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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님의 서재입니다.

F급 무한재생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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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작품등록일 :
2023.11.2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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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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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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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3쪽

150화

DUMMY

“대장! 그 귀찮은 꼬맹이 처리했⋯ 응?”

“뭐야! 고맙게도 하나가 또 직접 찾아와줬네?”


몬스터도 아닌 인간이 왜 우릴 공격한 건가, 분위기를 살피고 있을 때 어디선가 여자의 동료로 보이는 이들이 외국어로 떠들며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방끈이 짧아 학식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자주 들어본 언어라 그런지 특유의 말투와 발음에서 그들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저들이 하는 말은 일본어였다.


뭐, 애초에 언어를 들어보지 않아도 여자가 들고 있는 카타나며 사무라이풍 갑옷만 봐도 국적을 알아내기는 어렵지 않았다.


“괜찮아? 다친 곳 없어?”

“으응⋯ 온몸이 욱신거리는 거 말고는 괜찮아.”


나는 그들이 등장하는 틈을 타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는 서연의 상태를 살폈다.

갑작스런 기습에 한 방 먹었지만 지금은 아린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경계하고 있으니 적은 내가 대놓고 서연을 부축해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피 좀 필요해?”

“아니, 그 정도는 아니야.”

“아고고~ 곧 나이가 30이라 다치면 잘 낫지도 않는데~.”


형은 내가 부축해주지 않아도 허리를 콩콩 두드리며 알아서 일어섰다.

일단 유의미한 데미지를 입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정황으로 봐서 재현이 공격한 것도 쟤들인 것 같지?”

“응, 확실하지.”


형에게 슬쩍 의견을 묻자 형은 의심을 넘어 아예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가 뭐지? 헌터관리국에 붙은 건가?”

“가서 물어봐봐.”

“거기 당신들! 왜 우릴 공격하는 거야!”


나는 형이 한 말대로 그냥 대놓고 이유를 물었다.

뭐, 이런다고 순순히 알려줄 리도 없지만 직접 물어보는 거 아니면 당장 이유를 알아낼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 한마디 건네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그냥 아님말고 식으로 툭 던져봤다.


“야 이 등신아! 일본인한테 한국말로 물어본다고 알아듣겠냐?! 일본어 하라고까지는 안 해도 적어도 영어는 써야 할 거 아니야!”

“한국 땅에서 대화가 하고 싶으면 지들이 한국말을 배워와서 해야지 왜 우리가 당연히 영어를 써줘야 하는 건데?”

“그래서 한국말, 배워왔다.”


형이랑 얘기하고 있는데 대화를 듣고 있던 저쪽에서 먼저 그렇게 이야기해왔다.

커다란 일본식 활인 화궁을 들고 있는 남자였다.

그래, 애초에 아까 사무라이 여자도 한국말 했잖아, 이명이 울리는 와중에 들어서 긴가민가했는데 역시 제대로 들은 거 맞지?


“뭐야, 한국말 할 줄 아시는구나, 그런데 그 유명한 맹호대가 이 먼 곳까진 어인 까닭으로?”

“맹호대? 맹호대가 뭐야? 형 쟤들 누군지 알아?”

“너 헌터밥 먹고 산다는 놈이 업계 유명인은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상식이잖아, 상식.”

“아린아, 너는 알아?” “몰라도 돼, 어차피 오늘 죽을 사람들 누군지 알아서 뭐 해.”


아, 윤아린 승질머리 까먹었네.

재현이 때도 아우렐이랑 맞짱 뜨려던 거 겨우 말렸는데 오늘은 무조건 누구 하나 죽어야 끝나겠구만.


“서연아, 너는⋯ 아니다.”

“왜? 뭔데? 나한테도 물어봐 줘.”

“⋯너 맹호대가 뭔지 알아?”

“당연히 모르지.”

“그래⋯.”


뭐 하러 물어봐 달라고 한 거야.

어쨌든 우리 중 맹호대가 누군지 아는 건 형밖에 없었고 나는 또 지만 아는 걸로 신났네, 하는 표정으로 형을 바라봤다.

넷 중에 셋이 모르는데 그게 무슨 상식이야.

“⋯일본의 S급 길드야, 저기 가운데 칼 들고 있는 저 여자애가 마노세 레나라고 S급 헌터고 그 옆으로 서 있는 기타 등등 다섯 명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데 그 팀을 맹호대라고 불러.”


“기타 등등이라니! 우리도 똑바로 소개해 달라고!”


형은 나머지는 잘 모르는지 그렇게 어물쩍 넘기려 하자 활을 들고 있는 남자가 그렇게 외쳤다.


“미안한데 너희들까지 외우고 다니지는 않아서. 어떻게, 자기소개할 시간 좀 필요해?”

“들러리 취급이라니 너무 하는구만! 난 오오누마 유스케다! 똑똑히 기억해둬!”

“반가워~ 아이자와 아이리야~.”


형이 기회를 주자 활을 들고 있는 유스케와 마법 지팡이를 들고 있는 아이리가 덥석 기회를 물어 자신을 소개했다.


“⋯타네요시 켄토다.”


그렇게 자기소개 시간으로 분위기를 타자 도복을 입고 있는 근육질의 남자도 마지못해 자신을 소개했다.


“⋯⋯⋯⋯.”


마노세 레나는 형이 소개했으니 넘어가고, 이제 그녀의 옆에 마찬가지로 카타나를 납도한 채 조용히 서 있는 작은 여자애만 남았는데 우리가 아무리 기다려줘도 그녀는 자신을 소개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 미안해~ 우리 미즈키가 낯을 많이 가려서, 얘는 츠나모리 미즈키야, 대장의 수제자라고 할 수 있지!”


그러자 유스케가 대신해서 그녀를 소개했다.


“어때! 이제 다 누군지 알겠지!”

“⋯이름이 길어서 하나도 못 외웠어.”


유스케는 자신의 이름을 알려 뿌듯하다는 듯 고개를 치켜들며 말했지만 서연은 별로 관심도 없고 애초에 외울 생각도 없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하긴, 이름은 보통 세 글자인데 쟤들은 대체 몇 글자인지.”


그리고 솔직히 벌써 이름이 헷갈리기 시작한 나도 은근히 서연의 편을 들어줬다.

내가 멍청해서 못 외운 게 아니라 별로 관심이 없을 뿐인 거다, 아무튼 그런 거다.


“그럼 이름만 외워, 이름만! 레나, 미즈키, 켄토, 아이리, 유스케! 다 세 글자 안 넘잖아!”


유스케는 대체 왜 자기들 이름을 기억해 주길 바라는 건지 다급히 그렇게 설득했다.

그래도 성을 생략해버리니까 그나마 외울만했고 그가 다시 읊어준 이름과 얼굴을 매치하며 기억한 나와 서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안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그⋯ 레나 헌터님? 우리를 공격한 이유가 뭡니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거라면 좋겠는데.”


저쪽 진영의 기세를 봐선 당장이라도 우리와 싸울 것 같은 자세와 진영을 취하고 있었다.

그래도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는 게 있으니 나는 일단은 대화를 시도해봤다.

하지만 레나는 내 말을 무시하고 아린이를 향해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 그래도 너랑은 꼭 만나보고 싶었어. 언젠가는 반드시 승부를 겨뤄볼 상대라고 생각했거든. A급인데 S급이라고 하질 않나, 모든 무기를 다 다룬다고 하질 않나. 아주 거슬렸어.”

“질문에나 똑바로 대답해, 살고 싶으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거든, 나중엔 살려달라고 울어도 소용없어.”


마음 같아서는 당장 죽여버리고 싶어 근질근질하지만 내가 이런 상황에서 항상 어떤 식으로 대처하는지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아린이는 그렇게 경고했다.

역시 내 생각 해주는 건 너뿐이구나.


“그나저나 윤아린 헌터 다 화장, 화면빨인 줄 알았는데 실물도 똑같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생겼지? 다른 건 모르겠는데 외모 승부에선 대장이 이미 진 것 같다.” “아가리 닥쳐, 유스케.”

“스승님을 모욕하지 마라, 병신 유스케.”

“하여튼 눈치라곤 없군. 멍청한 새끼.”

“아군 손에 죽고 싶지 않으면 분위기 좀 읽자?”


아까부터 혼자 아린이를 훑어보던 유스케가 한마디 하자 진짜 동료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맹호대는 유스케를 향해 거침없이 한마디씩 쏟아냈다.


“내 친구들 다들 한국말 잘하지?”

“그러게~ 공부 열심히 했나 봐.”


하지만 유스케는 그런 상황이 익숙한지 욕을 얻어먹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렇게 말했고 형도 태연하게 맞장구쳐주었다.

그러자 유스케는 자신의 말에 공감해준 사람은 처음이라는 듯 놀란 표정으로 향을 향해 삿대질하며 웃더니 손바닥이 보이도록 허공에 손을 높이 들었다.

나는 저게 뭐 하는 짓인가 했는데.


“예이~.”

“이예~.”


형도 허공에 손바닥이 보이도록 손을 들고는 가볍게 앞으로 내밀었다.

둘은 통해도 뭐가 통하는 게 있는지 그렇게 허공에 하이파이브 하며 좋아했다.

아⋯ 이제 왜 저렇게 욕먹는지 알 것 같기도⋯.


“⋯뭐, 어찌 됐든 내가 이러는 이유는 굳이 말할 생각도 없지만 그게 중요할까? 어차피 난 너랑 싸울 거고 네가 지면 너랑 네 동료는 다 죽는 거야. 중요한 건 그것 뿐이야.”

“그래, 사실 나도 너희 죽이는 거 말곤 별로 관심 없었어.”


짧은 대화를 마지막으로 아린이와 레나가 동시에 마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두 S급 헌터가 서로를 죽일 생각으로 힘을 발휘하자 가슴을 옥죄는 압박감이 느껴졌다.

마력을 느낀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전혀 모르는 일반인을 데려다 놔도 마력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짙은 마력이 주변을 뒤덮었다.


“후우~ 검성과 웨펀마스터의 싸움이라~ 우리가 싸움 끝나기 전까지 살아있을 수 있을까?”

“검성? 검성은 뭐야, 소드마스터 같은 건가?”

“내가 보우마스터가 아니라 신궁이듯이 소드마스터가 아니라 검성이라는 특성이 따로 있나 봐, 검을 쓰는 건 똑같아도 아무튼 다르다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해.”


레나가 자세를 잡자 그녀의 동료들도 각자의 방식대로 자세를 잡았고 그 모습을 본 우리도 나름대로 전투를 준비했다.

4 대 5라, 아린이는 S급인 레나를 담당해야 할 테니 우리한테 별로 유리하진 않았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싸움이 시작되기 전 형은 모두에게 그렇게 외쳤다.

목숨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전투니 길드의 최연장자로서 모두를 독려⋯.


“이거 한일전이야!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는 한일전! 졌다가는 아린이가 길드 대표로 대국민 사과해야 한다!”


아⋯ 그냥 개소리였구나.


“한일전이 아니라 일한전이다, 멍청아!”


그런데 대답할 가치도 없는 형의 말에 유스케가 진심으로 발끈했다.

뭐야, 저건 또 왜 저래.


“뭐, 그건 이기는 쪽이 정하는 걸로 하고, 나 팔 아픈데 슬슬 시작할까?”


아까부터 활의 시위를 쭉 당기고 있는 형이 아린이를 향해 시선을 보내며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투가 시작됐다.

처음은 아린이와 레나가 격돌하면서였다.

둘은 역시나 서로만을 유일한 적수로 생각해 1대1로 맞붙었다.


“엇⋯!”


그런데 보통 이런 때는 우두머리가 신호탄을 쏘면 모두가 동시에 달려들어 전투는 시작하는 게 당연한 분위기지만 저 둘이 맞붙는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우리는 물론 저쪽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 쾅! 콰과과광! 파아앙!


저 둘은 이미 서로 얽히고설켜 땅이 꺼지고 건물이 무너져 지형지물이 바뀔 정도의 혈전을 벌이고 있었지만 싸울 타이밍을 놓친 우린 아직도 멀뚱멀뚱 대치하고 있었다.


“어⋯ 저기 제안할 게 있는데.”


그런 묘한 분위기 속에서 형이 입을 열었다.

이제와서 한 박자 늦게 갑자기 함성을 지르며 돌진하기도 뻘쭘하니 저쪽에서도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 귀를 기울여줬다.


“우리 괜히 여기서 저 둘이랑 싸우다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것 같은데 장소를 좀 옮기는 건 어떨까?”

“⋯⋯⋯⋯.”

“⋯⋯⋯⋯.”


형의 말에 맹호대 멤버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폈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보기에도 아린이와 레나의 싸움에 휘말렸다가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계산이 나온 것 같았다.


“자, 그럼 이제 자리도 옮겼고~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서로를 경계하며 충분히 먼 곳으로 자리를 옮긴 뒤 형은 깍듯하게 허리를 숙이며 상대에게 인사했다.

그 모습에 시합이나 스파링 전 상대 선수에게 인사하는 버릇이 나온 나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까딱했고 서연도 우리가 하니까 그냥 따라서 인사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한다.”


그러자 유스케와 켄토가 마찬가지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유스케, 병신아!”

“켄토, 적에게 고개를 숙이다니 뭐 하는 거지?”

“아니⋯ 인사하는데 무시하는 건 좀 예의 없잖아⋯.”

“상대에게 예를 표하는 것은 무도인으로서 당연한 거다.”


두 여자의 핀잔에 두 남자는 나름대로 변명을 했지만 아이리와 미즈키는 그런 모습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듯 표정을 잔뜩 구기고 있었다.


“장난은 여기까지. 내가 먼저 시작하지. 이러다간 레나 님이 저 여자를 죽이는 동안 이쪽은 시작도 못하겠군.”


계속 시시덕거리기만 하는 데 지쳤는지 미즈키가 분위기고 뭐고 무작정 검을 뽑아 달려들며 한일전의 개막을 알렸고 그 뒤로 다른 멤버들이 뒤따랐다.


“엄호는 나한테 맡기고 마음껏 실력 발휘하고 와!”


그러자 형은 연속으로 화살을 발사해 저들을 견제하며 뒤로 물러서 거리를 벌렸다.

궁수니까 적이 가까이 붙으면 불리한 건 어쩔 수 없겠지.

나는 만년빙으로 갑옷 안을 추가 보강해 방어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상태로 서연과 함께 앞으로 돌진해 달려드는 일본의 헌터들을 맞이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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