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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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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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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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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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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2장 4화

DUMMY

공기는 건조하고 메말랐다. 어쩌면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마 이곳에 있다면 누구나 그렇게 느낄 것이다. 이곳에 말을 타고 있는 2명의 형체가 침묵 속에 서 있었다.


“발밧사로님. 혹시 지금이라도...”


“그럴 일은 없다. 사이드.”


지금 발밧사로의 병사들이 사룡(邪龍) ‘카’의 둥지 위에 도열해 있었다. 300여명의 병사들은 모두 긴장한 채 서 있었다. 평생 긴장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병사들에게 사룡(邪龍) ‘카’의 토벌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소리였다.


똑같은 마족이나 인간, 엘프, 드워프, 제도인, 동방인 등 유사인간과 싸우면 재미라도 있다. 아니, 확실히 재미있다. 서로 목숨을 노리고 칼끝을 겨누는 것만큼 재미있는 게 또 있을까.


하지만 이건 다르다. 완전히 제 무덤을 파는 꼴이다. 싸움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룡(邪龍) ‘카’에 의한 일방적인 학살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병사들은 계약을 맺었기에 다들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발밧사로는 절벽 끝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저 아래 그 늙은 드래곤이 살고 있단 말이지.”


“발밧사로님. 왜 사룡(邪龍) ‘카’를 토벌하려 하십니까? 저 아래 성기사 다한와 성녀 에스 텔이 살아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위험을 택하시는 겁니까?”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성기사 다한와 성녀 에스텔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게 때문에.”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아직도 인페르노 산에는 홍염의 창 매그넌스가 소환되지 않았다. 더 이상 매그넌스의 단서를 얻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가능성은 적지만 두 번 다시 매그넌스가 나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말씀은..."


"그래. 매그넌스가 나타나지 않으면 마왕 계승 절차는 지금과 같지 않다는 얘기라는 거지."


전통을 지나가는 똥개처럼 생각하는 마족들이지만 2000년간 이어지는 전통이 사라진다는 것은 아무래도 충격적인 내용이다.


“서... 설마...”


“설마가 아니다. 북(北)의 모든 정보원, 원로의 정보원, 귀족의 정보원, 다른 형제들의 정보원을 모두 조사해 봐도 아스타롯과 매그넌스의 창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그 유일한 정보원이라고 생각되었던 성기사 다한과 성녀 에스텔도 저 절벽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느냐. 더 이상 매그넌스에 대한 정보가 모이질 않으면 조만간 원로에서 다른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것과 사룡(邪龍) ‘카’의 토벌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물론 상관이 있지. 매우 밀접하게 말이야. 사룡(邪龍) ‘카’를 토벌하는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사룡(邪龍) ‘카’ 강하다. 그것도 매그넌스를 가진 마왕조차 토벌하기를 꺼려했을 정도로 강하다. 그런 강한 드래곤을 내가 쓰러뜨리는 거지. 매그넌스도 없는 자가 말이야. 원로들은, 귀족들은, 북(北)은 충격을 받게 되겠지. 그리고 내 이름은 모두의 머리에 각인될 것이다. 둘째는...”


발바사로는 잠깐 뜸을 들였다.


“바로 사룡(邪龍) ‘카’가 가지고 있는 상상을 초월하는 보물과 재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룡(邪龍) ‘카’, 바로 그 자신이다. 그의 뼈와 가죽으로 병사들을 무장시킨다면 북(北)에서 대적할 수 있는 군대 따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한 마디로 홍염의 창 매그넌스가 행방불명이 될 경우 발밧사로는 사룡(邪龍) ‘카’ 토벌했다는 초유의 명성과 그로 인한 보물과 재화로 북(北)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가 만들어서 마왕이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이드는 여전히 걱정스러웠다. 그러한 계획은 사룡(邪龍) ‘카’를 토벌한다는 전제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룡(邪龍) ‘카’와 싸우겠다는 것은, 감히 단언컨대, 신과 맞서 싸우겠다는 소리나 다름이 없었다. 차라리 매그넌스를 가진 마왕과 대적하는 게 더 승산이 높아 보였다.


“사이드.”


“네. 발밧사로님.”


발밧사로의 너무 부드러운 말투 때문에 사이드는 오히려 더 걱정스러웠다.


“너는 내 힘이 강력하다고 생각하느냐?”


“......”


“나는 멍청이가 아니다. 내 실력은 내가 가장 잘 안다. 나는 그렇게 강하지 않아.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6명의 강력한 마왕 후보 중 한 명이었다. 어째서지?”


“그건 발밧사로님의 뛰어난 지략 때문입니다.”


“바로 그렇다. 바로 나의 지략, 두뇌, 음모 때문이지. 성인이 되기 전에 내가 암살한 형제가 무려 9명이지. 그것도 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말이다. 그 어떤 다른 마왕 후보자보다도 많은 수야. 그래.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지.”


발밧사로는 강력한 마왕 후보이기는 하지만 그 자신도, 다른 누구도, 그가 마왕이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른 형제들을 암살한 것은 순전히 재미와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 위해서 일 뿐이다. 그런 발밧사로가 그날 이후로 변하게 되었다.


“그래. 나는 사실 강하지 않아. 뛰어난 지략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역시 마왕에게는 육체적인 강함이 가장 우선 시 되지. 물론 인페르노산에서 매그넌스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지략보다 육체적인 강함이 더 중요하기도 하고 대부분 마족들은 육체적인 강함은 더 숭배하기도 하지. 그리고 실제로 육체적으로 강한 자들이 대부분 마왕이 되었고 말이야.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어. 그래서 마왕이 되고 싶기는 하지만 안 되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내 지략이라면 그래도 섭정이나 군사령관을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지. 그런데! 그런데! 그 일이 생겼어! 그 듣도 보도 못한 놈이 갑자기 마왕이 된 거야!”


평소 감정제어를 잘하지 못한 발밧사로지만 오늘 더더욱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였다. 사이드는 큰일을 앞두고 일을 그르칠까 염려되었다. 하지만 다행히 발밧사로는 금방 흥분을 가라앉혔다.


“모두 당황했지. 나만 빼고 말야. 나는 생각했지. 저런 실력도 없고 연고도 없고 운만 좋은 자도 마왕이 되는데 강력한 마왕 후보라 불리는 내가 못 할게 뭐가 있냐고. 나도 마왕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그 기회가 왔다.”


발밧사로는 눈에 보이지 않은 어딘가를 응시하면서 말했다.


“그래. 난 지금 마왕이 되려고 한다.”


계약. 약육강식의 북(北)의 세계에서 유일한 신뢰의 문서. 북(北)은 병사나 하인을 두고 싶어도 언제 자신의 목을 베어버리는 도적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약육강식의 세계이지만 단순히 육체적인 강함만이 힘의 전부는 아니다. 머리가 뛰어난 자 일 수도 있고 재력이 많은 자 일 수도 있다. 또한 아무리 강하다 해도 무방비 상태가 있을 수 있고 다수에 장사가 없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극히 드물다.


만약 완벽하고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라면 북(北)에는 문명이라는 것이 들어서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계약이다. 병사가 성을 지켜주는 대가로 일정한 금액의 돈이나 숙식을 제공한다. 이러한 계약을 보면 인간의 계약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당연한 얘기지만 큰 차이는 있다.


인간들은 계약을 문서로 작성한다. 하지만 마족들의 계약은 마법으로 작성한다. 어기는 즉시 계약서에 명시한 대가를 치른다. 가볍게는 담보물이나 신체의 일부 일 수 있지만 심하면 자신의 목숨이나 다수의 목숨을 걸기도 한다.


그 예로 마왕과 원로들이 서로의 목숨을 건 계약을 한다. 계약은 파기하는 쪽이 명시된 대가를 반드시 치르기 때문에 철저한 등가교환을 기본으로 계약을 한다.


지금 발밧사로 병사들은 자신들의 계약이 정말 등가교환을 기본으로 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분명 계약은 나쁘지 않았다. 계약서의 내용은 간단했고 자신들에 불리하지 않았다. 발밧사로를 위해 싸워주기만 하면 되었다. 대부분 병사들의 계약이 이렇기에 병사들도 큰 불만은 없었다.


무엇보다 실제로 싸운 적도 별로 없었고 싸운 일이 발생해도 발밧사로의 뛰어난 지략으로 확실히 이기는 싸움만 하였다. 발발사로의 병사들은 정말 계약을 잘했다고 어제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그들이 싸워야 할 존재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재고해 봐야 했다.


“병사들이여. 그대들은 오늘 죽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 발밧사로가 설마 가능성도 없는 일에 도박을 건 마족으로 보이는가! 어차피 계약을 맺었기에 도망치지 말고 싸우라는 구질구질한 말을 생략하겠다. 이 말만 명심하라!”


그러더니 나직이 말했다.


“작전대로만 움직여라.”


당연하지만 병사들은 자신의 계약자를 신뢰하지 않았다. 아무리 발밧사로가 뛰어난 지략가라고 하지만 이것은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선대마왕들조차 토벌을 꺼려했던 드래곤이다. 그런 드래곤을 발밧사로가 이길 리 없다.


지금 병사들이 생각하고 있는 최선의 수는 사룡(邪龍) ‘카’가 제일 먼저 발밧사로를 죽이는 것이다. 계약자가 계약을 맺은 자가 아니라 제 3자에게 죽으면 자동으로 계약이 무효화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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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아스타롯 2장 5화 22.05.20 89 0 11쪽
» 아스타롯 2장 4화 22.05.19 9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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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아스타롯 2장 2화 22.05.17 102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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