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추적
카일이 죽었다.
그가 죽고 난 후 오메가 폴리스는 국제 연합의 군인들이 투입되며 그들의 물량 공세에 어빌리터들이 일단 물러나는 것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도시는 마치 겁에 질린 듯 온 건물의 불이 꺼진 채 고요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빨리 움직여.”
“화물들은? 전부 도착했나?”
그런 도시의 한 건물 꼭대기에서 시티가드의 슈트로 무장한 무리들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분주하게 화물을 건물 꼭대기로 옮기고 있었고 그들 중 몇몇이 주위를 경계하며 얘기하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국제 연합 놈들... 이제 와서 우리들의 자리를 빼앗아가다니...”
“거기에 감마 리더가 배신할 줄이야... 알파 리더와 베타 리더도 잡혀가시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그들 중 하나가 걱정스럽게 말하자 이내 그를 격려하듯 다른 사람이 말했다.
“분명 그분께서 계획이 있으실 거야. 그러니 우린 우리 할 일이나 하자고.”
이에 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던 순간 천장에 설치된 유리 돔 위로 시끄러운 총성이 울려 퍼졌다.
탕탕탕!
그와 동시에 총알이 유리 돔을 깨고 들어와 시티가드 셋을 맞혀 쓰러뜨렸고 금이 간 유리창을 깨고 한 남자가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다.
“크윽...! 네 녀석은?!”
“쓰레기들은 빠져있어라.”
검붉은 코트를 흩날리며 체이스가 말하자 그들은 서둘러 그에게 총을 겨눴다.
그러나 그들이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체이스의 총에서 먼저 불꽃이 뿜어져 나왔고 총알은 순식간에 그들의 급소를 정확히 꿰뚫었다.
“크아아아악!”
“이 망할...!”
그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는 사이 시티가드 하나가 그의 뒤에 접근해서 총의 개머리판을 휘둘렀다.
체이스는 이에 맞춰 벨트 뒤에서 나이프를 빼 들어 그자의 손목을 그대로 버터 자르듯 잘라버렸다.
그 충격에 그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비틀거렸고 그사이 체이스는 그의 손에서 총을 빼앗아 들었다.
“빌어먹을! 어서 막아! 저 방에 들어가게 둬선 안 돼!”
그들이 그렇게 소리치며 체이스에게 총을 발사했지만 그는 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더니 빼앗은 총에 무언가를 부착하였다.
그리고는 이를 시티가드들이 모여있는 곳에 휙 던졌고 그가 기폭제를 누르자 총에 부착된 장치가 폭발을 일으켰다.
쾅!
그러자 폭탄은 총의 엔진과 결합하여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이에 휘말린 시티가드들은 거세게 날아가 벽에 박혔다.
체이스는 이를 확인 사살하듯 날아간 시티가드에게 총을 난사하여 그들을 쓰러뜨렸다.
“...귀찮게 하는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폭발의 연기 속에서 기어 나온 시티가드의 등에 총을 발사했다.
그리고는 더 이상 남아있는 자가 없나 확인하더니 이내 화물 안을 열어 확인해 보았다.
“젠장...”
화물 안에 든 물건들을 본 그는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그 안에는 수많은 무기와 장비들이 가득 들어있었고 그는 벨트에서 폭탄들을 꺼내 이를 화물들에 부착하였다.
그리고는 방 한구석에 설치된 문으로 다가가며 기폭제를 눌렀고 화물들은 큰 소리와 함께 폭발하였다.
콰아앙!!!
폭발의 충격으로 방 한구석의 벽은 그대로 박살이 났고 바깥에서의 바람이 그의 머리칼을 가로질렀다.
그는 이를 뒤로 한 채 방 한구석에 있는 단단한 철문에 다가가더니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이를 발로 거세게 걷어찼다.
쿵!
문이 열리자 어두운 방 안에서 수많은 모니터와 함께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드디어 오셨군. 여기까지 추적해오다니 훌륭해.”
탕!
남자가 말하자마자 체이스는 홀스터에서 총을 뽑아들어 이를 발사했고 총알은 깔끔하게 남자의 미간을 관통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남자의 목소리는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들려왔다.
“내가 정말로 자네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낼 거라 생각했나?”
“망할 자식...”
그가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이 모니터 전체에 갑작스레 붉은색 오메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는 방에 설치된 카메라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내 동생을 죽이고 영원히 도망다닐 수 있을 거 같아?!”“물론 못 하겠지. 자네라면 분명 언젠간 내 얼굴에 총을 겨눌 수 있을 걸세. 그러나...”
곧이어 모니터 옆에서 그림자 속에 숨어있던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체이스가 재빨리 총을 겨눈 순간 소녀의 얼굴을 본 그는 그대로 말문이 턱 막혔다.
“넌...?!”
남자는 이를 카메라로 보며 조용히 미소짓더니 담담히 그에게 말했다.
“분명 같은 인간들인 우리가 대화해보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네. 그러니 한 번 대화를 해보는 건 어떤가?”
그가 그렇게 말하자 소녀는 그에게 총을 겨누었다.
그러자 체이스는 총을 내리더니 조용히 카메라를 노려보며 말했다.
“어디 한 번 얘기해 보시지...”
이윽고 소녀의 금발은 붉은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났다.
- Part.1 Arrival Rapid.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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