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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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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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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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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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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5장 3화

DUMMY

북(北)의 수도 칼리커스. 마왕성이 있고 의회가 있고 군사령부가 있는 곳. 도시는 마왕성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세워져 있다. 마왕성은 그 한가운데 있는데 수도 칼리커스에서 가장 높을 탑을 가지고 있다. 가장 높은 탑 아래에도 수십 개의 크고 작은 탑들이 있어 마왕성은 탑들의 성채라고도 불리 운다.


마왕성의 성벽은 3중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가장 외곽에 있는 성벽이 가장 크고 견고하게 세워져 있었다. 가장 바깥 성벽 바로 밖에는 너비가 10m쯤 되는 해자가 흐르고 있었다. 이 마왕성을 드나들 수 있는 입구는 정면에 있는 검은 문뿐인데 마차가 동시에 6대는 지나갈 만큼 컸다.


마왕성을 보호하기 위해 마왕성 주변 4km 내 어떠한 건물들도 없었다. 거대한 광장만이 있을 뿐이다. 델루로스가 백색의 도시라고 불린다면 칼리커스는 흑색의 도시라 불리만큼 마왕성이나 건물들이 모두 검은색으로 되어 있었다.


북(北)의 수도 칼리커스에 도착한 유펠렌은 칼리커스가 괴물들에 의해 함락 당한 줄 알았다. 하늘에는 드래곤 수십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었고 마왕성 주변 넓은 광장은 무장한 마족과 거인들이, 오크와 고블린, 트롤 등 온갖 종족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유펠렌은 ‘그’가 정말로 북(北)을 멸망시키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였다.


유펠렌은 온갖 종족의 무리를 뚫고 마왕성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 뒤를 원로의 병사들이 뒤따랐다. 병사들은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다른 마족, 거인, 오크. 고블린, 트롤들의 눈길에 당장에라도 싸움을 벌이고 싶었다.


마왕성에 다다르자 원로들을 알아보고 마왕성 다리가 내려왔다. 마왕이 실종되고 비어 있는 마왕성을 ‘그’가 차지한 것이다. 마왕성 안으로 들어간 원로들은 ‘그’를 찾기 위해 왕좌가 있는 홀로 가려고 했지만 ‘그’의 부하가 원로들을 집무실로 안내하였다.


홍염의 창이 있던 없던 마왕성까지 차지한 ‘그’는 사실상 마왕이나 다름이 없다. 지금 북(北)에서 그보다 강한 세력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왕좌의 홀이 아니라 집무실에서 원로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아직 ‘그’는 마왕으로 자처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오만하고 저주받은 자가 왜 아직도 왕좌를 차지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가진 채 원로들은 집무실로 향했다.


밖에서 기다리던 원로의 병사들은 요 며칠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갑자기 마델 고원으로 호출되어 귀족의 병사들과 싸우더니 ‘거인들의 도시’에 가서 상상하기도 싫은 광경을 보고 나서 살아남은 거인들을 상대하다가 간신히 수도로 오니 이번에는 수백만 명의 온갖 종족들이 광장에 진을 펼치고 있었다.


뭔가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것이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자신들의 주군인 원로들도 모르는 눈치였다. 유펠렌의 부관 중 한 명인 킬리섬은 참지 못하고 근처에 무장을 한 채 수도에서 진을 치고 있는 마족에게 가서 질문을 했다.


“아니, 당신은 그것도 모른 채 이곳에 왔단 말이오?”


“우리들은 요 며칠간 마델 고원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소. 당신들은 우리가 무엇을 겪었는지 말해도 믿지 못할 거요.”


“원로의 병사들이요?”


“그렇소.”


“아, 그럼 당신들이 ‘거인들의 도시’를 멸망시킨 거요?”


킬리섬은 놀라 반문했다.


“벌써 그 소식이 전해진 거요?”


“그렇소. 어쨌든 대단하군요. ‘거인들의 도시’를 멸망시키다니. 나도 한 번 거인들과 싸우고 싶었는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말이요.”


“별로 즐겁지는 않았...”


그때 붉은 드래곤 한 마리가 마왕성 탑에 앉더니 포효를 하면서 불을 공중으로 내뿜었다. 깜짝 놀라 무기에 손을 댄 킬리섬과 무장한 마족은 서로 민망하게 쳐다보더니 무기에 손을 떼었다.


“저 망할 놈의 드래곤들! 여기가 지네들 안방인 줄 알고 있어. 왜 시도 때도 없이 불을 내뿜고 소리를 지르고 지랄들인지.”


무장한 마족은 바닥에다가 침을 탁 뱉었다. 부정을 피하는 마족들의 오래된 습관 중 하나다. 드래곤을 바라보던 킬리섬은 거대한 검은 드래곤을 보고 킬리섬의 검은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맙소사. 저... 저건 사룡(邪龍) ‘카’가 아니오?”


“아, 맞소. 사룡(邪龍) ‘카’죠. 안심하슈. 아군이니까.”


무장한 병사는 자신은 사룡(邪龍) ‘카’를 보고 겁먹은 적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사실 사룡(邪龍) ‘카’가 드래곤들의 무리를 이끌고 수도 칼리커스에 도착했을 때 칼리커스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광장에 모인 모든 종족들이 무기를 빼 들고 사룡(邪龍) ‘카’에게 대항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지금 킬리섬과 얘기하고 있는 병사는 너무 긴장해서 무기를 꺼내다 떨어뜨리는 실수까지 했다.


“아군?”


“그렇소. 우리와 함께 할 것이요.”


“아니. 뭘 한다는 거요? 저 사룡(邪龍) ‘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살육밖에 없는데 말이요.”


“그거면 충분하오. 곧 전쟁이 일어날 테니.”


“전쟁?”


“그렇소. 전쟁. 기쁘지 않소. 저번에 십자군이 쳐들어 왔을 때는 마왕정규군밖에 전쟁을 하지 않아서 많이 실망했소. 빌어먹을 십자군들! 한 번의 전투로 괴멸할 정도로 약해 빠질 줄이야. 하지만 우리들한테도 다시 기회가 왔소. 이 지긋지긋한 생활과도 이제 끝이요. 게다가 공이라도 세우면 귀족도 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소.”


무장한 마족은 진심으로 기뻐서 말했지만 킬리섬은 그 마족처럼 기뻐할 수 없었다. 사룡(邪龍) ‘카’가 있고 온갖 종족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그 저주받은 자를 위해 전쟁을 벌인다. ‘거인들의 도시’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으라는 법도 없다. 아니, 어쩌면 더 심각한 결과가 야기할 수도 있다. 킬리섬은 두려움으로 몸이 떨렸다.


“형씨. 그렇게 기쁜 거요? 아, 그 얘기 좀 해주쇼. ‘거인들의 도시’를 멸망시킨 일말이요.”


“그건 전쟁이 아니오. 아마 이번에 일어나는 것도 전쟁이 아니겠지.”


“에? 무슨 소리요.”


“곧 알게 될 거요.”


킬리섬이 무서운 표정으로 마왕성을 바라보자 무장한 마족은 ‘별놈 다 보겠네’라는 표정을 짓고 다른 마족과 얘기를 나누러 그 자리를 떴다. 대놓고 듣고 있지는 않았지만 킬리섬의 얘기를 주의 깊게 들은 원로의 병사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킬리섬처럼 변했다.



다한과 아스타롯은 정말 오랜만에 순조롭게 걷고 있었다. 아마, 잿빛 세상에 있는 이후 처음일 것이다. ‘거인들의 도시’ 근처에 있는 데다 길 양쪽이 절벽으로 막혀있어서 몬스터들이 없었다.


길은 군데군데 부셔지거나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져 있었지만 원래 바닥에는 돌이 깔려져 있어 길이 울퉁불퉁하거나 진흙으로 질어있지 않아 걷기에 마델 고원보다 편했다.


무엇보다 아스타롯이 더 이상 도망을 치려고 잔꾀를 부리지 않았다. 마왕성과 거리가 너무 멀어서 자신의 처지에 순응해서인지 어떤지 다한은 알 수 없었다.


에스텔이 가지고 있는 치유력 덕분에 다한의 몸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긁히거나 멍든 부분은 다 나았고 부러진 뼈들도 거의 붙었다. 아스타롯의 화상도 나아지기 시작했다. 손에 성수를 바르니 다한만큼은 아니라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화상 뿐 아니라 매그넌스의 악(惡)까지 스며들어 상처가 치료가 안 된 것 같아.”


아스타롯은 나아지고 있는 손을 앞뒤로 살펴보면서 말했다.


“그러게. 아니었으면 손을 잘라 내야만 했으니까. 아, 알았어. 손 자른다는 얘기하지 않을 테니 그런 표정 짓지 마.”


“진짜! 듣기 싫다고 계속 말했는데도 끝까지 말하네. 만약 에스텔이 하지 말라고 했으면 그 즉시 안 했을 거 아냐!”


“에스텔님이라면 그런 화상도 입지 않았을 테고 그런 표정도 안 지었을 거야.”


“흥! 너 에스텔을 좋아하는 거냐 숭배하는 거냐?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이건 뭐, 거의 숭배하는 수준인데.”


“무... 무슨 소리야! 나는 에스텔님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 없어!”


“어떤 식으로? 좋아하는 식으로 아니면 숭배하는 식으로?”


“둘 다!”


“...... 진짜 안 좋아해?”


“나는 에스텔님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존경하고 있는 거야?”


“뭐가 다른데?”


“에... 그러니까... 남녀 간에 감정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서로 정신적으로 교감 하는... 뭐 그런 거야.”


“그래? 진심이야?”


“진심이야.”


“그럼 에스텔만 불쌍한데. 이 바보 같은 계집은 너랑 교감하는 게 아니라 교미를 하고 싶어 했는데 말야.”


“무무무무... 무슨 소리야! 교미라니!”


“아이씨, 무슨 말인지 몰라! 에스텔은 널 남자로서 좋아했다는 말이야! 널 사랑했다고!”


“웃... 웃기지 마!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딴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 바보 같은 년이 너한테 편지 한 장 쓰기 위해 종이를 한 백장 정도 찢고 다시 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찢고 다시 쓰다니 무슨 말이야?”


“쓰다가 마음에 안 들어서 찢고, 다시 쓰고, 찢고, 다시 쓰고... 이 짓을 한 백 번이나 반복 하다니. 에스텔은 바보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다 아는 수가 있어. 에스텔이 그렇게 고생하고 쓴 글이 ‘다한님. 몸 건강히 잘 계십니까? 저는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한님이 계신 벨팩스에서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와서 걱정이 됩니다. 좀 있으면 강령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 시간이 되시면 강령제에 참가하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다한님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거라니.”


별 내용 없이 예의상 묻는 안부처럼 사무적인 편지였다. 하지만 다한은 다른 귀족의 레이디나 그를 열렬히 흠모하는 아가씨들에게 받는 편지보다 에스텔의 이 사무적인 편지가 백 배는 더 기뻤다.


“원래 처음에 뭐라고 썼는지 알아?”


다한은 아스타롯이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아스타롯이 말하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


“‘오. 다한님. 저는 다한님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하루라도 다한님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지금 벨팩스에서 또 전투가 일어났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다한님이 다치시기라도 할까봐 매일 밤 기도 드리고 있습니다.

다한님. 다한님을 보지 못한지 벌써 반년이나 지났습니다. 부디 이번 강령제 때 델루로스에 오실 수 있으십니까? 제발 오실 수 있다고 말해주세요. 다한님. 다한님의 편지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하하. 진짜 웃기지 않아?”


다한은 그 편지가 기억이 났다. 다한이 벨팩스에서 도적들을 소탕하고 있을 때 받은 편지였다. 그때 도적들의 반격이 워낙 거세고 수가 많아서 결국 강령제에 가지 못했다.


그 당시 다한은 뛰어난 성기사이긴 했지만 에스텔은 이미 성녀라 불리며 주(主)신전의 상징으로 여겨졌을 만큼 대단하고 영향력 있는 고등 신관이었다. 감히 다한이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다한은 에스텔에게 개인적으로 편지만 받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에스텔은 그렇지 않았다. 에스텔에게는 다한이 필요했었다. 어린 나이에 이미 고등 신관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정작 외로움을 느끼는 10대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다한의 가슴이 갑자기 답답하고 미어졌다. 하지만 그의 앞에서 그가 흠모했던 에스텔과 똑같은 얼굴로 그와 에스텔을 빈정거리자 다한은 속에서부터 뜨거운 무언가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입 닥쳐!”


다한은 빈정되고 있는 아스타롯은 양팔을 붙잡고 구석으로 몰아붙였다.


“네가 뭘 알아! 네 녀석이 뭘 안다고 함부로 지껄이는 거야! 한 번이라도 에스텔님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봤어!”


“다한... 팔... 팔...”


다한은 아스타롯의 팔을 멍이 들 정도로 세게 붙잡았다. 다한은 아스타롯은 무섭게 노려본 다음 팔을 놓고 앞장서 걸어갔다. 사실 아스타롯의 기분도 이상하게 좋지 않았는데 다한이 진심이 담긴 말로 화를 내어 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둘은 서먹서먹하게 길을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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