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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님의 서재입니다.

나라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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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녹차.
작품등록일 :
2017.09.26 20:27
최근연재일 :
2018.02.12 00:56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0,579
추천수 :
77
글자수 :
168,777

작성
17.11.21 17:49
조회
195
추천
2
글자
6쪽

2부 11화.

DUMMY

일이 벌어지고서 일주일 하고도 닷새가 지났다. 거리의 병사들은 여전히 그 수가 많았지만, 전에 비해 경계는 조금 풀어진 상태였다. 아롤도의 지시로 목록에 올라왔던 반란군의 지부는 하나도 남김없이 쳐들어가 부수고 죽여 이제 형체가 남은 곳은 없었다.


덕분에 그동안 해럴드는 엘다와 가지 않았던 곳을 추리고 그곳에서도 더 안전할만한 곳을 찾아 몸을 숨기며 거처를 계속 옮겼다. 곤란한 일은 분명 없었지만, 정신적으로 그들은 모두 지쳐있었다.


계절은 어느덧 이제 벌써 가을과 겨울 그 어중간한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고 어중간하게 날은 추웠다가도 견딜만한 변덕스러운 날들의 반복이었다. 얀은 방 안에서 옷을 차려입은 채 털 달린 긴 겉옷을 입고 있었다.


창문은 꽉 닫혀 있었음에도 없는 틈을 뚫고 한기가 어디선가 들어와 방 안은 바깥만큼은 아니었지만 추웠다. 그는 침대에 걸터앉은 무릎 사이로 손을 깍지 낀 채 벽에 걸린 시계에 초점을 맞춘 채 가만히 있었다.


“......”


가끔씩 우는 침대의 신음을 제외하고는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방 안 가득 웅장하게 고독한 연주를 하고 있었다. 초침이 끝을 향하고 시간이 정시가 되자 그는 몸을 일으켜 문을 열고 홀로 빠져나갔다.


“어디 가?”


해럴드의 물음에 얀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홀은 해럴드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왜 자꾸 나와 있는 거야? 그는 왜 알면서 모르는 척 묻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건 더 기분 나쁘게 했다. 얀은 언짢음을 숨기며 그는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잠시 볼일이 있어서...”


“나는 안 나갔으면 하는데.”


예상외로 한 발 물러나는 말투에 얀은 의아해했지만, 그것에 그는 재지 않고 말을 할 수 있었다.


“오늘 아니면 또 언제 볼지 모르기 때문에 가야 합니다.”


해럴드는 입을 조금 내밀고 끄덕였다. 뭐 하러 가는지 정확히 알고 있네. 뭐 때문에 가야 한다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해한 행동을 취했고 얀도 그 모습에 말을 덧붙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탁자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던 해럴드는 몸을 조금 뒤로 젖히며 기지개를 켰다.


“너무 오래 있지는 말고 아직 바깥 상황은 여전하니까 뒤 밟히지 않게 조심해.”


“그렇게 하죠.”


고분하게 대답한 그는 몸을 돌려 지상으로 가는 곳으로 빠져나갔고 그가 멀리 걸어갈 때까지 속으로 시간을 세며 기다린 해럴드는 적당한 때가 됐다 싶자 구석 쪽에 있는 방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반, 잠깐 나와 봐!”


말이 채 흩어지기도 전에 방문은 열렸고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 언제나처럼 변화 없는 무표정의 그는 뚜벅뚜벅 걸어와 해럴드 앞에 섰다.


“무슨 일이십니까?”


“지금 얀이 루나 만나러 갔으니 뒤 좀 밟아줘.”


이반이 대답하려는 찰나에 다른 방에서 벌컥 문을 여는 소리에 그들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날 보내줘요, 내가 갈게요.”


간절함이 묻어나는 타라의 목소리가 해럴드의 귀에 닿았다. 그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데...”


걱정되는 눈빛이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슨 걱정 하는 건지는 알겠어요. 근데 나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 수상함 낌새를 느끼기에는 내가 더 적합할 거에요.”


해럴드는 코로 깊은숨을 내뱉었다. 근심이 함께 섞여 있었다.


“대답은 듣고 가야겠어. 조금이라도 상황이 수틀리면 관여하지 말고 복귀해야 해. 알았어?”


의외로 그녀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렇게 할게요.”


“가 봐. 빨리 쫓아야 할 거야.”


살짝 고개를 숙인 그녀는 그의 말대로 곧장 바깥으로 나갔다. 지하에 있는 곳이라 바람은 없었지만, 그는 왠지 한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멍하니 바라보는 그의 옆에서 이반에 작게 읊조렸다.


“따라가 볼까요?”


수긍하려던 해럴드는 다시 고개를 내저었다.


“아냐 됐어. 꼬리가 많을 필요는 없어.”


----------------------------------------------------


큰 거리로 들어서자 로건은 많은 인파를 볼 수 있었다. 대낮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볼일을 처리하기 바빴다. 그는 일단 한시름 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하나밖에 안 붙었네.


그는 아까부터 느껴지는 인기척이 거리를 유지한 채 따라오는 것을 확인하며 내심 걱정이었는데 이 정도의 인파면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구지? 그새 아롤도가 붙인 건가.


그는 일단 거리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 그는 사람들이 뭉쳐있는 곳들로만 파고 들어가며 그들의 시야에 가려지는 한 옷가게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그리고는 미리 주머니에서 꺼낸 동전을 주인장에게 던지고는 밋밋한 옷 하나를 집어 들어 다른 문으로 나왔다.


갈색의 긴 코트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그는 최대한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약속 장소를 향했다. 목적지로 가는 골목길 앞에서 그는 정신을 더 집중하며 슬며시 주변을 훑었다. 일단 어떻게 도망은 쳤네. 나올 때가 문제긴 하지만 일단은···.


품 안에 넣어놨던 편지의 감촉을 느끼며 그는 다시 걸음 속도를 올렸다. 왠지 심장이 두근거렸다. 얼마 만이지? 두 달은 됐나...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렇게 반란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던 그가 이제는 그쪽의 유명인사가 되었으니 그는 세상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다시 실감했다.


“로건 형···?”


서로가 보이기 시작했고 서로에게 다가가며 얀은 반가우면서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로건은 이제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짓고 있었다.


“얀, 오랜만이네?”


작가의말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겨우 조금 마음을 추스리고 방금 글을 쓰고 바로 올립니다.

이 기운이 일단은 완결까지는 버텨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다시 한 번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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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부 12화. 17.11.21 162 1 8쪽
» 2부 11화. 17.11.21 196 2 6쪽
26 2부 10화. 17.11.03 220 1 6쪽
25 2부 9화. 17.10.28 202 1 10쪽
24 2부 8화. 17.10.25 162 2 9쪽
23 2부 7화. 17.10.22 168 1 9쪽
22 2부 6화. 17.10.21 157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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