



야누스는 툴툴거려도 더 이상 터치하지 않는다. 나는 차단기 앞으로 가 상태를 체크 했다. 다행히 손상된 곳은 없어 보였다. 이 검은 기계들은 뭐에 쓰는 건지 모르겠지만, 차단기만 올리면 괜찮겠지? 괜찮아야 할 텐데... 검은 기계들 몇은 손상되거나 넘어져 있어서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제발 빛이여 들어와라!


덜컥!


차단기를 올렸다. 그러자 조명에 빛이 들어왔다! 다행이야! 이제 어느 정도 혼란은 잠들겠지.


우웅, 우웅...



검은 기계들에서 나는 소리가 조금 이상해서 꺼림칙하네. 저것들 때문에 문이 안 열리는 건 아니겠지. 이제 탈출은 어디 문으로 나가야 할까? 일반 출입구들로 나간다면 아무래도 좀 위험하겠지? 인적이 드물 것 같은 출구는 그나마 상품들을 받는 출입구 쪽이 나을 것 같은데. 제어실 직원 수인들에게도 의견을 물어봐야겠어.



ㅡ 야누스, 젠트 좀 업어줘. 인제 그만 제어실로 가자.


"설틴 이 녀석은 그냥 여기다 버리고 가는 거야?"


ㅡ 얘는 저기 아래에다가.



나는 설틴을 업어서 차단기 방을 나왔다. 아까 나왔던 바닥으로 녀석을 집어넣고 바닥을 닫았다.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니 지원군들을 모두 제압한 듯 보였다. 쓰러진 우리 팀은 남은 팀원들이 챙기고 있었다.



"설틴 저렇게 둬도 되겠냐? 제법 세던데."


ㅡ 그래도 나만큼은 아니잖아.


"그렇기야 하지... 그런데 나 궁금한 거 있어."


ㅡ 뭐?


"너랑 킹하트 중에 누가 더 세냐?"


ㅡ ...유치하기는.


"앙? 구닥다리 짓, 유치한 짓은 네가 먼저 다 했다?"


ㅡ 참나, 그건 왜 물어봐?


"설틴도 저렇게 힘을 숨겼는데, 킹하트 같은 경우도 그냥 일대일 대련에서 상대가 훈련이 도움 되는 쪽으로 합을 맞춰주는 느낌이지 제대로 싸우는 느낌은 한 번도 못 받았다고."


ㅡ ...그냥 일대일은 내가 이겨.


"오! 자신 있다 이거냐...! 그 모습, 아주 좋아!"


ㅡ 야! 젠트 떨어진다! 제대로 들어!



킹하트 그래, 이길 수 있지.

텅 빈 곳에 둘 뿐이면 말이지...


우리는 제어실로 향한다.



하지만 그 길도 순탄치 않다.



"짜자잔! 오빠, 나 예뻐?!"


"이런, 씹!"



하이에나를 마주쳤다.



.

.

.



제어실에도 전력이 들어왔다. 또 꺼지지는 않는지 유심히 다들 천장을 올려보다 계속 이어지는 빛에 환호성을 질렀다.


호루스는 무전으로 헤르메스의 상황 보고를 듣고 콩떡이와 콩순이의 얘기를 간략하게 전해주었다. 선비네에도 무전을 보내 그쪽은 어쩐지 확인했다. 헬멧을 쓰고 있던 선비의 팀원이 선비에게 무전을 받으라 했고 선비는 헬멧을 착용해 무전에 응했다.



ㅡ 괜찮아? 거기 귀찮게 구는 녀석들 많을 텐데?


ㅡ 괜찮아, 불도 들어왔네. 조금은 잠잠해졌어.


ㅡ 괜히 이것저것 신경 써서 쓸데없이 힘들이지 마. 뭔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ㅡ 그래, 너도.


ㅡ 뭔가 일이 잘못돼도 네 탓 아니니까 마음에 두지 마.


ㅡ 신경써줘서 고마워 호루스.



호루스는 헬멧을 제거했다. 선비는 섬세한 녀석이다. 무뎌지지 않는 녀석이다. 아까 보았을 때도 괜찮은 척하지만, 좀 멍한 상태였다. 그래, 여러 많은 일들이 이 짧은 시간에 일어났으니까. 나도 정신을 한 번씩 다잡으려 하는걸. 선비와 나는 거친 훈련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서로 북돋아 주는 사이였다. 물론, 헤르메스도 도움을 주었지만... 헤르메스에게는 다른 녀석들도 있으니까.


난 그런 녀석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끈끈함을 느낀다. 녀석이 없었다면... 뜨거운 열기 위의 반복과 회의감에 지쳤을 거다. 때맞게 시원한 얼음 물병을 갖다주는 녀석이 없으니. 잠깐 상념에 잠겨있다 호루스는 다시 제어실에 집중한다.




"역시 헤르메스야!"



제어실 안 수인들은 헤르메스를 칭송한다.



"외부 cctv 조작된 거 말고 다시 원상복구 시킬 수 있는 거야?"


"그래... 그냥 녹화 영상을 틀었던 거니까."



콩순이는 호루스의 말을 따라 cctv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 놓았다. 바깥은 정말 어수선해 보였다. 드론이며 규율대며 수인이며 거리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한눈에 봐도 인간들 편이 밀려 보였다. 일반 수인들이 생각보다 몸이 날래서 인간들을 잘 덮쳤다. 어린아이도 가감 없이 짓밟혔다.


나도 평소에 목줄을 차고 있는 일이 많았다면, 저런 모습 중의 하나였을까? 우리는 훈련 때문에 목줄을 풀고 있는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지. 훈련이 많은 게 다행일 때가 있네.


앙갚음한다더라도 저런 모습의 나는 싫었다.


두 손을 모아 비는 인간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무릎 또는 바닥에 몇 번이고 내리친다. 어떤 인간은 목이 부러져 덜렁대는데도 가혹 행위는 계속되었다.



"...이 바깥이,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중이야?"



호루스는 쓴 표정을 지으며 콩순이를 내려다보았다. 콩순이는 입술을 바짝 붙였다 달싹인다.



"그래... 맞아. 우리가 원하는 대로."



호루스는 유호진이 또 나타나 cctv화면에서 시선을 떨어트렸다. 콩순이는 콩떡이가 슬금 다가와 말을 걸어도 말없이 한참이나 화면에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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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22.06.16 43 0 13쪽
9 9화 22.06.16 45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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