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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검 님의 서재입니다.

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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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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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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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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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3장 3화

DUMMY

데젤은 자신이 했던 말에 모순이 없나 곰곰이 생각했다. 돈과 말에는 문제없다. 제일 중요한 안전의 계약.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계약이 얼마만큼 허점이나 모순이 없느냐는 것이다. 허점이나 모순이 있다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래서 계약이 속전속결로 끝나는 경우는 드물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데젤에게 선택권도 없는 데다가 시간마저도 없다. 자신이 말한 것처럼 신선하지 않은 정보는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계약서 때문에 시간을 끌 수가 없다.


이렇게 속전속결로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최대한 문장을 짧게 하는 것이 좋다. 짧으면 짧을수록 허점이나 모순이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마 안전의 계약도 큰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 600골은 너무 많아. 10골이면 충분해.”


데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러 터무니없는 금액인 600골을 불렀다. 평범한 마족은 적어도 10년은 벌어야 모을 수 있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데젤은 이 계약을 의심했을 것이고 또다시 머리를 굴려야 했기 때문이다.


“너무 적어. 적어도...”


“더 이상 금액에 대한 협상은 없다. 내가 필요한 정보는 10골 이상의 가치는 없어.”


“......”


“원하는 정보를 주면 10골과 말 그리고 살려서 보내주겠다. 이 이상 조건은 안 돼.”


덩치 큰 마족이 노려보며 말하자 데젤은 두려웠다. 말에 탄 자신을 단 한 방에 쓰러뜨려 버린 마족이다.


데젤은 자신이 뛰어나게 강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다. 게다가 발밧사로의 병사들은 모두 강한 전사들은 아니라도 평균 이상의 전사들이다.


그런 자신을 기억도 나지 않는 공격으로 한 방에 쓰러뜨린다는 것은 앞에 있는 저 덩치 큰 마족이 속임수를 썼거나 아니면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는 것이다. 더 이상 협상을 벌이다가는 본전도 못 건질 수 있기 때문에 10골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어차피 돈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숨이다.


“원하는 정보는?”


“어제 있었던 일 전부.”


“구체적으로 말해. 어제 내가 똥 쌌다는 얘기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잖아. 그리고 어제 일 이라면 도대체 뭘 말하는 거야. 내가 몇 시간 동안 정신을 잃었는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그럼 다시 말하지. 발밧사로와 사룡(邪龍) ‘카’와 전투를 벌이기 3시간 전, 전투 중, 그리고 전투 후 3시간의 내용 전부다. 오직 사실의 정보로만.”


“좋아.”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때는 뭘 걸 거지.”


“목숨을 걸지. 어차피 말하지 않으면 죽일 거잖아. 그리고 걸만한 게 이것밖에 없어.”


“좋아. 난 내 왼팔을 걸지.”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럼 내 돈을 걸까? 아니면 내 갑옷?”


“아니. 너도 최소한...”


“목숨을 걸라고? 지금 너와 내가 대등한 관계에서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이냐. 손가락 하나 안 거는 것만으로 고맙게 생각해라.”


미심쩍긴 하지만 그래도 돈이나 다른 물건보다는 신체 일부를 거는 것이 그나마 낫다. 돈은 벌면 되고 물건은 만들면 되지만 없어진 팔은 벌거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덩치 큰 마족의 부하들이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로에게 보여 주었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방금 전의 내용이 그대로 다 들어 있었다. 마법사 2명이 필요한 것은 부정한 마법의 사용을 확인하기 위해서 존재할 뿐이다.


어차피 계약서에는 어떤 마법도 걸 수 없지만 사람이라면 얘기 달라진다. 흥분하게 하거나 우울하게 해서 보다 유리하게 계약서 내용을 작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계약을 확인한 데젤은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칼로 찔러 피를 냈다. 그리고 지장처럼 계약서에다 찍었다.


덩치 큰 마족도 계약서에 그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피를 묻혔다. 보증인 3명도 이 계약을 작성할 때 강제로 혹은 계약 당사자 몰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곳에 오른손 엄지손가락 피를 묻혔다. 계약서에 묻은 피는 빨려 들어가 듯 말라버렸고 계약서에서 강력한 보호 마법이 발동되면서 순간 희미한 빛을 내었다.


“저 녀석 족쇄는 풀어 줘.”


데젤은 손발이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럼 이제부터 질문해도 상관없지.”


“그 전에 음식... 은 아니고 마실 것 좀 줘.”


배짱 좀 부리려다가 덩치 큰 마족이 노려보자 도중에 말을 바꾼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저 덩치 큰 마족은 같은 마족들도 압도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보통 녀석이 아니다. 그런데 데젤은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덩치 큰 마족은 부하에게 마실 것을 가지고 오라고 시켰다. 그사이 데젤은 족쇄로 피가 통하지 않은 손과 발을 주물렀다. 곧 마실 것이 왔다. 포도주였다. 긴장이 풀리고 심한 갈증을 느낀 데젤은 순식간에 포도주 한 병을 모두 마셔버렸다.


“크하. 이제야 살 것 같군.”


“좋아. 그럼 이제야 내 질문에 답 할 수 있겠군. 발밧사로는 어떻게 됐지?”


“몰라.”


“뭐?”


“모른다고. 사룡(邪龍) ‘카’가 ‘어스퀘이크’를... 아마 그런 파괴력을 내는 마법은 ‘어스퀘이크’가 맞을 거야. 암튼 마법을 시현하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어.”


“발밧사로와 계약을 맺을 때 전장에서 도망치라는 내용은 없었을 텐데.”


“맞아. 도망치고도 내가 무사한 것을 보고 발밧사로가 죽은 게 아닌가 추측 할 뿐이야. 근데 정말 죽었겠지.”


“그럼 사룡(邪龍) ‘카’는?”


“그건 나도 정말 몰라. 하지만 그 전에 상당한 부상을 입었고 ‘어스퀘이크’에 말려들었으니 아마 죽지 않았을까?”


“사룡(邪龍) ‘카’를 거의 잡을 뻔했다는 식으로 들리는군.”


“맞아. 거의 잡기 직전이었지. 멍청한 발밧사로가 승리에 도취되어 있지 않고 바로 사룡(邪 龍) '카'의 숨통을 끊었으면 ‘뻔’으로 안 끝났을 테지. 하긴, 누가 그 늙은 드래곤이 마법을 쓸 줄 알았겠어. 그것도 그렇게 강력한 마법을.”


“그럼 발밧사로는 거의 죽었다고 봐야겠군.”


“사룡(邪龍) ‘카’도 아마 죽었을 거야.”


“드래곤의 생명력을 우습게 보지 마. ‘어스퀘이크’주문을 쓸 정도면 보호 주문과 회복 주문 정도는 쓸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넌 어떻게 도망칠 수 있었지?”


“나는 후방에 있었어. 발밧사로의 병사가 된 지 얼마 안 됐거든. 그래서 나는 뒤에 있는 임시막사에서 성녀 에스텔을 지키는 임무를 맡고 있었어. 그리고 혹시라도 사룡(邪龍) ‘카’가 발밧사로를 먼저 죽였을 때...”


“잠깐! 뭐라고? 성녀 에스텔?”


“아, 넌 성녀 에스텔이 살아있는 줄 모르군. 우리들도 죽은 줄 알았는데 사룡(邪龍) ‘카’의 둥지에서 잠들어 있더라고.”


“그럼 지금 어디에 있어?”


“그건 나도 모르지. 아마 죽었거나 도망쳤겠지.”


“성기사 다한은?”


“몰라. 둥지에는 없었어.”


“발밧사로는 성녀 에스텔이 살아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냐?”


“아마 몰랐을 거다. 성녀 에스텔을 발견했을 때 꽤 놀라워하던 눈치였어.”


“성녀 에스텔이 살아있다는 것을 또 누가 알고 있지?


“나와 발밧사로와 사이드 그리고 나와 같이 막사를 지키고 있던 녀석.”


“그 녀석이 어디에 있는지 당연히 모르겠지?”


“응.”


“그 녀석 이름은?”


“벨켈.”


대화가 끝나자 덩치 큰 마족은 뭔가 고민에 잠긴 듯하였다. 그러자 옆에서 귓속말을 하던 마족이 말했다.


“투아난님. 저희가 필요한 정보는 모두 얻은 듯합니다.”


“나도 알아. 근데 하나 같이 쓸데없는 정보야.”


“잠깐, 뭐라고? 투... 투아난?”


투아난이라는 이름을 듣자 데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투아난이 누군가. 마왕 후보 중 가장 강력한 육체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자가 아닌가. 지금 북(北)에서 가장 뛰어난 전사가 누구냐 하면 10에 9은 투아난을 꼽을 것이다. ‘그’를 제외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어쨌든 마왕의 자식이라는 것과 뛰어난 전사라는 사실을 투아난을 북(北)의 강력한 귀족 중 하나로 만들게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가장 이상적인 마왕이었다. 육체적인 강함, 마족들의 지지, 원로들의 호의, 심지어 발밧사로조차 그가 마왕이 되었을 때 섭정이 되겠다고 나섰으니 말이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마왕은 거의 그가 될 거라 대부분 마족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그가 마왕이 되지 못했고 아스타롯이 마왕이 된 것이다. 그래서 데젤이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을 받은 것이다. 투아난이 결국 마왕이 되지 못하자 데젤은 투아난의 얼굴을 기억 구석에 처박아 넣었기 때문이다. 또한, 데젤은 말을 탄 자신을 거꾸러뜨린 것도 납득이 갔다.


“투아난... 님.”


“뭐?”


“저를 사병으로 써 주십시오.”


“싫어. 이 녀석 10골이랑 말을 주고 내쫓아.”


“저는 발밧사로의 사병으로도 있었습니다. 분명 다른 마족들 보다는...”


“나는 발밧사로의 사병처럼 머리나 굴리는 녀석들이 가장 싫어. 계약만 아니었으면 너를 죽였어. 그러니 돈 받으면 썩 꺼져!”


데젤은 그 말에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투아난이라면 분명 그러고도 남았다. 저돌, 야성, 난폭. 투아난에 대해 말할 때 늘 나오는 3개의 단어. 난폭한 마족들조차 난폭하다고 할 정도로 투아난은 거칠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실력 또한, 가지고 있었기에 불평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투아난을 멍청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데젤을 남겨둔 채 밖으로 나왔다. 귓속말을 하던 마족도 뒤따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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