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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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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녹차.
작품등록일 :
2017.09.26 20:27
최근연재일 :
2018.02.12 00:56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0,589
추천수 :
77
글자수 :
168,777

작성
18.02.02 00:39
조회
336
추천
1
글자
8쪽

2부 25화.

DUMMY

“···그래서 우리가 덮치려고 한순간에 갑자기 걔네들이 직접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화염병을 던지는 겁니다. 백 개 족히 날아온 그것들이 한 번에 터지면서 순식간에 불천지가 된 겁니다.”


열심히 경청하던 선임은 초임자의 맛깔 나는 몸짓과 말투에 완전히 매료된 채 귀를 기울였다. 선임의 반응을 즐기던 그는 거기서 딱 말을 멈췄다. 그러자 선임이 안달이 난 듯 그를 재촉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결국 그들의 계략에 당해서 우리는 보내주게 됐죠. 인질도 같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 쪽 인질이 뺏기지 않았다는 점? 물론 피해는 우리가 더 컸지만요.”


감탄을 자아내려던 선임은 상대가 적인 것을 다시 깨닫고는 목구멍으로 도로 삼켰다. 소문으로만 듣던 인질 교환 사건을 이렇게 생생하게 들으니 그로서는 기분이 좋았다. 경계선으로 발령이 나고부터 속세와 단절되듯 나라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는데 이런 종류의 얘기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귀한 정보이자 재미난 이야깃거리였다.


“근데 그 인질 두 명 이름이 뭐냐?”


지금껏 이름도 모르고 듣던 그가 이야기가 끝나자 문득 궁금해졌다는 듯 툭 내뱉었다. 초임자는 기억이 잘 안 나는지 한쪽 눈썹을 찌푸렸다.


“그게··· 뭐더라. 아, 기억났다. 타라···.”


“고생들 했어.”


그는 이름을 말하려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선임들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섰다.


“오셨습니까.”


“그래. 네가 고생이 많다. 오자마자 근무 뺑뺑이 돌고.”


당치도 않다는 듯 초임자가 손까지 휘저으며 부정했다.


“에이, 아닙니다. 저보다 선임 분들이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


“까라면 까야지. 근데 뭔 얘기하고 있었어?”


같이 근무를 서던 선임자가 후임대신 말했다.


“얘 완전 이야기보따리야. 너네도 알지? 인질 교환 사건. 그 얘기해주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더라.”


올라온 두 명도 그 소문은 익히 들었기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래? 너 나중에 나랑 같이 근무서자.”


“예, 알겠습니다.”


“이제 내려가서 좀 쉬어. 너도 쪽잠이라도 좀 자둬. 훨씬 낫네.”


눈을 질끈 감았다 뜬 선임은 후임을 데리고 자리를 비켜주었다.


“두 시간 자는 것도 어디냐. 그래도 시기적절하게 후임들 도착해서 다행이다. 그럼 고생해.”


그들이 내려가자마자 새로 교대한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무장했던 투구와 검을 빼 옆에 내려놓고는 바닥에 대충 앉았다.


“진짜 쟤네 안 왔으면 힘들었을 텐데 다행이다.”


지금껏 잠자코 있던 옆의 동료가 한숨처럼 내뱉었다.


“그러게 말이다.”


잠을 잤다고 했지만 겨우 두 시간이었고 여전히 피로는 잔뜩 쌓인 채였기에 그들은 거기서 대화가 끊겼다. 벽 너머에 시선을 두었지만, 그것뿐이었고 꾸벅꾸벅 졸거나 멍을 때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졸음이 추위를 이길 만큼 시간이 지날 때쯤 넋 놓던 병사의 눈에 움직임이 포착됐다. 생각보다 깊게 넋을 놓고 있었는지 꽤 가까워졌을 때에야 깨달았고 그는 옆의 병사를 툭툭 치며 황급히 투구를 눌러썼다.


“누가 온다.”


졸던 동료는 그의 말에 잠이 번쩍 깨는 것과 동시에 벗어뒀던 장비를 집으며 벽 너머를 바라봤다. 누군가 오고 있었다. 많지는 않은, 그렇다고 적은 수는 아닌 열댓 명의 사람들이 말을 탄 채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식별돼?”


“아니 아직. 잘 안 보여.”


땅이 어느 정도 얼어붙지 않았기에 먼지구름은 별로 없었고 그들은 다가오는 자들이 누구인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군이다. 내려가서 문 열 준비해줘.”


“무슨 일이래?”


“확인해 봐야지.”


아군임을 확인하고는 내려가려던 병사는 게으름을 피우며 내려갔다. 위에 남아있던 병사는 그들이 다가오길 차분히 기다렸다. 멀리서 입을 옷만 확인 가능하던 거리는 이제 얼굴 한 명 한 명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는 눈을 찌푸려 자세히 봤지만, 안면이 있는 자는 없었다.


“정지, 정지.”


그의 목소리가 닿았는지 말을 탄 사람들은 순순히 속도를 줄이며 멈췄다.


“···무슨 일입니까?”


흙먼지를 뒤집어쓴 그들의 모습은 누가 봐도 급하게 이곳으로 온 모양새였다. 대표 격으로 말에서 내린 자는 여성이었고 그녀는 벽 쪽으로 몇 걸음 다가왔는데 행동이나 말투에서 다급함이 묻어났다.


“모르츠 국민이랑 트리비아 병사들의 습격입니다. 막아보려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지원 요청하러 가는 중입니다. 서둘러 열어주십시오.”


타라는 최대한 급해 보이는 연기를 펼쳤다. 뒤에 있는 트리비아 병사들과 그녀 자신은 준비해 둔 태슬리어 병사들의 군복을 입은 상태였다. 망루에 있던 병사는 상황설명을 듣고는 머리를 벅벅 긁고서는 아래쪽을 내려다봤다.


“열어줘?”


문 앞에서 대기하던 그도 상황을 들었고 덩달아 마음이 급해졌다. 결국, 모르겠다는 듯 두 팔을 살짝 벌렸다.


“상관이 없으니 독자적으로 판단해야지 뭐. 신분증 확인하고 들여보내자.”


다시 고개를 든 병사가 타라를 바라본 채 소리쳤다.


“신원 확인해야 하니 그쪽만 문 앞으로 와서 신분증 좀 제출해 주십시오.”


순순히 문 앞으로 다가온 그녀는 품 안에서 준비된 신분증을 꺼내 보여줬다. 문 뒤에서 대기하던 병사가 받아 들고는 나직이 읊조렸다.


“타라 앨버트...”


여성 군인은 흔하지 않았기에 웬만하면 이름을 기억할 텐데 그로서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물론 모든 여군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혹시 어디 소속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아롤도 파누치님에게 소속되어 있고 비밀을 최우선해야 해서 정확한 명칭은 알려줄 수 없습니다.


“······.”


병사는 신분증을 만지작거리며 살짝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중간한 대답이었기에 그는 예전에 일했던 기억을 되살려 말을 걸었다.


“대부분 모르는데 가까이 모시고 계시니 하나 묻겠습니다. 아롤도님 따님의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지금 의심하는 겁니까?”


노골적으로 불쾌하다는 투의 말이 문 너머로 전해졌다. 병사는 보이지 않았지만 쓴웃음을 지으며 약간 기색을 낮췄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기분 나빴다면 사과드립니다. 뒤쪽도 반란군 놈들이 헤집고 다니는 중이라...”


그는 일부러 말꼬리를 흘리며 그녀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길 기다렸다.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한숨과 함께 대답이 들려왔다.


“루나 파누치. 됐습니까?”


“신원 확인됐습니다.”


문을 열어준 그는 그들이 다가오자 사죄의 의미로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열댓 명의 인원이 모두 들어오자 다시 문을 닫으려는 병사를 타라가 불러 세웠다.


“난감한 질문이었어.”


“그게 무슨···.”


말을 맺기도 전에 그녀는 병사의 목에 정확하게 칼을 찔러 넣었다. 순식간에 눈깔이 뒤집히며 병사는 그대로 축 늘어졌다. 동시에 옆에 있던 트리비아 병사들이 검을 뽑았고 막사가 있는 곳으로 돌진했다. 그녀가 고개를 위로 올리자 망루에 있던 병사와 눈이 마주쳤다.


“적, 적이다!”


황급히 검을 챙기며 내려가려던 그는 갑자기 못 박힌 채 멈춰 섰다. 그리고는 저 먼 곳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지평선 부근에서 엄청난 먼지구름이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아찔함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암담함과 절망감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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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부 30화. 18.02.09 104 1 10쪽
45 2부 29화. 18.02.08 83 1 5쪽
44 2부 28화. 18.02.06 421 1 7쪽
43 2부 27화. 18.02.04 88 1 7쪽
42 2부 26화. 18.02.03 143 1 8쪽
» 2부 25화. 18.02.02 337 1 8쪽
40 2부 24화. 18.01.31 438 1 5쪽
39 2부 23화. 18.01.28 106 1 8쪽
38 2부 22화. 18.01.26 97 1 8쪽
37 2부 21화. 18.01.25 113 1 7쪽
36 2부 20화. 18.01.20 108 1 8쪽
35 2부 19화. 18.01.17 114 1 6쪽
34 2부 18화. 18.01.14 116 1 6쪽
33 2부 17화. 18.01.09 134 1 8쪽
32 2부 16화. 18.01.04 134 1 7쪽
31 2부 15화. 18.01.02 172 1 8쪽
30 2부 14화. 17.12.30 140 1 6쪽
29 2부 13화. 17.12.29 148 1 7쪽
28 2부 12화. 17.11.21 163 1 8쪽
27 2부 11화. 17.11.21 196 2 6쪽
26 2부 10화. 17.11.03 221 1 6쪽
25 2부 9화. 17.10.28 202 1 10쪽
24 2부 8화. 17.10.25 162 2 9쪽
23 2부 7화. 17.10.22 168 1 9쪽
22 2부 6화. 17.10.21 157 1 9쪽
21 2부 5화. 17.10.16 210 1 8쪽
20 2부 4화. 17.10.16 161 1 8쪽
19 2부 3화. 17.10.15 180 1 10쪽
18 2부 2화. 17.10.14 21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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