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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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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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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3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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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5장 1화

DUMMY

네이엄이 갈림길로 다시 돌아왔을 때 다른 길로 들어섰던 4명의 병사들도 이미 돌아와 있었다. 혼자만 돌아온 네이엄을 병사들이 이상하게 여기자 네이엄은 투아난의 죽음과 계약의 종료를 간략하게 얘기해 주었다.


하지만 성녀 에스텔이 홍염의 창 매그넌스를 소환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얘기해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네이엄조차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어떻게 인간이 홍염의 창 매그넌스를 소환할 수 있단 말이냐.


다른 4명의 병사들은 조기 종료된 계약과 투아난에게 ‘인간 따위에게 죽어버린 머저리’ 또는 ‘그런 놈을 주군으로 모신 내가 병신이다’라는 욕설을 내뱉었다.


그들이 고도(古道)의 입구에 도착했을 때 그들의 눈에 들어 온 것은 그들의 동료와 말들의 시체 일부분이었다. 그리고 수십 명의 거인들이 입구에서 서성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들이 거인들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뭔가 폭발하면서 수십 명의 거인들이 거대한 단백질로 변했기 때문이다.


네이엄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저쪽 하늘에서 무엇인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네이엄은 하늘을 보았다. 하늘은 한밤중의 하늘처럼 어두웠다. 아니, 하늘이 무너지고 그 자리에 우주가 보이는 느낌이었다. 그곳에서 거대한 불덩이가 지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수십, 수백 개의 운석이 ‘거인들의 도시’를 강타하고 있었다.


“미... 미티어 샤워!”


고등 광역 마법. 그 고등 광역 마법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마법 중 하나이며 궁극의 주문이라고 불리는 주문이다. 웬만한 국가 단위의 마법사들이 모여도 성공할 확률이 적은 마법이다.


성공하더라도 지금처럼 운석이 비처럼 쏟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고작해야 십여 발정도 떨어질 뿐이다. 네이엄은 충격과 공포로 온몸이 전율하고 그대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지만 네이엄은 웃음이 나왔다. 인간이 홍염의 창 매그넌스를 소환하질 않나. 자신의 주군인 투아난이 죽지를 않나. 살아 생전 볼일이 없는 미티어 샤워가 그의 눈앞에서 시전되질 않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을 하루 만에 다 겪은 네이엄은 미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좀 더 현실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다른 4명의 병사들은 뒤도 안 돌아보고 왔던 길로 도망쳤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투아난에게 모든 것을 바쳤던 네이엄은 모든 것을 잃었다. 더 이상 네이엄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마침 운석까지 떨어지고 있었다.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죽음이다. 네이엄은 두 팔을 벌린 채 그에게 다가오는 운석을 맞이했다.



투아난이 성녀 에스텔을 추적하고 있을 때, ‘그’는 좁고 어두운 방에서 책을 보고 있었다. 이미 그 주변에는 수백 권의 책들이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만족할만한 대답을 주는 책들은 없었다. 지푸라기 같은 단서만 찾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지푸라기 같은 단서라도 ‘그’의 손에 들어오면 황금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단서와 100명의 현자보다도 우수한 ‘그’의 두뇌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하였다.


11만 명의 병사들이 ‘거인들의 도시’에 당도하였다. 총지휘관을 맡고 있는 것은 원로들의 의장인 유펠렌이었다. 과거에도 앞으로도 맡을 리 없는 11만 명의 총지휘관을 맡은 유펠렌은 어쩐지 겁이 났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 이런 변화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이 정도 대병력을 가지고도 ‘거인들의 도시’를 멸망시키지 못할지도 모르는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 거인들이 아무리 멍청하고 둔하다고는 하지만 ‘거인들의 도시’에 추정되는 거인들만 5만 명을 넘었다.


한꺼번에 싸우면 11만 명이라도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것은 분명했다. 유펠렌은 시간은 걸리겠지만 각개격파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검은 망토를 온몸을 가린 마족이 그에게 다가왔다. ‘그’의 직속 부하 중 한명이다.


“내일까지 ‘거인들의 도시’를 멸하라는 ‘그’분의 명령입니다.”


“내일까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요! 그런 일이 가능했으면 ‘거인들의 도시’는 진작 멸망 당했을 거요.”


“내일까지 끝내십시오. 이건 부탁이 아닙니다. 권유도 아닙니다. 이건 명령입니다. 명심하십시오. 유펠렌 의장님”


마왕은 십자군과 함께 없어졌다. 권력이 있는 귀족들과 마왕 후보자들도 사라졌다. 유펠렌은 드디어 원로들의 차례라고 생각했다. 원로들만 처리하면 북(北)에는 더 이상 힘을 가진 집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2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라면 마왕이 있든, 권력을 가진 귀족들이 있든, 사실 큰 상관이 없었다. 지금 원로들은 ‘그’의 힘이 두려워 ‘그’에게 절대 복종을 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게다가 원로들은 북(北)의 신민들의 대변인이기도 하기에 함부로 적으로 돌리는 것보다 이용하는 것이 더 값어치가 있다. 그런 원로들을 왜 제거하려고 하는지 몰랐다.


또 다른 이유는, ‘거인들의 도시’를 멸하려는 이유이다. ‘거인들의 도시’에서 홍염의 창 매그넌스가 출현했기 하지만 그것이 ‘거인들의 도시’를 멸망시키려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비효율적이다. 차라리 몇몇 선발대를 보내서 홍염의 창 매그넌스를 회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물론 5만 명이 넘는 거인들이 살고 있기에 무서워서 공격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만약 ‘거인들의 도시’에서 거대한 다이아몬드 광맥이 발견되었으면 ‘거인들의 도시’는 예전에 멸망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그 땅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곳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아무런 의미 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거인들의 도시’를 멸하는데 분명 이유가 있다. 하지만 유펠렌은 마델 고원 깊숙이 있는 이러한 버려진 도시가 어떠한 중요성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총지휘관은 나 유펠렌이요. 그런 말도 안 되는 명령에 따를 수 없소.”


“아니요. 유펠렌님을 따를 겁니다. 따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어떻게 그렇게 장담하시오?”


“왜냐하면 이 명령은 내리신 분이 ‘그’분이니까요. 당신은 감히 ‘그’분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습니다.”


“......”


유펠렌은 그 말에 어떠한 반박도 할 수 없었다. 그랬다. 감히 ‘그’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다. 거역할 바에 차라리 ‘거인들의 도시’를 총공격하여 죽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거인들의 도시’에 도착하면 공격 신호를 기다리십시오. 공격 신호가 떨어지면 ‘거인들의 도시’를 ‘완전히’ 멸하십시오.”


“어떤 공격 신호요?”


“보면 알 것입니다.”


그러더니 검은 망토를 두른 마족은 몸을 돌렸다.


“잠깐. 기다리시오. 어떤 공격 신호요?”


검은 망토를 두른 마족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유펠렌은 의장직을 맡을 때만해도 자신이 마왕 다음 가는 권력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유펠렌은 체스의 폰이 된 느낌이었다.


‘거인들의 도시’를 멀리서 바라보던 유펠렌은 병사들에게 전투 태세로 명하였다. 그리고 곧 있을 전투 신호를 위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펠렌이 하늘이 아니라 ‘거인들의 도시’를 보고 있었다면 ‘거인들의 도시’ 주변에 거대한 마법진이 빛나고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늘만 보고 있던 유펠렌은 갑자기 하늘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간 것이 보였다. 조그만 구멍이 순식간에 도시 전체를 덮을 만큼 넓혀졌다. 하늘의 조각이 떨어져 나가고 그곳에는 우주가 보였다. 그러더니 붉은 무언가가 지상으로 떨어졌다.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지면이 흔들거렸다. 곧이어 수십 개의 운석들이 ‘거인들의 도시’를 강타하였다.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하늘이 비명을 지르고 땅이 요동을 쳤다.


유펠렌은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손이 떨리고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없었다. 이것이 ‘그’가 말했던 공격 신호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운석이 모두 떨어지고도 한참 시간이 지난 후였다. 다른 원로들이나 병사들도 그 엄청난 광경에 넋이 빠졌다.


거대한 운석 하나가 도시 한 구역을 강타하였다. 직격 당한 건물은 가루가 되었고 그 충격으로 주변의 건물들까지 무너져 내렸다. 조그만 운석이 운이 나쁜 거인의 몸을 꿰뚫고 지면에 충돌하였다.


이렇게 직격으로 맞지 않아도 운석이 지면과 충돌하는 충격파만으로 거인들의 몸이 분해되어 흩날렸다. 어떤 거인은 건물 안으로 숨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운석은 건물과 거인 둘 다 사라지게 만들었다.


운석은 ‘거인들의 도시’를 부수고, 부수고 또 부수었다. 원래 ‘거인들의 도시’가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병사들은 그런 풍경에 전율과 쾌감을 느꼈다. 이렇게 호쾌하게 파괴는 평생을 살아도 볼까말까한 장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은 사시나무 떨 듯이 떨렸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몰라도 하늘은 다시 예전의 푸른 모습을 되찾았고 운석의 낙하는 멈추었다. 운석이 멎자 ‘거인들의 도시’는 침묵하였고 원로들과 병사들도 침묵하였다.


유펠렌은 운석이 멎자 멈추었던 시간이 다시 흐르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1년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심지가 약한 병사들 중에서는 자신이 살았던 생애만큼 길었다고 느꼈다.


정규군과 원로의 병사들은 비록 떨고 있어도 자신의 자리를 지켰지만 지원병들은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도망치려는 자, 그걸 막으려는 자, 히스테릭을 부리는 자, 겁에 질린 자, 너무 흥분해서 ‘거인들의 도시’로 뛰어들려는 자.


소동이 진정 되고 유펠렌은 공격 명령을 내릴지 말지 고민을 하였다. 사실 운석 공격으로 ‘거인들의 도시’가 사실상 멸망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그’가 ‘거인들의 도시’의 완전한 멸망을 바라고 있었다. 지금 공격으로 살아남은 거인들은 모조리 말살하라는 것이다.


진정이 되었지만 아직도 병사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유펠렌조차 압도적인 광경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병사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지금 상황에서 공격 명령을 내리면 혼란스러워하는 병사들에 의해 명령체계가 붕괴 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 11만 명의 대병력은 거인들이 아니라 자신들에 의해 무너질 수가 있었다.


사실 망설이는 더 큰 이유는, 만약 병사들이 ‘거인들의 도시’를 공격하고 있을 때 또 다른 광역 마법이 시전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병사들은 들어라! ‘거인들의 도시’는 붕괴되었다. 하지만 아직 살아남은 거인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적이고 위협이다. 그러니 우리들은 그들을 살려 두어서는 안 된다. 전원! 공격하라!”


병사들 뿐 아니라 원로들도 머뭇거리며 서로 눈치만 봤다. 유펠렌은 자신의 이런 지위가 싫어졌다. 그는 그의 옆에 있는 기수에게 공격 신호를 내리라는 눈짓을 보냈다.


기수들이 공격 신호를 내렸고 다행히도 원로의 4만 명의 병사들은 명령에 따라 ‘거인들의 도시’로 진군했다. 그 뒤를 정규군과 지원병이 뒤따라갔다. 하지만 전투 직전의 힘찬 발걸음이 아니었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들의 발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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