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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광천만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09.11.20 22:13
최근연재일 :
2009.11.20 22:13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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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886
추천수 :
936
글자수 :
264,208

작성
08.10.0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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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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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31쪽

요괴 - 인간지정

DUMMY

인간지정.



인간으로서 가지는 정이 있다.

가장 어려울 때 솟아나는 한가작의

마음이 있다.

하지만. 그걸 잡을 수 있는 자는

오로지 선인 뿐이다.



-격언




"크학! 푸헉....."

불사패검은 피를 토해내었다. 심장은 박살났고 양쪽의 팔과 다리는 박살난채 으스러 져 있다.

그야말로 머리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다 박살나서 흩어진 상태다. 머리도 그렇게 정상은 아니다.

두개골의 일부는 함몰 되었고 그 충격은 뇌에까지 미쳐있다. 범인이라면 지금쯤 광인이 되거나 즉사했어야 옳다.

하지만 불사패검은 살아있었다. 그 무시무시한 괴물이 수백개의 입을 꺼내어 불사패검을 먹으려던 순간에 그 괴물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더니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크으......"

불사패검은 빠르게 불사호심기공을 운용했다. 심장이 박살나도 되살아 난다. 심장이 박살나면 보통은 즉사다.

뇌에 피가 흘러가지 않기에 뇌사한다. 하지만 불사호심기공을 익히면 심장이 박살나도 되살아 나는 힘이 있었다.

거기다가 이미 반인반요의 몸이 된 불사패검이다. 쉽게 죽을 리가 없다.

우득. 우드득.

부러진 뼈가 재생을 시작한다. 모자란 피가 스스로 생성되어서는 몸을 돌아다닌다. 근육이 이어지고 살이 이어붙는다.

불사패검은 무려 한시간이 흐르고 나서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끔찍하군."

불사패검은 약 팔할을 회복한 몸으로 비틀거리면서 일어났다. 그의 옷은 이미 걸레조각이 된지 오래고 그의 애병이었던 불사마검은 박살나서 흩어져 버렸다.

그토록 격렬한 격전이었다. 그런데도 주위의 기물은 단 하나도 부서지지 않았다. 분명 그 격전에서 박살났던 건물들 조차 본래의 모습을 회복한지 오래다.

소년.

그 요괴가 이렇게 해 놓은 거다. 그런 요괴는 듣도 보도 못하였다. 수천. 수만의 요괴가 하나가 된 요괴라니.

그런 요괴가 어떻게 태어났다는 말인가! 그런 것은 누가 인위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불사패검은 본능 적으로 그 소년의 모습을 한 이형의 괴물이 자연적으로 태어난 것임을 인지했다.

"하아..하아...."

불사패검의 귀로 작은 숨소리가 들려온다. 불사패검의 몸이 본능 적으로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빠르게 땅을 팠다. 뒤집혀진 땅.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흙더미 사이에 한명의 사람이 묻혀 있었다.

바로 무면자.

무면자는 불사패검보다는 상처가 나았다. 심장이 으깨어 지지도 않았고 팔다리가 부러지지도 않았다.

무면자의 동료였던 자가 무면자를 감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상태는 아니었다.

무면자는 엄청난 내상을 당했고 현재 기혈이 역류하는 주화입마와 비슷한 상태였으며 내장이 파열된 상태였다.

내버려 두면 확실하게 죽는다. 아니. 화타나 편작이 되살아 오지 않는다면 살리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 하다.

불사패검은 비록 적이었고 요사스러운 자였지만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무면자를 보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협인.

어려움에 처한 자를 가만두지 못하는 성격의 사람이었다. 비록 이 무면자라는 자가 개방의 고수들을 죽였다고 하나 동정심이 일지 않는 것이 아니다.

"살려야 합니다."

그때 불쑥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개방의 고수 풍양개의 목소리.

"풍양개! 살아있었군!"

풍양개는 과연 살아있었다. 격전의 와중. 그는 뒤로 물러나 운기요상을 하면서 그 신화적인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요사스러운 것을 살려야 합니다. 이번 일의 증인으로 쓰기 위해서도. 이 자의 배후를 알기 위해서도. 그리고 그 괴물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도!"

풍양개의 눈이 복수와 분노. 그리고 임무에 대한 감정으로 거세게 격동한다.

"영 대협께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불사패검 단서문.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방법은 있다. 불사호심기공으로 만들어진 내기는 치료에 엄청난 효과가 있다.

단지 내기를 불어 넣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엄청난 치유력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겨우 그런 정도로는 무면자가 살아나기는 어렵다.

좀더 극단의 방법을 취해야만 한다. 손으로 내기를 나누어 주는 것으로는 무면자는 죽을 것이다.

더 강력하고 확실한 방법이 필요한 거다.

"알고있지."

불사패검은 나직하게 말했다. 그는 협인. 죽어가는 살리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 마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되살려야 한다는 명분도 있다. 하지만.....이 자는 마인이다. 개방의 고수들이 이 무면자의 손에 다 죽어버렸다.

그런 무면자를 살려야 할까? 협인이며 협객인 불사패검에게 대의라는 마음이 있었다. 약자를 보호하려는 힘이다.

이 자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과연 살릴 수 있는가가 문제다.

"영 대협의 처분에 맡기겠습니다. 저는 일단 분타로 복귀해서 이 사태를 알려야 합니다. 그런 마물들이 있다는 것을...."

"이미 그쪽에서 한바탕 하고 있을 수도 있지. 그 괴물이 나를 먹지 않고 사라진 것이 마음에 걸려. 그리고 그 철한이라는 자를 개처럼 끌고가던 모습도."

철한. 그 거한은 두삼에게 붙잡혀 끌려갔었다. 마치 도시락을 가져가려는 듯한 인상으로 끌려가버렸다.

그런데 그렇다면 왜 자신은 내버려 두고 간 것일까. 불사패검은 그 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의 성취도는 다시금 육단계로 내려가 있었다. 그때의 상황은 일시적인 것. 두삼의 영향을 받아 단번에 그의 힘이 폭증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금 육단계의 불사호심기공이 되어 있다. 하기사. 이것만 해도 충분하다.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형제들의 복수를 해야지요."

사방에는 흩어진 개방 고수들의 시신의 조각이 있다. 격전의 와중에 그 여파에 휩쓸려 완전 조각이 되어버린 거다.

그는 분노어린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핏발이 돋은 눈으로 무면자를 바라보다가 사라졌다.

무면자를 일장에 쳐죽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마음이리라.

"살려야 할 것 같군."

풍양개가 저렇게 까지 말하고서 사라졌으니 이 무면자라는 기괴하고 요사스러운 자를 살려야 할 것 같았다.

여자인지도 남자인지도 모를 자!

하지만 그렇다고 강제로 살리지는 않을 거다. 무면자가 허락한다면. 그 방법을 실행하리라.

그는 풍양개가 사라지고 나자 놀랍도록 깨끗한 반가의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한 침실을 찾아서는 무면자의 명문혈에 손을 대고 진기를 불어넣었다. 이 정도면 응급처치는 된다.

더불어 정신을 깨어나게도 할 수 있다. 그가 한참을 내기를 불어넣자 결국 무면자가 신음을 내뱉었다.

무면자의 가면을 보면서 불사패검은 말을 이었다.

"깨어났군. 단 한번만 말 할테니 잘 들어라. 나는 너를 살리고 싶은 마음과 그렇지 않은 마음이 둘다 있다. 하지만 세상이 너의 존재를 필요로 하기에 살리고 싶은 마음과 합쳐 너를 살리려 한다. 하지만 너는 이미 죽어가고 있고 내 내공을 효율적으로 전해 주지 않으면 너는 죽는다. 그러니 그 방법을 말하겠다."

불사패검이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음양태천기공이라는 것이 있다. 불사호심기공을 익히기 전에 익히는 기본공이지. 기본공이지만 이 기공은 막강한 권능을 가지고 있다. 음양합일을 통해서 육체를 가장 적합한 신체로 환골탈태를 만든다. 지금의 내가 가진 나개진력을 이용하여 이 기공을 운용한다면 너는 살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범해진다. 그래야 살 수 있다.

"걱정하지 마라. 사정은 하지 않을 테니."

그도 남자인 이상 사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는 팔단계의 영역에 다녀왓기에 현재 반인반요의 몸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은 육단계로 돌아왓지만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육신을 지배하지 못할 리가 없다.

"살겠느냐. 죽겠느냐."

불사패검이 간단하게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의미는 가볍지 않다.



불사패검과 무면자가 같이 고민하고 있는 그 시각. 다른 쪽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푸화아아아!

검은 독기가 내 뿜어진다. 보통의 독기가 아닌 요력이 깃든 독기로서 생명력 그 자체를 빨아들여 말려죽이고 그 사이로 독을 뿌려 다시는 살아날 수 없게 만드는 독기다.

하지만 그런 독이라 해도 흰색과 검은 색이 어우러진 반주천의 호신강기를 뚫지는 못했다.

반주천의 반선반마공 또한 역천의 마공. 그 절세적인 힘은 겨우 요력이 깃든 독기 정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콰르릉!

반주천이 반선장을 뿜어냈다. 닿기만 해도 수십조각으로 갈라져 버리게 만드는 기파가 담긴 무시무시한 절학이다.

그의 무시무시한 힘과 합쳐진 그 반선장은 태산을 수천토막내어 모래같이 갈라 버리는 무서움이 담겨있다.

그 장력이 뿜어짐과 동시에 그 장력의 진행방향 안에 들어가 있는 모든 물질이 조각나면서 흩어져 버렸다.

그리고 그 힘이 그대로 두삼이란 이름의 작은 소년을 덮쳤다.

푸확!

피가 뿌려지고 두삼의 육신이 산산조각 난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흩 뿌려진 피에서 이형의 생물들이 기어나오기 시작하더니 반주천을 덮친 것이다.

카아!

그것은 요괴들. 두삼이란 소년의 형상을 한 이 괴이한 존재의 안에 집약된 요괴들이다!

"요사스러운 것! 나의 아이를 흔든 것이 네놈이구나!"

반주천은 경악했다.

저런 것이 어떻게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말인가? 반선반마공도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절학이라고는 하지만 익히는데 제약이 있다.

그 제약은 강력해 반가의 역사상 오성의 성취에 오른 것이 반주천 단 한명 뿐이다! 거기다가 반주천은 사실 제대로 된 상태도 아니다.

오성의 반선반마공이 가져온 반마심과 반선심은 그를 끈임 없이 짓누르고 있었으니까! 저 아이에 대한 사랑이 무너지려는 정신을 지탱하고 있다.

하지만 저건 뭐냐? 저 괴물은 대체 뭐냔 말이다!

"사라져라!"

달려드는 요괴들에게 반마장을 뿜어내었다. 반마장은 반선장과는 다른 어둠에 묻힌 반가의 절학!

반선장과는 차원이 다른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보여준다.

콰아아아!

달려들던 요괴들이 일수에 박살나며 흩어졌다. 하지만 두삼은 죽지 않았다. 아니 죽는 것 자체가 무리다.

두삼은 요괴이므로.

"우와! '나와 같은 것'이 있어! 미향아 멋지지! 네가 보고 싶어한 게 저기 있어!"

두삼이 부서진 잔해들이 스물 거리면서 일어선다. 그 뒤에는 어느새인가 제모습을 찾은 두삼이 남궁향과 같이 서 있다.

그때 남궁향의 입이 삐걱거리는 인형처럼 열렸다.

"정.말.이.네."

"그래! 그렇다구! 사람은 모두다 저래! 저것이 바로 사람인 거야!"

두삼의 말은 범인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반주천에게는 너무나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저런 것?

저것이 바로 사람?

"그래! 어쨌다는 거냐!"

반주천이 분노를 터트렸다. 겨우 균형을 잡아 아슬아슬하게 지탱하던 두 개의 마음중 반마심의 마음이 폭증한다.

분노. 애증. 그리고 사랑과 탐욕이 타오르면서 그의 두 눈이 암흑으로 물들어 간다!

"와아! 봐! 보라고! 탐욕! 사랑! 욕망! 살아남기 위해서 가지는 거야! 저게 바로 인간! 네가 보기를 바랬던 순수한 인간이야!"

두삼이 쾌활하게 외치면서 두 손을 뻗었다. 그러자 두삼의 손에서부터 두 개의 검이 솟구쳐 나왔다.

기괴하게 생긴 두 개의 검! 하나는 마치 거대한 야수의 이빨을 뽑아서 만든듯한 모습이었고 다른 하나는 마치 뱀과같이 구불구불한 검이었다.

두삼이 검을 던지자 검의 손잡이 애서부터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그것은 하나의 형상을 갖추었다.

늑대의 얼굴과 몸을 했으나 마치 사람과 같은 체형으로 선 괴물과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눈도코도 없는 사람!

두 괴물은 두 개의 검을 들고는 으르렁 거렸다. 이 두괴물은 무엇인가? 이들도 요괴인가?

-크흐하하하하하! 죽인다! 죽인다! 죽이는 것은 좋아!

늑대인간이 소리를 질렀다.

"같지는 않지만 동종이지! 잘 놀아봐!"

두삼은 그렇게 말하고는 히죽 웃었다. 그 순간 늑대인간이 이빨같은 검을 들어서 휘두르면서 달려들었다.

그 검이 휘둘러지자 사방을 뒤덮은 반주천의 반선기와 반마기가 단번에 갈라지는게 아닌가!

하지만 지금 반주천은 반마심이 지배한 상태다. 그의 전신에서 아까와는 비교를 거부하는 짙은 어둠이 뿜어져 나와 그를 휘감는다.

사납게 으르렁 거리는 어둠은 그야말로 악의 총화. 저것이야 말로 인간의 그 모습 그 자체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어야해. 그것은 생각 없는 동물이지. 사람은 살아남기 위해서 가진 생존욕구를 발전 시켰어. 사랑? 그것 역시 살아남으려는 마음에서 태어난 것. 탐욕? 그것도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의 흔적. 정의? 그것 역시 살아남으려는 마음의 결과. 살아남는다. 나를 나로서 존재하게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생존."

온통 검은 인형이 나직하게 말한다.

"알겠나. 인간이라 칭하는 존재는 결국 그런 거야. 사랑도. 탐욕도. 분노도. 질투도. 그 근원은 겨우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치는 것에 불과해. 그 모든 것은 결국 생존욕구에서 태어난 허상. 알겠나? 그 허무의 답을?"

검은 인형이 퍼져나가는 어둠을 붙잡고는 휘젖는다. 그러자 놀랍게도 어둠의 일부가 스르륵 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나는 허무. 모든 것의 종착. 자아 가자. 허무의 끝으로."

자신을 허무라 칭한자가 천천히 걷는다. 검은 인형인 허무가 걷자 그 주위의 모든 것이 사라져 간다.

나무는 순식간에 부스러져서 무로 돌아가고 그의 주위의 공간마저 일그러지면서 허무가 된다.

그 놀라운 모습에 반청향의 눈이 크게 떠졌다. 저건 놀랍다 어쩐다 하는 수준이 아니다. 저런 존재가 있다는 것 자체가 금시초문이다!

"크하하하! 죽음이 허무냐! 허무가 죽음이냐! 아무것도 상관 없다! 죽인다! 죽인다!"

늑대인간이 거대한 이빨과 같은 검을 풍차처럼 휘두르면서 어둠을 잘라낸다. 그리고 허무라고 밝힌 괴이한 존재는 어둠을 없애면서 걸어왔다.

하지만 두눈 전부가 마심안으로 물든 반주천은 둘을 보면서 사악하고 음험한 웃음을 터트렸다.

"크크크. 크하하하하하! 우습구나! 허무가 뭐고 죽음이 뭐냐!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태어난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짓이든 하는 것이 생명이니까! 생명으로서의 본능이야 말로 악! 먹는 것이 악! 사랑하는 것이 악! 질투하는 것이 악! 좋아하는 것이 악이다! 악이야 말로 마이니 이것이 바로 반선반마공의 오의다!"

그가 외치면서 움직인다. 그와 동시에 어둠이 흔들리면서 거대한 힘을 만들어 내어 해일처럼 사방을 뒤덮었다.

그 거대한 힘의 흐름에 두명의 기이한 존재는 물론이고 두삼과 남궁향. 그리고 반청향 까지 휩쓸려 버렸다.

콰르르르르릉!

천둥 번개가 치는 소리와 함께 사방이 박살나고 으스러 졌다. 그것은 늑대인간과 허무라고 불리는 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외가 있다면 바로 남궁향과 반청향 뿐! 두삼의 몸은 짖이겨 진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이 두 여인만은 정말로 멀쩡했다.

아니. 사실 멀쩡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어둠속에서 반청향은 정말 기묘하고 불쾌하면서 동시에 자극적인 느낌을 느껴야 했으니까!

마치 바람의 혀가 전신을 애무하는 듯한 느낌. 그것은 쾌락이었고 동시에 불쾌함 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어디에서 연유하는 지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어둠은 반주천의 마음. 반청향을 원하는 반주천의 마음이 그대로 뿜어진 것! 그 마음의 한 가운데에 있는 그녀가 그런 느낌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녀의 몸을 반주천의 마음이 흝고 지나간다. 그럴 때마다 짜릿하면서도 불쾌한 감각들이 그녀의 몸을 흔들었다.

이성적인 그녀의 마음과 야성적인 그녀의 마음 둘은 그 느낌에 정반대의 기분이 들어야 했다.

이성적인 그녀의 마음은 그대로 이 어둠으로부터 도망을 치고 싶었다. 하지만 야성적인 그녀의 마음은 이 느낌을 좀더 느끼고 싶었다.

불쾌하다는 마음과 함께 일어난 쾌감이라는 것의 즐거움에 대한 탐닉적 마음이 동시에 일어났고 보통이라면 나뉘어야할 그 두가지 모순된 마음이 야성적인 그녀에게는 당연한 거였다.

본래 마음은 모순적인 것. 그렇기에 야성적인 그녀는 그 두 마음을 직시한다.

그녀가 그렇게 기묘한 기분으로 어둠에 잠겨 있을 때 남궁향은 어둠 자체를 밀어내고서 서 있었다.

그녀의 주위 일장 안으로 어둠은 침범하지 않는다. 어째서 그런 것일까?"

"두삼."

그녀가 끊어지는 말로 두삼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그녀의 그림자에서 두삼이 불쑥 솟구쳐 오르는 것이 아닌가?

"멋져? 자아 봐. 사람이 만들어낸 이 미쳐버린 세계를!"

두삼이 열정적으로 외쳤다. 하지만 남궁향은 딱딱하게 다시 한 마디를 했다.

"모자라."

그 말에 두삼의 얼굴이 처음으로 참혹하게 일그러 졌다.

"모자라? 모자라? 모자라?"

두삼이 그 말을 중얼 거리더니 두 손을 들었다. 그러자 어둠이 가득한 주위중 두군데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지더니 늑대사내와 허무라고 밝인 검은 인형이 튀어올라서는 두삼의 옆에 와서는 섰다.

-죽일 거야! 죽일 거란 말이다!

-허무하군.

그 둘은 순식간에 두삼의 손에 의해서 잡아 먹혔다. 괴물의 입으로 변한 두삼의 손이 둘을 잡아 먹고 나자 두삼은 남궁향을 안아들고는 갑자기 뛰어올랐다.

"그럼 더 보여줄게!"

두삼은 그렇게 말하고는 어둠에서 순식간에 벗어나 사라졌다. 그렇게 되자 남은 것은 마심안을 가진 반주천과 반청향 뿐이었다.

두삼은 무엇을 위해서 자리를 피한 것인가!?

그 순간 어둠이 휩쓸려 가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두 눈이 완전히 검게 물든 중년인 반주천이 서 있었다.

반주천은 이미 인간을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두 눈은 완전한 어둠으로 물들어 있고 그 주위로 검고 음험한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후우....후우...."

그가 거친 숨을 토해낸다.

"가라....청향. 가라. 나는 나를 주체할 수 없어..."

반주천이 힘겹게 말했다. 그는 반청향에 대한 애정으로 반마심을 억누르고 있었다. 두삼이라는 적이 떠났으니 힘을 제어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는 다면 본능 대로 움직여 반청향을 탐할 것이다.

그 옷을 찢고. 그 새하얀 피부에 입을 맞추며. 가슴의 분홍빛 봉우리를 씹으면서. 반청향을 강제로 안게 되리라.

그런 불같은 욕망이 반마심에 의해서 폭출 되자 그는 필사적으로 마음을 억눌렀다.

그런 반주천을 보면서 반청향의 야성의 마음은 크게 흔들렸다. 야성적 마음이 원하는 사내는 바로 파일해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를 위해서 생사를 오가는 사툴르 스스로 벌이고 있는 숙부의 모습은 그녀에게 아주 크게 다가왔다.

거기다가 아까 느꼈던 그 쾌감. 정이라기 보다는 마에 가까운 그녀의 야성의 마음이 지금 그녀를 움직인다.

-하지마! 숙부를 괴롭히지마!

그녀 안의 이성이 외친다.

-뭐가 괴롭힌다는 거지? 숙부게서는 지금 힘겨워 하셔. 내가 그걸 풀어주어야만 해!

-너는 그저 쾌락을 얻고 싶어할 뿐이잖아!

-그것도 맞는 말이야. 저분의 저 손이 나를 두들겨 대면서 관계를 가지면...아아! 하지만 그것 뿐만은 아냐! 모르겠니? 나는 너야! 나도 저분을 숙부로서 사랑한단 말이야!

지금은 야성의 마음이 지배하고 있는 상태. 반청향은 천천히 반주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의 손을 잡아 그녀 스스로의 가슴에 가져다 대었다.

어둠이 울부짖는다. 사방이 떨어 운다. 공간과 시간이 비틀리고 사방이 무너져 간다. 반선반마공을 사성을 넘어서 익힌 자는 아무도 없었다.

오성의 반선반마공에 들어선 반주천은 지금 인간이라는 종으로서의 존재를 완전히 탈피했다.

그의 육신은 그의 정신이며 그의 정신이 곳 그의 존재 가치. 그 정신의 힘이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콰득 콰득.

사방의 모든 것이 바스러지고 그 가운데에서 반청향이 어둠에 휘감겨 있다. 전신을 부드럽게 죄어오는 어둠을 느끼면서 반청향은 앞을 바라보았다.

완전히 어둠에 묻힌 그녀의 숙부 반주천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어둠으로 뒤덮인 모든 것 들 중에서도 가장 어두운 곳. 마치 두 눈과 같이 생긴 그 극한의 어둠이 일렁인다.

"아향....."

아두. 아삼. 아향. 이름에 아자를 붙이는 것은 가까운 어른이 친인에게 말하는 것. 그런 언행을 들으면서 반청향이 천천히 반주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곧이어 어둠이 그녀를 감싸고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을 조심스럽게 풀어헤폈다. 순식간에 그녀는 나신이 되고 어둠이 그녀의 몸을 들어 올렸다.

어둠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처럼 꿈틀거리면서 그녀의 몸을 애무한다. 그녀안의 쾌감을 탐하는 욕망이 타오르고 그에 맞추어 반주천의 어둠또한 거세게 움직인다.

그것은 기이한 모습이다.

어둠속에 파묻혀 어둠을 조종하는 반주천은 이미 인간을 벗어난 모습. 그것은 단지 인간이상의 존재가 되었다는 의미외에도 인간이 가진 윤리를 완전히 벗어던진 모습이라는 것의 의미도 가지고 있었다.

그래.

이것이 바로 친 조카를 사랑한. 아니......자신의 형의 아내를 사랑했던 남자의 비틀린 마음이자 광기.

그리고 그 앞에는 숙부에 대한 애정과 비틀린 욕망으로 몸을 맡기려는 여인 반청향이 있다.

어둠이 그녀의 두 다리를 감사고 천천히 움직인다. 그 힘에 반청향의 두 다리가 천천히 벌어지고 그녀의 신형이 어둠에 의해서 허공에 띄어올려진다.

그 사이로 반주천의 두 눈과 같이 가장 어두운 무언가가 불쑷 솟구쳐 올랐다. 반주천의 성기.

가장 어둡고 어두워 다른 어둠과도 확연히 틀려보이는 그 긴 어둠은 반주천의 성기.

어둠이 일렁이며 반청향의 가슴을 쥐어짠다. 어둠은 입이 되고 혀가 되어 그녀의 전신을 휘감았다.

전신에서 느껴지는 그 강렬한 쾌감에 반청향이 달뜬 신음을 내 뱉었다.

이것이야 말로 패륜. 금기. 금단!

피를 이은 가족이 저질러서는 안되는 행위가 지금 일어나려고 하고 있다. 이것을 보고자 이곳까지 날아왔단 말인가.

두삼이라는 이름의 이형의 요괴는 이 금단을 보고자 이곳에 왔는가?

천천히 꿈틀 거리던 어둠이 그녀를 잡아당긴다. 그리고 결국 반청향의 가장 은밀한 그곳. 벌려진 두 다리 사이로 반주천의 분신과 같은 어둠이 들어가려한다.

금단의 일은 일어나고야 마는가.

"이 괴물!"

결합이 일어나려는 그 순간 파일해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면서 하나의 빛나는 도가 떨어져 내렸다.

도는 순식간에 어둠을 가르고 반청향을 감싸고 있던 일부분을 잘라버렸다.

"아...."

그 순간 반청향이 땅에 떨어져 내린다. 하지만 어둠은 다시금 반청향을 휘감아 그녀를 지탱했다.

"방해하지마라!"

반주천이 어둠으로 물든 두 눈으로 파일해를 바라보면서 외친다. 그와 동시에 주위를 휘감은 어둠이 엄청난 힘을 내 뿜었다.

그것은 일반적인 장력하고는 비교를 거부하는 어마어마한 힘! 사방이 그 무시무시한 압력에 완전히 박살이 난다!

콰르르르릉!

안그래도 삼분지 일 가량이 사라져 있던 전각이 방금의 일격으로 엄청난 광음과 함께 무너지기 시작했다.

단 한번에 수십미터가 넘는 전각이 완전히 무너지다니!

"크억!"

파일해가 그 압력에 피를 토하면서 무너져 내리는 잔해 사이를 뛰었다. 보통이라면 피를 토하면서 잔해와 같이 나가 떨어져야 옳았지만 그는 어둠에 휘감겨 두 눈을 감고 있는 반청향을 바라보면서 초인적인 의지를 내비치고 있었다.

"이 괴물아! 그녀를 놓아라!"

그는 잔해를 밟으면서 해남검문 비전의 파랑보를 펼쳤다. 몰아치는 파도에서 만들어 졌다는 파랑보가 펼쳐지는 순간 그의 신형이 순식간에 어둠에 휩싸인 반주천을 향해 달려들었다.

쇄에엑!

그의 도가 어둠을 향해 내리쳐졌다. 하지만 어둠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검은 손이 그의 도를 그대로 잡아챘다.

"크윽!?"

어둠에 물든 손. 그 손이 도를 잡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파일해.....그래. 이 아이가 너에게 마음이 있었지. 너를 죽이고 싶지만 이 아이가 그것을 원하지 않을테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를 그냥 살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네 행동은 네 무공에서 나온 것이니....네가 과연 무공이 없다 해도 지금과 같은 행동을 유지할 수 있을까?"

반주천은 잘 알고 있었다. 사람의 행동. 사람의 자신감은 그가 가진 힘에 비례한다는 것을.

과연 무공을 가지지 않은 자가 이렇듯 당당함을 가질 수 있을까? 힘이 없는 자는 힘 있는 자에게 숙이면서 살아가는 것이 이치다.

"숙부!"

반청향이 반주천을 말리듯이 외친다. 하지만 반주천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힘도 없는 주제에 당당하게 군다면 돌아오는 것은 폭력 뿐. 그 폭력에 꺽이지 않는 인간은 아주 드물다.

그리고 반주천은 그런 드문 인간을 본적이 없었다.

"너의 무공을 거두어 주지."

반주천의 어둠이 일렁이는 순간 파일해가 피를 토하면서 나가떨어진다. 반주천의 힘이 파일해의 단전을 박살내 버린 것이다.

"크크크크. 힘 없는 자가 되고도 그 마음을 지켜낼 수 있을지 봐주마."

"파 대협!"

반청향이 안타까운 듯 외쳤다. 그리고 숙부를 바라보았다.

"숙부! 파 대협을..."

"알고 있지 않느냐. 나는 너를 사랑한다 아향. 원래 사랑이란 질투를 동반하지. 큭큭큭...그리고 너도. 내가 더 좋지 않으냐?"

반주천의 어둠이 그녀의 은밀한 속살까지 파고들었다. 그녀는 몸전체로 번지는 쾌감을 느끼면서 신음을 내뱉어야 했다.

정신이 몽롱해 지고 몸이 늘어진다. 저 어둠은 반주천의 마음. 그렇기에 단지 피부를 쓰다듬는 것을 넘어서 그녀의 몸 안으로 스며들어와 그녀의 몸의 쾌감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이제 하나가 되자꾸나."

반주천이 천천히 말하면서 움직인다. 금단의 일이 지금. 여기서 벌어지려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하늘에서 두삼이란 이름의 요괴는 즐겁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미쳐버린 세계! 사람들의 순수! 이것이 이 세계의 진실!"

두삼이 남궁향을 끼고서 외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반주천이 하체를 천천히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미끄덩한 무언가가 안으로 파고든다. 그것은 뜨거웠고 동시에 단단하다. 무섭게 고동치는 그것의 존재감이 안으로 밀려든다.

그와 함께 그녀 안의 이성이 비명을 질렀다. 이런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이성의 비명이 그녀의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하지만 그녀의 야성은 달랐다. 아래쪽 음부에서부터 퍼져 오르는 기이한 열락과 쾌감에 전신을 내맡기고 있었다.

이것이야 말로 본성. 그녀가 원하는 것. 그 사이로 반주천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래쪽에서 뜨거운 열기와 함께 질척이고 끈적이는 애욕이 피어 오른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파일해가 피를 토한다. 단전이 파괴되었다. 그러하기에 그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채 그 패련적인 광경을 그저 노려볼 수 밖에 없었다.

"파일해!"

위정천이 나타나서는 파일해를 불렀다. 그 뒤로 무림맹에서 파견나온 고수들이 서 있었다.

"뭐냐 저 괴물은!?"

소림의 유진한이 하늘위에 떠서 어둠을 뿌리는 반주천을 보면서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콰우!

그의 열 개의 손가락에서 강렬한 푸른 빛이 뿜어졌다. 이것이야 말로 유진한의 절기중의 절기라는 금파멸지공!

그의 별호이기도 한 무공이 펼쳐진 것이다!

콰쾅!

어둠과 그의 지풍이 부딪히면서 거대한 폭음을 만들어 낸다. 그 순간 어둠이 반청향을 완전히 휘감았다.

"누군가 했더니....북림맹의 떨거지 들인가. 나를 방해하다니. 죽어라!"

어둠이 퍼져나간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고수들이 몸을 날려 그 어둠을 피해내었다.

콰르르릉!

바닥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진다. 마치 자연재해 같은 거대한 파괴의 힘 앞에 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조차 없었다.

"공동의 검은 꺽이지 않는다!"

정진도장이 검을 빼어든다. 그의 별호는 제마파검. 거기다가 공동의 검법은 항마의 힘을 지니고 있기에 마인들에게는 극성이다!

"합!"

그의 검이 강렬한 빛무리를 내 뿜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신형이 반주천을 향해 쏘아져 나간다.

촤악!

검은 기운이 수십개의 촉수가 되어 뻗어온다. 그 촉수를 향해 정진의 검이 휘둘러 졌다.

쉬카카칵!

검은 촉수와 그의 빛의 검이 부딪히면서 강렬한 이명을 내 뿜는다. 하지만 촉수는 잘리지 않았고 정진은 세의 불리함에 몸을 뒤로틀면서 땅에 착지해야 했다.

"파일해! 자네 괜찮은가."

"쿨럭쿨럭. 괜찮아....하지만 반 소저는...."

파일해는 방금 보았던 일을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런 이야기는 반청향에게 좋지 않은 소문만 낼 뿐이다.

"짜증나는 것들! 모두 사라져라!"

어둠이 다시 파도로 변하여 몰아쳐 온다. 고수들 대부분이 몸을 날려 피해내고 위정천은 파일해를 잡고 몸을 날렸다.

하지만 그 중에서 미처 피하지 못한 이들도 몇 있었다.

"크아아악!"

우직!

엄청난 힘에 휘말린 그들은 그대로 몸 전체가 뒤틀려 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완전히 접히고 일그러져서는 찌그러졌다.

인간의 몸이 마치 종이를 접듯이 접혀지고 나무상자를 박살내듯이 박살난다. 그 엄청난 광경에 모두가 경악했다.

뭐냐. 저 어둠은. 뭐냐. 저 괴물은!

"나에게서 아향을 뺏을 수는 없다! 세상이 나를 용납하지 않는 다면 내가 세상을 부수겠다!"

어둠이 점차 넓어진다. 오성에 이른 반선반마공이 좀더 진화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그의 정신은 확실히 미쳐가고 있다.

그 어둠속에서 반청향은 그것을 아주 확실히 깨닫는다. 이미 그녀는 숙부와 몸을 섞었다. 그리고 그렇게....그의 어둠에 잠겨서 그의 마음을 본다.

그 안에 있는 것은 단지 반청향을 원하는 마음.

그 마음 만이 이 모든 것의 근원. 그 마음에 직접 맞닿았기에 그녀는 더더욱 그녀의 숙부를 버릴 수 없다.

그렇기에 숙부가 미쳐가는 것을 방관하지도 않는다. 사랑은 야성과 이성. 둘 다에도 있으니까.

그녀가 천천히 힘을 움직였다. 그리고 그의 품에서 자신의 몸을 비틀어 뺐다. 중심부에서 연결되었던 둘이 다시금 떨어져 나간다.

"숙부! 정신차려요!"

그녀가 두 손을 들어 반주천의 얼굴을 매만진다. 쾌락과 열락을 거부하고 지금은 이성이 앞으로 나와 있었다.

"숙부! 숙부!"

그녀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메아리친다. 어둠은 폭풍처럼 회몰아 치며 사방을 파괴하고 주변은 이미 아비규환의 지옥이다.

그 중심에서 반청향은 외쳤다. 하지만 그 순간 어둠이 그녀를 확실하게 옭아 매었다. 아까까지 느슨하게 잡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마치 쇠사슬로 조이듯이 그녀를 구속한다.

"이곳은 마땅치 않군."

어둠이 길게 퍼지면서 하늘을 뒤덮는다. 이윽고 검은 어둠은 마치 날개와 같이 펼쳐져 하늘을 뒤덮었다.

"자리를 옮기자..."

반주천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검은 날개가 펄럭인다. 그리고 그와 함께 검은 어둠이 반청향을 꽁꽁 옭아 맨다.

펄럭! 펄럭!

그의 신형이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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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는 이걸로 드디어 끝이군요.


예전에 연재한 분량까지 올렸습니다.


요괴의 재연재는 생각을 조금 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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