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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Day 님의 서재입니다.

어라이벌 래피드 (Arrival Rapid)

웹소설 > 일반연재 > SF, 라이트노벨

완결

ZeroDay
그림/삽화
Luar
작품등록일 :
2019.09.01 21:19
최근연재일 :
2019.12.18 20:23
연재수 :
97 회
조회수 :
5,558
추천수 :
146
글자수 :
687,640

작성
19.12.02 21:00
조회
46
추천
1
글자
13쪽

82. 도피

DUMMY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루돌프의 술집 문이 벌컥 열리자 루돌프는 반사적으로 권총부터 꺼내 들었다.


“아저씨, 저에요.”


문 쪽에서 익숙한 청년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는 곧바로 총을 내리고는 서둘러 그쪽으로 달려갔다.


“카일!”


문 앞에는 카일이 마리를 업은 채 서 있었고 그는 기뻐하며 그를 반기고는 서둘러 그와 일행들을 안으로 들였다.


“다녀왔어요. 아저씨.”

“모두들 무사했구나. 정말 다행이다...”


그의 환대를 받으며 카일과 알렌은 술집 안으로 들어와 의식을 잃은 마리와 앨리스를 술집 한구석에 앉혀놓았다.

그러자 이 둘을 본 루돌프는 당황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그들에게 물었다.


“두 사람은...? 어떻게 된 거냐?”


그의 물음에 카일은 두 사람이 쓰러졌을 때를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루돌프는 재차 그들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카일에게 말했다.


“...일단 두 사람 다 잠시 쉬면 곧 정신을 차릴 거 같구나. 그래도 이럴 줄 알았으면 나라도 움직였어야 하는데...”


그가 자책하며 중얼거리자 알렌이 술집 의자 중 하나에 털썩 주저앉으며 그에게 말했다.


“루돌프 씨는 충분히 애써주셨잖아요. 오히려 제가 역부족이어서 루커스 형이...”


이를 들은 루돌프는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며 루커스가 없는 걸 알아채고는 어느 정도 짐작한 듯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

그러자 카일은 조금이라도 기운을 복돋아 주려는 듯 모두에게 말했다.


“지금은 누가 잘 못 했는지 같은 걸 따질 필요 없어. 일단은 모두 살아서 돌아왔잖아. 조금만 쉬었다가 바로 루커스 형을 구하러 갈 계획을 짜자.”

“응...”


적막 속에서 카엘만이 작게 대답하자 카일은 조용히 이마를 짚고는 잠시 술집을 쭉 둘러봤다.

그리고는 술집 한구석에 그들이 시그마 게이트에 대해 조사하던 흔적이 보이자 그는 잠시 그쪽으로 걸어가 이를 살펴보았다.


“이 도면...”


손으로 그린 듯한 도면을 카일이 집어 들자 카엘이 그의 옆에 다가와서는 말했다.


“아, 그거 마리 언니가 그린 거야.”

“마리가 이걸?”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묻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응, 언니가 오메가 사에 다녀와서 머릿속에 있는 걸로 쓱싹 그렸어.”

“머릿속...?”


카엘의 설명을 들은 카일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내 무언가 짐작이 간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책상에 널브러진 채 있는 자료들을 초고속으로 훑어보더니 카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 정도 자료라면 루커스 형을 구해올 방법을 금세 생각해낼 수 있겠는걸?”

“정말?”


카엘이 그를 올려다보며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물론이지. 다만...”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지쳐서 책상에 엎어져 잠든 알렌과 루돌프가 술집 한구석에 눕혀놓은 마리와 앨리스를 보더니 말했다.


“오늘은 쉬고 모두가 기운이 나면 그때 시작하자. 카엘도 피곤할 테니까...”


이를 들은 카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심스레 그에게 다가가 그의 무릎 위에 앉으며 말했다.


“그럼 카엘은 오빠 옆에서 기운 충전할래.”

“그럴까? 그러면 오빠가 카엘 곁에 꼭 붙어있어 줄게.”


그렇게 말하며 그는 장난스런 웃음과 함께 카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윽고 조금의 시간이 흐르자 카엘은 그의 품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고생 많았다. 거기서 아무 일 없었니?”


어느새 루돌프가 카일의 옆으로 다가와 묻자 그는 카엘이 깨지 않게 조심하며 그에게 대답했다.


“뭐, 그리운 옛 친구들도 만나고 새 친구들도 사귀고 왔죠.”


이를 들은 루돌프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듯 그에게 말했다.


“...오메가 사에서 누군가가 찾아간 거냐?”

“네, 요하네스 폰 슈바르츠... 그가 직접 찾아왔어요.”


카일의 말을 들은 루돌프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말없이 그를 바라보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맞은편에 앉으며 물었다.


“...그게 정말이냐?”


그의 반응에 카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슈바르츠 회장과 만난 얘기를 들려주고는 그에게 받았던 스위치를 보여주었다.

루돌프가 눈살을 찌푸리며 이를 받아든 순간 술집 밖에서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위이이이이이잉!


“우와와...!”


그 소리에 잠들어 있던 카엘이 벌떡 일어났고 알렌 또한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게 뭔 #$%%소리야?!”

“밖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카일이 그렇게 말하며 술집 문을 열자 배드 포인트 전체에 띄워진 오메가 사의 비행선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메가 폴리스의 방벽과 비행선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붉은 오메가 문양이 뜨더니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배드 포인트의 주민들에게 알린다. 최근 카일이라는 어빌리터의 행보는 다들 잘 알고 있겠지.-”

“이 목소리는... 슈바르츠 회장?”


루돌프가 짐작이 가는 듯 중얼거리는 사이 방송은 계속해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 자와 동료들의 급습으로 시그마 게이트의 시설 45%가 피해를 입었다. 아무래도 너희들을 너무 많이 풀어두었다는 생각이 드는군.-”


이를 들은 배드 포인트 주민들이 웅성대기 시작하는 사이 비행선에서 시티가드들이 배드 포인트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에 주민들이 당황하는 사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방송을 통해 계속해서 요하네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 앞으로 시티가드의 영향력을 배드 포인트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저항할 경우 오메가 사의 통제법에 따라 처벌할 테니 명심하는 게 좋을 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일.-”


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카일은 눈을 찌푸렸다.


“-도망칠 생각은 접는 게 좋을 거다. 순순히 투항하는 것이 네 가족들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빌어먹을...!”


그의 입에서 자신의 가족 얘기가 울려퍼지자 카일은 발끈한 듯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러나 곧 이럴 틈이 없다는 걸 깨달은 그는 서둘러 술집 안으로 들어가더니 앨리스와 마리를 들쳐메고 나와 두 사람한테 말했다.


“어서 여기서 빠져나가자. 이곳에 오래 머물렀다간 녀석들이 금방 찾아낼 거야.”

“망할... 쉴틈이 없네...”


알렌은 투정을 부리면서도 카일한테 마리를 건네받았다.

이윽고 그들이 움직이려던 찰나 루돌프가 카일을 불러세웠다.


“잠시만 기다리거라.”

“왜 그러세요. 아저씨?”


루돌프는 카일에게서 앨리스를 건네받더니 그에게 말했다.


“아무리 너라도 두 명이나 데리고 다니려면 힘들지 않겠니? 그녀는 내가 돌볼 테니 넌 마리를 돌보는 데 집중하렴.”


이에 카일은 차마 거절하지 않고 그를 믿는다는 듯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카엘을 안아 들고 도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너진 폐허 사이를 마구잡이로 달리며 카엘은 불안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오빠... 아저씨랑 언니는 괜찮을까...?”

“우리랑 있는 것보다는 안전할 거야. 그것보다 알렌, 웨스트 때 멤버들도 여기 와있다고 그랬지?”


카일의 물음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 아마 지금쯤 프랭크 녀석의 은신처에 있을 거야.”

“지금 당장 연락해서 배드 포인트를 뜨라고 해. 워커 씨랑 연락이 닿으면 금세 빠져나갈 수 있을 거야.”

“알았어. 그런데 우리는 어디로 가?”


알렌의 물음에 카일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그에게 답했다.


“렌티큘러 포인트로 가자. 메모리얼 로스트 때문에 꺼려지긴 하지만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으니까 시티가드가 오면 바로 알 수 있을 거야.”


그의 말을 들은 알렌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전기를 다시 꺼내 끼며 서둘러 모두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카일은 도시 곳곳에 내려오는 시티가드들을 보며 그들을 피해 최대한 빠른 루트로 렌티큘러 포인트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


“이게 무슨 짓이지?!”


오메가 폴리스 중앙에 위치한 건물 꼭대기에서 알렉시아가 험악한 얼굴로 슈바르츠에게 소리쳤다.


“너 이 자식... 감히 누구한테...!”


이에 그의 옆에 서 있던 라일라가 분노하며 소리쳤으나 슈바르츠는 손을 살짝 들어 그녀를 만류하고는 말했다.


“애초에 자네들이 와일드 웨스트에서 그 사단을 벌이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이 생기진 않았을 거네.”

“그게 아니라 자네들이 시그마 게이트에서 녀석을 안 놓쳤어도 이런 사단은 안 났겠지.”


알렉시아의 옆에 있던 레이니가 그렇게 말하자 라일라가 인상을 팍 쓰며 그를 노려봤다.

그러자 그의 옆에 있던 보돌라즈가 금방이라도 제지하려는 듯 잠수복 안에서 눈을 빛냈다.

금방이라도 깨질 거 같은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에서 슈바르츠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누가 잘못했든 간에 지금 중요한 건 그 카일이라는 자일세. 웨스트와 시그마 게이트 건으로 이미 국제 연합이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어. 카일을 잡아두지 못 하면 그 자들이 우릴 대신할 자를 보낼걸세.”


이를 들은 레이니는 선글라스 너머로 눈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그거 곤란하게 됐군...”

“그 말대로일세. 만약에 국제 연합이 우리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이 섬에서 자네들의 입지가 어떻게 될지는 말할 것도 없겠지.”


슈바르츠의 말에 알렉시아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이에 슈바르츠는 그에게 조용히 말했다.


“나로서도 자네들과의 동맹 사이를 깨뜨리고 싶지 않네. 그러니 이번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카일을 잡아오는 게 서로에게 좋을 걸세.”

“그렇게 원한다면 당신들도 우리한테 마땅한 지원을 주시지.”

“저 자식이...”


알렉시아의 말을 들은 라일라가 조용히 중얼거리는 사이 슈바르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답했다.


“그러도록 하지. 앱실론 3,4,5 부대의 지휘권과 시티 가드의 무장을 자네들의 조직에게 제공하도록 하겠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그의 제안에 라일라는 옆에서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고 알렉시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 정도면 충분해. 물건들을 넘겨받으면 바로 움직이도록 하지.”

“...부탁하겠네.”


이윽고 세 사람이 밖으로 나오자 레이니가 알렉시아에게 먼저 말을 꺼냈다.


“이번 일은 나에게 맡겨주게. 이렇게 쉽게 그런 것들을 건네준다니 뭔가 찜찜해. 함부로 믿고 움직일 수는 없어.”

“혼자서 카일을 잡으실 수 있겠습니까?”


알렉시아가 불안한 듯이 묻자 그는 음흉한 미소를 띠며 그에게 답했다.


“하! 나를 뭘로 보는겐가. 그런 애송이 따위는 순식간에 요리할 수 있어. 자네는 여기 앉아서 저 망할 방독면 녀석을 잘 감시하고 있으라고.”

“알겠습니다. 그럼 이 건은 레이니 씨에게 맡기도록 하죠.”

“그래, 곧 가용할 인원들을 편성해서 알려주겠네.”


그의 말을 들은 알렉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보돌라즈와 함께 복도를 걸어나갔다.


***


이윽고 세 사람이 사무실 밖으로 나가고 둘만이 남자 라일라가 조심스레 그에게 물었다.


“죄송합니다만 회장님, 앱실론 부대의 통제권에다 거기에 저희들이 운용하는 화기라니... 아무리 그래도 녀석들한테 너무 많은 걸 넘겨주시는 게...”


그러자 그는 이러한 걱정이 이해가 된다는 듯 손가락으로 깍지를 끼며 답했다.


“괜찮다네. 어차피 얼마나 많은 지원을 보내주든 녀석들은 카일을 못 잡을걸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녀의 질문에 그는 방독면 안에서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자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나와 똑같지. 그리고 저 녀석들은 분명 그 원동력을 노리려 할 거야.”


이를 들은 라일라는 어느정도 짐작이 간 듯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계속해서 말했다.


“저자들은 카일의 심기를 최대한 건드려주면 그만이야. 그렇게만 되면 모든 게 계획대로 돌아갈 거다.”

“회장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그의 말에 그녀가 어느 정도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이내 한 가지를 덧붙였다.


“라일라, 만약 내가 세운 이 회사가 무너진다면...”

“...회장님?”


갑작스레 그가 내뱉은 말에 그녀는 매우 당황하며 그를 쳐다봤다.

그런 그녀에게 그는 차분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나를 믿어라.”


이에 그녀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곤란한 듯 머뭇거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잘 새겨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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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에필로그. 추적 19.12.18 45 1 5쪽
96 95. 그가 보는 세계 (2) 19.12.17 87 1 11쪽
95 94. 그가 보는 세계 (1) 19.12.16 27 1 15쪽
94 93. 거래 19.12.14 33 1 13쪽
93 92. 결별 19.12.13 28 1 14쪽
92 91. 폭동 (3) 19.12.12 47 1 13쪽
91 90. 폭동 (2) 19.12.11 30 1 15쪽
90 89. 폭동 (1) 19.12.10 34 1 14쪽
89 88. 선물 19.12.09 33 1 15쪽
88 87. 후폭풍 19.12.07 48 1 13쪽
87 86. 황혼 (4) 19.12.06 29 1 14쪽
86 85. 황혼 (3) 19.12.05 33 1 15쪽
85 84. 황혼 (2) 19.12.04 33 1 15쪽
84 83. 황혼 (1) 19.12.03 37 1 14쪽
» 82. 도피 19.12.02 47 1 13쪽
82 81. 징조 19.11.30 32 1 15쪽
81 80. 탈옥 (5) 19.11.29 44 1 15쪽
80 79. 탈옥 (4) 19.11.28 34 1 15쪽
79 78. 탈옥 (3) 19.11.27 60 1 17쪽
78 77. 탈옥 (2) 19.11.26 34 1 16쪽
77 76. 탈옥 (1) 19.11.25 42 1 18쪽
76 75. 막다른 길 19.11.23 33 1 14쪽
75 74. 의외의 조력자 19.11.22 27 1 15쪽
74 73. 정교한 계획 (2) 19.11.21 33 1 16쪽
73 72. 정교한 계획 (1) 19.11.20 77 1 18쪽
72 71. 옛 친구들 19.11.19 31 1 13쪽
71 70. 감옥 19.11.18 78 1 13쪽
70 69. 결심 19.11.16 29 1 12쪽
69 68. 커튼콜 19.11.15 40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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