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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검 님의 서재입니다.

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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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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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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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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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아스타롯 2장 6화

DUMMY

다한과 사룡(邪龍) ‘카’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카’의 둥지 위에 발바사로 병사들이 이미 진형을 구축하고 있었다. 몇몇 선발대가 둥지에 사룡(邪龍) ‘카’가 있는지 확인하다가 쓰러져 있는 아스타롯을 발견하였다. 아스타롯은 병사들에 의해 둥지에서 발바사로의 임시 거처로 옮겨졌다.


아스타롯은 잠들어 있었다. 혼자서 분노하다가 울다가 소리치다가 결국엔 지쳐서 잠이 든 것이다. 아스타롯이 다시 일어났을 때는 둥지가 아니었다. 고개를 흔들어 봤지만 그 꿈이라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구출이 된 것이다. 다한이 구하러 온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런 아스타롯의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자리에 일어난 아스타롯은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고 그대로 얼어 버렸다.


“일어났습니까? 성녀 에스텔님.”


“...... 발... 밧사로...”


아스타롯은 속으로 아차 싶었다.


“흐음... 저희가 어디선가 뵌 적이 있었습니까?”


“아... 아니야. 오늘이 처음이야. 처음 봤어.”


“그런데 제가 발밧사로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습니까?”


“그게...”


머릴 굴려라. 아스타롯. 여기서 들키면 진짜 끝장이다. 다른 건 몰라도 잔꾀만큼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아스타롯. 넌 할 수 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발밧사로는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본인은 대놓고 인정하지 않겠지만 힘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만 보면, 아니 강력한 마왕 후보 중 한 명이 된 것을 보면, 그가 힘 이외의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아스타롯의 발밧사로의 다른 무언가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바로 두뇌다. 그것도 북(北)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만약 그가 자신의 형제가 아니라면 아스타롯은 피의 계약으로 발밧사로에게 섭정자리를 주었을 것이다.


“전에 사이드라는 마족이 너의 이름을 댔어.”


“하지만 사이드가 제 부하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습니까?”


“그건... 그냥 짐작한 거야. 우린 그때 바로 도망쳤고 다른 마족들이 서로 싸우더라고. 왜...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게 왜 제가 발밧사로라는 결론이 나왔지요?”


그냥 대충 넘어가! 이 머저리야!


“마족 이름이라곤 사이드랑 발밧사로밖에 듣지 못 했어! 사이드가 아니니 발밧사로라고 불렀을 뿐이야!”


발밧사로는 완전히 믿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이걸로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미심쩍은 눈길로 아스타롯의 온몸을 훑었다. 아스타롯은 마치 온몸이 발가벗겨져 관찰당하는 끈적끈적하고 야릇한 기분을 느꼈다. 아스타롯도 지지 않으려고 발밧사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발밧사로는 자신의 이러한 행운에 믿어지지 않았다. 죽은 줄만 알았던 성녀 에스텔이 사룡(邪龍) ‘카’의 둥지에 잠들어 있을 줄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하지만 자신의 계획대로라면 성녀 에스텔이나 성기사 다한은 이 세상 사람이어서는 안 되었다. 아니면 계획을 변경해서 성녀 에스텔은 심문하여서 홍염의 창 매그넌스의 소재를 파악하는 방법도 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패를 자신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형제들이 아니라.


일단, 사룡(邪龍) ‘카’를 토벌해 보고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토벌에 실패한다면 그때 성녀 에스텔을 심문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발밧사로는 눈을 지긋이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후... 제가 성녀 에스텔님에 대해서 조사해 보았습니다. 아스트력 996년 출생. 고향은 서(西)의 오델사 공국의 마노마을이라 불리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죠. 10세 때 기적이라고 불리는 신성력으로 최연소 신관으로 발탁. 16세 때 역시 최연소 성인의 칭호를 받았습니다. 맞습니까?”


발밧사로는 정말 몰라서 물은 것은 아니다. 단지 동의를 구하기 위해 물었을 뿐이다. 아스타롯은 당연히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발밧사로가 일일이 설명할 때 그 장면장면들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에스텔의 기억인 듯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억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1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 저녁 시간이 다가오면 집집마다 저녁밥을 짓기 위해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노을이 지는 모습은 특히 자신이 가장 좋아한 풍경이었다. 아니, 에스텔이 가장 좋아하는 마을의 모습이다.


마을에서 어린 소가 태어나자마자 죽을 위기에 처했다. 너무 불쌍해서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다. 어린 소에 손을 데고 간절히 신에 빌었다. 그러자 어린 소는 거짓말처럼 건강해졌다.


마을에 유일한 신관할아버지가 그런 자신을 주(主)신전에 데리고 갔다. 처음 주(主)신전을 방문했을 때 정말 믿겨 지지 않았다. 주(主)신전의 건물 크기만 해도 자신의 마을을 몇 개나 합친 것보다 더 컸다.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는 모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자신은 단상 위에 있었다. 그리고 더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 앞에 무릎을 꿇는다. 들리는 환호성 소리. 하지만 나는 그렇게 기쁘지 않았다.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늘 만나는 사람들은 불행하고 슬프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다. 행복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니, 만나면 행복해지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다한의 얼굴이 떠오르고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 들기 시작했다.


“아니야!”


“...... 네? 뭐가 아니라는 거죠?”


갑자기 소리를 지른 아스타롯 때문에 발밧사로는 본능적으로 검에 손이 다가 갔다.


“아니야! 아니야! 그건 내가 아냐! 다한! 다한! 다한을 불러!”


아스타롯은 괴성을 지르더니 무릎에 얼굴을 파묻힌 채 흐느끼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대화진행은 어려울 듯하다. 그때 병사 한 명이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성주님. ‘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알았다. 모두 위치로 대기하라. 곧 나가마.”


발밧사로는 아스타롯을 흘깃 쳐다보더니 밖으로 나갔다.



세찬 바람이 얼굴을 베어버릴 듯 불어오고 있었다. 사룡(邪龍) ‘카’가 생각하기에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을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지만 다한은 떨어지지 않기 위해 사룡(邪龍) ‘카’의 꼬리를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꼬리에 있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수시로 움직이고 여기저기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붙잡고 올라갈 힘도 없었다. 이러다 아스타롯을 보기도 전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잠시 후 속도가 점점 줄더니 다한은 아래를 바라보았다. 계곡을 흐르는 물이 새끼줄처럼 가느다랗게 보였다. 그리고 그 넓던 계곡이 사룡(邪龍) ‘카’가 들어서더니 꽉 찬 느낌이 들었다.


만약 자신의 둥지에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면 사룡(邪龍) ‘카’는 꼬리에 매달려 있는 다한을 눈치챘을 것이다. 둥지에 침입한 적은 적어도 6~7명의 이상의 소행인 듯 보인다. 몬스터는 아니고 인간의 침입은 더더욱 아니다. 사룡(邪龍) ‘카’가 가장 싫어하는 종족. 바로 마족의 흔적이다.


정말 바퀴벌레 같은 존재다. 죽여도, 죽여도 끊임없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만한 힘을 가진 동료 100명만 있으면 바로 북(北)으로 쳐들어가 마족의 씨를 말렸을 것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생각이다. 나중에 100명의 드래곤을 죽이는 것이 더 까다롭고 귀찮은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둥지를 한 바퀴 둘러본 사룡(邪龍) ‘카’는 지체 없이 계곡 위로 솟구쳤다. 계곡 위에는 20여명의 마족들이 보였다. 둥지를 침입한 놈들이 바로 저놈들이다.


사룡(邪龍) ‘카’가 계곡 위로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날아갈 때만 해도 꼬리에서 매달리기만 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중력의 힘까지 거부해야 하기에 다한은 죽을 맛이었다. 바로 그 순간 다한의 눈앞에서 평지가 나타났다. 사룡(邪龍) ‘카’가 계곡 위로 올라가면서 마델 고원이 나타난 것이다.


평지가 보이자 다한은 주저 없이 평지로 뛰어내렸다. 사실 더 붙잡고 있을 힘도 없었다. 다한은 재빨리 그 자리를 피해 큰 바위가 보이는 곳으로 뛰어가 숨었다. 방금 전부터 사룡(邪龍) ‘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다한은 바위에 숨은 뒤 사룡(邪龍) ‘카’를 바라보았다. 사룡(邪龍) ‘카’ 앞에 10여 명의 마족들이 있었다. 그들과 사룡(邪龍) ‘카’는 서로 대치 중인 듯하였다.


“아아. 처음이지만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이렇게 큰 도마뱀은 용의 계곡을 통틀어도 하나밖에 없죠.”


서로 노려보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느껴지자 발밧사로가 먼저 운을 뗐다.


”크와아아아!”


드래곤의 포효가 용의 계곡과 마델 고원에 울려 퍼졌다. 원래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 식물 외에 찾아볼 수 없는 곳인데 바로 그 외침으로 아예 죽음의 대지로 변한 듯했다.


“이 벌레만도 못한 마족놈아. 감히 내 영지를 침입하고 더럽힌 각오는 했겠지!”


“물론입니다. 마왕성에 있는 금은보화보다 더 많은 금은보화와 덤으로 드래곤의 뼈와 드래곤의 심장까지 주신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겠지요.”


다한은 저 검지만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갑옷을 입은 마족이 꼭 자살 충동에 억제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를 호위하고 있는 마족들은 다한이 보기에도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침입한 적 때문에 흥분한 사룡(邪龍) ‘카’는 발밧사로의 말을 듣고 차분해졌다. 분명 저런 식으로 말하는 녀석들은 항상 뒤가 깔끔치 않았다. 뭔가 있다. 괜히 1000년을 살아 온 것이 아니다.


조심 할... 필요는 없다. 저런 녀석이 처음은 아니다. 500년 전에도 뭔가 대단한 것처럼 떠벌린 놈이 있었는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압도적인 힘 앞에선 너무 무력하게 무너졌다. 어떤 계획이든 어떤 작전이든 압도적인 힘 앞에선 모두 무력했다. 그래도 흥분을 가란 앉히는데 도움을 주었다.


“죽어라.”


악의가 가득 담겨진 말도, 자신의 염원을 담은 말도 아니다. 그저 아무런 감정도 없이 사실을 통보하듯이 말할 뿐이었다. 다한은 그 얘기를 듣자 온몸이 공포로 소름이 돋았다. 지금 이곳에선 보이지 않지만 사룡(邪龍) ‘카’를 마주한 저 마족의 속마음도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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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아스타롯 5장 2화 +2 22.05.31 64 1 13쪽
25 아스타롯 5장 1화 22.05.30 6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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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스타롯 3장 6화 22.05.25 67 0 16쪽
19 아스타롯 3장 5화 22.05.25 6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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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아스타롯 3장 3화 22.05.24 69 0 10쪽
16 아스타롯 3장 2화 22.05.23 74 0 12쪽
15 아스타롯 3장 1화 22.05.23 79 0 12쪽
14 아스타롯 2장 7화 22.05.22 84 0 14쪽
» 아스타롯 2장 6화 22.05.21 82 0 11쪽
12 아스타롯 2장 5화 22.05.20 88 0 11쪽
11 아스타롯 2장 4화 22.05.19 93 0 9쪽
10 아스타롯 2장 3화 22.05.18 95 0 13쪽
9 아스타롯 2장 2화 22.05.17 100 0 17쪽
8 아스타롯 2장 1화 22.05.16 96 0 9쪽
7 아스타롯 1장 6화 22.05.13 106 0 11쪽
6 아스타롯 1장 5화 22.05.13 117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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