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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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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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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976

작성
22.05.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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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아스타롯 2장 5화

DUMMY

사룡(邪龍) ‘카’는 다한의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들었다. 성검 클레시온의 주인이 거짓말 할 리는 없고 성기사 다한이 한 말이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적인 얘기였다. 사룡(邪龍) ‘카’는 자신이 오래 살아 세상의 모든 일들은 다 겪어봤다고 생각했지만 성기사 다한이 말한 일은 처음이었다.


“정녕 성녀 에스텔이 마왕을 그녀의 몸에 봉인했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


“......”


“불가능한 일이다.”


“네?”


“한낱 인간 주제에 마족을, 그것도 홍염의 창 매그넌스 주인인 마왕을 봉인했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어째서... 어째서 그렇습니까?”


사룡(邪龍) ‘카’는 설명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잘난 척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것도 300년만의 대화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각각의 종족은 그들의 타고나 그릇이 있다. 보통 그릇이 클수록 힘 역시 뛰어나지. 또한 그릇은 그 종족의 힘을 나타내지만 반대로 한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것을 그릇이라고 한다. 인간의 그릇은 작다. 마족의 그릇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 마족은 드래곤과 엘프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그릇을 지닌 종족이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과 봉인과 무슨 연관이 있습니까?”


“성기사 다한. 컵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컵의 크기만큼 물을 담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가?”


“그렇습니다.”


“그것이 담을 수 있는 물의 양이 바로 힘을 나타낸다. 그리고 컵의 크기 이상으로 물을 담을 수 있는가?”


“아니요. 그렇지 못 합니다.”


“왜 그렇지?”


“흘러내기 때문입니다.”


“흘러내리는 것은 담은 수 있는 양을 초과했기 때문에 나타내는 것이다. 즉, 한계를 넘어 선거지.”


다한은 아직도 이것은 방금 전에 말한 불가능한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애써 이해하려고 했다. 사룡(邪龍) ‘카’는 한숨을 내쉬면 계속 얘기했다.


“여기 크기가 다른 컵이 2개 있다. 하나는 작고 다른 하나는 크지. 만약 크기가 큰 컵에 가득 담겨져 있는 물이 있다. 그 물을 작은 컵에 부으면 어떻게 되지?”


“흘러내립니다.”


“그렇다. 흘러내린다. 다 담을 수가 없기 때문이지.”


사룡(邪龍) ‘카’는 한 박자 쉬고 말을 이었다.


“성녀 에스텔이 바로 그 작은 컵이고 마왕 아스타롯이 바로 그 큰 컵이다. 그래서 불가능한 것이다. 봉인을 하려 하면 그 힘이 흘러넘치기 때문이지. 흘러넘치는 힘은 다시 마왕 아스타롯에게 돌아간다. 성녀 에스텔이 마왕의 힘 일부를 봉인할 수 있지만 마왕 전부를 봉인 할 수는 없다. 즉, 마왕 아스타롯은 다른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거지.”


다한은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사룡(邪龍) ‘카’에게는 에스텔이 봉인의 충격으로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방금 전 사룡(邪龍) ‘카’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며칠간 자신과 함께 움직였던 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개개인마다 그 그릇이 다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성기사 다한. 너의 말이 맞다. 다 다르다. 몇몇 뛰어난 인간들 중 마족에 능가하고 엘프에 준하는 그릇을 가진 자를 본 적이 있었다. 에칼론스처럼.”


에칼론스. 주(主)신전의 용사이자 성검 클레시온의 옛 주인. 서(西)로 쳐들어온 마족들을 격퇴하여 서(西)를 구한 영웅. 그리고 다한의 우상.


“그... 그를 만난 적이 있습니까?”


“그렇다. 성기사 다한. 그러기에 너와 내가 지금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내가 에칼론스에게 성검 클레시온을 가진 자를 해하지 않겠다고 맹세했기 때문이다.”


역시 사실인 것이다. 어릴 적 다한이 읽은 에칼론스 전기에서 사악한 드래곤과 맞서 싸워 그를 굴복시키고 동료로 삼았다는 이야기를 말이다. 다한의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보자 사룡(邪龍) ‘카’는 왜 그런지 짐작했다.


“인간의 아이여. 에칼론스가 나를 굴복 시켜 동료로 삼았다는 이야기를 정말로 믿는 것은 아니겠지?”


다한은 속마음이 들킨 것보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 심한 충격을 받았다.


“성기사 다한. 만약 성검 클레시온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나에게 자비를 구해야 했을 것이다. 잘 들어라. 300년 전! 마족들이 서(西)로 쳐들어갔을 때 그들은 나의 영지, 용의 계곡을 더렵혔다. 내 계곡을 파해 치고 내 동족들을 죽이고 내 보물들을 약탈했다. 나는 분노했다.

하지만 마족들은 너무 많았다. 죽여도, 죽여도 없어지지 않는 바퀴벌레처럼 끊임없이 나의 영토를 침범하였다. 그때! 마족들에 의해 불바다가 된 서(西)의 병사들이 나를 찾아왔다. 그게 바로 에칼론스였다.

그는 나의 강대한 힘을 경의로 대했고 도움을 구걸하였다. 마족은 나와 에칼론스의 공동의 적이었으므로 나는 그들은 도와주었다. 하지만 나 또한 도움을 받았기에 그 고마움의 표시로 나는 성검 클레시온을 가진 자를 해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알겠느냐! 이것이 진실이다!”


물론 이것도 완전한 진실은 아니다. 마족들이 용의 계곡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사룡(邪龍) ‘카’는 관심이 없었다. 동족들을 죽었을 때도 자신의 영토가 더 넓어졌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마족들은 사룡(邪龍) ‘카’의 보물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결국 싸움이 벌여졌고 사룡(邪龍) ‘카’는 부상을 입고 도망을 쳤다.


그때 만난 인간이 성기사 에칼론스였다. 자신의 부상을 치료해주고 함께 싸우기를 권유하였다. 사룡(邪龍) ‘카’는 그 권유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인간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에 사룡(邪龍) ‘카’는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성기사 에카론스에게 애매한 대가를 지불했다. 성검 클레시온을 가진 자의 명령을 듣는 것도, 복종을 하는 것도 아닌, 단지 해하지만 않겠다는 대가를 말이다.


사룡(邪龍) ‘카’는 버러지같은 마족들에 의해 자신이 부상을 입고 도망을 쳐야 했다. 그리고 하등한 인간에게 도움을 받았다. 그 사실조차도 수치스러운데 잘못된 이야기까지 퍼지자 너무도 화가 났다.


다한은 그 분노를 고스란히 받았고 에칼론스 전기에 나와 있는 얘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빨리 이 자리를 뜨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고 화제를 돌려야 했다.


“그럼 혹시 성녀 에스텔이 마왕 아스타롯과 그릇이 같아서...”


“허튼소리!”


다한은 귀를 막았다. 하지만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고 그만두었다.


“마왕이 봉인되기 전의 성녀 에스텔을 보지 못했지만 아마 에칼론스와 비슷했을 것이다. 아니, 더 훨씬 뛰어나서 그 그릇이 드래곤과 같고 해도 허튼소리에 불과하다. 마왕의 그릇은 마족들을 뛰어 넘고 드래곤조차도 능가한다. 그릇의 크기로만 따지자면 단연 세계 최고의 그릇이다! 왜인 줄 아느냐? 성기사 다한이여?”


“모르겠습니다. ‘카’여.”


“바로 홍염의 창 매그넌스 때문이지. 1001명의 마족을 희생해서 만든 매그넌스는 최소한 1001명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매그넌스는 마왕의 신체 일부처럼 마왕과 뗄 수 없는 존재다.

만약 마왕을 봉인하려 한다면 적어도 성녀 에스텔의 그릇은 1002명 이상 마족에 준하는 그릇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조차도 그러한 그릇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데 한낱 인간 따위가 과연 그러한 그릇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렇다면 정말로 궁금한 것이 생긴 것은 다한이다. 그럼 지금 에스텔의 몸에 봉인되어 있는 것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진짜 마왕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다한은 뭔가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사룡(邪龍) ‘카’가 한 말 중 걸리는 말이 있었다.


‘마왕이 봉인되기 전의 성녀 에스텔을...’


그렇다면 봉인된 후의 성녀 에스텔을 보았단 말인가? 아니, 처음부터 사룡(邪龍) ‘카’는 에스텔에 대해 궁금한 것 같았다. 에스텔을 보았던가 아니면 붙잡고 있던가. 분명한 것은 사룡(邪龍) ‘카’는 마왕 아스타롯이 봉인된 에스텔에 대한 단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사룡(邪龍) ‘카’는 성녀 에스텔의 오라가 어떻게 된 일이지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자신의 그릇보다 큰 그릇을 억지로 봉인하려다 보니 그 힘을 다 담지 못하고 흘러넘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서큐버스 같은 마족의 오라가 감지된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붙잡고 있는 인간 계집은 성녀 에스텔이 분명했다. 사룡(邪龍) ‘카’는 몬스터 노예에 질려 버렸다. 그들은 부리기에 너무 멍청했다. 그렇다고 마족을 노예로 삼느니 차라리 다른 드래곤에게 자신의 보물을 맡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300년 만에 마음에 드는 노예를 붙잡은 것이다. 그것도 성녀라 불리는 인간 계집을 말이다.


“위대한 드래곤 ‘카’여. 혹시 에스텔님을 보셨습니까?”


“아아. 보았다. 성기사 다한이여. 보았을 뿐 아니라 지금 내 둥지에 있다.”


다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성기사 다한이여. 너의 이야기는 잘 들었다. 이번 십자군과 마왕정규군의 전투는 흥미로운 일들이 많이 있었다.”


다한은 기대하였다. 혹시 아스타롯과 자신을 서로 데려다줄 지 모른다는 기대를 말이다.


“용의 계곡을 빠져나가고 싶으면 상류 쪽으로 가라. 여기서 인간의 걸음으로 3일정도 걸으면 계곡 상류에 도달할 것이다. 상류 쪽으로 가면 계곡을 올라가는 외길이 나온다. 계곡 반대쪽으로 빠져나가면 서(西)로 가는 길목이 보일 것이다.”


“감사합니다. 위대한 드래곤 ‘카’여. 혹시 에스텔님을 상류 쪽에 먼저 데려다줄 수 있으십니까?”


사룡(邪龍) ‘카’는 물끄러미 다한을 쳐다보았다. 도대체 이 인간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 같았다. 다한도 뭔가 잘못되어 간다고 생각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성기사 다한. 너는 무슨 착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성검 클레시온을 가진 자를 해치지 않겠다고만 맹세했다. 그 외의 인간들에 대해 나는 아무런 맹세도 하지 않았다.”


“그... 그렇다면...”


“그렇다. 성녀 에스텔은 내 둥지에서 계속 머무를 것이다.”


다한은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럴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위대한 드래곤이여. 왜 에스텔님이 머물러야 합니까?”


“설명할 필요는 못 느낀다.


“제발... 성검 클레시온의 주인이 부탁합니다. 그녀를 풀어 주십시오.”


“넌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성검 클레시온이 모든 일에 면죄부가 되지 않다. 나는 너의 부탁을 들어줄 의무는 없다. 성기사 다한이여. 내가 너를 살려 보내 준 것만으로도 신에게 감사를 드려라.”


그러더니 사룡(邪龍) ‘카’는 천천히 날아올랐다. 돌풍이 불어와 주변의 모래와 함께 다한을 휘감았다. 다한은 모래바람을 뚫고 사룡(邪龍) ‘카’에게 다가 갔다. 사룡(邪龍) ‘카’는 벌써 다한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다한은 펄럭이면 날아가려는 사룡(邪龍) ‘카’의 꼬리를 힘껏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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