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광천만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09.11.20 22:13
최근연재일 :
2009.11.20 22:13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514,888
추천수 :
936
글자수 :
264,208

작성
09.11.20 22:13
조회
7,343
추천
22
글자
10쪽

광천만기狂天滿氣 - 심중사념(心中思念) 3

DUMMY

마음 속에 사념이 끼면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점점 더 좀먹어 가고, 이윽고 마음을 사악하게 변모시키고 만다.

그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였고, 사내라고 해도 비켜갈 수 있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사내는 자신의 정신을, 그리고 마음을 자신의 감정과 분리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리고 그것은 성공해 버렸다.

너무나도 비정상적인 상황을 몇 번이나 겪다 보니 저절로 마음이 마모되고, 그렇게 마모 되어 버린 마음은 보통의 사람과는 너무나도 동 떨어진 것이 되어 버렸다.

이제 사내는 보통의 사람으로서 존재할 수가 없다. 마음의 몇 개가 없어져 흔적도 없는 사내는 이미 인간의 탈을 뒤집어쓴 무언가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지금에서도 사내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별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제는 죽음이 두렵다는 생각 조차도 나지 않는다.

자살을 해야 한다면, 그저 자살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건 이미 확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타인의 죽음 마저 아무런 감정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다.

"끄르륵."

지금 이 순간에서도, 사내의 손으로 생명 하나를 죽음으로 내 몬다. 그럼에도 사내의 눈은 너무 무심했다.

사내의 다른 손은 여아의 눈을 가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상적인 광경은 아니었다.

"살아있나?"

사내가 뒤를 보며 물었고, 뒤에서는 거친 숨소리로 소리를 지르는 거현이 있었다.

"살아 있수다!"

"순권은?"

"뒤쪽에서 따라 올 거요."

"그렇군."

순권이 길잡이. 포연은 의원의 역할을 하며 보급을 담당한다. 거현이 무력을 담당하고, 사실 사내 자신이 손을 쓸 필요는 없었지만, 전투가 벌어져 이렇게 사내가 나섰다.

사내는 점점 자신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맨 처음에는 강해진 몸을 그저 움직여서 사람을 때려 죽이고, 찢어 죽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효과적으로 힘을 사용해서, 확실하고, 낭비 없이 사람을 죽여버린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었다.

거현의 몸을 움직이는 것을 보고, 그것을 무의식에서 흡수해서 따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더욱 능숙해 졌다.

내공이라는 것을 사내는 모르지만, 그의 몸 안에 어떤 힘이 자연스레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머릿속의 악령惡靈이 그에게 가르친 혈영연신공血靈燃神功의 기운이라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

혈영연신공의 기운은, 다른 살아있는 존재의 피와 살점을 먹고, 그것을 내공으로 승화시키는 저주받을 마공.

피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동일하다. 오히려 사슴피 같은 경우는 사람의 피 보다도 더 효력이 좋을 정도라서, 야생 짐승들을 먹는 쪽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그런 것이 사내의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떠오르고 있다. 그것은 음령陰靈과 사내의 정신이 점점 뒤섞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사내는 정말 싫었지만, 그 때문에 이제는 살육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으며,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무공의 요체를 무의식적으로 이해해 흡수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 상태였다.

괴물.

강호인들이 만약 이 사실을 알면, 단순히 마공절학을 익힌 광인으로 보지 못할 터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내를 죽일 수 있는 존재 따위는 아예 없게 된다.

"자. 험한 일은 없다. 안심해라."

여아의 귀에 작게 속삭인다. 여아가 얼마만큼 정신을 차리고, 기억을 차렸을지는 사내도 모르지만 이렇게 기회가 될 때마다 여아에게 이야기를 불어 넣고는 했다.

"어쩌면....네가 나를 죽여야 할지도 모르겠구나."

사내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여아의 눈을 가렸던 손을 치웠다. 주변에 시체가 가득하지만, 살육 장면만을 보여주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 하는 사내의 생각은, 어딘지 모르게 기괴하게 비틀어진 듯 했다.

"거현! 무사한가?"

"무사하다."

뒤쪽에서 순권의 말이 들려와 사내는 고개를 돌린다. 그곳에는 포연과 순권이 다가오고 있었다.

본래, 포연과 순권이 앞쪽의 길을 확인한답시고, 사라져 있는 상태에서 시령교의 교도로 보이는 무인들이 포위망을 형성하고 공격해 왔다.

적들은 이미 우리가 온 것을 안다. 그게 거현의 판단이었다. 나타난 자들은 제법 고수 소리를 듣는 이들로, 그 수가 쉰이나 되었고, 그것은 강호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의 세력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여기에 괴물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고, 그 대가로 참혹한 시체가 되어 버렸다.

"우리가 온걸 저쪽이 다 아는 것 같아. 이렇게 거창한 환영인사도 벌여주고 말야."

"으음...이건 예상챼 못한 일인데."

순권이 심각한 얼굴이 된다.

"이것들 강하더라고. 나 혼자서는 두명정도 맞아서 버티는 것도 벅찼어. 씨발."

거현이 욕을 해대며 침을 내뱉었다. 그는 보았던 것이다. 저 사내가 너무나도 한가롭게 사람을 살육하는 것을.

방법은 간단했다. 상대가 병기를 들이대면, 그걸 몸으로 맞는다. 그런데 몸은 금강불괴라도 되는지 병기의 날이 들어가지를 않았다.

그 상태로 손을 내 뻗고, 그대로 상대의 목을 잡아서 뜯어 버렸다.

으직! 하고 턱 아래의 목이 목뼈와 함께 뜯기는 장면은 거현 자신이 죽어서도 잊기 어려운 지독한 장면이라고 거현은 생각했다.

등줄기가 오싹하고,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시령교의 무사들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지만, 그들 전부 저 괴사내의 몸에 상처 하나 내지 못했다.

그리고 모두가 단 한번에 목이 뜯겨서 죽어 버렸다. 그야 말로 간단한 살육이었다. 강호의 절대고수도 저런 식으로 싸우지 않는다.

하지만 사내는 그렇게 싸웠다.

그는 피하는 법이 없이, 공격이 들어오면 그대로 마주 공격했다. 그리고 일수에 상대를 죽여버린다.

그걸 피해내는 자는 몇 없었고, 그 피해낸 자들은 두세번 정도 더 공격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사내의 몸을 어쩌지 못하고 결국 싸늘한 시체가 되었다.

여아를 품에 안고, 그 여아를 안은 팔로 여아의 눈까지 가린 채로 하는 그 한가로워 보이지만 소름돋을 정도로 끔찍한 싸움은 이미 전투라고 부를 수도 없는 것이었다.

한가로운 도살? 평화적인 살육?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알 수가 없는 그런 것이다.

"이미 발각 되었다면, 급히 이동해야 합니다. 포연. 부탁한다."

"으..응."

포연이 두려움에 휩싸인 얼굴로 다가와 품에서 검은 병을 꺼내어 시체들에게 뿌렸다. 그러자 시체가 푸쉬익 소리를 내며 썩어들어간다.

강호의 극독중 하나인 화골산이었다.

화골산은 너무 강력한 독성을 가진 극독으로, 시체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치명적으로 알려져 있는 독이다.

제조법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취급이 까다롭고 사용하기 어려워 아무나 가지고 다니지 않는 극독을 포연이 꺼내 사용하자 거현은 조금 놀란 얼굴이다.

하지만 그들이 무슨 짓을 하던지 사내는 그저 무표정했고, 그들에게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았다.

"이쪽으로 가겠습니다."

순권의 말에 거현은 낮게 투덜거리며 일어섰고, 사내는 표정 없는 얼굴로 따를 뿐이다. 그들 네명은 그 자리를 떠날 동안 그 후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순권의 안내로 산중의 깊은 곳으로 이동해 은밀한 야영장을 꾸몄다.



몇일이 금세 지났다. 산속을 지나면서, 순권은 일행을 시령교의 성지로 이끌었다. 순권의 설명에 의하면 시령교는 산 하나를 통째로 영역으로 삼고, 그곳에 큰 사당을 지었다.

그리고 산 안쪽으로 굴을 파고, 지하에 미로 같은 것을 만들어 그 안에서 사악한 짓을 일삼는다고 했다.

그 사악한 짓이란 강시를 만드는 것이다.

시령교는 사교邪敎단체 인지라, 인근의 백성들을 현혹하여 그들을 갈취하고 사악한 대법으로 술법으로 조종하여 부린다고 했다.

시령교는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서 영생을 누리는 신선같은 존재가 된다는 허황된 교리로 백성들을 끌어 모으고, 술법에다가 각종 약물을 이용해 교인을 늘리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중의 하나는 죽은 자를 되살린다 하여, 강시술의 일종으로 보이는 술법도 사용하는데, 정말로 죽은 사람이 일어나 말을 한다는 정보가 있었다.

북림맹에서 보냈던 요원들 거의 전부가 연락이 끊어졌고, 결국 북림맹의 군사인 제갈귀산은 벌집을 건드려 벌을 나타나게 할 요량으로 사내와 순권, 그리고 포연과 거현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에 거현과 포연의 안색이 험상굳어졌다. 하지만 사내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여전히 무표정 했다.


----------------------------------------------------


이예. 오랜만 입니다.

그간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그게, 제가 요새 여러가지 일로 많이 바빠서요.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어쩌다 보니 수련용 소설인 광천만기도 제대로 못 쓰고 있었습니다.


에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이제 또 신작을 써야할 타이밍이라서 '비정규직마법사'를 연재중에 있습니다.


그쪽도 준비하고, 연단가도 쓰느라고 이렇게 늦어지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연재를 하려고 했는데, 정신이 없어놔서....여하튼 그래도, 어떻게든 좀 느릿느릿 해도 연재를 하겠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 너무 죄송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라고 약속 하면서 저는 이만 흙으로 돌아갑니다.


Ps. 비정규직 마법사도 많은 성원 부탁 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광천만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광천만기狂天滿氣 - 심중사념(心中思念) 3 +43 09.11.20 7,344 22 10쪽
37 광천만기狂天滿氣 - 심중사념(心中思念) 2 +35 09.09.09 7,132 15 6쪽
36 광천만기狂天滿氣 - 심중사념(心中思念) 1 +28 09.08.17 7,409 17 9쪽
35 광천만기狂天滿氣 - 무인들 3 +42 09.08.07 7,849 25 8쪽
34 광천만기狂天滿氣 - 무인들 2 +44 09.08.04 7,410 16 10쪽
33 광천만기狂天滿氣 - 무인들 +65 09.08.03 7,432 29 11쪽
32 광천만기狂天滿氣 - 사람들 3 +32 09.07.25 7,529 15 8쪽
31 광천만기狂天滿氣 - 사람들 2 +44 09.07.20 7,621 16 9쪽
30 광천만기狂天滿氣 - 사람들 1 +28 09.07.19 8,263 18 10쪽
29 광천만기狂天滿氣 - 마인魔人 4 +39 08.10.29 9,705 17 8쪽
28 광천만기狂天滿氣 - 마인魔人 3 +38 08.10.17 9,169 16 7쪽
27 광천만기狂天滿氣 - 마인魔人 2 +32 08.10.04 9,205 21 6쪽
26 광천만기狂天滿氣 - 마인魔人 1 +29 08.10.02 9,488 24 8쪽
25 광천만기狂天滿氣 - 마병 사안겸 3 +32 08.10.01 10,268 14 8쪽
24 요괴 - 인간지정 +16 08.10.01 6,049 16 31쪽
23 요괴 - 진실, 그리고 마음 +9 08.10.01 5,609 15 36쪽
22 요괴 - 불사패검 +23 08.09.12 6,759 23 39쪽
21 요괴 - 여행자와 사건 +9 08.09.12 6,754 109 43쪽
20 요괴 - 대가 +7 08.09.12 6,649 29 26쪽
19 요괴 - 마적 +19 08.09.11 8,458 15 40쪽
18 요괴 - 인간애 +8 08.09.11 8,198 14 37쪽
17 요괴 - 세상의 중심에 선 자들 +8 08.09.11 9,024 19 16쪽
16 요괴 - 미쳐버린 세상 +22 08.09.09 10,551 19 24쪽
15 요괴 - 내가 없어도 흘러간 세상 +10 08.09.09 11,593 22 16쪽
14 요괴 - 먹는 행동의 의미 +20 08.09.09 15,849 21 30쪽
13 광천만기狂天滿氣 - 마병 사안겸 2 +43 08.08.25 15,875 19 7쪽
12 광천만기狂天滿氣 - 마병 사안겸 +52 08.08.20 15,762 21 7쪽
11 광천만기狂天滿氣 - 사내와 여인과 소녀 3 +50 08.07.30 16,824 20 9쪽
10 광천만기狂天滿氣 - 사내와 여인과 소녀 2 +54 08.07.11 17,818 18 10쪽
9 광천만기狂天滿氣 - 사내와 여인과 소녀 +44 08.07.01 19,382 2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