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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님의 서재입니다.

F급 무한재생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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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작품등록일 :
2023.11.26 04:32
최근연재일 :
2024.06.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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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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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4쪽

159화

DUMMY

정신없는 난전 속에서 나는 모든 것을 잊고 메이스를 휘두르는 데만 집중했다.

이 순간만큼은 걱정이나 두려움 같은 감정이나 힘들고 아프다는 불평조차 느껴지지 않았고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 듯한 편안함마저 느꼈다.


“박준호! 뒤!”

‘⋯뒤?’


- 콰앙!


“컥?!”


형의 부름에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본 나는 충격에 대비했다.

잔뜩 힘을 실은 거인의 발길질이 나를 향해 날아들고 있었고 피할 새도 없이 직격 했다.

육중한 체구에서 나오는 피지컬은 장난 없었다.

내 몸은 빙글빙글 돌며 야구공처럼 하늘 높이 떴고 전신의 뼈가 바스러지고 내장이 터져나갔다.


“어우⋯ 속 안 좋아⋯.”


하지만 그런 중상도 몸이 땅에 떨어지기 전엔 전부 재생됐고 나는 공중에서 몸을 돌려 홈런볼을 잡으려는 관중처럼 나를 향해 뻗고 있는 거인의 손을 피해 낙하하며 가장 키가 큰 거인의 머리통을 메이스로 내려찍었다.


- 뻑!


“⋯칫.”


딱히 잘못 때린 것 같지는 않은데 손맛이 영 별로였다.

거인의 뼈와 가죽이 보통 두껍고 튼튼한 게 아니라 메이스의 충격이 거의 다 흡수되는 탓이다.

이런 적을 상대로 메이스는 비효율적이고 차라리 검이 좋을 텐데 만년빙으로 검을 만들어 쓰자니 점화를 중단해야 하고⋯ 그러기엔 점화도 데미지가 쏠쏠해서 아쉽고⋯ 그렇다면.


“미즈키! 네 검 하나만 빌려줘!”


두 자루의 검을 패용하고 있는 미즈키의 검을 하나 빌려보기로 했다.


“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어차피 너 검 한 자루만 쓰니까 하나 남잖아! 그거 나 좀 빌려달라고!”

“절대 안 된다!”

“비싼 검인 건 알겠는데 혹시 나중에 문제 생기면 변상할 테니까 그냥 좀!”

“돈의 문제가 아니다! 무사에게 검은 몸이자 영혼과 같은 것!”

“지금이 그런 거 따질 상황이야?! 싸움에 도움이 되는 거라면 뭐든지 해야 조금이라도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질 거 아냐?!”

“내가 죽기 전에 내 검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 줄 알아!”

“아오! 넌 좀 있다 지옥에서 보자.”


저건 나이도 나보다 어린 것 같은 게 뭐 저리 꼰대 같이 굴어?

일단 쟤는 이 와중에도 저딴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일단 제정신이 박힌 건 아닌 것 같으니 나는 설득하길 빠르게 포기하고 내가 가진 것으로 맞서기로 했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뭐, 이럴 때 해보는 거지.”


- 쩌저적!


나는 점화를 발동한 채로 만년빙 검을 만들어냈다.

뜨거운 작열통이 계속되는 중에 팔에 시원한 냉기가 도니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 뚝, 뚝.


하지만 예상대로 점화의 열기에 검이 곧장 녹아내려 흐물흐물해지기 시작했다.

이래선 검을 제대로 쓸 수가 없지만 나는 생각했다.


‘흠,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다고 안 될 것도 없지 않나? 어차피 만년빙의 부작용은 몸이 얼어붙는 것뿐이고⋯.’


그 부작용은 점화의 열기로 곧장 사라질 테니까.

검이 계속 녹아내린다면 계속 얼리면 그만이고 그 부작용으로 몸이 계속 얼어붙는다면 계속 녹이면 그만이다.

그야말로 무한동력.

나는 만년빙을 최고 출력으로 발동해 검이 녹는 만큼 계속 얼렸다.

그러자 검은 항상 최고로 예리하고 단단한 상태를 유지했고.


“오?”


놀랍게도 팔도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를 유지했다.

점화의 열기를, 만년빙의 냉기를 서로가 보완해주며 딱 중간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서로 상극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상호보완적인 관계일 수도 있을 줄이야.


- 그오오!


“으억!”


혼자 딴생각하다 한 대 더 맞을 뻔했다.

나는 감탄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계속해서 증발하는 얼음으로 증기기관차처럼 수증기를 내뿜으며 거인의 목덜미로 뛰어올라 검을 깊숙이 쑤셔 박고 혹한의 냉기로 내부를 얼렸다.

끝없이 사방에서 몰려드는 강적을 상대로 싸우는 지금 이 상황이 뭔가 익숙하다 싶었는데 예전 S급 던전의 보스방에서 석상과 싸울 때와 거의 비슷한 것 같았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는 게 이런 건가, 나는 꼴에 한 번 이런 난전을 겪어봤다고 꽤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 푸쉬이이이익!


“⋯음?”


괜히 칼로 쑤셔 힘을 빼기보단 점화와 만년빙을 이용해 열기와 냉기로 지속적인 데미지를 주던 중 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주변에서 가장 큰 거인의 목덜미에 칼을 꽂아놓고 버티고 있는데 뭔가 거인이 점점 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니, 분명 가장 큰 거인이었는데 다른 거인들과 눈높이가 비슷해진 걸 보니 작아진 게 맞았다.


- 타앗!


나는 일단 거인에게서 떨어져 내 근처에서 싸우고 있던 서연에게 잠시 피를 보충해줄 겸 말을 걸었다.


“서연아, 너도 느껴져?”

“뭐가? 아파서 죽을 것 같은 거 말곤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데⋯.”

“거인들! 데미지를 입으면 점점 작아지는 것 같지 않아?”


내 말에 서연은 뭔가를 깨달은 듯 잠시 눈을 깜빡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러고 보니 때리면 때릴수록 조금씩 작아지다가 죽은 것 같은데?”


서연의 대답을 들은 나는 다음으로 근처에서 싸우고 있던 미즈키를 찾아갔다.


“미즈키!”

“내 검은 안 된다고!”

“그거 말고! 저기 저 거인 공격해봐!”


나는 확인하기 쉽도록 주변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가 뭔데 나한테 명령질이야?!”

“좀 한 번이라도 그냥 내 말을 들어주면 안 될까?”

“뭔가 생각이 있는 거겠지, 미즈키, 어차피 해치워야 할 적이다. 그의 지시에 따라서 손해 볼 건 없어.”

“⋯칫!”


내 말에 미즈키는 반사적으로 땍땍거렸지만 켄토가 한마디 거들자 마지 못하는 척 내가 가리킨 거인을 공격했다.


- 촤악! 촤아악!

- 그어어!


미즈키가 달려들자 거인은 손을 뻗어 그녀의 맹진을 막으려 했지만 미즈키는 깔끔하게 거인의 손을 절단하고 그대로 목을 벤 뒤 착지했다.


- 츠츠츠츳.


“쯧!”


하지만 검이 얕았는지 절반 정도밖에 베이지 않은 거인의 목은 도로 붙었고 손 역시 절단면을 가져다 붙이자 다시 달라붙었다.

하지만, 부상을 회복하며 크기가 작아지는 모습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벌레같이 작은 난쟁이였던 주제에⋯ 덩치 좀 커졌다고 기고만장하군⋯.’


나는 죽은 레나가 카르갈을 향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녀는 분명 지금은 산만한 덩치를 카르갈을 향해 난쟁이였다고 말했고 카르갈은 레나의 마력을 흡수하며 더욱 거대해졌다.

그리고 당장 눈앞의 거인들도 부상을 입으면 크기가 작아진다.


나는 지금까지의 정황을 조합해 그런 결론을 냈다.

이것들은 처음부터 큰 덩치를 가진 거인족 같은 게 아니라 마력을 흡수해 힘을 키우는 식의 몬스터인 것 같다고.

그리고 죽이는 방법 역시 다른 몬스터처럼 급소를 공격해 생명 활동을 멈추게 하는 식이 아니라 몸에 머금고 있는 마력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공격하면 되는 것 같았다.

아마 이 주변으로 헌터와 죽은 몬스터가 떨어트린 마석 천지니 마력을 흡수해 덩치를 키워오기에도 딱 좋은 환경이었겠지.


“다들 잠깐만 내 말 들어봐!”


어느 정도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한 나는 모두에게 이 가설을 전파했고 내 가설에서 신빙성을 느낀 모두는 전술을 바꿨다.

다들 평소 습관처럼 급소를 노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는데 내 이야기를 들은 뒤로는 모두 급소를 무시하고 그냥 데미지를 축적 시키는 데만 열중했다.

카르갈이 목을 보호하려고 한 것 보면 회복하는 데 마력이 더 많이 소모되는 급소라는 개념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괜히 급소를 노리기 위해 애쓰기보단 그냥 마구잡이로 공격하는 게 효율이 더 좋았고.


- 그어어⋯.

- 꾸어⋯.


그렇게 하자 거인을 해치우는 속도가 훨씬 빠르고 편해지며 내 가설이 입증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투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고,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는 않았다.




***




전투는 채 30분이 지속되지 못했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별생각 없이 들이받았는데 따지고 보면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몬스터는 S급 던전의 몬스터다.

일본 헌터 쪽의 등급은 모르겠지만 겨우 이런 인원, 이런 전력으로 막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소은 누나처럼 몬스터가 던전에서 나오는 족족 한 마리씩 잡아 죽이면 모를까 이렇게 이미 대규모로 던전을 빠져나온 상태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아, 아이리⋯.”

“미안해, 미안해⋯!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거인의 공격에 당해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파열돼 거의 반쯤 시체같이 서 있는 켄토는 처절하게 아이리를 바라봤지만 아이리도 이미 한계였다.

지팡이도 없는 데다 더 이상 끌어모을 마력도 없는 상태였다.


“끄으윽⋯.”


나는 숨이 쉬어지지 않는지 가슴을 움켜쥐고 헐떡이는 서연에게로 달려갔다.

살포시 옆구리를 만져보니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찌르고 있는 듯했고 서둘러 손목을 그어 피를 수혈해 주었지만 서연의 부상은 이 정도로 좋아질 수 있을 정도로 가볍지 않았다.


“크으으⋯!”


그리고 형까지도 상태가 나빠 보였다.

형은 쏠 수 있는 화살은 남아 있었지만 등의 통증으로 인해 더 이상 시위를 당기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전황을 살피고 있는데 이번엔 미즈키가 먼저 다가와 물었다.

그녀의 말에 나는 아린이 쪽을 바라보았다.

저쪽에선 아직도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고 카르갈의 덩치도 처음에 비하면 조금은 작아져 있었다.

하지만 아린이는 이제 내가 눈으로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느려져 있었다.


‘⋯쟤도 지친 거겠지.’


아무래도 우릴 도와줄 여유까진 없을 것 같았다.

나는 눈을 느리게 한번 깜빡이며 미즈키에게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나도 몰라?”

“뭐야! 근데 왜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 것처럼 뜸 들여?!”


나는 시끄럽게 삑삑거리는 미즈키의 정수리에 손을 올렸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해보고 싶었다.


“어디 손을 올려?! 미쳤어?!”


그러자 미즈키는 당연히 내 손을 팍 쳐냈다.

아, 이 반응이 보고 싶었던 거구나.

미즈키는 별것도 아닌 일 하나하나에 아주 격렬한 리액션을 보여줘 건드리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원래 같으면 절대 하지 않을 짓이지만.


“하아⋯.”


곧 죽을 건데 이 정도 장난이야 뭐 어때.

싸우는 걸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이런 걸 인정하면 안 되지만 이젠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끝이다, 다 끝났다.

우린 패배했고 패배자에게 남은 건 죽음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했다.


“⋯생각도 못 했다.”

“응?”


진짜 죽는 건가.

아직도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믿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미즈키가 혼자 중얼거렸다.


“오늘이 내 제삿날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나도 그래, 여기 있는 사람 중에 누구도 몰랐을걸.”

“너무⋯ 너무 갑작스러워.”

“죽음이라는 게 그런 거지 뭐.”

“넌⋯ 죽음이 두렵지 않아? 어떻게 그렇게 태연한 건데?”

“죽을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 것도 있긴 한데 그것보다는⋯ 그냥 신경을 안 쓰는 게 비결이지.”

“뭐?”

“아마 우린 죽겠지, 거의 확실하게 죽을 거야. 그런데 그거 생각하면 괜히 무섭고 억울하기만 하잖아, 생각한다고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난 몬스터 한 마리라도 더 죽이고 갈련다.”


뭐 누가 갑자기 엄청난 힘을 각성하는 등의 전개가 아니면 이 상황을 뒤집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내가 가진 모든 수를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봤지만 그래도 답은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두 가지.

죽기 싫다고 꼴사납게 엉엉 울고 비명을 지르며 죽거나 그냥 조용히 체통을 지키며 끝까지 할 일을 하다가 최후를 맞이하는 것.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냐고 100명에게 묻는다면 100명 모두 당연히 후자를 택할 것이다.

진짜 죽는다는 생각을 하면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았지만 나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래, 그것도 맞는 말이네.”


내가 거인을 향해 나서자 미즈키도 그런 나와 보조를 맞춰주었다.


- 스르륵.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두 번째 검을 뽑더니 내게 슥 넘겨주었다.


“뭐야? 죽어도 안 된다며?”

“왜곡하지 마, 죽기 전엔 안 된다고 했어. 그리고 난 지금 죽기 전이고.”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분 나쁘진 않네.”

“생각은 자유다.”


나는 만년빙을 해제하고 미즈키의 검을 쥐었다.


“⋯오.”


검에 대해선 잘 모르는 나지만 미즈키의 검은 그냥 쥐는 순간 좋다는 게 느껴졌다.

손에 착 감기는 손잡이부터 해서 어떻게 들어도 불편하지 않은 깔끔한 무게중심.

공기를 가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는 예리하고 잘 갈린 칼날.

치사하게 이렇게 좋은 걸 지 혼자 쓰고 있었다 이거지?


“준비는 됐나?”


나와 나란히 선 미즈키는 다가오는 거인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물었다.


“맨날 하는 일 준비가 필요한가.”


내가 검을 들어 올리자 미즈키도 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우리가 동시에 땅을 박차고 전진하는 순간 하늘에 빛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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