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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광천만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09.11.20 22:13
최근연재일 :
2009.11.20 22:13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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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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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208

작성
08.09.1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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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40쪽

요괴 - 마적

DUMMY

마적


말을 타고 달려라.

칼질 한 번에 목이 뎅겅.

피가 뜨겁다.

칼질 두 번에 목이 뎅겅.

몸이 쑤신다.

칼질 세 번에 머리가 쩌억.

그게 마적. 마적의 인생.

달리고 달려라.

약탈을 위해서.

그러다 죽어버려.



-마적의 노래.




반청향은 감숙반가의 비전무공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길을 걸어가면서 그 무공을 수련해 나갔다.

그녀의 몸은 과거와는 엄청나게 달라져 있었다. 평범한 사람도 가공할 초인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 두삼에게는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녀의 몸의 수준 또한 무공을 배우지 않아도 일격에 바위를 부술 수 있는 정도로 변해있었다.

그녀의 정신은 아직 인간이지만 그 육신은 이미 요괴의 손에 의해서 변화된 상태인 것이다. 그런 상태인 그녀는 반가의 무공을 익히며 산을 탔다.

감숙반가의 장원은 산 속에 있다. 감숙반가라고 까지 불리우지만 사실 감숙성 자체가 험난하고 그렇게 풍족한 곳이 아니다.

그래서 반가도 도심에서 조금 먼 곳에 떨어져 있었다. 반가에서 운영하는 여러 가지 사업체는 모두 도심지역에 몰려있지만.

반가의 것이었던 여러 사업체가 일단 그녀의 첫 번째 목표였다. 반가에서 살아남은 혈족은 오로지 자신 하나.

그 태극인이라는 자를 찾기 위해서는 일단 힘이 필요하다.

그녀는 일단 돈으로 하오문에 의뢰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돈을 위해서 사업체들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합!”

그녀가 손을 휘둘러 나무를 후려쳤다. 그와 동시에 콰쾅 소리가 나며 나무가 쩌억 갈라져서는 산산히 부셔져 흩어졌다.

감숙반가의 절공인 반선장[瘢線掌]이라는 장법의 힘이다. 반선장[瘢線掌흉터자국의 선들이 있는 손바닥]은 그 이름과 같은 위력의 절공으로 이 장법에 격중되면 격중된 대상은 무수히 많은 실선과 같은 상처를 입으면서 파괴된다.

타격점인 손바닥을 중심으로 그 상처의 선은 뻗어나가고 이 무공을 대성한 사람의 손에 맞는 모든 것은 전신에 무수히 많은 상처의 선을 가지면서 폭발해 죽고만다.

그만큼 무시무시하고 살기어린 무공.

“와아! 멋져! 그렇지 미향아?”

짝짝짝!

어디선가 박수를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에 반청향은 눈살을 찌푸렸다.

“또 당신이군요! 따라오지 마세요!”

그녀는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그 곳에는 한명의 소년과 한명의 여인이 나란히 서 있었다.

마치 인형처럼 혼이 나간 듯한 여인 남궁향. 그리고 그 옆에서 박수를 치는 소년 두삼.

“응? 하지만 미향이가 따라가래.”

“또 그 소리군요. 그분은 단 한마디도 안했는데 언제 따라오라고 했다는 거죠?”

“아냐아냐. 미향이는 따라가랬어. 그래서 따라가는 거야.”

반청향은 두삼의 말을 들으면서 이를 악물었다. 이 기괴한 자가 자신을 희롱한다 여기는 것이다.

“좋아요. 당신이 따라오던 말던 신경 쓰지 않겠어요.”

반청향은 그렇게 말하고는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걸어가자 두삼과 남궁향은 모습을 감추었다.

반청향은 그 둘을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낮이 지나고 밤이 된다. 저 멀리서 불빛이 이는 것을 보고 반청향은 불빛이 이는 곳을 향해 걸었다.

노숙은 지금까지 해 왔다. 하지만 그것은 그야 말로 불도 피우지 않고서 밤을 지내는 것 뿐이다. 비록 아픈 동안 많은 책을 보았다지만 그녀가 노숙에 대해서 아는 것은 글 몇 개뿐. 그래서 지난 산행 동안 그녀는 불도 없이 모포를 휘감고서 잠을 잤다.

모포와 옷가지 몇벌. 그리고 패물들을 싸서 짊어지고 나온 그녀에게 노숙은 힘들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그런 이유로 불빛이 이는 곳을 향해 갔다. 이런저런 책에 보면 불이 있는 곳에는 사람이 있다고 적혀 있었으니까.

사람이 악인일지 선인일지는 반청향도 모른다. 책에서 말하기를 세상에는 선인보다 악인이 많고 악인은 모두 법과 질서를 무시한다고 했다.

하지만 악인일 가능성을 생각하며 두려워하기에는 노숙에 대한 공포가 더 컷다. 게다가 변화된 자신의 몸의 힘을 그녀는 믿고 있었기에 불빛을 향해 걸어나갔다.

반청향이 불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본 것은 두명의 사내였다. 두명다 번듯한 비단 옷을 입고 허리에는 검을 차고 있었는데 그 검에서 날카로운 예기가 흘러나오는 것이 눈으로 보일 정도의 명검이었다.

검집 안에 꼽힌 검이 저러할 진데 검이 뽑히면 어찌 될까? 반청향은 그렇게 생각하며 포권을 했다.

“소생은 반청향이라 하는데 지나가던 길에 불빛을 보고 왔는데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그녀는 남장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말투는 마치 남자같이 말했다. 그녀가 본 책들이 대부분 남자저자에 의해서 써진 것이었기에 그런 것이다.

강호의 이야기를 소설로 꾸민 것에서부터 강호의 실상과 진실을 사실적으로 쓴 책. 의학서적. 각종 진법에 관한 것, 무공서적등,

모두 다 남자가 쓴 것이 아니던가. 물론 평상시에는 그녀도 여성적인 말을 쓴다. 하지만 지금은 외인과 그것도 처음 만난 자리가 아닌가.

그녀의 내부의 경각심이 그녀로 하여금 책에서 본 말투를 사용하게 만들고 있었다.

“어서오십시오. 불빛을 빌려드리는데 무엇이 어렵겠습니까?”

흰색의 영웅건을 쓴 사내가 정중히 대답하면서 손으로 앉을 자리를 가리켰다. 그의 말에 반청향은 웃으며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감사합니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 사내가 말을 걸었다.

“소생은 위정천이라고 합니다. 강호의 동도들은 부끄럽게도 일검관천이라고 부르지요.”

“헹. 일검관천은 무슨. 이보시오 소저. 이 녀석의 별호가 일검관천은 맞지만 진짜로 일검관천인 것은 아니오. 참. 내 소개를 안했군. 나는 일검절해 파일해라고 하오이다.”

검은 영웅건을 쓴 사내가 비죽이 웃으면서 말했다.

일검관천 위정천! 그는 북림맹에 소속된 이로 산서위가의 차남이었다. 검에 뜻을 두고 화산파에 속가제자로 입문한 이로 그의 검술은 그의 나이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일검절해 파일해. 이 사람 또한 북림맹에 소속된 이로 본래는 해남도에 위치한 해남파의 직전제자였다.

해남도가 좁다하여 사문의 허락을 얻은 뒤 중원으로 나와 북림맹에 가입. 지금은 북림맹의 정검단에 소속되어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의 무공은 해남파의 절세무공인 쌍수십이해파랑검법으로 두 손에 쌍검을 들고서 펼치는 무시무시한 절학이다.

그의 검은 일검에 바다를 가른다는 뜻에서 그에게는 일검절해라는 별호가 붙었다.

“아...두분이 그 유명하신 반성이검이십니까.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반성이검.

이 둘은 그 성격이 극히 달랐는데 언제나 같은 임무에 파견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인가 둘은 단짝처럼 되어버렸고 이 둘의 이름은 상당히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반청향은 강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해서 유명한 이야기들은 대부분 알고 있었다.

“소생의 부끄러운 허명일 뿐입니다.”

“헹. 쑥쓰러운 척 하기는. 그런데 소저는 참 아름답습니다 그려. 내 지금까지 살면서 소저같이 아름다운 분은 진정 처음인 것 같소. 그런데 이런 야밤에 홀로 돌아다니다니. 세상은 위험하니 홀로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소이다. 아니면 친한 칼잡이를 구하던가.”

“자네! 그게 무슨 말버릇인가!”

“내가 틀린말 했나? 자네도 이 반소저의 아름다움이 너무 기막히다고 생각하지?”

“그건...”

위정천은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그는 꽤 쑥맥인 듯 보였다. 그에 반해 파일해는 히죽 웃으면서 노골적으로 반청향을 바라보았다.

그런 둘의 서로 다른 행동과 시선을 바라보면서 반청향은 가족 외의 사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모르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그녀 자신의 모습.

그녀의 몸은 음환괴요가 깃들어 강제적으로 변화하고 진화 된 몸. 그녀는 그녀가 원하지 않아도 남자를 유혹한다.

이 둘이 수행이 높아 아직 그렇게 표가 나지 않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녀의 외모는 그야말로 천하제일이라 불리울 만큼 아름답다. 하지만 원래 외모에 대한 취향은 가지각색.

어린아이를 좋아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연상을 좋아하는 이도 있으며 동성을 사랑하는 이도 있다.

그렇기에 천하제일. 만인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반청향은 다르다. 음환괴요가 깃든 그녀의 몸은 모든 이를 유혹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 이 처음의 만남에서 세명은 그것을 느끼지도 알지도 못했다. 반성이검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탄복했고 반청향은 처음 보는 ‘평범한‘ 외인의 모습을 생각할 뿐이다.

“저녁은 드셨소 소저? 여기 고기나 같이 드십시다.”

파일해가 꼬챙이에 꿰인 꿩의 고기를 조금 잘라 접시에 덜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반청향은 안그래도 배가 고팠기에 거절치 못하고 그 고기가 담긴 접시를 받아 식사를 시작했다.

서로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흐른다. 이야기란 것은 마치 강물과 같아서 한번 흐르기 시작하면 여간해서는 멈추지 않는다.

비록 서로에 대한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하지 않고 서로의 내심을 감추고 포장한체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그것 만으로도 사람은 위안을 얻는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기에 가질 수 있는 즐거움. 그 즐거움 속에서 반청향은 은은한 달빛처럼 미소지었다.

그런 끔찍한 일이 있었지만 그녀는 여기에 있고 조금이지만 미소를 짓고있다.

비틀려있는가.

아니면 이것이 보통인가.

그런 사정을 모르는 파일해와 위정천은 그녀의 미소를 보며 상당히 슬프다고 생각했다. 즐거워 하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둠이 묻어나는 그 미소를 보는 둘은 그녀의 미소에 혼이 앗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런 두분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비밀도 아니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북림맹의 임무로 이곳까지 왔습니다. 섬서성에서 도망친 흉악한 마적단이 이곳으로 향했다는 정보입니다. 그래서 지금 감숙반가로 찾아가고 있었지요.”

위정천의 말에 그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감숙반가. 바로 그녀의 집안. 그리고 그녀의 집안은 현재 없다.

그녀가 바로 반가 최후의 생존자. 물론 감숙성의 여러 가지 사업체들의 중간 관리자들도 반가의 사람들이다.

직계는 아니지만 방계의 먼친척이 되는 사람들. 하지만 이미 그 중심인 반가의 본가가 사라졌다.

반가의 주력의 무력집단도 모두 죽고. 이미 반가는 와해되었다. 반가의 사업체들을 다시 묶는다 해도 예전의 반가가 가진 힘의 2할도 되지 않을 터.

하지만 그 일은 겨우 몇일 전에 일어났던 일이다. 사람들이 그 일에 대해서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반가의 도움을 얻으시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침착하게 가다듬어야 했다. 자꾸만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어느새인가 습기로 흐려진다.

“아니 왜 그러십니까 소저!”

위정천이 가까이 다가왔다. 돌연간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가슴아프다.

“아니...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억지로 울음을 참으려는 것이 너무나도 눈에 보인다.

그 순간 파일해가 말을 던졌다.

“반가에 큰 문제가 있군 그래.”

그 말에 그녀의 몸이 크게 떨렸다. 그리고 위정천이 사나운 눈으로 파일해를 노려보았다.“

“자네....그게 무슨 소린가?”

“감숙반가에 절세의 미녀가 구음절맥에 걸려있다는 소문은 내 오래전부터 들어왔지. 그리고 그 미녀의 이름이 반청향이라는 것도.”

파일해의 말에 위정천이 고개를 돌려 울음을 터트린 반청향을 바라보았다. 위정천은 본디 곧은 사람이라 그런 소문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반청향이 반가의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저 파일해는 이미 그녀가 나타났을 때부터 모든 것을 짐작한 것이다.

그는 우는 여인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몰랐다. 그는 평생 검을 보며 살았고 곧게 살고자 노력했으니까.

그래서 그는 그녀의 앞에서 허둥거렸다. 이럴 때 무엇이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그 순간 파일해가 다가와 그녀의 옆에 앉았다.

“반 소저. 반가는 무너진 겁니까.”

파일해의 말에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은 뜨거운 무언가를 담고서 타오르고 있었다.

“어떻게 압니까?”

“어느정도의 정보는 있었습니다. 북림맹도 허튼 조직은 아니니까.”

위정천이 지긋이 파일해를 노려보았다. 그에게는 그런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

“자네는 고리타분하니까 그런 뒷 이야기를 알 필요가 없었어. 사실 지금까지 몇 번의 임무동안 두세개는 자네가 모르는 일들이 있었네. 그리고 그건 모두 내가 처리했지.”

“자네.....”

“그만. 그건 중요한게 아냐. 반 소저. 반가는 멸문 된 것입니까?”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입술에서 피가 흐른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남자같이 독한 어투로 대답했다. 그 말을 들으며 파일해가 말했다.

“그럼 울지 마십시오. 어떻게 구음절맥에서 나앗는지는 모르겠지만 필시 이번 일과 관련해서 일어난 것이겠지요. 당신은 앞으로 어떻게 하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지금 중요한 것은 오로지 하나입니다. 걸어가는 것. 계속해서 앞을 향해서 걷는 겁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던지 그것은 소저의 자유. 하지만 울며 쓰러져 주저앉지 마십시오. 계속 걸어나가서 소저의 가족을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을. 소저의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야합니다.”

파일해가 그녀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힘을 가지십시오. 울지 마십시오. 마음을 강철의 검으로 바꾸어 걸어가십시오. 운다하여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주저 앉아 쓰러지면 그 누구도 돌아봐 주지 않은체 죽어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니 걸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파일해의 강렬한 눈이 그녀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당신의 앞으로의 운명입니다.”

파일해의 말에 그녀가 눈물을 멈추었다. 그는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가 앉았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눈을 감고 스르륵 쓰러져 버렸다. 파일해가 수혈을 짚어 잠이 들도록 한 것이다.

사람의 몸에는 여러 가지 혈도가 있는데 어떤 곳을 누르면 잠이 오는 곳이 있다. 바로 그런 곳을 누른 것이다.

“자네에게 이런 면이 있었는 줄은 나도 몰랐네.”

“나도 내 다른 모습을 자네 앞에서 보여줄 날이 올 줄은 몰랐어.”

파일해가 쓰러져 잠이든 반청향을 바라보았다.

“신비한 여인이야. 내가 숨긴 나의 내면을 드러내게 할 정도의.”

파일해의 말에 위정천이 그를 바라보았다.

“자네와 나는 맞지 않았지. 하지만 오래동안 같이 했고 지금은 자네를 나의 친우라고 생각하네. 그런데 지금 나는 자네를 모르겠네.”

“그럴거야. 원래 사람은 모두 다 자신의 비밀을 숨시고 있으니.....”

반청향의 신비한 매력. 마법과도 같은 그녀의 아름다움은 파일해에게 본성을 들어내게 만들었다.

본래라면 파일해는 반청향과 혼자가 되었을 때에나 이런 모습을 하고 이런 말을 했어야 했다.

위정천은 너무 곧아. 너무 순수해. 나의 소중하고 순수한 친구에게 어둠을 보여줄 필요는 없어.

하지만 그녀는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너무나도 가슴아프게 했다.

그녀의 눈물을 보며 파일해는 자신을 잠그고 있던 이성을 풀어야 했다. 그 안의 자신으로서 그녀에게 충고해야 했다.

그녀의 눈물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 내 다른 모습은 어떤가?”

위정천이 피식 웃었다.

“친구는 그런 걸 묻지 않네.”

“과연 자네는 내 친구로군.”

내 순수한 친우여. 자네도 이제 변화할 때가 온 것 같아. 새로운 길로 걸어가는 자네가 어떻게 변할까.

세명의 사람이 만난다. 그리고 밤이 깊어져 가고 있었다.



사람은 혼자서 태어나.

그래. 그리고 죽어.

살아가다가 사람은 사람을 만나.

혼자는 싫으니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그렇게 시간 위를 걷지.

생명은 살아가야 만하니까.

만남을 가지고 헤어지고 울고 웃으며 화를 내.

우리의 의지를 이어가게 하기 위해서.

하지만 그것이 과연 행복한 건지 나는 모르겠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아는 자는 없지.

그것이 우리야.

그것이 우리야?

우리는 결국 같아.

무엇을 위해서?

그저 존재하기 위해서 점차 강해져야만 해.

무엇을 위해서?

괴로워도. 지쳐도. 쉬고 싶어도. 우리는 계속 시간을 걸어가.

무엇을 위해서?

우리의 안에 새겨진 생존의 본능을 따라서.

무엇을 위해서?

그것을 아는 순간 삶의 기쁨은 끝이나. 하지만 그래도 살아가지.

그것이 진실인 거야?

아마도. 그것이 진실인 거야.

세상의 모든 것은 공평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그렇지 않아. 세상의 모든 것은 대가를 요구하지만 그렇다고 공평한 것은 아냐.

그래?

태어나면서부터 부모가 없는 자와 부모가 있는 자가 공평하다고 할 수 없지.

그렇구나.

공평하지도 않으면서 세상은 모든 것에 대가를 요구해 와.

나도 그런 거야?

더러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생명은 그 더러움을 이기기 위해서 생존욕구가 있지.

삶에 대한 본능? 죽음에의 공포?

맞아. 삶에 대한 본능. 그 막연한 욕망이 없었다면 세상의 더러움에 사람들 모두는 자살해 버리고 말았을 거야. 상처가 아파도. 마음이 멍들어도. 정신이 찢겨져도. 내일에 희망 따위는 없는데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우리는 숨쉬다가 죽기 위해서 태어난 거야. 죽기 전까지 죽음에서 도망치면서 고통받기 위해서.

그런 건 끔찍해.

그래서 미친거야. 우리가 미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세상이 미친 이유. 미친세계에서 미친 체 살아가는 이유.

그렇구나. 우리는 그저 숨쉬다가 죽기 위해 태어난.....

그래. 우리는 숨쉬다가 죽기 위해 태어난 거야. 모든 것이 되기 위해서.

“아.”

반청향은 잠에서 깨어났다. 누가 그녀에게 이야기를 걸은 듯한 꿈. 그 꿈속에서 깨어나며 그녀는 몸을 일으키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짹짹짹.

아침이 오자 부산히 움직이는 새들의 노래와 벌레들의 작은 움직임 만이 사방에 가득하다. 꺼진 모닥불 외에는 아무도 없다.

그녀는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밤새 먼저 자리를 뜬 반성이검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방금의 그 대화를 기억하며 생각해 본다.

그러다가 그녀는 문득 주위를 보고는 그제야 반성이검이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돌로 눌러둔 서찰이 한 장 있다는 것도.

-소저. 저희는 급한 연락을 받고 먼저 갑니다. 다음에 다시 뵐 수 있기를.

그렇게 짤막한 글이 써진 서찰을 보며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녀는 서찰을 품에 집어넣고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몸에는 모포가 둘러져 있었는데 반성이검이 그녀에게 덮어주고 간 것이리라.

그녀는 아무말 없이 일어나 몸을 움직였다. 천천히 그리고 점차 빠르게 손을 뻗어내고 발을 차 올린다.

무공수련.

그녀는 매일 무공수련을 한다. 시작한지 겨우 몇일도 안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무공은 너무나도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그녀 자신도 그 빠름에 놀라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힘. 그것이 복수를 가능하게 해 줄테니까.

그녀는 무공수련을 두시진가량하고 해가 중천에 떠오른 후에야 길을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길을 걸으면서도 손을 움직이면서 수련을 행했다.

"아쉬워.“

그녀는 작게 중얼거렸다. 반성이검에게 반가를 습격한 이들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함을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계속 걸었다. 그리고 저 멀리 작은 마을이 있는 것이 보였다. 작은 농가. 그녀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잠시 점검해 본다.

돈은 있다.

집 안에는 패물들과 같은 비싼 것부터 작은 동전 돈까지 있었으니까. 그녀는 돈을 사용해 본적은 없지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는 대충이나마 알고 있다.

그래서 패물과 은자 몇 개. 그리고 구리동전 몇 개를 챙겨왔다. 도심지로 나가면 패물을 은자로 바꿀 생각이었다.

그래도 일단 구리동전이 있으니 상관없을 것이다. 그녀는 작은 마을을 향해 다가갔다. 오랜만에 사람이 만든 음식을 먹고싶었다.

비참하고 슬퍼도. 배는 고파진다. 그 비참함을 아는 자는 인생의 진한 맛을 대부분 아는 것과 같다고 그 누가 그랬던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는 사람들이 얼마 없었다. 객잔이라고 할만한 것도 단 하나 밖에 없었고 사는 사람의 수도 대충 삼백여명 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마을.

그런 마을의 중심에는 몇 개의 가게와 객점이 하나.

그녀는 그 객점으로 향했다. 오늘은 사람이 사는 곳에서 사람의 음식을 먹고 싶다. 객잔에 오는 것은 처음이지만 이야기를 들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거침 없이 객잔안으로 들어섰다.

“어서오세요.”

점소이가 그녀를 맞았다. 점소이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흠칫 몸을 떨었다. 스무살 중반 쯤으로 보이는 점소이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을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는 그녀를 안내했다.

작은 객잔에는 손님이 몇 있었다. 작은 마을이라지만 손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부인이 희귀하다.

그래서 손님들은 모두 그녀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너무나도 예쁜 여인이다. 그것도 외지인이다.

그녀는 그런 그들의 시선에 신경이 쓰이면서도애써 모른척 하면서 음식을 주문했다. 마음속의 음울함과 슬픔을 떨어버리려 오히려 호기를 부리며 그녀는 비싼 음식을 시키고 난생처음으로 술을 먹으려 술을 시켰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동안 그녀는 탁자에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이것이 ‘외부’일까.

“식사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점소이가 심가를 가지고 나왔다. 이 객잔은 작은 동네의 객잔이라 가장 비싸다고 해도 서민들 주머니 사정에 맞춘 것.

나온 것은 오향장육이라 불리는 음식이다. 그것을 바라보며 그녀는 피식 웃었다.

처음으로 밖에서 먹어보는 음식. 과연 맛을 어떨까.

그녀의 집은 부자였고 그녀는 장중보옥이라고 할만큼 애지중지 키워져 왔다. 지금은 스스로의 다리로 이렇게 걸어가지만 한달전만 해도 그녀는 이렇게 밖에 나올 수 없었다.

가족을 잃은 대신. 자유를 얻었어.

자유따위....개에개나 주고 가족을 되찾고 싶어.

그녀는 천천히 오향장육을 먹었다.

그리고 말했다.

“맛 없어.....”

조용히. 아주 조용히 그녀는 그 말을 되뇌이었다. 그리고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맛 없어....”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오향장육을 계속해서 먹었다.

마음이 슬프다. 몸이 무겁다. 오향장육은 맛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 점소이가 쭈뼛쭈뼛 다가와 술을 내밀었다.

그녀는 술병을 낚아채 병채로 입에 가져다 대었다.

마음이 아프다. 몸이 흔들린다. 오향장육은 맛이 없다. 술은 뜨겁고 썼다.

그녀의 눈에서는 계속해서 눈물이 흐르고 그녀의 슬픔은 그녀를 감싸는 아름다움이 되었다.

그녀는 그렇게 아름다움에 휩 싸여 식사를 하고 값을 치루었다. 그리고 안내 된 객실로 가 침대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지쳤다.

그녀의 마음속에 그 말 한마디가 메아리 친다. 그녀는 그대로 그렇게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그녀가 잠이 들고 한참이 지났다. 해가 떨어지고 밤이 왔을 때 그녀가 잠이 든 방문을 열고서 누군가가 들어섰다.

“골아떨어졌군.”

한명의 사내.

“시간이 없어. 그만 데리고 가자구. 안 그러면 자네도 나도 죽을 거야.”

또 다른 사내.

둘은 그렇게 말을 나누더니 그녀를 양쪽에서 잡아서 옮기기 시작했다. 둘은 그녀를 마차에 싫었고 말을 몰아 한참을 달려나갔다.

그리고 얼마 후에 그 둘은 한 무리가 야영을 하고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등..등영촌에서 예물을 바치기 위해서 왔습니다.”

그 둘은 야영지를 지키는 보초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둘의 말에 보초는 고개를 끄덕였고 야영지에 있던 사람들 몇몇이 다가와 마차에 실린 그녀를 보더니 히죽 웃었다.

“이거 대단한데. 이 정도면 두목한테 보여야 겠군.”

“운이 좋으면 나도 해 볼 수 있으려나?”

“클. 우리 차례까지 오지 않을 지도 모르지. 일단 가지고 가자구.”

보초를 서던 자들이 킬킬 거리며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그녀를 데려온 자에게 말했다.

“됐다. 가 봐라. 너희에게는 더 이상 찾아가지 않을 게다.”

보초의 말에 두명의 사내는 굽신거리며 인사를 하고는 마차를 몰아 되돌아가 버렸다.

그렇다.

이 둘은 반청향에게 약을 먹여 잠재우고서 마을을 위협하던 이 도적단에게 넘겨 버린 것이다.

제물.

과거 사람들이 일신의 평안을 위해 인신공양을 하던 것과 같은 것.

반청향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제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등영촌이란 마을의 유지를 위한 제물이!

그들은 반청향의 몸을 주물럭 거리면서 음란스러운 상상을 하고는 즐거워 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맛을 볼 수는 없다.

두묵에게 제일 먼저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야 말로 섬서성에서 감숙성으로 도망쳐온 흉악한 마적단.

그것도 보통의 마적단이 아니다.

개개인이 꽤 괜찮은 실력을 갖춘 무인들이고 마적단의 수뇌부는 모두 어디가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자들이다.

그리고 마적단의 두목인 단혈도 상구는 천하에 이름을 높일 수 있는 수준의 무인이다. 실제로 단혈도 상구의 이름은 사파에서는 상당히 높은 이름.

다만 이들 모두 성정이 포악하고 잔혹하여 살인과 강간을 즐기며 돌아다니기에 마적단이 된 것 뿐이다.

이들의 숫자는 총 구십이명. 전력으로 치면 어지간한 문파 하나와 맞먹는 힘이다.

두목인 상구의 천막에 반청향을 안아들고 갔다. 그리고 천막의 천을 열자 그 안에서는 퇴폐적인 기운이 물씬 풍겨나왔다.

“아...응....”

한 여인이 혼이 없는 듯한 얼굴로 미약하게 신음을 발하고 있다. 그 표정은 멍하고 눈에는 초점이 없는 것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약에 취해있기 때문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런 여인을 마치 장난감처럼 들고서 연신 허리를 움직이는 단단한 근육의 거한이 눈을 부라린다.

이 자가 바로 단혈도 상구다.

“뭐냐?”

“헤헤. 두목. 오늘 저 아래 마을에서 예물이랍시고 데려온 여자입니다.”

“여자? 그 마을은 털러가지 않아도 되겠군 그래.”

상구가 자신과 성교를 하던 여인을 침대에 던졌다. 그리고는 나신인 체로 걸어와서는 반청향을 안아들었다.

“호오...”

“헤헤. 대단합지요?”

“크크. 니 녀석도 이 여자 가지고 오는 동안 좀 꼴렸겠구나. 저 년이나 데려가서 해라. 내가 방금 전까지 하던 년이지만 제법 반반하니까 말이다.”

“헤헷. 여부가 있겠습니까.”

보초를 서던 자는 침대위에 내려진 혼이 나간듯한 여인을 안아들고는 밖으로 나갔다. 비록 반청향을 안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여자도 제법 반반하니 오늘 밤은 즐거울 것이다.

물건.

이들에게 타인은 그저 물건일 뿐이다.

그것이 여자라면 성욕을 처리하기 위한 장난감. 그것이 남자라면 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노예, 혹은 사냥을 위한 장난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저 그럴 뿐이다.

어째서 그런 마음을 가진 것인가.

그런 이유 따위는 없다.

그저 그럴 뿐이다.

다른 모든 평범한 이들이 규칙과 규정. 그리고 도의와 도리에 따라 살아가는 것을 택했다면 이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을 택했다.

그것을 위해 타인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것 뿐.

그저 그럴 뿐이다.

“크흐....이런 시골구석에 이런 미녀가 있다니.....”

상구가 음충스레 웃으며 반청향을 침대에 눕히고는 그 두툼한 손으로 벌레라도 움직이는 것 같이 움직이며 반청향의 몸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 순간 반청향이 부스스 눈을 떴다.

그녀는 만독불침의 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어떤 독이라도 견디어 내고 빠르게 해독하는 능력은 있었다.

즉 일단 독에 당하고 난 후 시간이 흐르면 독을 이겨낸다. 그리고 그렇게 당했던 독에는 다시는 당하지 않는다.

내성이 생기는 것이다.

음환괴요가 깃든 그녀의 몸은 그랬다. 그 어떤 자극이라도 받아들이고 그것을 견디어 내도록 변화한다.

그 이유는 그 어떤 자의 성욕에도 반응하고 순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세상에는 일그러진 자가 많다.

누군가를 학대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자도 있고 누군가에게 학대를 당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자도 있다.

그녀의 몸은 어느 쪽에도 맞도록 맞추어져 있다.

그녀도 이제는 보통의 사람이 아니다.

평벙했던 시간은 이제 없어.

그녀 자신도 이제.

일그러진 이 세계의.

한 단면.

그녀 또한 이제.

요괴다.

“깨어났나. 크크.”

상구가 웃었다.

나신인 체로 음충맞게 웃는 상구를 보자마자 그녀의 영민한 뇌가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소리를 칠 것도 없이 순식간에 손을 휘둘렀다.

감숙반가의 절학 반선장이 펼쳐진 것이다.

꽝!

큰 폭음이 일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상구를 해하지 못했다. 도리어 상구의 두툼한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아채었다.

“크크. 매서운 고양이군.”

상구가 비릿하게 웃었다. 그의 무위는 이제 막 무공을 수련하기 시작한 반청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비록 반청향이 엄청난 속도로 무공을 익혀나가고 있다고는 해도 이미 수십년이나 칼을 휘두르며 수백번의 살인을 해온 이 사마악인에게는 가소로울 뿐이다.

그녀가 십년정도 무공을 익혔다면 상구를 꺽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만약의 일. 지금의 그녀는 상구의 손아귀에 있었다.

“그래그래. 들은 적이 있어. 감숙에 한가지 보석이 있으니 반가의 딸이라고 했던가? 네가 그 반청향이냐?”

“놔줘요!”

그녀가 매섭게 눈을 뜨고는 손에 내공을 불어넣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쌓은 힘과 두삼이 불어 넣어준 사악하고 요사스러운 힘이 그녀의 손에서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두삼이 불어넣어준 힘을 십분지 일도 융해해 내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녀의 힘은 상구에 비하면 한참이나 아래의 힘이다.

파직. 파직.

상구와 그녀의 내공이 겨루어 지면서 공기가 강렬하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구는 여유가 만만이다.

“매서운 고양이군 그래. 하지만 그런 점이 더 귀여운 법이지.”

상구는 아랑곳 하지 않고 다른 손을 뻗어서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그녀의 몸에서 힘이 주욱 빠졋다.

목에는 몸의 여러부분을 관장하는 신경들이 있다. 그것을 누르니 그녀의 몸에 힘이 빠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앙탈은 어차피 통하지 않아.”

상구가 한손으로 그녀의 목을 잡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잡아쥐었다. 너무 세게 쥐었는지 반청향의 얼굴이 붉게 달아 오르며 고통을 참는 표정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눈은 상구를 노려보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눈물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다.

고통과 분노. 그리고 슬픔과 좌절감이 그녀의 안에서 꿈틀거린다. 그런 복잡한 표정을 보며 상구는 즐거워 했다.

“멋진 얼굴이다! 그래. 나는 이런 얼굴을 보면 참을 수 없지!”

상구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 밀더니 입을 벌렸다. 그의 입에서는 의외로 악취는 나지 않았다. 그는 혀를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핥으며 그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마셨다.

그 징그러운 느낌에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타인에게 이렇게 까지 노골적이고 음흉한 짓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

“크크.....이제 겁을 먹었나? 네 얼굴이 나를 더욱 더 흥분하게 하는 구나. 보이나?”

그는 그녀의 목을 움켜쥔 손을 강제로 내려 그녀의 얼굴을 자신의 사타구니사이로 향하게 했다.

크게 부풀어 오른 자신의 상징을 보여주며 그는 사악하게 웃는다.

“어때. 멋지지 않나. 남자란 동물은 말이야. 공격적이어서 말이지. 크크크크. 그래서 이렇게 되었지만 그건 그것대로 좋다. 어때. 이제 너와 나는 하나가 되는 거다.”

그녀의 몸이 그의 말에 부들부들 떨렸다. 아무리 애지중지 키워졌다지만 많은 책을 읽어 이 자가 어떤 일을 하려는 지는 대충 알고 있다.

그것이 너무나도 견딜 수 없다.

이 터질 것 같은 마음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헐떡 거리는 검은 개가 그녀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상구란 이름의 개는 그녀의 옷을 물어 뜯어 찢고는 그 혀로 그녀의 몸을 핥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상구를 노려 보았다.

상구는 그런 그녀의 눈빛을 받으면서 더더욱 흥분하는 모양인지 그녀의 가슴 한쪽을 깨물었다.

“아앗....”

그녀의 몸은 이미 요괴다. 그것도 음환괴요의 힘에 비틀린 몸. 그렇기에 이 치욕스러운 상태에서 되지도 않게 강렬한 쾌감을 전해 받았다.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이런 느낌을. 그것이 음환괴요의 힘이지만 그녀는 그것을 모르며 자신의 몸을 저주했다.

“흐흐흐. 음탕한 년이로군. 그렇게 노려 보면서 그런 신음을 내뱉다니 말이야. 몸은 정직하다...라는 건가? 응? 크크크크.”

“닥쳐!”

“오오. 그렇게 싫으면 자결이라도 하지 그래? 나도 시체를 건드리는 취미는 없다구. 자살할 만용도 없으면서....”

상구의 말 대로다. 자살을 한다면 이런 치욕. 이런 굴욕. 이런 좌절을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죽을 수 없다.

죽음에 대한 공포야 말로 모든 것에 우선하는 사람의 생존본능.

생명이 생명으로써 살아가는 이유이기에.

그래서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순수에 대한 눈물일까. 아니면 불행에 대한 슬픔일까.

그리고 결국 상구는 합일을 시도하기 위해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탔다. 여전히 그녀의 목을 움켜쥔 체로.

“시작해 볼까...”

그 순간. 저 멀리서부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비명소리가 빠르게 커져나갔다.

“쳇. 재미 없군. 일을 처리하고서 다시 즐겨 보자꾸나.”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반청향의 혈을 짚어 그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서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옷을 대충 입고는 그의 무기인 단혈도를 들고서 밖으로 나갔다.

그가 나가고 나서 그녀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단지 마적단의 두목에게 이렇게 까지 당했다. 이래가지고 가문의 원수를 죽일 수 있을까. 그 태극인이라는 자를 죽일 수 있을까.

나는....무엇을 위해서....여기에...있는 거지?

나는. 위해서.

무엇을. 있는.

거지. 여기에.

그녀의 마음 속이 엉망진창으로 부서지며 흩어져 간다. 그 순간 그녀의 귀로 소리가 들려왔다.

“힘을 원해?”

그것은 요사스러움이라고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천진난만한 소년의 목소리였다.



“반소저! 반소저!”

반성이검이 소리를 높여 외쳤다. 사방에서는 무인들이 서로를 향해 무기를 겨눈체 싸우고 있다.

천하 각지에 퍼진 개방도들이다. 반성이검은 마적단의 소재지를 알아낸 즉시 이 감숙성에서 활동하는 개방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감숙에는 인구가 적어 개방도들이 적지만 개방은 개방. 개방의 인물들 오십여명이 반성이검과 함께 이곳에 왔다.

그리고 반성이검의 수행원으로서 따라온 북림맹의 무인 이십여명도.

반성이검은 검으로 검기를 뿜어내어 무엇이든 잘라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자들. 그들의 지휘아래 기습이 이루어 졌다.

순식간에 마적들 중 삼십여명이 죽어버렸다. 그리고 지금 치열하게 서로를 죽고 죽이며 싸우고 있었다.

이 마적들은 감히 화산파의 일행을 습격해 죽였다. 그것 뿐인가? 북림맹의 주요 협력자들인 상단들을 여럿이나 건드렸다.

정의와는 무관한. 이익의 원리에 따라서 이들 마적단은 죽어야 한다.

물론 북림맹은 사악한 자들이 양민을 헤친다 하여 정의의 이름으로 이들을 처단한다고 말하겠지.

그것이 세상이니까.

반성이검중 일검절해 파일해는 그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검관천 위정천은 그 것을 전혀 모른다.

그것이 오래 전 부터의 비밀이자 약속. 그리고 그런 비밀을 깨트린 여인을 구출하기 위해서 둘은 이곳에 왔다.

“흐...이거 이거 북림맹의 애송이들이로군.”

“두목!”

상구가 어슬렁 어슬렁 걸어 나왔다. 상구가 걸어나오자 상구의 뒤로 마적들이 모두 진형을 갖추어 섰고 그 반대편으로 개방도와 북림맹에서 파견된 화산파의 검수들이 섰다.

화산파의 검수들의 눈은 살기가 가득했다. 화산의 복수는 화산이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반성이검이 나선 것은 이 마적들이 화산파 만이 아닌 여러 상단까지 건들였기 때문이다.

“단혈도! 당신을 죽이러 왔소.”

위정천이 정직하게 말했다. 그 말에 파일해는 아아 하고는 고개를 내젓고는 말했다.

“반소저만 내 주면 도망칠 수 있게 해 주지.”

그는 현실적 이었다. 자신의 내면을 들어내게 만든 여인이다. 마음에 담아두고 있지 않다면 이상하지 않겠는가.

“흐흐. 너희를 죽이면 그럴 일은 없겠지. 보아하니 너희들이 마지막 첨병인거 같은데 너네만 죽이면 세외로 튀는 것은 간단 하겠지?”

“이미 정보는 전달 되었다. 우리를 뚫는다고 네가 도망갈 수 있을까?”

“그거야 내 사정이지.”

상구는 큼지막하게 웃고는 단혈도를 치켜들었다.

“놀아보자구!”

그래. 놀아보자! 사람을 죽이고 죽는 살인의 놀이를 벌이는 거다!

파일해가 먼저 선공을 날렸다. 그의 검이 해남도의 절공을 쏟아낸다. 바다를 가른다는 그 별호 답게 강맹한 힘이 실린 일검.

그 검을 단혈도가 막아내자 순식간에 파도와 같은 빠름과 변화를 보이며 다시금 검이 몰아쳐 온다.

“크크! 그냥 검은 재미 없다고!”

단혈도가 시뻘건 붉은 도기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그것이야 말로 상구가 익힌 반천혈도의 강력한 힘의 근간.

그의 반천혈도는 전설에 등장하는 반천마교의 무공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반천도법에서 유래한 무공이라고 했다.

반천도법을 그 자신에 맞게 개량하고 개발시킨 것이 그의 반천혈도.

지독한 마공이자 사공이다.

그의 단혈도가 시뻘건 핏빛의 도기를 뿜어내자 그의 검에서부터 기이한 귀곡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의 도에 살고 있는 원한에 찬 망자들의 울음소리 같은 그 소리가 사방에 퍼져나가자 그 소리를 정면에서 들은 파일해의 눈살이 찌푸려 졌다.

“크크크크. 반천살곡을 듣고도 담담하다니 내공이 제법 되는 구나!”

떵! 떵! 떵!

그의 도가 세 번이나 휘둘러지면서 파일해의 검을 밀어낸다. 그 사이로 위정천이 뛰어들었다.

카아아아!

일검관천이라는 소문 답게 강대한 힘이 담긴 일검이 띨어져 내려서는 도와 부딪히며 불꽃을 부른다.

이것이야 말로 서로를 죽이고 죽는 살인의 유희.

대가는 오로지 하나!

자신의 목숨이다!

“쳐라!”

상구의 말에 마적들이 움직였다. 이들은 무인이되 마적. 정정당당 따위는 없다. 그들은 무기를 들고 달려드는 척을 하다가 느닷없이 암기를 꺼내어 뿌려대었다.

독이 묻은 암기는 치명적인 것이라. 몇몇이 그 암기에 맞고 쓰러져서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위정천이 그 모습을 보고는 굳은 얼굴로 검을 휘둘러 왔다. 그의 진지한 얼굴을 보면서 상구가 히죽웃었다.

“크크! 열좀 받았나!”

상구의 무위는 정말 놀라웠다. 구파일방. 혹은 팔대세가에 속한 장로의 지위에 있는 자만큼이나 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반성이검은 강호에 명성이 자자한 검의 고수들. 그렇게 쉽게 지지는 않는다. 아니 약간은 우세하다고 할까.

세명은 그렇게 어우러져 끈임 없이 싸우기 시작했다. 그 뒤로 마적단과 북림맹의 무사. 그리고 개방도들이 어우러져 서로의 생명을 꺼나간다.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이고 살아남아라.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죽여야 해.

그리고 먹어야 해.

인간만이 아냐.

돼지든. 말이든. 범이든.

다 죽이는 거다.

너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그러다가 너도 언젠가는 죽는 거다.

다른이의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제물로서.

“멋지지 미향아?”

그 살육의 전투를 높은 나무 위에 올라 보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어리디 어린 소년. 그리고 그 옆에는 현숙한 여인이 한명 앉아 있다.

두삼과 남궁향.

“사람은 정말 멋져. 그렇지?”

두삼은 그렇게 말하고는 웃었다.

“봐봐. 나온다. 그녀가 나와.”

두삼의 눈이 향하는 곳으로 인형같은 남궁향의 목이 움직인다. 인형을 억지로 잡아 트는 듯한 그 모습은 확실히 정상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두삼과 남궁향이 바라보는 곳에 반청향. 그녀가 나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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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9

  • 작성자
    Lv.1 게닛츠
    작성일
    08.09.11 12:36
    No. 1

    연재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김사야
    작성일
    08.09.11 13:21
    No. 2

    광천만기는.... 도대체... 어디간건가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잡치라
    작성일
    08.09.11 13:54
    No. 3
  • 작성자
    Lv.59 狂道
    작성일
    08.09.11 14:26
    No. 4

    이글도 굉장히 재미잇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ee
    작성일
    08.09.11 15:17
    No. 5

    흘...근데 요괴를 끝까지 연재하실 각오이신지? 아니면 그냥 광천만기 못쓰니까 시간때우기용으로 하시는건지?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0 멍스
    작성일
    08.09.11 15:55
    No. 6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이강민
    작성일
    08.09.11 16:24
    No. 7

    광천만기보다 이게 더 재미있는것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요혈락사
    작성일
    08.09.11 17:34
    No. 8

    솔직히 말하면 이거보다는 광천만기가 더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광천만기에서 주인공(아 주인공 이름도 까먹었네=_=)이 가지게 된
    거울을 만든 광병살마의 이야기로 봐도 될까요?
    광천만기에서도 이 요괴가 등장하는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서리곰
    작성일
    08.09.11 18:19
    No. 9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dyren
    작성일
    08.09.11 20:00
    No. 10

    건필하세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홍루.
    작성일
    08.09.11 20:16
    No. 11

    좋은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8.09.11 20:22
    No. 12

    우오우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유배기
    작성일
    08.09.12 10:07
    No. 13

    원주인공을 돌려달라!!!!!!
    이넘이 무기 몇개나 만들었더라 -0-;;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09.07.19 13:44
    No. 14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웬수
    작성일
    09.07.23 23:08
    No. 15

    낭궁향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뿔따귀
    작성일
    09.08.06 13:12
    No. 16

    잘보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탁마
    작성일
    09.10.07 05:47
    No. 17

    고렘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Roldmeampelve
    작성일
    11.03.18 23:14
    No. 18

    A drug, narrowly speaking, is whatsoever core that, when enwrapped into the consistence of a extant organism, alters convention corporeal answer There is no single, punctilious definition, as there ar distinct meanings in take keep back law, authorities regulations, medicine, and informal usage.

    In pharmacology, a take in is "a chemical kernel victimised in the treatment, cure, prevention, or diagnosing of disease or victimised to other than compound forcible or mental well-being." Drugs May be decreed for a modified duration, or on a size basis for acute disorders

    Recreational drugs square measure stuff substances that feeling the centric uneasy system, much as opioids or hallucinogens.They may be utilised for detected good personal estate on perception, consciousness, personality, and behavior. Some drugs can make craving and/or habituation.

    Drugs area unit ordinarily grand from flowering plant biochemicals by living thing introduced from indoor the organism.[citation needed] For example, insulin is a internal secretion that is synthesized in the body; it is called a endocrine when it is synthesized by the exocrine gland outside the body, but if it is introduced into the body from outside, it is named a drug.[citation needed] numerous lifelike substances such as beers, wines, and some mushrooms, confuse the connexion betwixt solid food and activity drugs, as when ingested they involve the operative of both observance and scheme and some substances ordinarily well-advised drugs such as DMT (Dimethyltryptamine) ar in reality produced by the manlike assemblage in decipher amounts.
    There are all kinds of muscle attentiveness plans on the vend [url=http://edupack.edu.pl/buy-codeine-no-prescription.html]opiates online[/url] today including robust medical plans, managed healthiness tribulation plans, and a hotelier of specialized plans. There is a blanket fro to their services and the outcome they come forward as hop as a lit of offices that you can identify or during in repayment representing insignificant information. As they are so approachable you can influenced correct assuredness that you on provide cognizance to faultlessly what the terms and conditions of the spirit that you activity in are. When you be undergoing a haleness circumspection way with Coventry Fabric Heartache, you can be persuaded that you are in ok hands. There is no hassle like that associated with other companies because you contrariwise from to phone Coventry Deck in view Tribulation as contrasted with of having to phone around a handful contrastive companies in the forefront speaking to the dyed in the wool being if you blend with another provider. Are you in unison of the 180 million Americans who wants Healthfulness Care? Did you separate that a just out parley outstanding showed that the numeral ensemble an overturn pressure to bear on on of those seeking resemble closely was; Muscle Trouble Benefits? Prune Disquiet benefits are a big be apposite, remarka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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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UW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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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3.28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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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요괴 - 불사패검 +23 08.09.12 6,760 23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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