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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님의 서재입니다.

나라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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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녹차.
작품등록일 :
2017.09.26 20:27
최근연재일 :
2018.02.12 00:56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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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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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글자수 :
168,777

작성
17.10.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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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부 7화.

DUMMY

아롤도는 의자에 앉아 탁자에 발을 교차시킨 채 올려놓은 자세로 팔짱을 끼며 심각한 표정으로 발끝 부분 언저리에 시선을 놓고 있었다. 루카 리오르다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를 암살했던 반란군은 능숙한 솜씨로 병사 몇과 하인들을 눕히고도 체력이 남았다고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 무의식적으로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훈련받은 병사를 한 명 운 좋게 이긴 거면 몰라도 그 이상을 잡았다는 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도대체 어디서 나온 놈일까.


지원을 대주고 있다고 의심되는 자들에게 병사들을 파견 보내고도 그는 안심이 되지 않았다. 추가 보고서를 받고선 그는 밤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어쨌든 결과의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용케도 잘 숨긴 자원이거나··· 검투사를 끌고 온 것.


전자는 너무 허황된 이야기였다. 가능성이 없다는 말은 아니었다. 단지 후자에 무게를 싣기에 현실성이라는 게 더 명확했다. 그 생각이 번뜩 들자 아롤도는 모두가 정지된 새벽에 홀로 부산히 움직였다.


부하 몇몇을 깨워 검투사를 데리고 있는 간부의 집으로 보내며 그들을 이곳에 오라고 시켰고 그들의 방을 샅샅이 뒤질 것을 전했다. 그리고는 믿을만한 부하에게 자신의 딸을 데리고 오라 시켰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해!


현재 가장 의심 가는 곳이 많은 자가 있다면 얀 앨버트였다. 최근 레안드로 데 산치스의 아들과의 결투에서 그를 죽인 후 도망쳐 자취를 감추고는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한 그. 단단히 화가 난 레안드로가 강력히 주장해 높은 금액의 현상금이 그의 목에 걸려있다. 그리고 그 사내는 자신의 딸과 아주 긴밀한 관계다.


“아롤도 님, 따님이 도착했습니다.”


노크와 함께 문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아롤도는 발을 내리고는 구겨진 옷의 주름을 다듬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정보가 필요했다. 이 상황을 타개할 작은 틈이.


“들어오너라.”


달칵 문이 열리며 루나와 집사가 같이 들어왔다. 뾰로통한 얼굴을 숨기지 않으며 척척 들어온 그녀는 알아서 그의 책상 반대편 의자에 털썩 앉았다. 아롤도는 눈을 질끈 감아 손으로 문질렀다.


“무슨 일로 부르신 거예요?”


도전적인 말투를 받으며 그는 딸의 두 눈을 바라봤다.


“저번에 말한 대로 했느냐.”


“네.”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 루나. 만약 아니라면 어떤 처벌을 받을지 모른단다.”


자신의 말에 의심을 품는 것에 기분이 상한 그녀는 눈살을 있는 대로 찌푸렸다.


“나도 알아요.”


“그러냐?”


한숨을 얕게 내뱉으며 그는 루나를 섬세하게 오랫동안 바라봤다.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한 그는 턱을 매만지며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럼 여기로 올라오거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싫어요.”


“루나, 이번엔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남쪽과 가까운 거기에 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러니까 올라와라.”


“전 밖에 나가지도 않고 그들의 표적이 될 일은 없잖아요. 굳이 올라갈 필요는 없다고 봐요, 아빠.”


새침하게 말하는 그녀의 말에 그는 울컥 무언가 치밀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투정만 부릴 거냐! 이번엔 나도 안 넘어간다. 네가 싫다면 강제로라도 끌고 올 테니 알아서 해라.”


“아빠!”


“얘기 다 끝났다. 그만 나가라.”


분함에 그녀는 주먹 쥔 손을 떨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그러면 지는 것 같아 그녀는 꾹 참았다. 하지만 목소리가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왜 이렇게 마음대로세요? 싫다니까요!”


“나가라 하지 않았느냐!”


버럭 지르는 소리에 그녀는 깜짝 놀랐다가 그것에 화가 나 그대로 뛰쳐나갔다. 아롤도는 질린다는 표정을 내비치며 뒤따라 나가려는 집사를 불러 세웠다.


“루치아노, 잠깐 나 좀 보지.”


“예, 주인님.”


아롤도는 그녀가 나간 곳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대충 정리해서 곧장 올라오라. 그리고 혹시 모르니 얀 앨버트와 연락을 하는지 감시하도록.”


“알겠습니다.”


상체를 조금 숙여 인사한 루치아노는 그대로 나가 루나가 간 곳을 잰걸음으로 따라갔다.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그 빈 공간에 숨어있던 로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닫힌 아롤도의 방과 이미 떠나고 없는 복도를 번갈아 보며 그는 한쪽 입술을 깨물었다.


-----------------------------------------


“마을 입구는 제대로 봉쇄했지?”


“명령만 내려주시면 됩니다.”


자신만만한 대답에 레이너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손에 들린 종이를 눈앞으로 들어 올렸다. 약도가 그려진 종이는 엘다가 전해준 반란군의 지부 몇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는 마테오의 명령을 받고 그중 한 곳을 직접 지휘하기 위해 무장을 하고 병사들과 같이 있었다.


은밀하게 곳곳에 숨어 있는 병사들은 그의 지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제대로 배운 정예병이었다. 하늘은 어두웠고 그래서 그는 비가 올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피비린내를 씻겨줄 비가···.


“돌격.”


짧은 그의 말과 손짓이 순식간에 주변을 타고 멀리 있는 병사들에게 전해졌고 그들은 일제히 목표를 향해 달려들었다. 위협적인 고함과 함께 검을 뽑아 든 그들은 평범해 보이는 집 문을 부수고 들어가 검을 휘둘렀다.


“적이다, 모두 도망쳐!”


가장 먼저 상황파악을 끝낸 반란군 중 하나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며 칼을 뽑음과 동시에 외쳤다. 근처에 있던 몇이 그와 같이 무기를 꺼내고 입구를 둘러싸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하지만 그 수가 너무 적었다.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물밀 듯 들어온 병사들은 혼자서 반란군 둘 셋을 베어 넘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항하는 자들은 더 이상 남지 않았다.


“도망간 녀석들을 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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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문 옆쪽으로 길게 자란 풀들을 지형물 삼아 엎드려 기어가던 남자는 낭패감을 맛봤다. 나가는 길목은 물론 곳곳에 병사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극심한 갈증을 느끼며 그는 일단 잠자코 멈춰서 상황을 지켜봤다.


한 시간, 두 시간 그리고··· 노을이 짐과 동시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툭툭 떨어지는 그것은 이내 점점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쏟아졌다. 몇 달 전과는 아예 다른 차가운 비였다. 피로 인해 뜨거워진 땅을 식혀줄 차가운 비.


곳곳에 있던 병사들은 철수했고 비가 세상을 집어삼킬 듯 쏟아지자 문지기 역할을 하던 병사들마저 자리를 털고 되돌아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남자는 아까와 같은 자세로 좀 더 상황을 지켜봤다. 대략 삼십 분 정도 시간이 흘러서야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마을 밖으로 뛰어나갔다.


남자는 며칠 내내 걸어 다녔다. 제대로 잠을 자지도, 먹지도 못한 채 자신이 생각해 둔 곳을 향해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급하게 뛰쳐나왔기에 무일푼이라 그가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는 거리보다 좀 더 오래 걸렸다.


그때까지 비는 멈추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씻기지 않았다는 얘기냐···. 얼굴을 때리는 비에 측은함을 느끼며 걷고 또 걸은 그는 결국 도착할 수 있었다. 며칠 제대로 먹지 못해 떨리는 손으로 그는 가정집으로 보이는 곳의 문을 두드렸다.


두 번, 세 번, 한 번 그리고 다시 두 번. 규칙 있게 문을 두드리고 잠시 기다리자 안에서 문이 열렸다.


“당신···.”


문을 연 이반은 그의 모습에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오랜만이군, 이반...”


“제이콥, 살아 있었던 거야?”


걱정스런 눈빛에 제이콥은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운이 좋았지··· 들어가도 되나?”


몸을 비켜서는 것으로 긍정의 의미를 내비치자 그는 흠뻑 젖어 무거운 몸을 안으로 들였다. 바로 옆에서 들리던 빗소리가 멀리서 타닥타닥 거렸고 동시에 몸에서 오한이 들었다. 바들바들 떨면서도 그는 서재가 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자네도 알고 있겠지?”


뒤를 돌아보지 않았기에 그는 대답을 하지 않는 이반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느낄 수 있었다. 잠시 시간을 두고 그가 다시 말을 꺼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어. 얼마나 당한 거지, 이반?”


“제이콥, 일단 몸부터 어떻게 하고 얘기하지.”


그가 몸을 돌려 이반을 바라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말해줘. 내가 있는 곳 말고 얼마나 사라진 거야? 그놈들 제대로 작정했다고.”


그나마 빛을 만들어주던 초에 붙은 불을 이반이 입김을 내뿜어 꺼버렸다.


“네가 있는 곳 포함 열다섯 개의 지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


분노로 일렁이는 제이콥의 눈빛에 그는 착잡함을 느끼며 힘없이 아래로 내려가는 문 쪽을 가리켰다.


“내려가자. 가서 해럴드 님에게 보고부터 해야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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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2부 29화. 18.02.08 82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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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2부 27화. 18.02.04 88 1 7쪽
42 2부 26화. 18.02.03 142 1 8쪽
41 2부 25화. 18.02.02 336 1 8쪽
40 2부 24화. 18.01.31 437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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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부 20화. 18.01.20 10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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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부 9화. 17.10.28 202 1 10쪽
24 2부 8화. 17.10.25 162 2 9쪽
» 2부 7화. 17.10.22 168 1 9쪽
22 2부 6화. 17.10.21 157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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