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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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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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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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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아스타롯 6장 1화

DUMMY

다한과 아스타롯은 마침내 융스-리테 산맥을 넘고야 말았다. 온갖 역경이 있었지만 이겨 낸 것이다. 라니아 마을을 보고 다한은 거의 눈물을 흘릴 뻔하였다. 반면 아스타롯은 안도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라니아 마을을 보자마자 다한은 우선 신께 감사를 드리는 약식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아스타롯을 끌다시피 라니아 마을로 향했다.


다한은 내려가다가 십자군이 지나갔던 길이 옆에 나 있는 것을 봤다. 마델 고원은 넓었지만 라니아에서 마델 고원까지 꼬불꼬불하게 굽고 좁은 길을 통해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10만 명의 십자군이 그 길을 통해 마델 고원에 가는데 2주일이나 걸릴 정도였다.


만약 고도(古道)로 연결된 길이 산사태로 막혀 있지 않고 ‘거인들의 도시’가 없다면 고도(古道)를 통해서 가는 것이 더 빠를 거라고 다한은 생각했다.


라니아 마을은 서(西)와 북(北)의 경계에 있는 유일한 인간의 마을이다. 하지만 이곳은 지배하는 것은, 라니아 마을에서 걸어서 3달이나 걸리는 델루로스이다. 2~3일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파벨 공국이나 루미드 백작의 영토가 아니다.


왜냐하면 20여가구 정도 사는 라니아 마을은 작은 곳이다. 게다가 교통의 요지도 아니고 귀중한 광물이 나는 광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곡물이 잘 자라는 곳은 더더욱 아니다. 게다가 툭하면 융스-리테 산맥의 몬스터의 습격을 받고 하던 마을이기에 공국이나 영주들이 아무리 땅을 탐내도 이곳만은 예외였다.


하지만 이곳은 서(西)에서 융스-리테 산맥에 가장 가까운 마을이고 북(北)으로 가는 길목 입구에 있기 때문에 군사적인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곳이다. 어쩔 수 없이 모든 이의 수호자이자 북(北)의 마족을 신의 사생아, 즉 주적(主敵)으로 정한 델루로스가 이곳을 관리하에 두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곳이 주(主)신전의 영토에 속하게 되었다.


이 외딴 마을이 가끔 활기찰 때가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때가 북(北)과 전쟁을 벌일 때이다. 평소 1명의 신관만이 이곳을 지키고 있지만 전쟁 시에는 2명의 신관과 20명의 성기사가 파견되고 라니아에서 가장 가까운 에베, 쿡, 미투카에서 끊임없이 사람들과 물자들이 오가기 때문이다.


다한이 라니아 마을을 마지막을 봤을 때도 마을은 그런 활기에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다한은 이 마을을 생각할 때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하지만 다시 찾은 이 마을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다른 마을에 잘못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한은 덜컥 겁이 나기도 했지만 멀리 보이는 저 조금한 것은 분명 사람이었다.


아직 해는 지지 않았지만 저녁을 준비할 때라서 그런지 집집마다 굴뚝에 연기가 나 있었고 구수한 냄새가 멀리 떨어져 있는 다한의 코끝에도 송골송골 맺혔다. 기쁜 마음에 다한의 걸음은 점점 더 빨라져 갔다.


반면, 아스타롯은 자신이 몬스터와 자신의 형제들의 위협에서 벗어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에 직면해 있는 자신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델루로스에 가면 자신은 도대체 어떻게 되겠는가. 봉인이 풀리고 죽거나 봉인이 안 풀려도 에스텔과 함께 죽거나 할 것이다.


다한을 발견한 마을 사람은 깜짝 놀랐다. 사람이 올 리가 없는 북쪽에서 두 명이 걸어오고 있으니 사람이 아니라 유령이라고 생각했다. 다한이 다가갔을 때 40대 중반의 머리가 벗겨지고 안쓰러운 눈빛을 가진 남자가 뻣뻣히 굳어 있었다. 겁은 먹은 것이다.


“실례합니다만, 혹시 예배당이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다한은 이 마을에 유일한 신관이 머무르고 있는 곳을 물어 봤을 뿐인데 예배당이라는 말을 들은 그 남자는 더욱 겁을 먹었다. 다한은 자신의 몰골을 바라보았다. 안 그래도 먼지로 지저분한 얼굴이 수염으로 더 지저분해 보였고 옷은 먼지와 피로 얼룩진데다 허리에는 검까지 차고 있었다.


계속 같이 있어 생각하지 못 했지만 아스타롯의 모습도 가관이었다. 긴 머리는 한 번도 씻지 않아 기름지고 광년이처럼 머리가 산발되어 있었다. 하얀 피부는 먼지로 빛을 잃었고 몸보다 큰 옷을 걸친 모습이 영락없는 거지 모습이었다.


다한은 자신과 아스타롯의 모습을 보고 이 남자가 겁을 먹은 것 같아서 얼굴을 대충 소매로 쓱 닦고 아스타롯의 얼굴도 닦아 주었지만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다한은 깨끗해지려는 것을 포기하고 말했다.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성기사 다한이고 이쪽은... 성녀 에스텔님입니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머리가 벗겨진 그 남자는 슬금슬금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이대로 돌려보냈다가는 오해할 것이 분명했다. 다한은 용사의 상징인 성검 클레시온을 보여주기로 하였다. 남자 앞을 가로막고 허리춤에서 성검 클레시온을 빼 들자 겁에 질린 남자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이 검은 성검 클레시온입니다. 주(主)신전의 보물이자 용사의 증표입니다. 저와 에스텔님 은 마왕정규군과 전투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이 소식을 빨리 주(主)신전에 알려야 하기 때문에 라니아의 신관님을 뵙고 싶은데 예배당이 어디에 있습니까?”


남자가 이 말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조금만 늦게 말했으면 다한은 이 남자를 벙어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저... 저... 정말 용사 다한님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저 뒤에 계신 분은... 성녀 에스텔님이시고요?”


“네. 그렇습니다.”


“소문으로 마왕군과 전투로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


“정말 죽을 뻔했죠. 하지만 신의 가호로 살아 올 수 있었습니다.”


남자의 표정은 두려움에서 놀람과 기쁨으로 바뀌었다.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브룩이라고 합니다. 모습이 너무... 험해서 못 알아 봤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이 모습이라면 누구라도 오해했을 테니까요.”


“지금 촌장님 집에 가고 있는 중인데 같이 가시죠.”


“저는 먼저 예배당에 들리고 싶은데...”


“......”


브룩이라는 중년 남자는 머뭇거리더니,


“그 일 때문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니 저와 함께 촌장님 집에 같이 가시죠.”


다한은 어리둥절해서 브룩 뒤를 따라 촌장 집으로 향했다.



다한이 촌장 집을 찾을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첫 번째는 십자군이 원정을 떠나기 전에 다른 성기사들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었다. 촌장 집은 그때나 지금이나 넓지만 대충 판자로 이어붙인 듯한 낡은 나무집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브룩을 따라 들어간 촌장 집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어둠침침한 조명 아래 다한이 들어서자 하얀 눈들이 다한과 아스타롯에게 쏠렸다.


“여러분! 제가 지금 누구를 데리고 왔는지 아십니까? 바로 용사 다한님과 성녀 에스텔님이 십니다.”


브룩은 감정에 겨워 외쳤지만 목소리를 크지 않았다. 뭔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한과 아스타롯에게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그들의 모습은 용사와 성녀의 모습이 아니라 거지라고 불러도 무방했기 때문이다.


다한은 십자군의 패배와 구사일생으로 북(北)을 탈출한 얘기를 간략하게 얘기했다. 다한의 얘기가 끝나자 구석에서 늙은 노인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라니아 마을의 촌장이었다.


“오오... 정녕 용사 다한님이십니까? 정녕 성녀 에스텔님이십니까?”


다한은 마을을 떠나기 전에 봤던, 나이가 들었지만 정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죽음을 얼마 안 두고 있는 힘없고 초라한 노인을 보고 바로 알아보지 못했다.


“그렇습니다. 촌장님. 그런데...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암, 있고말고요. 있고말고요. 하지만 신께서 당신을 우리 마을로 보낸 것을 보면 신은 우릴 버리지 않은 모양이구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마을 사람들까지 모여 있는 것을 보면 보통 일이 아닌 듯 싶은데요. 그리고 라니아의 신관님은 어디에 계시죠?”


촌장이 막 얘기를 꺼내려던 순간


“잠깐, 잠깐, 얘기가 길어질 것 같은데 그전에 먹을 것부터 줄 수 없어?”


“아스... 에스텔님. 먹는 것은 나중에 예배당에서 실컷 먹을 수 있습니다.”


“다한. 우린 어제 저녁부터 한 끼도 못 먹었어. 지금까지 참았으면 됐잖아. 도대체 얼마나 더 참아야 하는데. 난 이제 못 참아. 아니면 나 먼저 예배당에 가서 먹을 테니 넌 마저 얘기 듣고 와.”


“아스... 아니... 에스텔님. 꼭 그렇게 해야겠습니까?”


“응.”


다한은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중대한 일을 꺼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스타롯은 그런 것에 전혀 관심도 없이 태연하게 먹을 것 얘기를 꺼내 짜증이 났다.


“다한님. 저희가 먹을 것을 준비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촌장이 그렇게 말하자 마을 사람 중 한 사람이 먹을 것을 가지러 나갔다. 다한은 아스타롯을 노려봤지만 아스타롯은 못 본 척 하였다.


“어차피 예배당으로 가셔도 먹을 것은 먹지 못할 겁니다. 예배당은... 예배당은 폐쇄된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마을에 들어선 지 아직 1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다한은 앞으로도 이런 불길한 소식을 더 들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게... 그게 무슨 말입니까? 예배당이 폐쇄되었다니요?”


“일주일 전입니다. 북쪽에서 사람들이 온 것입니다. 한 30명 정도 되었는데 복장을 보아하니 성기사들로 보였습니다.”


“잠깐만요? 일주일 전이라고요?”


“네. 오늘로 딱 일주일째입니다.”


일주일 전에 십자군과 마왕정규군이 사흘 밤낮으로 싸울 때이다. 그들이 일주일 전에 이곳에 도착했다는 것을 마왕정규군과 전투를 벌이기 전에 와야지만 가능한 일이다.


“북쪽에서 온 것을 보고 그들이 십자군이라는 것을 금방 알았습니다. 그들은 말도 못 할 정도로 심한 꼴로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그중 6명은 여기에 도착하고 이틀 뒤 죽었습니다. 살아남은 자들도 멀쩡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배당에서 머무르면서 신관님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다들 젊은이들이라 금방 회복되었습니다.

그들이 회복되자 신관님은 그들에게 전쟁이 어떻게 돌아가는 물어 봤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잘 모르겠다는 애매한 대답만 할 뿐이었습니다. 신관님을 십자군이 패했다고 생각하고 주(主)신전에 그 사실을 알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이 열리면서 먹을 것을 가지러 간 자가 돌아왔다. 품에는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는 감자를 한바구니 안고 있었다. 눈치 없이 웬 먹을 것 타령이냐고 핀잔을 주던 다한도 감자를 보자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다한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고 품위를 잃지 않고 먹으려 했지만 아스타롯은 처음부터 눈치 보지 않고 닥치는 대로 감자를 해치웠다. 아스타롯의 먹는 속도가 다한을 압도하였고 다한은 자신의 몫이 급속도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중에 품위고 뭐고 다 던져 버리고 감자 껍질도 까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먹었다. 그 많은 감자를 둘이 다 먹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흠흠... 저... 계속 얘기해도 되겠습니까? 용사 다한님.”


배가 부르자 그제야 주변 사람들이 시선을 느낀 다한은 머쓱해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상에서 회복한 성기사들이 도적으로 변했습니다.”


“네!?”


다한은 속이 뒤집혀서 방금 먹은 감자가 다 올라올 것처럼 느껴졌다.


“저희들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그들이 바로 저희들 눈앞에서 신관 님을 살해했을 때 그들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배당을 그들의 아지트로 만들었습니다.”


“그럼 그들이 지금 예배당에 모여 있다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몰래 제 집에 사람들을 모아 대책 회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촌장은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지 몇 번 말을 꺼내려 했지만 쉽게 꺼내지 못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쉰살 정도 되어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촌장의 말을 대신 했다.


“용사 다한님. 그리고 성녀 에스텔님. 도적으로 변한 그들은 마을을 약탈하려 했지만 저희 라니아 마을은 가난합니다. 돈이 될 거라고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지요. 그러자 그들은 마을 여자들을 납치했습니다. 제 딸로, 촌장님의 손녀도 지금 예배당에 붙잡혀 있습니다.”


“제 딸도 있습니다.”


“제 누이동생도 있습니다. 용사 다한님.”


“제 아내도 붙잡혀 있습니다. 전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분노와 비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한은 마치 그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용사 다한님. 제발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도와주십시오.”


“물론입니다. 저는 성기사입니다. 곤란한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감자를 다 먹은 바구니를 어떻게 살펴보면 또 감자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던 아스타롯은 다한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반문하였다.


“뭐? 너 미쳤어? 어떻게 도와줄 건데? 혼자서 20명이 넘는 성기사를 상대하게?”


다한은 아스타롯의 말을 무시했다. 촌장이 계속 말을 이었다.


“사실 오늘 사람들이 모인 것은 예배당에 있는 그 무뢰배들에게 저희 딸들을 되찾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훈련된 성기사들이고 저희들은 그저 농사만 짓고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라 그들과 싸움을 벌인다면 이길거라고 장담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용사 다한님이 저희들을 지휘 해주셨으면 합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제 힘 닿는 데까지요.”


다한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일주일 전에 라니아 마을에 도착했다는 것은 그들이 탈영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한은 몇몇 무리가 탈영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났다. 그리 많은 수도 아니었고 마왕정규군과 결전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 일까지 신경을 쓸 수 없었다. 탈영만 해도 파문은 둘째치고 극형을 면할 수도 없는 마당에 도적으로 변해 인신매매까지 하다니. 신이 용서할지라도 다한은 용서할 수 없었다.


“델루로스에는 언제 갈 건데? 지금 델루로스로 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잖아.”


“너... 델루로스에 가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았잖아. 순식간에 의견을 바꾸는 재능까지 가 지고 있는 줄 몰랐네.”


“왜 이런 약해 빠진 놈들을 돕느라고 니 에너지를 낭비를 하는데?”


“너와 사고방식이 다르다고 함부로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여기는 북(北)이 아니야. 약자를 돕는 것은 성기사의 당연한 의무다.”


“거참. 드럽게 고상하시네. 용사 다한님.”


계속되는 아스타롯의 상스러운 말에 마을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바라보았다.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다한은 그때서야 사람들이 아직 에스텔 몸에 아스타롯이 봉인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저기 죄송합니다. 사실 에스텔님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델루로스로 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인 것입니다. 마왕의 저주로 에스텔님은 모든 신성력을 잃어버리시고 정신도 오락가락 하십니다.”


여기저기서 탄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각한 저주입니까?”


다한은 엄숙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왕이 혼신을 쏟은 저주라서 주(主)신전에서도 그 저주를 풀 수 있을지 어떨지 장담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싸움이 벌어질 때 동안 에스텔님이 숨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합니다만...”


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봤다.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 에스텔은 왕보다 더 위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마왕의 저주가 자신들에게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때 딸이 붙잡혀 있다는 건장한 체격에 쉰살쯤 되는 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저희 집으로 가시지요. 안 그래도 딸이 붙잡혀 집사람이 매일 눈물로 보내고 있습니다. 에스텔님이 가주시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스타롯은 그 남자를 따라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한에게 다시 물었다.


“다한. 꼭 이래야겠어?”


다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아스타롯이 다한에게 다가가 껴안으면서 몰래 귓속말로


“아까 거짓말 능숙하던데. 마족이라고 해도 믿겠어. 쿡쿡.”


아스타롯의 갑작스럽게 껴안아 다한은 당황했고 부끄러웠다. 귀에 닿은 아스타롯의 숨결이 다한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마족 같다는 말에 그 기분이 물에 탄 소금처럼 사라져 버렸다.


“시끄러! 가서 기다리고 있어.”


“알았어. 알았어. 괜히 죽지는 말라고.”


“성녀 에스텔님. 가시지요.”


그렇게 둘은 촌장 집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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