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오합지졸
55. 오합지졸
티티안의 반전 공격으로 초토화가 된 네옴마레. 아르센과 리리슨을 제외한 나머지 단원들은 전부 사망 아님 중상이었고 아에르와 메디카를 제외한 의료 인력들은 대부분 사망하고 말았다. 아에르가 스스로를 희생해 메디카를 치유한 덕에 의식을 거의 되찾을 수 있었고 어느정도 회복 된 메디카는 아에르가 과다 출혈로 죽기 일부 직전에 빠른 대처로 아에르를 살릴 수 있었다.
“으으윽... 고마워... 메디카....”
“아니예요! 당연한 일을 한 걸요!”
“어쩌다 이런 대참사가....”
“그건 나중에 알아보고 일단 살아 있는 나머지 인원부터 치유해야 할 것 같아! 할 수 있겠어.....?”
“당연하지! 아르센.”
아에르는 마카나부터 치유한 후 살아 있는 단원들을 찾아나섰다. 메디카와 아르센, 리리슨도 그런 그녀의 뒤를 따라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제길... 대체 몇명이 죽은 거야....”
“죽은 사람들 밖에 안 보여.....”
“희망은 없는 걸 까요....?”
“생존자가 있기는 한 걸까...?”
“우윽.... 피...피밖에 안 보여... 나 비위가 약한데....우우.....”
눈 씻고 찾아봐도 사망자들 밖에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바닥에는 팔 다리가 굴러다니고 신체 일부가 폭발에 의해 결손되어 상하체가 분리된 시신들도 즐비했다. 이렇게 살아있는 지옥과도 다름없는 장소에서 비위가 특히 약한 마카나가 헛구역질을 참는다는 건 세상 그 무엇보다 제일 어려운 일이리라.
“근데 로라 언니는 죽지 않았을까....?”
“무슨 소리야 아르센....”
“스피리타 일족은 영혼이 파괴되지 않는 한, 계속 살아있을 수 있잖아! 그래서 새로운 육체를 만들어 연명할 수 있는 거고!”
“확실히 일리가 있네.... 그러고보니 그 녀석, 한.... 200살 정도....? 라고 했었나....”
“맞아! 만일 그 폭발이 영적인 영향을 주는 폭발이 아니면 로라 언니는 살아남아 이 곳을 떠돌아 다니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확실히!”
“맞는 말이네!!”
“근데 우리 영적인 능력이 없는데 어떻게 확인하지....?”
“그런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아에르가 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저-기”
“에...?”
“우.....우아아.....아...아..... ㄴ....나아..... 나....누우운....”
“히이익?!!”
폭발로 인한 심한 신체 결손으로 인해 팔 한쪽과 다리 한쪽이 없었고 한 쪽 눈은 뒤집어 진 상태에 나머지 한 쪽 눈은 존재했던 흔적 자체도 없어져서 뻥 뚫린 듯한 모습에 치아도 거의 다 부러져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등 성하지 않은 곳이 없어 마치 좀비와도 같은 상태였다. 그런 피투성이 좀비가 온 몸을 바르르 떨면서 앞으로 다가와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중이었다.
“히에에에에엑!!!!”
“로...라....”
“?!”
“로.....트....라데....... 빙의.....”
“저 좀비.... 지금 뭐라고 한 거야....?”
“로트라데, 빙의 중이라고 했잖아.”
“아에르! 넌 뭔가 알고 있는 거야??”
“영능력자가 없긴 왜 없어~ 여깄는데.... 큭!”
“아....”
“드디어 다들 이해가 되셨남?”
“그런 거였구만.....”
“그래, 폭발로 인해 인공 육체가 완전 개박살이 나서 하는 수 없이 아무 시신에 들어가 빙의 중인거라고.”
“그런 것도 모르고....”
“심지어 난 못 알아보기까지 했어...”
“죄송함다...”
“미안.....”
아르센과 리리슨, 메디카, 마카나는 로라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로라는 그렇지 않은 듯 했다. 로라는 몸을 바르르 떨며 그저 말 없이 그들을 노려보았다.
“일... 일단.... 생존자들이 거의 없는 것 같으니 다들 우리집으로 갈래.....?”
“하?”
“서.... 성이 함락 되거나 파괴될 때를 대비해 내가 거주지 겸으로 사둔 곳이 있는데 내가 아직도 거기서 살고 있고 또... 이제 내 성이 네옴마레 성으로 활용할 때도 된 것 같아서.....”
“오올~ 진짜? 그런 건 진작 말해줄 것이지~~”
“으아아아앗...”
아르센이 기뻐하며 마카나에게 어깨동무로 팔을 걸치며 말했다.
“그럼 거기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회의도 하자!”
“그거 좋은 생각이네! 난 찬성!!”
“나도!!”
“아, 잠깐만, 나 지금 좋은 생각이 났는데.”
“응??”
“아에르....?”
“죽은 단원들의 혼을 전부 거두면 어떨 것 같아?”
“그러기엔 수가 너무 많지 않아.....?”
“그렇긴 하지. 하지만 걱정할 거 없어. 다~ 생각이 있으니까.”
“어...어떻게....?”
“그걸 위해 ‘그것’이 필요해서 말인데 나 잠시 스피리타 마을에 다녀와서 잔뜩 가지고 올게!”
“대체 뭘 가지고 온다는 거야.....?”
“내가 그걸 가지고 오면 바로 마카나의 성으로 갈테니 주소 좀 알려 줄래? 너희들은 그 동안 대책 회의나 하고 있으라구!”
“엣... 알....알았어....”
“그럼 좀 이따 만나!”
아르센들은 그녀가 미심쩍었지만 그래도 나름 생각이 있을 거라며 동료로서 그녀를 믿자며 마카나의 성으로 곧장 향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
네옴마레에서 두시간을 이동해 도착한 마카나의 성.
“네옴마레 성보다 엄청 크잖아!!!”
“한 세배는 더 커 보이는데...?!!”
“이런 걸 부동산에서 취급한다고? 어디 부동산이야?!”
“되게 비싸 보이는데.... 너 부자구나....?”
“에에... 그런 거까진 아니야...헤헷.....”
마카나는 아르센을 포함한 소수의 생존자들에게 성 안으로 들어오라고 안내했다.
“다들 이동하느라 고생이 많았지...? 안으로 들어와....”
생존자들은 마카나의 안내에 따라 성 안으로 입성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먼지와 거미들이 드글거리는 끔찍한 위생 상태에 다들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저기....”
“미안.... 집이 너무 넓어서 혼자서 전부 청소가 불가능해서.....”
“아....”
“나중에 메이드라도 고용할까봐...하핳....”
“그래서 언제 고용할건데.....?”
“죄송함다....”
“이거 안으로 들어가도 되겠어....?”
“그....그치만 내 방은 내가 자주 사용해서 아주 깨끗하니 내 방으로 올...올래...? 내가 진짜 보장할게!!”
“믿어도 되는 거 맞지....?”
“물론이지!!”
마카나는 일행들을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다. 마카나의 방은 다행히도 그가 말한대로 매우 깨끗했다.
“봐봐!! 난 거짓말은 안 한다구!!”
“알았어! 그런 억울하다는 얼굴은 하지마~”
“아무튼 우리 회의 좀 시작해볼까?”
“다들 난 신경 쓰지 말고 편한 곳에 앉아도 돼~”
마카나는 침대에 착석해 회의를 주도해갔다.
“이야~ 그나저나 소심하고 겁 많은 성격치고는 너 많이 발전했다?”
“발라카! 놀...놀리지마!!”
“뭐만 하면 에일린님 뒤에 숨었던 주제에~”
“히이잇!!”
“어이 발라카! 그만 놀려!”
“그나저나 다들 기억은 하고 있지?”
“에... 뭘 말하는 거죠....?”
“아~ 아르센! 넌 모를 수 있겠구나!”
“에일린님이 만일 자신이 죽으면 그 후계자로 마카나가 그 뒤를 잇는다고 하셨거든~”
“마카나는 에일린님의 남동생이야.”
“에?”
“응?”
“남자였어요....?”
“응.”
“응??”
“푸하하하핳하하하하하핫!!!!!!!!!!!!!!”
“아르센 너무해.....!!!”
“하긴 크흑..... 남자치고는 너무 여리여리하고 가냘프니까...... 푸흡......”
“오해 할만도 하지~”
“아.....”
“아흑... 어떡해...너무 웃겨서 회의 못하겠다야....”
“잊을만하면 이런 오해랑 취급받고.....크흐흑.....흐으읍....”
“아아- 웃으면 안 돼.... 웃으면.... 푸흐흡하아하하하하하....”
“죄송함다....”
“아...아니야.... 너가 사과할 필요는....푸흡....”
“다들 그... 그만하지 못해....히이이이잉....”
“야~ 어떡해.... 마카나가 울 것 같은 얼굴로 그만하라고 하잖아... 크흡.....”
“아니 발라카.... 마카나 그만 놀리라고 했잖아.....흐읍!”
“그치만 센슈카..... “
한참이나 웃고 나서야 드디어 회의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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