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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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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0.20 18:52
최근연재일 :
2024.08.22 21:50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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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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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62
글자수 :
268,819

작성
24.08.2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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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11) 값비싼 내기 ─ 3

DUMMY

11) 값비싼 내기 ─ 3




아티펙트의 등급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마수를 잡거나 무 대륙의 ‘유적 지형’을 탐사해서 얻을 수 있는 ‘일반 아티펙트’와 대장장이 같은 각성자가 직접 제작하는 ‘제작 아티펙트’다.

그리고 그 두 가지는 등급 구분이 다르다.


일반 아티펙트의 경우는─

일반 / 희귀 / 영웅 / 전설 / 신화


제조 아티펙트는─

기초 / 고급 / 숙련 / 장인 / 명인 / 마스터피스


이와 같이 분류된다.


‘그런데 이건······.’


처음 이 아이템을 쥐였을 때는, 등급이 ‘희귀’로 표시되었다.


그런데 눈앞에 사용 조건 충족 메시지가 연달아 떠오르며 스킬들이 개방되자, 그 등급은······.


[아이템 정보]

- 이름 : 귀곡도(鬼哭刀)

- 등급 : 전설

- 효과

1) 영혼 약탈자 : 검에 깃든 악령 무리를 소환합니다. (지속 시간 : 10분 / 재사용 대기 : 30분)

2) 영체화 : 영혼이 육신으로부터 분리되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지속 시간 : 10분 / 재사용 대기 : 30분)

3) 싱킹 더 헬 : 대상의 영혼을 지옥으로 보내어 끔찍한 고통을 부여합니다. 대상의 ‘격’이 높으면 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재사용 대기 : 1시간)


무려 전설 등급이었다.

그리고 스킬들도 하나 같이 엄청난 것이었다.


‘이건······ 공격, 정찰, 상태 이상 기술이 한 아이템에 전부 담긴, 역작이다!’


대장장이로서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유재익은 들뜬 마음으로 주인 노파에게 물었다.


“이거, 얼마죠?”

“들여올 때도 헐값에 가져온 거라서, 3천만 원만 줘.”


3천만 원이라니······ 너무나 헐값이 아닌가?

양심에 찔릴 정도였다.


“조금 더 얹혀 드릴게요. 꽤 잠재력 있는 물건인데, 언제 갑자기 기능이 해금될지 모르잖아요?”

“에이 뭘 그래? 그거 꽤 잘 나간다는 영매 양반이 와서 쥐어봤는데도 별수 없다고 했어.”

“그래도 그간 정이 있으니까, 더 받으세요.”


이 정도 물건이면 못해도 100억······ 아니, 쉬이 가격을 책정할 수가 없다.


‘이걸 제대로 쓸 수 있는 각성자라면, 몇 배를 불러서라도 가지려고 할 테니까.’


하지만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사실상 나 혼자일 지도 몰라.’


유재익을 위한 아이템이, 이런 골동품 가게의 구석진 곳에서 먼지나 쌓이며 숨겨져 있던 것이다.


‘······횡재다.’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 * * * *



뜻밖의 보물을 발견한 유재익은 명궁에서 몇 가지 물건을 더 살펴봤다.

하지만 그 외에는 이렇다 할 발견은 없었다.


그래도 도움이 될 만한 물건 몇 가지를 구매하고, 다른 가게 몇 곳을 더 돌았다.


‘일단 쓸모 있어 보이는 건 다 사두자.’


앞으로 키메라들을 개조할 때 쓸만한 재료를 이것저것 쓸어 담았다.


혼자 들고 다니기에는 너무나 많은 양이었으나······.

유재익에게는 방법이 있었다.

그는 화장실로 들어간 뒤, 헬 포지의 아공간 공방을 열어서 그 안에다가 물건들을 쌓아놓고 다시 나왔다.


“이야, 이렇게 편할 수가 없네.”


아공간 공방만 있다면, 물건을 몇백 톤을 사더라도 빈손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차례 거하게 쇼핑을 마친 뒤, 대기 중이던 가문의 헬리콥터를 타고 인제군 캠프로 돌아왔다.


“앞으로 3일 안에, 만들 수 있는 건 다 만들어야 해.”


유재익은 즉시 ‘아공간 공방’에 들어가서 작전을 구상했다.


“지금 내가 부릴 수 있는 권속은 총 22마리지.”


2등급 사기 오염 지역에 들어가면 추가 버프를 받으며 더 많은 숫자를 부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정도에 만족할 수는 없었다.


“내기 조건은, 12명 이하의 ‘헌터’였으니까.”


즉 권속들인 키메라는 헌터에 해당하지 않았으니, 아직 11명을 더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당연히 나도 최대의 전력으로 가야 해.”


키메라들을 정면으로 내세우기보다는, 적들의 허를 찌르기 위해서 양면 전술을 시도해 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는, 팀을 두 군데로 나눌 수밖에 없을 지도 몰라.’


다크 메이지의 기억 속, 리더로 보였던 쇠 긁는 듯한 목소리가 말했었다.


- 만약 이 장소가 노출되어 공격받는다면······ 지하의 ‘콥스 하이브 군락’을 전부 끌어올려서 시선을 끈 다음, 모든 것들을 양구군 남부 산악 거점으로 옮긴다.


즉, 두 군데로 병력을 나눌 필요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재익은 지금껏 혼자 활동한 데다가, 이렇다 할 연줄도 없었는데······.


“아, 걔가 있었지······?”


문득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유재익과 꽤 깊은 연이 있으며 그의 실력을 믿어줄 만한 사람들이 이 헌터 캠프에 있었다.



* * * * *



“으, 으······.”


병상의 남자가 뒤척이며 몸을 일으켰다.

그의 목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환자분, 아직 움직이지 마세요.”


간호사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와, 그를 진정시켰다.


“제 모, 목이─”

“목에 큰 자상이 두 군데 났어요. 다행히 부대의 의무관님이 중급 회복 마법으로 응급 처치해 주셨지만, 한동안 계속 회복 포션을 복용하셔야 할 거예요.”


그제야 떠올랐다.


그는 사기 폭풍 속 고립되었던 정찰조 헌터들의 최전선에 섰던 이동석이었다.

그는 마법 방어막이 깨지기 직전, 방패를 들고 맨 앞으로 나아갔다.


들이닥칠 언데드들에 맞서기 위해서, 방패에 버프 스킬을 걸었다.


그 순간, 목에서 뜨거운 느낌이 들었다.


어떤 남자가 자신의 목을 찌른 것이었다.


‘마물 숭배자로 보였는데······.’


그 남자가 쓰러진 자신의 목을 재차 찔렀고, 그 뒤로 기억이 끊어졌다.


그런데 대체 거기서 어떻게 살아남아서 나왔단 말인가?


“아시겠지만, 이곳은 가족 면회가 안 돼요. 그래도 여기 의무 병동은 성물이 있어서 사기 영향은 안 받으실 테니까, 한동안은 여기서 안정을 취하세요.”

“아······.”


이제 막 정신이 들었으나, 다시 눈앞이 하얗게 변하는 순간이었다.


‘하루 빨리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때,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아는 얼굴들이었다.

사기 폭풍 속에 같이 고립되었던 미끼 헌터들이었다.


“다, 다들 무사하셨군─ 쿨럭!”

“조심하세요, 목을 심하게 다치셨을 거예요.”


이해나가 일어나려는 이동석을 다시 눕혔다.


“들으셨죠? 회복을 위해서는 한동안 고등급 회복 포션을 매일 섭취하셔야 해요.”


그게 문제였다.

차라리 임무 중 죽으면, 헌터 보험금이 나온다.

그런데 이런 부상은 보험금이 나온다고 해도, 추가 지출이 막대할 수밖에 없었다.


‘돈이 필요한데······.’


그는 B등급 근접 전투 계열 각성자임에도, 이런 미끼 임무에 지원한 이유는······ 역시나 돈 때문이었다.


얼마 전, 아버지가 운영하는 방직 공장에 큰불이 났다.

불과 3달 전, 공장 건물을 무리하여 중축했기에 아직 빚도 다 갚지 못한 상황에서 미수금과 위자료를 떠안게 되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자신도 일을 못 하는 걸 넘어서, 막대한 치료비를 지출하게 생겼다니······.


이동석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혔다.


“동석 씨,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어요?”


그가 사정을 이야기하자, 헌터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


이들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었다.


급전이 필요하거늘, 임무는 무기한 중단되었다.

고용주인 불도 길드 측에서는 그 기간 만큼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때, 이해나가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동석 씨 부상이랑 우리 손해도 전부 불독 길드 때문이에요. 우리 공격한 그 미친놈, 불독 길드 소속이더라고요. 이거 분명히 큰 배상금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이해나가 고개를 돌려서 다른 헌터들을 바라보았다.


“다들 들으셨잖아요? 그 남자가 했던 말이요.”


이동석을 찌른 이길호, 그 남자는 자신의 음모가 실패할지 몰랐는지, 마지막 순간에 한껏 떠벌렸었다.


“자기는 무슨 비즈니스맨이고 우리를 마물 숭배자들한테 파는 거라면서, 자기 대표님 어쩌고 했던 거요. ······ 분명히 불독 길드의 윗선도 개입되어 있을 거예요. 이거, 공론화해야 해요.”


하지만 다들 고개를 푹 숙이는 게 아닌가?


“부, 불독 길드를 괜히 건드렸다가는······ 위험할 겁니다.”

“경찰에서 불독 길드에 대한 수사에 들어간 것 같은데, 미적지근한 것 같더라고요.”

“그놈들 꽤 고위급 위선이랑 커넥션 있다는 소문이 있으니······ 거기다가 윗선이 정말로 마물 숭배자라면, 더 위험하겠죠······.”


다들 발을 빼고 나섰다.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지만, 그에 목소리를 낸다면 어떤 보복을 받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특히나 불독 길드는 한때 각성자 폭력 조직이었다.

지금이야 손을 씻고 과거를 청산했다고 하지만, 그 근본이 어디 가지 않는다.


이에 이해나가 눈을 질끈 감더니, 문 쪽으로 걸어 나갔다.


“제가······ 제가 한 번 가볼게요.”



* * * * *



“······그게 말이 돼요?”


이해나가 격양된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


이곳은 불독 길드에게 배정된 간이 사무실 앞이었다.

컨테이너 입구 옆에, 소파 하나가 놓여 있었고 그 옆에 편의점 마크가 박힌 낡은 파라솔 하나가 펼쳐져 있었다.


“하······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내가 알 바는 아니고─”


험악한 인상의 남자가 소파에 앉은 채, 탄약 상자 위에 발을 올리고 있었다.


그는 표정을 잔뜩 일그러뜨린 채로, 이해나를 올려다보았다.


“씨발, 세상일이 무슨 다 말이 되는 일만 일어나는 줄 아나······ 그 헌터놈, 뒤진 것도 아니고 회복할 수 있다며? 뭐가 문젠데 나한테 따져?”

“실장님,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 되죠! 김길호 그 마물 숭배자, 불독 길드 소속이잖아요? 불독 길드 책임도 있어요!”


실장이라고 불린 남자가 코웃음쳤다.


“소속은 무슨─ 길호 걔, 일주일 전에 우리 회사에서 잘렸어.”

“네······?”

“길호 걔나 당신들이나 우리한테는 그냥 일용직 계약자들이니까 우리한테 와서 따져봤자 아무 소용 없다고, 이 여자야!”


실장이 신경질적으로 소리치자, 이해나가 움찔했다.


하지만 이해나는 그 대목에서 수상쩍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사건이 터지기 직전 회사에서 잘렸는데, 잘린 회사에서 또 일용직으로 일했다? 그런데 하필 그 사람이 마물 숭배자였고?

······냄새가 난다.


‘역시 이 회사 전체가 연루된 거야······.’


그때, 실장이 팔을 걷었다.

양팔에 뱀 문신이 그려져 있었다.


“왜? 뭐 할 말 더 있어?”


이해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면서도, 간신히 한마디를 더 했다.


“아무리 그래도······ 불독 길드 쪽 과실이 있잖아요? 하다못해 이동석 씨 치료비 지원이라도 해주시는 게······.”

“아 씨발─!”


실장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어제부터 하루 종일 이 새끼 저 새끼 다 찾아와서 우리한테 지랄 해서 존나 짜증 나 죽겠는데, 내가 너 같은 떨거지까지 상대해야겠어?”

“이, 이거 법적으로 가면······ 불독 길드 측에도 좋을 거 없잖아요, 지금 분위기에서요.”

“뭐? 법? 씨발, 지금 법이라고 했어?”


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길드원들이 다 함께 자리에서 일어서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어디 해 봐, 이 개 같은 년아─ 한 이삼 년 동안 법원 전전하면서 씨발, 변호사한테 돈 존나게 퍼줄 각오 해야 할 걸? 왜 그런 줄 알아······?”


실장의 오른손이 이해나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이, 이거 놔요─!”


그녀는 저항하려고 했지만, 실장의 악력에 끌려갔다.


실장이 얼굴을 디밀고 작게 으르릉거렸다.


“왜인 줄 아냐고, 이 년아······ 왜냐하면······ 우리랑 감히 법정 싸움할 정도로 간덩이가 부은 변호사 놈 구하기가, 존나게, 씨발 존나게 어려울 거거든? 그럴 돈이 있냐고, 너희 같은 하류 인생들한테 말이야.”


이해나는 더는 입을 열지 못했다.


‘항상 이런 식이야······.’


그녀가, 그리고 그녀의 집안이 여기까지 내몰린 이유 역시 돈 있고 힘 있는 이들의 횡포 때문이었다.


7년 전, 아버지가 운영하던 물약 상점이 연금술 조합의 횡포에 의해서 반강제적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아버지는 충격에 쓰러지셨고 병상에서 4년 동안 누워만 계시다가 돌아가시고 말았다.


각성자였던 오빠가 집안을 살리고자 대기업의 하청에서 위험한 임무를 전전했고······ 대기업의 무리한 요구를 따르다가, 마수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당연히 보상 따위는 없었다.


그런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벗어날 수 없는, 돼지우리에 갇힌 것처럼······.


“할 말 없으면, 꺼져, 이 년아─”


실장이 이해나의 목덜미를 내던지듯이 놓았고, 그녀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그때였다.


“실례합니다.”


어디선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넌 또 뭐야······!”


실장이 고개를 돌리며 짜증을 부렸다.


“이해나······?”


이해나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아는 얼굴이었다.


“어······.”


다름 아닌 유재익이었다.


그가 눈앞에 서 있었다.


그가 다가와 이해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해나는 그 손을 잡고 일어났다.


“오랜만이네.”

“······.”

“저번에 잠깐 봤지?”

“아, 응······.”


유재익이 자신을, 그리고 고립된 헌터들을 구해줬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얘는······ 영매 특성인 데다가, 2차 각성이 불가능한 불치병이라고 들었는데······.’


유재익은 이해나를 일으켜 세워준 뒤, 실장을 바라보았다.


“불독 길드 측에 요청을 하나 하려고 왔는데, 본의 아니게 영 좋지 않은 광경을 보게 됐네요.”

“넌 뭔데─ 아?”


실장은 짜증을 내다가, 뭔가 생각 났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 제 팀원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유재익을 알아본 듯한 반응이었다.


그리고 유재익 역시 그 반응이 뭔지 알아차렸고, 먼저 물었다.


“저 아시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한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


“아이고, 이게 누구야? 유재익 헌터님 아니십니까?”


일전에 유재익에게 마나활력증진물약을 주었던 그 서글서글한 인상의 남자였다.


“그런데 저희한테 요청할 게 있다니, 드디어 저희와 함께 움직이시려는 걸까요?”


유재익은 이 남자가 처음 접근해 왔을 때를 떠올렸다.

자신들 역시 진은공략의 하청이라면서, 함께 움직이지 않겠냐고 제안했었다.


후에 그 대목을 되짚어 봤을 때 떠오르는 이름이 하나 있었다.


‘역시······ 진태준, 네 놈이냐?’


이 깡패 같은 놈들 뒤에 진태준이 있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웠는데······ 서서히 확신이 섰다.


이들이 자신에게 은근슬쩍 접근해 오고, 계속 같이 움직이길 바라는 데다가, 일전에 김길호의 반응도 그렇고, 또 방금 그 묘한 눈빛들까지······.


‘진태준이 이놈들한테 나를 방해하게 지시한 건가?’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같이 다니고 싶은 건 아니고요.”

“음, 그러면 뭘 원하시는 걸까요?”


유재익은 대답 대신 이해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말을 했으니······.


“해나 너, 나랑 같이 일해볼래?”

“어······?”

“임무 파기 하고 떠날 거 아니라면, 나랑 같이 일하자. 보수도 괜찮을 거고, 무엇보다도 나한테는 사기에 저항할 방법이 있거든.”


이해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시선이, 본능적으로 불독 길드 쪽 사람들을 슬쩍 훑었다.


그럴 것이, 유재익의 방금 그 말은 대놓고 인력을 빼가겠다는 말처럼 들릴 테니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서글서글한 얼굴의 남자가 유재익에게 따져 물었다.


“지금 뭐 하는 거죠?”

“사기 폭풍에 고립되었던 일용직 정찰조 헌터들을 제가 고용하고 싶습니다.”

“누구 마음대로요?”

“그렇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어차피 불독 길드는 임무에서 배제될 듯하니까, 더는 인력이 필요 없을 겁니다.”

“하, 씨발······ 오늘 진짜 어이가 없네······.”


실장은 머리를 쓸어 넘기더니, 유재익에게 다가왔다.


“뭐? 우리가 임무에서 배제돼? 무슨 근거로 그딴 헛소리를 하는 거야?”

“당신 같은 사람들은 이번 임무가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배제 하기로 결정했거든.”

“뭐? 누가 그딴 결정을 해? 어이가 없네······.”


실장이 피식 웃으며 다가왔다.

그는 양팔을 더 높이 걷었다.

짙은 뱀 문신들이 근육 위에서 꿈틀거렸다.


“너 뭘 믿고 까부는 거냐? 우리도 유재익 네가 누군지 알아.”

“어, 그래 보이네.”

“그런데 네가 여기서 이렇게 까불만한 처지가 아니지 않나? 너 뭐 없잖아?”

“없었는데, 생겼어.”


그렇게 말하며 유재익은 고개를 슬쩍 돌렸다.

그러고 보니 유재익은 혼자 온 게 아니었다.

두 명의 남자가 그의 뒤에 서 있었다.


그중, 턱수염이 난 남자가 앞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불독 길드 이성철 실장 되십니까?”

“······당신은 또 누구야?”

“진은공략 헌터전술본부장 고진호라고 합니다.”


그러자 실장, 이성철 눈빛이 한풀 꺾였다.

자신이 감히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자가 등장했다는 걸 직감한 것이다.


“보, 본부장······ 진은공략의 본부장이라고요?”

“맞습니다.”


고진호의 눈빛이 서늘하게 바뀌었다.


“오늘부로 이곳 인제군 헌터 작전권은, 진은공략에서 유재익 헌터님께 양도될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유재익 헌터님의 지시를 따르셔야 한다고,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그 말에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유재익을 바라보았다.


“······.”


이성철도, 그의 부하들도, 그리고 이해나도, 모두가 멍한 얼굴로 유재익을 바라보았다.


유재익이 싱긋 웃고 말했다.


“들었지? 내가 진은공략 대리로, 이번 임무를 지휘한다고.”

“······.”

“알아들었으면, 싹 다 짐 싸서 나가.”



작가의말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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