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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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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0.20 18:52
최근연재일 :
2024.08.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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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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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6) 등장, 폭발, 파급 ― 3

DUMMY

6) 등장, 폭발, 파급 ― 3




“지금······ 그 말, 확실합니까?”


용효대 관리실장 이장호는 이른 아침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각성관리청장의 비서실장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유재익 헌터가, 기여도 1위로 임무를 통과했다고요? 그것도 모자라서 감마 등급 특별 진급 심사에 들어갔다니······ 베타가 아니라, 감마 맞습니까?”

― 예, 2단계 진급 심사 중입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진은 가문에 십수 년간 종사하며 온갖 비밀들을 보아 온 그였지만, 이렇게 이해가 되지 않는 사건은 손에 꼽았다.


감마 등급이라면, 등록된 헌터 중 상위 32%에 해당했다.

대부분의 헌터가 베타 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 볼 때, 유재익의 헌터로서의 가능성은 이미 입증되고도 남았다는 뜻이다.


그것도 단 한 번의 실전만으로 말이다.


“아니, 이번 임무에는 백검가의 여식도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그랬단 말입니까?”

― 예, 맞습니다. 저도 전화를 드리기에 앞서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전부 맞습니다. 틀림없습니다.

“허─”


이장호는 어이가 없어서 탄식을 내뱉었다.


‘백검가 여식 백윤이면······ 백검가 3세 중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인데, 그런 전투 계열 각성자를 제치고 기여도 1위를 해? 말이 되나?’


아직도 이해되지 않았다.

자신도 전투 계열 각성자였고, 온갖 전장을 겪었거늘 머릿속에서 좀처럼 그런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은 가문은 분명히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S등급 혈통이다.

하지만 그건 산업적인 면에서 압도적인 것이지, 헌터로서의 재능은 다른 가문에 비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얼마 전, 가주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 그 녀석, 그저 대장장이 특성일까?


특성은 ‘혈연 계승’을 통해서 후대에 전해진다.

넥타르를 마시고 각성하면 부모의 혈통 속에 있는 잠재 능력을 이어받는 것이다.

그리고 유재익의 혈통은 ‘대장장이’와 ‘영매’다.


‘그런데······ 영매 쪽도, 전투랑은 거리가─ 아?’


다시금 가주의 말이 떠올랐다.


― 패왕의 호른, 그것을 최초로 다룬 이가 누군지 아느냐?


“설마······.”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이장호는 이 가문에 자신이 모르는 비밀이 아직 많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더 신중해야겠군.”


그때, 휘하 직원으로부터 또 다른 연락이 왔다.


용효대의 불이 꺼지고, 공방의 문이 열렸다는 보고였다.



* * * * *



화감 진강룡은 작업이 끝난 뒤, 용효대 지하의 휴식 공간에서 차가운 식혜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

용효대가 가동되는 동안에는 액체로 된 것은 그 공간 안에 존재할 수 없기에, 기나긴 작업이 끝나면 탈수 상태에 이른다.


“음, 이번 건 간이 잘됐군.”

“입에 좀 맞으십니까?”


이장호 실장이 가주의 잔에 식혜를 더 따르며 물었다.


“역시 저번 건 너무 달았어.”

“주목관에 오늘 정도로 맞추라고 기별 넣겠습니다.”


사실 특수 제조된 포션이 있지만, 진강룡은 일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금식했다.

한 가지 작업을 하는 동안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건, 완벽한 순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정의 걸작은 그 완벽한 순간을 수십, 수백 개를 엮어서 완성된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용효대의 장인들은 탈진할 때까지 작업을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그 고된 작업을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해내는 진강룡이었다.

그가 세계 최고의 명인, 불카누스라고 불리는 건 괜한 것이 아니었다.


“이번 작업은 어떠셨습니까?”


이장호 실장이 물었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팔아먹을 정도는 되지.”


그가 자신의 작업물에 진정 만족하는 경우는 한 해에 한 번 나올까 말까였다.

이 정도만 말해도, 수천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아티팩트를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게 몇 개는 제작되었을 테니, 단 한 번의 작업만으로 진은가의 금고에 상당한 부가 쌓인 셈이었다.


“용효대에 계시는 동안, 미국 해군 정보부에서 연락을 해 왔습니다. 뇌격 병기 생산 재개되면 가장 먼저 구매하겠다고 합니다.”

“잠수함에 달겠다고?”

“예, 무 대륙 주변 원양 작전에서 수중 마수들의 습격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입니다.”

“칭얼거리면 사탕이라도 물려 준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야? 뇌전 오브 확보에 신경이나 좀 쓰고 손 벌리라고 해. 아쉬운 놈이 더 바쁘게 움직일 줄 알아야지.”

“알겠습니다.”


이 세상은 언제나 마수와 전쟁 중이며, 그 전쟁통 속에서 영웅과 왕이 탄생한다.

그리고 영웅과 왕들은 모두 진은가의 무기를 원한다.

그것이 이 가문이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재벌 가문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나저나, 어떻게 됐대?”


진강룡이 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가 작업에서 끝나자마자 이장호에게 물어볼 일은,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들은 이야기의 연장선이기 마련이었다.


바로, 유재익에 관한 것이었다.


“······솔직히, 놀라울 정도의 성과입니다.”

“2위인가?”


혜안을 가진 진강룡조차도 유재익이 암만 잘해도 그 정도라고 예상한 모양이었다.

당연히 백검가 여식, 백윤이 1위를 차지하고 그 뒤를 이었으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장호는 고개를 내저었다.


“1위를 했습니다.”


진강룡이 고개를 들어서 이장호를 마주 보았고, 눈이 느리게 한 번 깜빡거렸다.

말을 되물을 때 나타나는 그 특유의 제스처였다.


“1위인 걸 넘어서······ 사실상 독식에 가까운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마 등급으로 2단계 특진 심사 중이라고, 청장 비서실로부터 직접 전해 들었습니다.”

“······농담하는 건 아니겠지?”

“술자리가 아니면, 농담은 지양하는 편인 거 아시지 않습니까?”

“허······.”


진강룡이 나지막한 탄식을 내뱉으며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고된 작업이 끝난 뒤에서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는 그가, 몸을 기댄다는 점에서 심히 충격적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이 정도까지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첫 임무부터 2단계 진급 성과라면······ 어쩌면······.”


이장호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는 머릿속으로 몇 가지를 계산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어떤 능력일지 직접 본 게 아니라서, 성급하긴 하지만 ‘엡실론’ 등급까지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헌터의 등급은 총 6개였다.


알파 ― 베타 ― 감마 ― 델타 ― 엡실론 ― 오메가


이 중 엡실론 등급이라고 한다면, 사실상 최고위 등급인 셈이었다.

최종 등급인 오메가 등급의 헌터는 전 세계에도 겨우 3천여 명 정도일 정도로 희귀하며, 일인이 전략 병기라고 여겨지는 강자들이었다.

그리고 진은 가문 직계 중에서는 가주 진강룡을 제외한다면 그 누구도 오메가 등급에 이르지 못했다.


물론 S등급 각성자도 그만큼 귀하다.

그리고 진강룡의 피를 물려받은 자식 중 S등급 특성을 개화한 이들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D~S등급은 각성자의 잠재력을 뜻하는 것일 뿐이다.


헌터란 각성자 중에서도 마수와의 전투를 주로 하는 이들이다.

그들 중 상위 등급을 받는다는 건, 훨씬 더 가치 있는 평가를 받는다.

타고나거나 물려받은 게 아니라, 실전을 통해서 증명받은 가치였으니까.


“너무 호들갑 떨 거 없어.”


진강룡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문 쪽에 대기 중이던 관리실 직원이 다가와서 잔을 치웠다.


“아무리 단단한 성질을 지녔다고 한들 언제 물러서 휘어질지 모르는 게 그 판이야. 백 년에 한 번 나온다는 후기지수란 것들도 손가락 하나 달아나고, 발목 돌아가고 하다 보면 기억해 주는 이 없이 볼품없이 늙어 가지.”


헌터는 몸을 쓰는 일이다.

아니, 정확히는 목숨을 쓰는 일이다.


그렇기에 제아무리 대단한 잠재력을 품고 있는 다크호스라고 할지라도, 한 번의 실수만으로 은퇴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은퇴식은 대부분, 장례식으로 치러진다.


“그래도 진은가에서 이런 경사가 있다는 게, 여러모로 좋지 않겠습니까? 진은가가 전투 능력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개선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실장, 기억 안 나나? 그 녀석은 나한테 찾아와서 독자 노선을 선언했어.”

“예, 그랬다고 하셨죠.”

“그놈은 지금 개인 사업자야, 내 집안이나 내 회사랑은 관계가 없는 놈이라고.”


가문과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진강룡이었으나, 그의 입꼬리를 슬며시 올라가 있었다.


“그러니까······ 약속대로, 그놈이랑 하청 계약을 하긴 해야겠어. 이 실장, 그 녀석한테 연락해서 계약서 쓰러 사람 보내겠다고 해.”

“예, 알겠습니다.”


일전에 진강룡은 유재익에게 용효대의 대여할 기회를 주는 대신, 헌터 사업자를 낸 뒤 진은공략과 하도급 계약을 맺으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래도 자신의 피를 타고난 손자 놈이니, 보호 차원에서 영향권에 두려고 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외간 놈한테 팔기에는, 영 아까워.”


작품은 많다.


하지만 팔 수 있는 것이 있고, 품어야 하는 것이 있다.



* * * * *



이튿날, 유재익의 집 마당으로 검은 SUV 2대가 들어왔다.

유재익은 집이 아닌, 별장 지하의 공방에서 CCTV 화면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전에 보안업체를 불러서 도청 장치 등을 감식했을 때, 겸사겸사 설치해 둔 CCTV 화면을, 공방에서 볼 수 있도록 연결해 둔 것이다.


“뭐야, 벌써 온 건가?”


전날 이장호 실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일전에 가주와 약속한 대로, 진은공략과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라는 것이었다.


‘내 데뷔전 성과가 이미 가문에 전해졌겠지.’


그래서 그런지, 가문에서 생각보다 급하게 찾아온 감이 없지 않았다.

이제 막 데뷔전을 치른 애송이 헌터 사업자를, 뭐가 그리 급해서 서둘러 품으려고 한단 말인가?


‘뭐, 좋은 징조라고 봐야겠지.’


유재익은 탑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안녕하십니까, 유재익 헌터님.”


양복 차림의 사람들이 마당 입구에 서 있었다.

총 3명이었는데, 차 안에 더 있을 수도 있었다.


“아 예, 진은공략에서 나오셨죠?”

“맞습니다. 어제 연락드린 대로 계약서를 체결하러 왔습니다.”

“들어오시죠.”


유재익은 그렇게 말하면서, 그들을 훑었다.

양복 재킷 안에 가죽띠 같은 게 눈에 띄었다.

숄더 홀스터였다.


‘총인가?’


즉, 이들은 무장 상태였다.


그 사실을 알자, 긴장감이 올라왔다.


진은공략이 어떤 회사던가?


‘진태준이 상무로 있는 곳이다.’


그리고 유재익은 얼마 전, 바로 이 자리에서 진은공략 직원들에게 납치당해서 죽었다.


물론 진은공략 전체가 진태준의 손아귀에 있는 건 아니다.

이들은 아마도 가주를 따르는 누군가의 휘하에 있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


‘진태현의 입김이 어디까지 미치고 있을지, 나는 모른다. 가주를 따르는 이들 중에서도 미래에 진태현의 라인을 타려는 작자들이 있을 거야.’


가주는 아직 건재하다.

하지만 아흔이 넘는 나이다.


각성자는 마나로 육체가 강화되어서 평범한 사람보다는 건강하다고 하지만, 아흔이란 나이는 인간에게는 황혼의 시기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즉, 길어도 향후 십수 년 내에 가주의 자리는 대물림될 것이었다.


‘가장 유력한 건······ 진태현의 아버지이자, 장남인 진경호 진은무역 사장이지.’


진경호 사장은 스타 빌더(S등급)의 각성자이자, 마스터피스 등급의 아티팩트 제작자였다.


그의 둘째 아들이 진태준이었고, 그는 자신이 그다음을 이어서 가주가 되고자 하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

그 장대한 계획의 일환으로 유재익의 ‘패왕의 호른’을 강탈하려고 한 것이었다.


진은공략은, 그런 놈의 주 무대이다.


‘······다들, 대기해.’


탑차 안 어둠 속, 미동도 없이 대기하고 있는 살인 병기들의 기운을, 유재익은 느꼈다.

그가 명령한다면, 의지를 받아서 즉시 짐칸을 열고 튀어나올 것이었다.


유재익은 집에 들어가서도, 마당과 이어지는 창문을 열어 두었다.

바로 앞에 탑차가 후면 주차되어 있었으니, 몇 초 내로 권속들이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자, 앉으시죠.”

“예, 저는 진은공략 헌터전술본부장, 고진호입니다.”


턱수염이 난 중년 남자가 명함을 내밀었다.


“아, 들어 봤습니다. 마탄 저격수 맞으시죠? 몇 년 전에 해운대에서 블러드하피퀸을 일격에 사냥하셨던 그분이시군요.”

“하하─ 부끄럽네요. 그 이후에 몇 번 크게 다치고 나서 현장 일에서는 은퇴하고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유재익은 오렌지주스를 따랐고, 그사이에 직원들이 계약서를 준비했다.


‘고진호라면······ 사장 라인이었던가?’


진은공략의 사장은 레이먼드 칼튼이란 이름의 독일계 미국인이었다.

수십 년 전부터 가주와 이어 온 인연으로, 진은가에 종사하고 있는 오메가 등급의 헌터였으며, 대마법사라고 불리는 각성자 중 한 명이었다.


“자,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하도급 계약 내용은 단순했다.

진은공략이 담당하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균열 봉쇄나 마수 토벌에 아웃소싱으로 동원되는 것이었다.


“현재 진은공략의 하도급 사업자는 국내에만 48팀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헌터 사업이란 게 일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사건이 터질 때마다 빠르게 헌터들을 소집할 수 있도록 연락망을 구성하는 거죠. 그래서 하도급이라기보다는 우리 진은공략과 동등한 위치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한다고 한다고 보시는 게 올바를 것 같습니다.”


말은 다 그렇게 하지만, 언제나 갑은 원청이기 마련이다.


이어서 몇 가지 설명이 이어졌다.


유재익은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살폈다.


하지만 신경 쓸 건 그리 많지 않았다.


‘어차피 가주님과 약조대로, 하청 계약을 맺어야 하니까.’


가주가 보낸 이들인 만큼, 유재익을 등쳐 먹으려는 속셈이 있진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진은공략에 끌려다닐 생각은 없었다.

가주가 원한 건 어디까지나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기를 바라는 것일 터였다.

그렇게만 한다면, 오히려 유재익 스스로가 홀로 입증해 내길 바라실 것이었다.


“자, 궁금하신 점이나 말씀하시고 싶은 게 있을까요?”


설명을 끝낸 뒤, 고진호 본부장이 물었다.


유재익은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과 동시에 감마 등급 임무를 하나 맡고 싶습니다.”


그 말에, 앞에 앉은 세 사람이 모두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감마······ 등급 말씀입니까?”

“예.”

“감마 등급은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임무입니다. 그리고······ 아주 귀한 임무죠.”


한 직원이 난색을 표했고, 고진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유재익 헌터님께서는 첫 번째 임무를 막 끝내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감마 등급 임무를 맡기에는······.”

“막 첫 번째 임무를 끝낸 헌터를, 왜 본부장급이 직접 오셔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시나요? 이미 저에 관해서 충분히 조사하고 오신 거겠죠.”

“아, 예, 그건 알고 있습니다. 2단계 특별 승급 심사 중이라고 하셨죠. 정말이지, 유례없는 경우긴 합니다만······ 감마 등급은······.”


감마 등급 임무는 흔치 않다.

애당초 발생 빈도가 낮고, 그 정도 임무라면, 공략 성공 시 얻게 될 보상이 상당하기에 헌터 사업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입찰한다.


‘쉽게 말해서 아주 귀하지.’


유재익은 2단계 특별 승급 심사를 통과할 경우 감마 등급이지만, 실상 한동안은 알파나 베타 등급 임무를 전전하게 될 것이다.


‘경력이 부족하면, 감마 등급 임무를 내어 주지 않을 테니까.’


처음에는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성장해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생각이 달라졌다.


‘내 능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해.’


지난 임무를 통해서 깨달을 수 있었다.


더 빨리 달릴 수 있다.


가속도를 붙여 나갈 수 있다.


“인제군 동화 침식 지형 공략 사업에, 저를 투입해 주시죠.”

“예? 허······ 이거야 원······ 딱 짚어서 말씀하시는 걸 보니, 조사를 해 두셨군요.”


고진호 본부장이 떨떠름하게 웃었다.


“중요한 순간인데, 저도 저대로 준비를 해 뒀죠.”

“그런데 인제군이라니······ 그곳이,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습니까? 거기는 모두가 꺼리는 곳입니다.”


유재익은 고개를 끄덕였다.


“망자의 도시죠.”


8년 전, 무려 6개의 균열이 인제군을 둘러싼 산속에 열렸다.

그곳에서 언데드들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고, 며칠 만에 수만 명의 민간인이 희생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리치(Lich)가 탄생했지.’


지독한 사기 속에서 이지를 유지하고 죽음 마법을 부리는 불멸의 마수가 탄생했다.


정부 주도로 세 차례의 토벌이 진행되었고, 많은 희생 끝에 리치의 진격을 막을 수 있었다.


그때 리치는 큰 대미지를 입었으나······ 소멸을 확인하지 못했기에, 여전히 산중 어딘가에 은거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인제군은 지금도 사기(死氣)가 들끓어서 생명체가 죽으면 언데드로 다시 일어서는 저주가 되풀이되고 있었으니······.


모든 헌터가 투입을 꺼리는─

아니, 모든 살아 있는 존재가 본능적으로 다가가지 않는, 죽음에 물든 땅인 된 것이다.


하지만 유재익에게는 달랐다.


‘사지(死地)는, 나를 위한 무대지.’


죽음은 그에게 자산이 되기에.


작가의말

네크로맨서에게 좀비 도시라면, 뭘 얻을 수 있을까요?


오늘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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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8) 죽음의 천사들 ─ 1 +15 24.08.09 12,524 33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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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등장, 폭발, 파급 ― 3 +17 24.08.05 13,115 34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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