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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광천만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09.11.20 22:13
최근연재일 :
2009.11.20 22:1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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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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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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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9쪽

요괴 - 불사패검

DUMMY

불사패검



불사라는 것은 모든 이들이 원하는 것.

한 도인은 신선의 경지에 오르지 않고도

불사에 이르는 비전을 얻었으니

그것을 불사진도라 부르는 도다.

그것을 강호의 한 인물이 익혀 다시 부르니

그것을 저주받은 불사호심기공이라 부르도다.




-강호. 불사호심기공.




“이곳이로군.”

불사패검. 강호의 절대자라 불리는 강호십대고수중 하나. 그의 무공의 연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그는 죽어도 죽지 않는 가공할 신공을 익혔고 동시에 그의 검은 무서울 정도의 힘을 담고 있다고 했다.

본래 검이란 상대를 베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에 검법의 경우 속도에 그 중점을 둔 경우가 많았다.

상대보다 먼저 도달하여 상대를 벤다. 그것이 바로 검의 기본적인 원리였다. 그 후에 현란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이목을 흐리게 하고 상대를 베는 환검이 나왔다.

환검의 후로는 힘을 담아 내리치는 패검이 나왔고 그 후에는 만검이라 부르는 검의 상리를 거부하는 기이한 검법까지 나왔다.

그리고 불사패검은 바로 패검. 힘의 검을 사용하는 자였다. 그의 검은 그렇게 빠르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 검에 담긴 힘은 가공하여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을 입을 정도.

그렇기에 그는 패검. 불사의 힘을 가진 패검자 인 것이다!

겉으로는 중년의 나이로 보이나 실상은 육십이 넘은 그는 매서운 눈으로 거대한 장원을 바라보았다.

장원안에는 그 어떤 것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장원은 엄청나게 깨끗하고 또한 정갈했다. 마치 새로 지어진 집과 같이.

그 정문의 현판에는 용과 같은 필체로 단 네글자가 쓰여져 있었다.

반선반가.

그렇다. 이곳이야 발로 감숙성을 지배하는 감숙의 패자인 감숙반가의 본가! 두삼이 고쳐놓고 떠나간 바로 그곳이다!

치리링!

불사패검의 손목에 차여진 기이한 문양의 쇠사슬이 떨어 운다. 그걸 보던 불사패검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여기로군.”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반가의 내부로 터벅터벅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 감긴 쇠사슬의 팔찌는 특별한 물건이다.

그가 아는 이 [계통]에서 유명한 자가 직접 만들어 준 것이니까. 이것은 일종의 감지장치인데 강한 요기를 감지한다.

그 반경은 좁지만 그래도 도움이 된다. 불사패검은 강호에 퍼진 정보단체들과 접촉해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곳을 알아내고는 이 물건을 들고서 찾아다니고 있었다.

맨 처음에 간 곳은 남궁세가였다. 그가 그 기이한 소년와 여인에게 당한 곳이 남궁세가로 가는 길목이었으며 그가 찾아갔을 때 남궁세가는 멸문되어 사라져 있었으니까.

남궁가의 가신들과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에 뜯어 먹힌 것처럼 변해서 죽어 있었다. 개중에는 전설에 나오는 석화안의 요수에게 당한 듯 돌로 변해 있기도 했고 어떤 것은 불에 그을려서는 탄체로 발견 되었다.

요괴!

그것도 사악하기가 이를 데 없는 강대한 힘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 일반인들은 요괴가 그저 상상속 동물이라고 생각하지만 불사패검 자신은 요괴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불사패검 그 자신도 이미 반은 요괴라 할 수 있었으니까!

아주 오래 전. 인간이 이 세계의 주인이 되기 이전의 시대.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머나먼 옛날 상고시대에 세상에는 기기묘묘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 생물들은 기기묘묘 하기는 했지만 확실히 생명체였고 생물로서의 존재였다. 그러던 중 세계에 인간이 나타났고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인간은 그들 상고시대의 주민들에 비해서 더욱 많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사랑. 질투. 분노. 절망. 좌절. 슬픔. 공포. 기쁨. 성취!

인간들의 감정은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확실히 세상에 영향을 주었다. 그 와중에 인간들의 격렬하고 뒤틀린 마음이 모여들었고 그들 상고시대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본래 그저 생명체였던 그들은 생명의 탈을 벗어 버리고 이형의 존재가 되어버렸고 생명이라고는 볼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것이 요괴.

결국 요괴란 인간이 만들어낸 이 세계의 한 단면. 인간의 뒤틀린 마음에서 만들어진 인세를 비추는 거울의 모습!

불사패검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불사호심기공이 바로 그런 것이니까!

생명은 누구나 불로불사를 꿈꾼다. 그것이야 말로 생명이 최초로 태어나서면서부터 짊어지는 운명이니까.

인간이라고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인간의 경우는 그 마음이 더욱 더 극단 적이다.

생명이 불노불사를 추구하는 것은 역천이 아니다. 누구나 언제나 죽는다. 그렇다면 왜 태어나는가?

생각해 본적 없는가?

우리는 결국 죽는데 왜 태어나는 지에 대해서.

상고시대의 주민들과 같이 살아가던 사람들 중에서 진인들이라 불리는 현명한 자들은 생각했다.

우리는 죽는다. 그런데 왜 태어나는 것인가.

그리고 답을 얻었다.

우리는 불노불사를 이루어 완전에 이르기 위해서 태어난다는 것을.

생명은 모두다 본능을 가지고 있다.

생존본능!

먹고 마시며 잠을 잔다. 살아가기 위해서 무언가를 행하며 끈임 없이 오늘을 내일의 시간으로 보낸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진화를 하고 변화를 맞이한다.

그 모든 것은 단 하나의 단어로 귀결되는 것이다.

생존.

그렇다. 우리는. 인간은. 모든 생명은.

바로 영원히 생존하기 위해서 태어나 죽는 것이다.

하지만 영원히 생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나무는 식물로서의 속성을 극대화 하여 장수하여 살아남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다른 유동적인 동물들은 수정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씨앗을 퍼트려 자신을 ‘복제’함으로서 생존해 나갔다.

아이를 낳고. 성장하는 것은 바로 그 이유.

신기하지 않은가?

우리는 늙어 가는데 우리의 정자와 난자로 만들어진 아기는 왜 우리의 노화된 몸을 가지고 있지 않고 처음 태어났을 때의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지?

나의 나이가 스물이라면. 나의 육체는 이십년의 노화를 지나온 것이다. 그런 나의 정자라면 역시 이십년의 노화를 가지고 있어야 할 텐데!

왜?

나의 분신일 진데. 왜 나와 같지 않고 순수한 처음에서 시작 되는가? 그런 나의 분신인 아이는 나의 형질과 나의 다른 반쪽의 형질을 받아서 좀더 진화된 형태로 자라나겠지.

열성적인 부분은 제외하고 우성적인 부분을 긁어 모아 좀더 완벽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좀더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

조금 더 완벽한 생명이 되기 위해서!

그들은 그런 답의 진리를 구했다.

완전!

우리는 불완전성을 탈피하고 완전해 지기 위해서 태어난 거다! 그것만이 우리의 절대적인 목표이고 그것이 우리의 모든 것이다!

불노불사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이든 해도 된다!

생존을 위해서 하는 행위 모든 것이 모두다 옳은 것이며 정당한 진리인 것이다!

그것이 바로 마[魔]!

그것이 바로 순천!

그렇다.

마[魔]는 바로 순천의 길! 사람들은 모두다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선[仙]이야 말로 역천이었던 것이다!

속성으로 힘을 얻는 것이 무엇이 나쁘단 말인가? 오래 살기 위해서 발버둥 치는게 무엇이 나쁘다는 말인가?

자연을 보라!

모든 존재들이 하루라도 더 살아가기 위해서 아등바등 거리고 있지 않은가! 그것이 바로 우리의 본능이다!

선천적으로 악하다는 성악설과 선천적으로 착하다는 성선설을 떠나서 우리는 모두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해야만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힘을 가져야 한다!

돈! 권력! 무력! 힘! 그 무엇이든 없애 버리고 나의 생명을 이어나갈 정도의 절세의 힘!

그 힘을 빠르게 가지면 좋겠지. 그 힘을 많이 가지면 좋겠지.

세계정복의 정복망상도 그런 것에서 파생된 비틀린 마음일 뿐.

그것이 죄인가?

그것이 악인가?

그것이 우리의 본능일 진데.

그것을 악이라 부르는가?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해도 좋단 말이다!!!

그 살아감에는 단순히 생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나라는 존재의 유지를 위한 것이다.

나라는 존재를 유지한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나의 취미. 그것이 나의 의미. 내 삶을 진정 윤택하게 해 주는 것. 그런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친구를 사귄다.

왜?

외로움이란 이름의 고독이 나의 정신을 부수지 않기 위해서. 나의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람은 놀기도 한다.

왜?

지루함과 고통이란 이름의 정신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나의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래.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라는 존재의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도 좋다. 사람을 죽이고 사람의 시체를 난도질 하는 것에서 삶에 대한 기쁨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그는 옳다.

나 자신의 생존과 유지를 위해서 무엇이든 해도 옳게 되어 있으니까!

그것이 마인가! 그것이 악인가! 이 인간의 사회를 유지하는 틀과는 정반되 되기에 그것을 마라 부르는가!

웃기지 마라! 뭐가 순천이고 무엇이 선이냐! 우리는 본래 이렇게 태어난 것이란 말이다!

그것을 상고시대의 진인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중 한명은 요괴에 주목했다. 사람의 마음의 비틀림에서 태어나는 요괴들.

그들은 사람의 비틀린 마음이 없어지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을 이용하면 좀더 오래 살 수 있지 않을까?

불사호심기공은 바로 그것에서 출발한다. 세상에 퍼져 있는 불노불사에 대한 사람의 마음을 끌어모아 스스로를 반쯤 요괴화 시키는 것이다!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 육체의 수복능력은 바로 그것에서 기인한다! 그는 이미 반은 요괴화가 진행된 반인반요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요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요괴가 어떤 존재인지도 알고 있었다. 인면지주가 요괴라고 불리나 그것은 정확히 말해서 반수반요일 뿐이다.

진정한 요괴는 사실 말하자면 죽일 수가 없다. 그들은 말 그대로 불사의 존재다. 그들을 죽이기 위해서는 그들을 이루게 한 사람들의 마음을 없애야만 한다.

그들은 사람들의 비틀린 광기가 결합하여 생겨나는 것. 그들의 육신을 부순다고 죽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요괴에 종류가 있는 것이고 오래전 부터의 전승이 존재하는 거다. 사람의 광기가 고착화 되어 그들을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그들은 살아 있으되 살아 있는 것이 아닌 존재. 육체를 가지고 있으나 실체가 없는 자들.

그들의 육신을 부수면 그들에게 고인 광기가 흩어지지만 인간은 언제나 많이 있고 그들의 광기는 다시금 모여들어 사라졌던 요괴를 부활시키겠지.

요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리고 불사패검은 자신을 공격해서 쓰러트렸던 그 소년이 바로 그런 요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쫒는 것이다. 그런 강대한 요괴 일수록 빨리 처리해야 하니까. 요괴는 죽인다고 죽는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처리 방법은 있다.

요괴는 광기가 모여들어 세계의 기운과 합일한 상태로 생물에 씌이는 경우가 많다. 일단 그들이 가진 육신을 부수고 그들의 힘을 강력한 힘으로 흩어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흩어진 힘을 봉인하면 처리가 완료된다. 완전히 흩어 버리면 한 사백년 정도 후에 다시금 모여들어 부활하니 완전히 박살내 흩어 버리는 방법도 좋다.

불사호심기공또한 그런 방법을 따른다. 불노불사에 대한 사람의 욕망을 근원으로 스스로를 요괴로 만들어 가는 거다.

그래서 불사호심기공을 대성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대성하는 순간 인간을 초월하여 요괴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생명이 요괴가 되어 버리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와 법칙이 필요하기에 그 누구도 불사호심기공을 대성한 적이 없었다.

불사호심기공은 총 구단계로 이루어져 있고 조사 이래로 이것을 칠단계 위로 익힌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불사패검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현재 육단계의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까! 그러고도 그는 천하의 열명의 강자로 추앙받고 있다. 그만큼 불사호심기공은 강력한 것이다.

반선반마공과는 그 종류가 전혀 틀린 강력한 신공이자 마공인 불사호심기공. 익히기는 반선반마공에 비하여 쉽지만 역시 인간이 익히기에는 많은 난점이 따르는 무공이었다.

그런 불사패검은 이 시대에 몇 안되는 진정한 협인이었다. 그는 불의를 보면 참을 줄 몰랐고 또한 천하만민의 생활에 대해서 언제나 근심했다.

그는 언제나 어려운 이를 보우면 도왔으며 힘 없는 자들을 위해서 의술마저 익히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천하의 사람들에게 성인으로 손 꼽히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고 지금도 그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다.

두삼!

그 기이한 소년!

그 소년에게서 불사패검은 엄청나게 사악하고 오싹한 기운을 느껴야 했다. 보통의 무림인. 아니 광병살마와 같은 강자도 느끼지 못한 것을 불사패검은 단번에 느낀 이유는 불사패검 자신이 불사호심기공에 의해서 반이 요괴화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두삼을 추적해 왔다. 두삼을 없애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최근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의 연속에 대한 정보를 하오문과 개방에서 얻어내고 그것을 종합하여 그는 결론을 내렸다.

광병살마는 죽었다!

불사패검은 광병살마를 만나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와 겨루기도 했었다. 광병살마는 이 시대에 몇 안되는 강대한 힘을 가진 주술사로서 좌도방문의 주문밀법에 능통한 자였다.

특히 그가 가진 주술의 특징은 요괴를 잡아 무기로 만드는 것이다. 사람의 원념을 무기에 담기도 했고 그를 위해서 어미가 보는 앞에서 그 아이를 죽여 쇠에 녹여담기도 한 사악한 자가 바로 광별살마다.

불사패검은 그를 죽이려 했으나 그 당시 그는 불사패검보다 두단계나 위의 고수였다.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불사패검. 그 당시에 불사패검은 아지 강호 초출의 애송이였고 불사호심기공도 겨우 사단계에 머무르던 터라 그는 광병살마를 당하지 못했다.

쓰러진 불사패검 옆에 그는 한자루의 두꺼운 검을 놓고 떠났는데 그것이 지금 불사패검이 사용하는 그의 검이 되었다.

이 검 또한 당연히 평범한 검이 아니다. 이검은 사람의 피를 흡수하는 요검! 그 힘은 광병살마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마병에 비하면 손색이 있지만 보검중의 보검인 것이다.

여하튼 그런 이유로 요 근래 만들어져 퍼져 나가는 마병들에 대해서 불사패검은 광병살마가 죽었으며 그의 유지를 누군가가 이어 받았음을 알았다.

그리고 갑자기 느껴지는 예감!

두삼!

그 기이한 소년이 이 일과 연관 되어 있다는 예감이 그를 습격했다! 그것은 아무런 근거도 이유도 없는 막연한 예감이었지만 이미 반쯤 요괴가 된 자신의 그 예감을 불사패검은 지극히 신뢰했다.

때로는 그런 육감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 때가 있는 법! 그래서 그는 마병이 나타난 곳 모두를 둘러 보았다.

그리고 지금은 이 곳 반가에 도착한 것이다!

“지독하군.”

불사패검은 반가의 안으로 들어섰다. 이 안에 퍼진 요기는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그의 팔에 휘감긴 쇠사슬의 팔찌가 계속해서 울어댄다.

그 자신도 반쯤 요괴이기 때문에 요기를 쉽게 알아차리지만 이 팔찌는 그의 감각보다 더 넓은 범위의 요기를 알아차리는 힘이 있다.

멀쩡해 보이는 반가의 내부. 부서진 곳 하나 없이 새로 지어진 양 말끔하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사이한 요기가 충만해 있다.

사람의 그림자는 단 하나도 없는 곳. 이곳 저곳에 흙이 조금씩 쌓여 있는 것과 사람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이상함을 찾아볼 수 없다.

그것이 더욱 더 이질적 이지만.

“누구냐?”

그때 각 집안에서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그들은 바로 개방의 거지들과 북림맹의 무인들! 반가의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서 이 집을 조사하고 있던 자들이다.

그 중의 한 중년 거지가 불사패검을 알아보았다. 정보를 다루는 개방인데 그것을 모른다면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서오십시오 불사패검 영생자 선배님.”

중년의 거지가 포권을 하면서 그렇게 말하자 튀어나온 인물들이 모두 뒤로 물러서며 예를 취했다.

불사패검이면 천하십대고수중의 하나! 사람 많은 강호에서 단 열명밖에 없는 절대고수가 바로 그다!

“오랜만이군 풍양개. 자네가 이곳에는 왠일인가?”

“일이 터졌으니 와야지요.”

단혈도 상구가 이곳 감숙에 왔을 때 처음 한 일은 바로 개방도를 죽이는 일이었다. 자신의 종적을 감추기 위해서다.

그래서 감숙성의 지부장이었던 거지 장타개 부종은 단혈도의 도에 생명을 잃었다. 풍양개는 저 아래 사천의 지부장이었지만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

그 뿐이랴?

개방의 열 세명의 절대고수중 한명인 추거원 까지 이곳에 와 있다. 개방에서도 반가의 일을 심상치 않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선배 께서는 이곳에 무슨 일로?”

“나는 한 사악한 자를 추적하고 있네. 그리고 그의 종적이 이곳으로 이어졌기에 이곳에 온 것일세.”

사악한 자라! 절대고수인 불사패검이 사악한 자라고 말할 정도라면 얼마나 대단한 자일까? 풍양개는 바로 그것을 물었다.

“그렇게 대단한 자입니까?”

“대단하지. 나를 한번은 죽였을 정도니까.”

“그럴수가!”

불사패검은 불사의 능력으로도 유명했지만 그의 검법은 실로 가공스러운 것이다. 그는 강호에 나온 첫해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것을 허락한 적이 없었다.

그는 심장을 박살내도 죽지 않는 불사호심기공의 소유자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검의 무공을 극한으로 익힌 검도의 고수!

그런 그를 공격하여 상처를 입힌 자라니!

“실제로 나를 죽일 수 있는 이는 내가 알기로 세상에 세명이지. 암편살객. 광혈천마. 천현악마!”

암편살객은 천하십대고수중 하나로서 암살계의 신으로 추앙받는 무서운 인물이다. 그는 살형자객교라는 교단을 이끄는데 그 교단은 타인의 생명을 취해 영생을 얻겠다는 기이한 종교단체다.

그들은 불사의 힘을 가진 불사패검을 늘 공격해 왔으나 불사패검은 죽은 후에도 다시 되살아 나는 힘 때문에 그들을 물리쳐 왔었다.

언젠가 한번은 암편살객이 찾아와 불사패검의 심장을 박살내고 머리를 뚫어 버렸으나 그 상태로 일어나 싸우는 불사패검의 가공함에 물러간 적이 있었다.

불사패검의 무위는 천하십대고수중에서 하위권으로 사실 다른 이들에 비하면 반수 아래의 존재다.

하지만 그의 불사의 힘은 그런 그의 무위를 무시할 정도다. 방어를 생각지 않고 동귀어진의 수법으로 공격하면 다른 천하십대고수들은 죽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불사패검은 죽어도 죽지 않고 살아나니 그들은 자연히 불사패검을 피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불사패검을 피하지 않고 귀찮게 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광혈천마와 천현악마. 그리고 암편살객이다.

광혈천마는 피에 미친 미치광이로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를 죽이면서 지내고 있을 것이다.

천현악마는 그 이름이 말해주듯이 대단히 사악한 자로서 그의 만족을 위해서는 아들 앞에서 그 어미를 강간하고 그 인육을 씹어 먹는 것도 서슴치 않는 악인 중의 악인이었다.

“하지만 그들도 상당한 대가를 치루어야 나를 죽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쫒는 자는 나를 단 일수에 죽였다네!”

불사패검이 비록 반수 아래의 무공을 가지고 있다지만 암편살객이나 광혈천마 그리고 천현악마라 해도 쉽사리 제압할 수는 없다.

많은 시간과 목숨을 건 혈전 끝에야 불사패검의 목을 딸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사패검은 죽지 않고 되살아 나겠지.

불사패검의 그런 능력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사파의 사악한 사술을 익힌 것으로도 생각하지만 그의 행동이 언제나 광명정대하고 협인으로서 이름이 높아 그는 정파의 대협으로서의 위엄을 유지하고 있었다.

“일수에!?”

그것은 놀라운 정보다. 풍양개는 기필고 이 정보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자네들도 파악했을지 모르지만 요새 나타는 광병살마의 마병들은 그가 만든게 아니야.”

“그건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의 제자. 혹은 전인이 만든 것이겠지. 알다시피 그는 주술을 깊이 있게 공부한 자이니 자신의 후예에게 어떤 능력을 물려주었을지 파악이 되지 않아. 하지만 그의 후인. 2대 광병살마는 대단한 능력이 있음이 분명해. 일년도 안되어 여섯 개의 마병을 만들었으니까!”

풍양개는 머리를 굴렸다. 확실히 요 근래 출현하는 마병의 숫자와 방식은 과거의 광병살마와는 다른 것이었으니까.

“여섯개가 아니고 일곱 개입니다. 이곳 반가의 여식이 새로운 마병 흑천편을 손에 넣었습니다.”

“역시 그렇군. 내가 추측하기에 내가 쫒는 자는 광병살마의 전인일 가능성이 높아.”

불사패검은 설명해 주었다. 자신이 당한 것. 그 후의 남궁세가의 멸망과 그 후로 일어난 마병들의 출현.

그리고 이곳 반가에서의 일!

그렇게 생각하니 어딘가 미진한 구석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왠지 윤곽이 잡혀갔다. 풍양개는 개방이 알고 있는 정보를 말했다.

그렇게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고 있을 때 불사패검이 차고 있던 쇠살의 팔찌가 강하게 떨어울기 시작했다.

치리리리링!

그 엄청난 진동에 불사패검이 안색이 바뀌었다. 자신의 불사호심기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린다 해도 이 팔찌는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라니!

“모두 모이게!”

풍양개는 그의 말에 호각을 불었다. 반가를 조사하던 자들이 모두 뛰쳐나와 풍양개 주위로 뭉쳤다.

“진법을 펼치던 뭘 하든 대비하게!”

불사패검은 검을 패들고 한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바로 북쪽이었다. 저 북쪽에서부터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풍양개는 얼른 명령을 내렸다.

“타구진을 형성하라!”

타구진은 개방의 비전의 절진이다. 개방의 거지들이 펼치는 타구진은 소림의 백팔나한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진법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소림의 백팔나한진은 백팔명의 나한들에 의해서만 만들어 낼수 있지만 타구진은 개방의 방도가 열명만 되면 언제라도 만들 수 있다.

열명이든 백명이든 모여든 대로 이루어 지는 이 타구진은 개방의 절진으로 그 무서움은 온 강호가 다 알고 있다.

풍양개는 곧 이어서 북림맹의 무인들에게 그들의 진을 형성하라고 지시했다. 지금 여기서 풍양개의 지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개의 진법이 형성되고 그 전면에 불사패검이 섰을 때 하늘에서부터 누군가가 떨어져 내렸다.

쿵!

땅에 깊은 자국을 만들며 떨어진 괴인! 그는 은색의 가면을 쓴 자였는데 은색의 가면에는 웃고 있는 얼굴이 그려져 있는 것이 섬뜩하고 기괴했다.

괴인은 중원에서는 볼 수 없는 기이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흰색의 재질로 되었고 몸을 완전히 가리는 옷이었으며 하의와 상의가 일치되어 있었다.

그 어깨에는 두 개의 머리를 가진 까마귀가 앉아 있었는데 그 눈이 혈광으로 가득찬 것이 보통의 까마귀가 아님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가 나타나자 사방에서 거대한 힘이 북림맹의 무인들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단지 나타나기만 한 것으로 이정도의 위압감이라니!

불사패검 영생자는 상대의 힘에 침을 삼켜야 했다.

“누구냐!”

“무면자.”

불사패검의 말에 은색 가면의 사내는 쾌활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의 이름은 무면자. 나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 떠돌아 다니는 미천한 광대. 나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오늘도 나는 떠돌아 다니면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지. 자아. 나에게 이름을 물은 그대여. 이름이 무엇인가?”

무면자라고 자신을 밝힌 괴인의 목소리를 아름다웠다. 여자만큼이나 맑으면서도 약간 낮은 음의 그 목소리는 여자같기도 하고 남자 같기도해서 묘한 매력을 가진 것. 하지만 그 목소리에 불사패검은 흔들리지 않았다.

“나의 이름은 영생자! 영생을 위해서 살아가는 인간이다!”

“영생자! 그대의 증명은 영생인가? 본능 그 자체를 충실히 따르다니 훌륭하구나! 그래. 죽기 싫은 것은 모두다 똑같지! 하지만 그것도 모른체 자신을 증명하려 드는 멍청이들의 세계에서 그대는 스스로의 본능을 깨달아 자신을 증명하니 어찌 멋지지 않을 쏜가!”

괴인은 쾌활하게 말했다. 하지만 불사패검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 그의 앞에서 은색의 기괴한 가면을 쓴 무면자는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갑자기 나타나 춤을 추다니? 도저히 제정신으로는 볼수가 없었다.

“쳐라!”

북림맹의 무인들이 참지 못하고 뛰어 올랐다. 하나하나가 일류의 반열에 오른 고수들이다. 그들이 쏘아진 화살과 같이 튀어나가면서 그들의 병장기를 휘둘렀다.

하지만 은색의 가면을 쓰고 기이하고 신비한 옷을 입은 자가 두 손을 휘두르자 무형의 힘이 일어나더니 그대로 북림맹의 무인들을 쓸어버렸다.

“크학!”

피를 토하며 그들이 뒤로 나가 떨어졌다. 저렇게 장난같이 장풍을 뿌려내다니!


“자신의 증명! 자신의 외침! 우리의 모든 것이 스스로의 증명.

증명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라!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 싸워라!

지금의 순간에서 내가 존재함을 증명해야 할지니!

그것이 바로 우리 생명의 숙명이다!

이히요오! 히히요오! 하하호호후후하하!

웃으면서 증명해봐! 너 자신을 느껴봐!

네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너 자신의 혼을 불태워 외쳐라!“


그가 그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중원에는 존재하지 않는 형식의 그 노래에 개방의 인물들이 기혈이 들끓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기혈이 들끓어 오르는 것이 아니다.

피!

그들 안의 야성이 끓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증명하라고? 증명하란 말이지!? 그렇다면 증명해 주마! 나의 힘을!

그렇게 그들의 피가 그들에게 속삭인다. 그들의 의지는 무너지고 그들안의 야성이 튀쳐나와 저 괴이한 무면자라는 녀석을 갈가리 찢어버리라고 속삭인다.

무인은 언제나 강자와 싸우기를 워한다. 그리고 언제나 강한 무공을 가지기를 원한다. 왜 그런 것일까?

왜 사람은 태어나 무공을 만들고 익히며 천하제일이 되기 위해서 고분분투 하는 것일까? 고금으로부터 지금에 이르기 까지.

사람은 무엇을 위해 강함을 동경하며 살아가는가!


“강해지자 강해져! 우리는 강해져야지!

그것이 나의 증명이라네. 나를 증명해 나를 입증해라.

스스로 살아있다는 느낌을 위해서.

싸우고 싸우고 싸우자.

자아 노래하고 춤추자.

피가 튀고 비명이 퍼지도록 노래하고 춤을 추자!“


박자도 음정도 엉망진창의 그 노래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노래에 영향을 받은 개방의 인물들이 타구진을 스스로 파괴하고는 산발적으로 뛰어들었다.

“안...돼!”

풍양개가 노래에 저항하며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그들은 마치 야수처럼 달려들어고 동시에 은색의 가면을 쓴자가 빙글 돌면서 손을 뿌리자 그들은 다시금 나가 뒹굴었으니까.

“호오호오호오. 저들은 스스로를 증명할 실력이 없어. 약해. 약해. 살아가기 위해서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좀더 강해야 한다고! 나 미천한 광대 무면자도 알고 있는 사실을 그들은 왜 모를까?”

그의 목소리는 안타까움으로 가득해서 방금 개방의 거지들을 죽인 자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에 풍양개는 속으로부터 분노가 타오름을 느꼈다.

“이 미친 것!”

풍양개가 뛰어오르면서 개방의 절기중 하나인 취선보를 펼쳤다. 그리고 동시에 개방의 절기인 파옥권을 펼쳐내었다.

파옥권은 옥을 부순다는 이름의 권법으로 강맹한 힘이 장기이고 속사포 같은 속도의 공격으로 유명한 공격!

그의 손이 순식간에 여덟 번의 권격을 날렸다. 시간차를 두고 날아온 여덟 번의 권격에 무면자라 밝힌 요사스러운 자가 두 손을 마치 물속에서 흔들리는 수초처름 흔들었다.

파파팟!

여덟의 권격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그 사이로 웃는 얼굴의 가면을 쓴 무면자가 안으로 들어오더니 그 가면 쓴 얼굴을 풍양개의 얼굴에 가깝게 들이밀었다.

눈구멍도 없는 가면!

“호오호오. 그대는 스스로를 증명할 자격이 되는 군? 나는 당신 같은 사람이 좋더라.”

그는 그렇게 말하더니 풍양개의 얼굴을 그 손으로 쓰다듬더니 뒤로 물러섰다. 그의 행위에 풍양개가 몸을 떨 무렵. 불사패검이 뒤에서부터 습격했다.

콰아!

블사패검의 강대한 내공을 실은 검이 떨어져 내렸다. 그 순간 무면자의 허리가 그야말로 엄청난 각도로 숙여지면서 검을 피해버렸다.

콰쾅!

검이 땅을 때리자 폭발이 일고 그 폭발의 사이에서 무면자는 몸을 날려 불사패검의 검을 피해 땅에 내려섰다.

"호오호오. 그대 불사패검. 나의 마음에 드는 강한 사내. 무엇을 그리 원하는가? 그대가 바라는 것은 협의? 영원의 시간 동안 악과 싸우려고 하는 것? 그것이 그대의 증명?"

"시끄러워!"

불사패검이 그의 절기인 사활보법을 밟아가며 쏘아져 나갔다. 그와 동시에 사생결단검이라 불리는 그의 성명절기인 검법이 그의 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이름은 웃기지만 그 이름 그대로 생과 사를 결단내는 무서운 검공!

한번 펼쳐지면 반드시 상대의 피를 봐야만 하는 무서운 검법이었다!

그의 검과 무면자의 두 손이 맡부딪혔다. 사람의 손과 검이 부딪힌다면 당연히 사람의 손이 열세인게 당연하다.

하지만 사람의 손과 부딪힌 불사패검의 검은 펑 하는 소음을 내면서 계속해서 부딪혔다. 금속음도 울리지 않는다.

서로의 기가 부딪혀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불사패검의 내공은 강호십대고수들 중에서도 상위에 오를 정도다. 그의 불사의 비밀은 그의 몸안의 거대한 내공때문이니까.

그 순간 무면자가 다리를 차 올렸다. 그의 치마자랏 같은 그 옷이 펄럭이면서 아름다운 그의 다리가 공간을 가르고 불사패검의 복부를 때리려고 했다.

파파팟!

사활보법이 펼쳐지면서 그의 신형이 뒤로 물러났다. 불사패검은 매서운 눈으로 무면자를 바라보았다.

권각의 고수! 그렇다면 근접 박투는 불리하다! 그의 오랜 노강호로서의 본능이 그에게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피했네."

무면자가 자신의 은색의 가면을 쓰다듬었다. 가면을 쓰다듬는 그의 손은 그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웠다.

희고 고운 그 손은 가늘고 길어서 매혹적이다. 저런 손을 가진 자가 권각의 고수라면 특별한 절공을 익혔으리라.

"라라 루루 라아아."

그는 다시금 춤을 추기 시작했다. 중력을 무시한체 한 다리로 자신의 전신을 지탱하면서 마치 기계장치에 의해서 돌아가는 춤추는 인형처럼 그는 춤을 춘다.

춤을 추면서 그의 치마같은 하의가 펄럭이고 동시에 그의 다리가 훤희 들어났다. 그것은 말로 하기 어려운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희디 흰 그 다리는 옥으로 조각한 듯 하얗고 보들보들해 보였다. 만지면 묻어 나올 것 같이 하얗고 길게 뻗은 그 다리는 보는 이를 성욕에 들 끓어오르게 한다.

그 다리아래로 뻗은 맨살의 발.

중국의 세계에서는 발이란 여인의 가장 부끄러운 치부중 하나. 가슴보다도 더한 곳이 바로 발이다.

무면자의 다리와 발은 마치 완벽하다고 할만큼 아름답고 퇴폐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음욕이 들끓어 오르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

하지만 불사패검은 고수다운 면모로서 마음을 억눌렀다. 하지만 풍양개는 아니었다. 그는 잔뜩 부풀어 오른 자신의 남근을 어쩌지 못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대는 솔직하지 못하군. 몸이 원하는 것을 왜 거부하지?"

"전투상황이니까!"

"호오호오. 나는 그대를 죽이지 않아. 그대 같은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대는 나를 죽이고 싶은가 보네? 그대의 그 단단하고 뜨거운 걸로 내 안을 찌른다면 나도 죽어줄 수 있는데. 호호호호."

그가 요사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그 치마같은 것을 잡고는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는 그 옷 아래에는 그 어떤 것도 입지 않았다.

발도 맨발. 다리에는 그 어떤 것도 없다. 무면자가 천천히 옷을 올리자 천천히 그 은밀한 비부가 모습을 들어낸다.

불사패검은 그 순간 눈을 감았다. 지금도 흔들리려는 욕망이다. 직접 보면 겉 잡을 수 없다.

"멈춰라 풍양개!"

그가 내공을 담아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풍양개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무면자에게 쓰러졌다.

"이노옴!"

"죽이지는 않았어. 이 사내도 꽤 쓸만 하거든? 오래동안 내 상대가 되어주어야 하거든."

"죽어라 요사한 것!"

불사패검이 다시금 달려들었다. 아까와는 그 기백이 틀리다. 그는 눈을 감은체 내공을 극한으로 끌어 올렸다.

그는 천하에서도 보기 드문 고수중의 고수인 천하십대고수! 그렇기에 그가 모든 힘을 극성으로 끌어 올리면 눈을 뜨지 않아도 사방 이십장의 모든 것을 감각으로 알수 있다.

그의 검에서 푸른 빛이 솟구쳐 오르면서 타오른다. 저 강렬한 불과 같은 것이 바로 기를 극한으로 뿜어낸 강기라는 것은 너무나도 익히 알려진 사실!

저 강기에 부딪히면 뼈도 남기지 못하고 박살나 죽어버릴 것이다!

콰아!

불사패검이 하나의 검이 되어 날아온다. 신검합일! 그는 검도를 걷는 이들이 꿈에서도 바라는 지고의 경지에 이미 올라선 것이다!

"호오호오! 좋아! 좋아! 그대의 검으로 나를 꿰뚫어 다오!"

무면자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면서 불사패검의 검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 불사패검의 강기를 두른 검이 매서운 예기를 토해내면서 그대로 무면자의 몸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갈라나가듯 움직인다.

콰!

하지만 갈라지지 않았다. 그의 검은 정확하게 무면자의 두 다리 사이의 비부를 향해 갈라들어가 그의 비부를 가격했다.

하지만 그는 상처하나 없었다. 본래라면 무면자의 몸은 반으로 나뉘었어야 했겠지만 그는 멀쩡했다.

비비적.

그는 도리어 그 강기가 둘러진 검면에 자신의 허벅지를 비빈다. 그리고 달뜬 신음을 흘리고 불사패검의 검면으로는 끈적한 어떤 액체가 흘러나온다.

이미 강기는 흩어졌고 불사패검은 그 믿을 수 없는 모습에 감았던 눈을 떳다. 그의 앞에 요사스럽고 아름다우며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괴이한 자가 그를 유혹하고 있었다.

"카앗!"

불사패검은 그대로 기합을 내지르고는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그는 다시금 검을 세우고 눈을 부릎 떴다.

"아아......"

그가 물러나서 대치하자 무면자는 다시금 기이한 숨을 토해낸다. 그는 확실히 정상이 아니다.

"당신은....강하군. 좋아...나는 당신 같은 사람이 좋아. 당신은 망가지지 않고 나를 좋아해줄까?"

"헛소리!"

불사패검이 냉정하게 대답했다. 그의 검을 두르고 있던 강기가 서서히 줄어들었다. 강기를 거두는가?

아니다.

그것은 불사패검 최후의 절기를 위한 준비에 지나지 않았다. 보통 강기를 무기에 두르고 그것을 발출하는 것이 최고라 생각하지만 그것은 전혀 틀린 말이다.

그렇게 까지 강대한 힘이다. 그것을 내부에 담아 휘두른다면 그 위력은 얼마나 가공할 것인가?

비록 장거리를 공격하지 못하고 도가 휘둘러지는 간격만이 파괴되지만 그 간격안에 들어오는 그 어떤 것이라도 잘라버릴 수 있다!

그 강대한 강기를 검안에 담고 천하를 뒤흔들 위력을 가진 검이 휘둘러진다. 정확하게 삼십육방의 방위를 점하며 날아드는 검에게서 몸을 피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절대불가!

불사패검의 가장 마지막 수법이자 최강의 검공인 생사단공검! 그 검이 생사를 가르고 공간을 자르기 위하여 날아들었다.

무면자는 그 검을 향해 두 손을 휘둘렀다.

쩌어어엉!

무면자의 손이 하얗게 변하며 흰 빛을 뿜었다. 그것이 전설에나 나오는 역천신마교의 무공중 하나인 한옥마수라는 것을 불사패검은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대는 강해! 그 강함으로 나를 구속할 수 있을까! 미쳐 웃으며 춤을 추는 나의 춤을 멈출 수 있을까! 나를 멈추어 봐라! 나를 죽이고 너를 증명해라!"

무면자의 신형이 빙글 돌며 그 아름다운 발이 지면을 밟아나갔다. 순식간에 땅에 북두칠성의 별자리 같은 발자국이 새겨지면서 그가 앞으로 날려나가며 두 손을 움직였다.

정확히 일곱 번을 움직이면서 주먹이 휘둘러졌다. 그 안에 담긴 공력은 상상외로 가공한 것이라 강기를 검안으로 집약시킨 생사단공검이 떨어 울리면서 뒤로 물러서야 했다.

설마 생사단공검을 맨손으로 쳐낼 줄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사패검은 물러서지 않았다. 더욱 더 이를 악물면서 하단전과 중단전. 그리고 상단전의 세 개의 내공을 일주천 시키며 활력을 전신에 불어 넣었다.

"삼계대천은 세상의 진실이며 세상의 구분이니! 세 개의 하늘을 나의 몸안에 담아 나 여기서 나의 몸으로 세계를 담아두는 도다! 삼천은 하나가 되어 일세계가 되노니 나 지금 여기서 나의 몸안에 세계를 만드노라!"

불사패검이 웅후한 목소리를 터트렸다. 그것은 그가 익힌 불사호심공에 들어 있는 경전의 한 구결!

그것은 무공의 연공 비결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불사호심기공의 힘을 극대화 시키는 주문밀법의 하나이기도 했다.

불사호심기공은 사람을 요괴화 시키는 무서운 것.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에는 단순히 무공뿐만이 아니라 주술에 대한 것도 있다.

그의 외침과 동시에 그의 전신으로 거대한 힘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삼계대천이란 세상을 이르는 말이다.

세상은 가장 무거운 것과 그보다 덜 무거운 것. 그리고 가벼운 것으로 이루어 졌다던가?

가장 무거운 것은 내려앉아 땅이 되었고, 덜 무거운 것은 땅위에 거하며, 가장 가벼운 것은 하늘이 되었다고 했다.

사람은 세 개의 단전이 있다. 하 단전. 중 단전. 상단 전이 바로 그것이니 이 주문의 힘은 바로 상중하의 세 개의 단전을 세 개의 하늘로 보고 세 개의 하늘을 합쳐 자신의 몸안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것은 세상을 희롱하는 비기이며 동시에 강대한 힘!

쿠구구구구!

불사패검의 몸이 마치 거인이라도 된 듯 커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실제로 커진 것이 아닌 그의 가공할 기도가 그를 거대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면자는 그 모습을 보면서도 두려움에 떨지 않았다. 오히려 웃었다. 요사스럽게!

무면자가 두 손을 늘어 트렸다. 이제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강력한 일수를 뻗어낼 차례였다. 하지만 그 때. 둘은 부딪힐 수 없었다.

"뭐해?"

어느새인가 나타나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소년의 모습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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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에 제가 밝혔듯이


요괴를 재 업로드 하는 것은 다운이 안 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며, 저번 친구 군대 휴가 파동과 저의 감기몸살 파동에 의해서 원고마감이 밀려서 바쁘기에 광천을 쓰기 어려운 사태에 직면해 있어 시간을 때우기 용입니다.


요괴의 재연재는 아직 생각해 둔 바가 없지만, 제가 변덕 스러우므로 이왕 올린김에 광천과 동시 연재를 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무책임 합니다만 이게 계약된 것도 아니고 해서 집중해서 쓸 수 없거든요.


뭐...흔히 말해 돈이 안되니 신경쓰기 어렵다...랄까?


그래도 광천은 꾸준히 쓸 생각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요괴도 1권 어치나 썼더군요. 많이도 썼네. =ㅅ=....


광천은 약 3권이나 5권 분량에서 완결 될 듯 합니다. 구무협 스럽거든요.


좀더 늘어날 수도 있지만요. 저는 이만 흙으로 돌아갑니다.


Ps. 오늘 안에 라이프 크라이 원고 끝냅니다 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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