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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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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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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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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3장 5화

DUMMY

만약 다한이 한 시간만 늦게 출발했다면 대규모의 마족들과 마주쳤을 것이다. 중무장한 마족병사 수천 명이 용의 계곡으로 모여 들기 시작했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당연히 사룡(邪龍) ‘카’의 시체와 보물이다.


임자 없는 것은 먼저 주운 자가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 만약 이들이 한 세력에서 온 것이라면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십 개의 세력에서 온 것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느라 일이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았다.


마왕 후보자들뿐 아니라 단순히 보물을 노리고 온 귀족들도 꽤 되었다. 마왕 후보자만 많은 병사들을 보유한 것은 아니다. 비록 귀족이지만 마왕 후보자 못지 않은 병사를 소유한 귀족들도 여럿 있었다. 돌프만 백작도 그런 귀족들 중 하나이다.


물론 그는 마왕 자리에 관심은 없다. 하지만 사룡(邪龍) ‘카’의 막대한 보물까지 관심이 없지 않았다. 이런 수십 개의 세력에서 보물을 나눠 가진다면 자신에게 돌아오는 몫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돌프만은 어떻게 하면 자신이 사룡(邪龍) ‘카’의 보물을 독차지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였다. 하지만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용의 계곡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보물도 아니고 사룡(邪龍) ‘카’도 아닌 원로들이었다.


선대마왕의 신하였거나 강력한 힘을 가진 귀족들이 대개 원로를 한다. 북(北)의 행정을 마왕이 담당한다면 정치는 원로들이 한다. 서(西)로 치자면 의회 같은 곳이다. 다만, 선출이 아니라 힘의 서열로 정한다는 것이 다르다.


그들은 원로회의를 개회하여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한다. 물론 원로회의에 마왕도 참여한다. 그리고 마왕의 선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마왕의 선택이 꼭 채택되는 것은 아니다. 마왕과 원로들은 공식적으로 서로를 경계하는 입장이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마왕의 신하나 귀족이나 마왕의 형제들에게는 어떠한 결정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결정권은 오직 마왕과 원로에게만 있다. 물론 이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원로들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힘을 합한다면 마왕정규군을 압도할 정도다. 그렇기에 원로들이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자들이 없다. 마왕조차도 말이다.


그런 원로들이 그들의 병사 1만 명을 이끌고 마왕 후보자들과 귀족들의 앞을 막아선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원로들의 출현으로 마왕 후보자와 귀족들의 병사들은 서로 수군대기 시작했다. 돌프만 백작은 원로들을 보자 일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그때 원로들 중에서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들어라! 북(北)의 신민들이여! 원로회의의 결정에 따라 이곳 ‘용의 계곡’은 북(北)의 영토로 편입됨과 동시에 마왕령임을 선포한다. 또한, 이곳은 북(北)의 행정부와 원로의 관리하에 둔다.”


돌프만 백작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말을 그럴싸하게 했지만 결국 사룡(邪龍) ‘카’의 시체와 보물은 원로들이 차지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마왕이 없기에 실제로 마왕령을 다스리는 것은 원로들 일 테니 말이다. 동시에 용의 계곡에 날아오는 날파리들을 막을 수 있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원로들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 이런 말도 안 되는 행패를 부리니 돌프만 백작은 화가 났다. 원로들은 원칙적으로 국가의 녹봉과 자신의 사유지에서 나는 수입 외에는 어떠한 이득도 취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원로회의는 마왕이 없이는 어떠한 결정도 유효하지가 않다. 지금 원로들은 그러한 원칙을 모조리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마왕이 없는 틈을 타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것은 안 봐도 뻔한 일이다. 지금 원로를 견제할 만한 어떠한 세력도 없기 때문이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지금 당신들이야말로 원칙을 깨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긴급한 상황일 경우 원칙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원칙을 우리는 준수하고 있다.”


“헛소리! 당신들은 그저 당신들의 부당한 이득을 취하기 위해 온 것 아니오!”


“아니다. 우리는 어떠한 이득도 취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곳을 관리하기 위해 온 것이 다.”


“그게 그 소리잖습니까!”


“다르다. 우리는 우리들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니 원로에서 권고한 바를 따르기 바란 다. 즉시 해산하라.”


“만약 따르지 않다면?”


“그렇지 않으면 무력으로 진압할 것이다.”


돌프만 백작은 원로들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마왕 후보자와 귀족들의 사병들은 자신들의 주군을 바라보았다. 싸워도 좋고 그냥 물러가도 상관없지만 이렇게 긴장한 채 노려보면서 기다리는 것은 짜증이 났다.


원로의 병사들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수적으로 서로 비슷한 상태이다. 마족들은 싸움을 좋아한다. 압도적으로 강한 적이 아니라면 도망치는 것보다 싸우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 결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하더라도.


문제는 마왕 후보자와 귀족들의 병사들의 구심점이 없다. 누군가 그들을 지시해 줄 지휘관이 말이다. 서로 눈치만 바라볼 뿐 선뜻 나서지 않았다. 그때 돌프만 백작이 일어섰다.


“북(北)의 신민들이여! 병사들이여! 무엇을 망설이는가! 원칙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니고 저들이란 말이다!”


돌프만 백작은 원로들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들은 우리를 구속할 어떠한 권한도 없단 말이다. 오직 마왕만이 그러할 수 있다. 저들은 단지 협잡꾼에 불과하다. 북(北)의 신민들이여! 병사들이여! 저들에게 우리들의 힘을 보여주자!”


사실 병사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싸우기만 하면 그만이다. 원로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한 결과는 원로들도 예상하고 있었고 ‘그’도 물론 알고 있을 것이다. ‘그’가 분명하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그’가 바라던 일이 분명하다.


원로들은 병사에게 돌격 뿔피리를 불라고 하였다. 앞쪽에 있는 원로의 병사들이 순식간에 앞으로 뛰쳐나갔다. 앞에 운이 없었던 마왕 후보자와 귀족들의 사병들이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대부분 이 상황을 기다리고 있던 마왕 후보자와 귀족들의 사병들은 바로 반격에 나섰다. 고요하던 마델 고원에 또다시 병기들이 부딪히는 소리고 시끄러워졌다.



그때 용의 계곡 아래에서 두 거대한 힘을 가진 자가 있었다. 하나는 검은 비늘을 몸을 뒤덮고 있는 사룡(邪龍) ‘카’이고 또 다른 자는 온몸을 아무 무늬도 없는 검은 갑옷으로 무장한 마족이었다. 둘 다 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지만 그 외에는 너무도 달랐다.


“저 소리가 들리나?”


사룡(邪龍) ‘카’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그의 튼튼한 비늘과 보호 주문 덕분이었지만 부상이 심각해서 함부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바로 눈앞에 검은 갑옷을 입고 있는 마족이 어느 정도 실력만 갖추고 있으면 자신을 해할 수 있을 정도로 약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은 사룡(邪龍) ‘카’이고 이 용의 계곡의 주인이다. 한낱, 마족 따위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순 없었다.


“그래서 어쨌단 말이냐! 나를 보호해줬으니 감사의 대가라도 바라는 거냐?”


“그렇다.”


“웃기는 소리! 네 녀석이 아니라도 내 몸은 스스로 지킬 수 있어.”


“아니. 지금의 넌 스스로 지킬 수 없다.”


“지금 내 힘을 가벼이 보는 거냐?”


“아니. 하지만 지금의 너는 저들이 이길 수 없다.”


“......”


사룡(邪龍) ‘카’는 검은 갑옷 마족을 공포의 힘을 실어 노려보았다. 하지만 검은 갑옷은 미동도 없었다.


“너 따위 마족놈에게 보호를 받느니 차라리 죽는 것을 택하겠다.”


“그런가.”


검은 갑옷 마족은 어떠한 감정도 들어있지 않는 무미건조하게 대답하였다. 마치 갑옷 안은 텅 비어 있고 갑옷만 움직이는 유령처럼 말이다. 방금 말한 것은 검은 갑옷 마족이 사룡(邪龍) ‘카’를 해하겠다는 의미였다.


“크하하하. 설마 이걸 연속으로 쓸 줄은 몰랐다. 어스퀘이크!”


“멈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룡(邪龍) ‘카’는 당황스러웠다. 분명 힘을 담아서 외쳤기에 ‘어스퀘이크’가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믿겨지지 않지만 자신의 그 엄청난 힘을 실어 보낸 ‘어스퀘이크’를 단지 ‘멈춰’라는 말 한마디로 상쇄시킨 것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과 비등한 힘을 가지고 있는 드래곤조차도 말 한마디로 마법을 상쇄시킬 수 없다. 그런데 한낱 마족이 힘도 들이지 않은 채 말 한마디로 자신의 주문을 박살 내 버린 것이다.


마족 따위가, 드래곤에 비하면 미물에 불과한 족속들이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다. 그릇이 다르기 때문이다. 뭔가 다른 속임수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헉헉헉. 네놈! 무슨 속임수를 부렸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속지 않아!”


갑작스런 마력의 소비로 사룡(邪龍) ‘카’는 그렇지 않아도 상처로 고통스러운데 힘까지 들었다. 멀쩡한 상태에서 써도 결코 쉬운 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속임수가 아니다.”


만약 이것이 속임수가 아니라면 더 큰 문제이다. 검은 갑옷 마족이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룡(邪龍) ‘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지금까지 자신보다 강한 자를 지금까지 만나 본 적이 없었다. 만약 자신보다 강한 자가 있다면 그건 바로 신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검은 갑옷 마족은 어리석게도 사룡(邪龍) ‘카’의 사정거리에 들어와 있었다. 힘겨웠지만 ‘카’는 지체 없이 검은 갑옷 마족에게 불을 내뿜었다. 만약 검은 갑옷 마족이 어느 정도 힘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불길 따위 그냥 피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검은 갑옷 마족은 피하지 않았다. 검은 갑옷 마족에게 직격한 불길은 그를 불사르는 대신 반으로 갈라져 버렸다.


마법은 아니다. 저런 마법은 있을 수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불길을 마법으로 막을 수 없다. 사룡(邪龍) ‘카’의 두려움이 더욱 커졌다. 비록 자신이 약해져 있지만 불과 마법까지 약해져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말도 안 돼! 마족 따위가!”


사룡(邪龍) ‘카’의 외침이 용의 계곡을 뒤흔들었지만 검은 갑옷의 마족은 미동도 없었다. 아무리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자라도 자신이 ‘공포’의 힘을 실린 외침에 주춤거리지 않은 자가 없었다. 오히려 사룡(邪龍) ‘카’의 두려움이 공포로 변했다.


그때 알 수 없는 기운이 사룡(邪龍) ‘카’를 덮쳤다. 이 세상을 통틀어 자신과 저 검은 갑옷 마족만이 있는 기분이었다. 주위에 어떠한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자신은 텅 빈 공간에 있었다.


검은 갑옷 마족이 한 발자국 걷는다. 천지가 요동하고 사룡(邪龍) ‘카’의 심장도 요동친다. 저 발이 땅에 닿았을 때 그 아래 대지가 사라질 듯하였다. 또다시 한 발자국 걷는다. 그 발이 땅에 닿았을 때 대지는 피를 토하는 비명을 질렀다.


검은 갑옷 마족이 숨을 들이쉰다. 공기가 사라지고 진공만이 사룡(邪龍) ‘카’를 감싼다. 사룡(邪龍) ‘카’는 숨이 막혔다. 처음으로 공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숨을 내쉰다. 이제야 이 세상에 공기라는 것이 존재하였다. 사룡(邪龍) ‘카’는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허겁지겁 숨을 쉬었다.


검은 갑옷 마족이 손을 올렸다. 그 손 위로 존재하는 것만으로 죄를 짓는 듯하였다. 사룡(邪龍) ‘카’는 최대한 고개를 숙였다. 땅의 감촉이 얼굴에 전해진다. 그 손보다 자신의 고개가 위에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 손이 사룡(邪龍) ‘카’의 얼굴에 닿았을 때 사룡(邪龍) ‘카’는 환희와 행복 그리고 고통과 공포를 느꼈다. 그리고 절대 거역할 수 없는 음성이 들렸다.


“‘카’여,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라.”


“당신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나의 주인이시여.”


그 순간 사룡(邪龍) ‘카’는 검은 갑옷 마족을 중심으로 세상이 재구축 되어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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