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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제 서재 인가요..?

전장의 잔영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판타지

고스테일
작품등록일 :
2020.01.02 23:26
최근연재일 :
2020.11.19 19:27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3,881
추천수 :
84
글자수 :
240,263

작성
20.02.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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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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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Operation Faust - 전멸 - 36

DUMMY

몇시간 전, 그레트헨은 눈가리개가 씌워진채 양손을 묶여 소련군들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앞도 안보여서 주춤 거리며 걷는 그녀를 소련군 보병들이 뒤에서 밀고 차고 당기며 끌고 가다가 갑자기 그레트헨의 몸을 사방에서 뻗어져나온 손들이 집어들더니 차량에다가 던지듯 실어버렸고 중무장한 소련군 몇이 동승하며 군용차량은 출발했다.



"······."



생포된 직후부터 쭉 말한마디 없이 끌려다닌 그레트헨은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올 온갖 고문과 질문들에 대해 산더미같이 쌓여오는 걱정 이전에 자신의 머릿속에서 계속 똑같은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아직, 이렇게 끝날 순 없어.'


그녀는 영미연합군에게 가족의 복수를 해야한다는 생각만을 해오며 살아 왔었다. 그리고 메피스토펠레스를 이용하면 충분히 전세를 역전하고 전황을 회복하는 동시에 반격하여 승리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효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나도 미미했었다. 정확하게는, 놀라울 정도로 소련군은 메피스토펠레스에 대해 잘대처해왔다. 그들은 마치 메피스토펠레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것이 체액으로도 감염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는 듯이 행동해왔다.


어디서 정보가 새어나가기라도 했었던걸까? 만약 소련군의 대처가 늦어졌거나 체액으로도 퍼진다는 사실만 몰랐다면 지금 전쟁은 전혀 새로운 흐름과 형태를 띄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빌어먹을······."



그리고 지금 현재, 대머리인 소련군 부사관이 심문실의 문 앞에 선채 중얼거렸고 그 앞에는 의자에 묶인채 입술이 찢어졌으며 얼굴에 피멍이 들고 맞아서 부어오른 그레트헨이 앉아있었다.


가쁘게 숨을 내쉬며 자신을 노려보는 그레트헨을 본 부사관이 외쳤다.



"누가 이랬나!!"


"저, 저희가 그랬습니다 동무. 죄송합니다."



몇명의 소련군 보병들이 긴장한채 말했고 소련군 부사관이 소리를 버럭 질렀다.



"분명히 이 나치새끼는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 NKVD(내무인민위원회, 소련의 비밀경찰조직)에서 이년에게 관심이 엄청나게 많단 말이야!!"


"죄, 죄송합니다!!"



NKVD가 아닌 스메르쉬에서 오기로 된것이었지만 그거야 어찌됐든 소련군 보병들은 죄송하다고 외쳤고 부사관이 골치 아프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이때동안 니들이 나치새끼들 잡았을때 쏴죽이든 패죽이든 내가 뭐라고 한적 있었냐?"


"없었습니다!"


"그럼 얘 하나 정돈 좀 그냥 두라고. 팰거면 티 안나게 패던가. 여자라고 X발 가만 안두고 싶은건 알겠는데, 왜 이랬어? 어? 그냥 패고 싶었냐?"



그러자 소련군 보병중 하나가 외쳤다.



"이, 이 나치년이 이상한 노래를 불렀습니다."


"뭐? 무슨 노래?"


"어떤 가사인지는 모르겠으나 군가 같았습니다."


"X발, 이년도 제대로 돌아먹은 년이네."



소련군 부사관은 아직도 자신을 노려보는 그레트헨에게 다가가 말했다.



"한번만 더 이상한 노래 불러대면 그 다음부터 가사는 네 비명이 되서 계속 부르게 해줄테니까 입 닥치고 있어라."


"······."



그레트헨은 말없이 노려보기만 했고 소련군 부사관은 그런 그녀의 두눈을 보다가 말했다.



"눈깔아 나치년아."


"······."


"눈깔라고."


"······."


"소련말로 해서 못알아 듣더라도 X발 지금 분위기보면 네년이 날 째려봐도 될거같냐?"


"······."



그레트헨은 소련말을 할줄 알았지만 그냥 침묵을 지킬 뿐이었고 부사관은 지긋이 그레트헨의 머리채를 움켜잡아 치켜들며 말했다.



"눈깔아 더러운 파시스트 중에도 개만도 못한 나치년아."


"뭐래 빨갱이 새끼가."



그레트헨이 독일말로 한마디하자 부사관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은 몰랐으나 주먹을 움켜쥐곤 그레트헨의 아랫배를 가격했다.



"욱!?"



눈을 부릅뜨며 고개를 푹하고 숙이려고 했으나 머리채가 잡힌채 고통에 눈앞이 아찔해진 그레트헨을 보더니 부사관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 이제야 좀 볼만한 표정을 짓는구만. 야, 때릴땐 이렇게 때리라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패지말고."


"예!"


"나치년아, 너의 그 기고만장함이 내 주먹질 한방에 그렇게 일그러질 정도면 우리 정보부를 만나고 난 뒤엔 뼈도 못추릴거다. 기대하고 있으라고."



소련군 부사관은 음흉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신의 대머리를 스윽 쓰다듬고는 병사들과 심문실에서 나갔고 그레트헨은 그제야 고개를 푹 숙이며 힘겹게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숨을 내쉰지 얼마 되지 않아 심문실의 밖에서 힘차게 경례하는 소리가 울렸고 그레트헨이 다시 고개를 들어 입구를 보았을땐 미하일 대위가 지긋이 그레트헨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그 옆엔 브레즈네프 대위도 있었다.



"···아니 포로의 상태가 왜 저런가. 보고 받은거 보다 더 심하잖아."



브레즈네프 대위가 주변의 병사들을 힐끗 쳐다보며 말하자 미하일 대위가 괜찮다는 듯이 손짓하며 말했다.



"괜찮소 동무. 일선에서 싸우던 장병들이 나치를 보고 일으킬 분노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니까. 다행히도 의식도 있어보이고 말도 할수있는 것 같으니 내가 말을 걸도록 하지."



미하일 대위는 그레트헨의 맞은편 의자에 앉더니 유창한 독일어로 물었다.



"듣기론 마르가레테 중위라고 하던데, 몸은 좀 괜찮나?"


"······."



모국어 수준의 독일어를 구사하는 장교의 등장, 그리고 그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만으로 그레트헨은 그가 정보부서 관련인물일 것임을 직감했다. 그리곤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살짝 돌리기만 했다.



"음···기다리는 동안 있었던 대우에 대해선 유감이오. 하지만 자네가 충분한 도발을 한걸로 생각되니 그정도는 감수하도록 해주시오. 포로로 잡혀있는 상태에서 '친위대는 적지에서 행군한다.'같은 걸 부른거 같은데. 귀관의 존재 자체가 장병들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키니깐 앞으론 그러지 말길 바라네."


"······."



하지만 그레트헨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고 미하일 대위가 뒤돌아보며 소련말로 말했다.



"말은 할줄 아는 건가? 설마 말도 못하게 손을 댄건 아니겠지?"



그의 물음에 대머리 부사관이 기겁을 하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동무. 충분히 말할 수 있습니다. 노래까지 불렀던 녀석이지 않습니까."


"흠, 그럼 일단 저 나치 중위를 풀어서 위로 올려보내도록 하지."


"예? 벌써 말입니까?"


"다르게 생포된 대위도 이젠 어느정도 의식이 돌아온거 같다고 안했었나?"


"예, 맞습니다."


"그럼 바로 준비해주게. 저택에서 가져온 영상도 준비해주고."


"즉시 실행하겠습니다 동무."



잠시후 양손이 묶이고 양쪽 눈도 천으로 가려서 앞을 못보게 된채 어떤 건물의 윗층으로 올라간 그레트헨의 눈가리개가 벗겨졌을때 그녀는 약간 큰 방안에 긴 테이블의 한쪽에 앉아있었고 그 반대편에는 브란더 대위가 앉아있었다.



"브, 브란더 대위···님!?"



그레트헨이 깜짝 놀라는 가운데 브란더 대위는 뭔가 약에 취하기라도 한듯이 멍해보이는 얼굴로 중얼거리고만 있을 뿐이었고 긴 테이블의 중앙에 앉아있던 미하일 대위와 소련군 장교 몇과 주변에서 엄중하게 두명의 나치 장교를 둘러싸고 있는 몇몇 소련군 부사관들이 있었다.



"그럼 틀도록."



방의 한 구석에 있던 브레즈네프 대위가 말하자 소련군 부사관 하나가 영사기를 재생시켰고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나타난 화면에는 검은 독수리가 하켄크로이츠 위에서 날개를 펼치고 있는 나치독일의 국장이 나타나며 뭔가 대단한거라도 말한다는 듯한 독일말이 거창하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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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0.02.19 20:35
    No. 1

    아직 저택이니 프리츠가 구하겠죠!? 설마 프리츠까지 잡혀서 소련으로 가다가 대탈출과 추격전이 벌어지지는... 빨리 둘의 감동적인 재회가 나왔으면... 항상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고스테일
    작성일
    20.02.21 20:09
    No. 2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느쪽이든 어떤 선택이든 쉬운건 없을 겁니다..! 그리고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ㅠㅠ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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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Operation Faust - 각자의 길 - 52 +9 20.11.19 79 2 13쪽
51 Operation Faust - 정리 - 51 +3 20.11.18 41 1 12쪽
50 Operation Faust - 사이렌 - 50 +5 20.11.17 53 1 14쪽
49 Operation Faust - 각성 - 49 +2 20.11.16 45 1 14쪽
48 Operation Faust - 찾아온 자 - 48 +4 20.11.15 46 1 14쪽
47 Operation Faust - 남겨진 자 - 47 +4 20.11.14 44 1 15쪽
46 Operation Faust - 남겨진 자와 떠나는 자 - 46 +2 20.11.04 42 1 11쪽
45 Operation Faust - 선언 - 45 +2 20.11.03 48 1 13쪽
44 Operation Faust - 지옥길 고르기 - 44 +2 20.11.02 55 1 12쪽
43 Operation Faust - 지옥길 고르기 - 43 +2 20.08.23 63 1 11쪽
42 Operation Faust - 지옥길 고르기 - 42 +2 20.08.18 49 1 11쪽
41 Operation Faust - 지옥길 고르기 - 41 +4 20.08.15 54 1 10쪽
40 Operation Faust - 조우 - 40 +2 20.08.11 60 0 11쪽
39 Operation Faust - 조우 - 39 +2 20.02.25 69 1 9쪽
38 Operation Faust - 전멸 - 38 +2 20.02.23 96 1 9쪽
37 Operation Faust - 전멸 - 37 +4 20.02.21 52 1 8쪽
» Operation Faust - 전멸 - 36 +2 20.02.19 56 1 8쪽
35 Operation Faust - 전멸 - 35 +2 20.02.16 66 1 9쪽
34 Operation Faust - 전멸 - 34 +2 20.02.14 58 1 8쪽
33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33 +2 20.02.12 53 1 8쪽
32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32 +2 20.02.10 39 1 9쪽
31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31 +2 20.02.08 45 1 9쪽
30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30 +2 20.02.07 52 1 11쪽
29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29 +6 20.02.05 54 1 12쪽
28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28 +2 20.02.03 48 2 10쪽
27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27 +9 20.02.01 55 2 10쪽
26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26 +2 20.01.31 51 2 8쪽
25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25 +2 20.01.30 51 2 8쪽
24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24 +2 20.01.29 57 2 8쪽
23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23 +2 20.01.28 68 2 8쪽
22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22 +2 20.01.27 45 3 10쪽
21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21 +2 20.01.24 47 2 7쪽
20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20 +2 20.01.23 54 2 8쪽
19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19 +2 20.01.22 67 2 8쪽
18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18 +2 20.01.21 49 2 8쪽
17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17 +2 20.01.20 48 2 10쪽
16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16 +2 20.01.18 74 2 8쪽
15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15 +4 20.01.17 69 2 9쪽
14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14 +2 20.01.16 82 2 8쪽
13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13 +2 20.01.15 72 2 10쪽
12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12 +2 20.01.14 66 2 8쪽
11 Operation Faust - 작전개시 - 11 +2 20.01.13 75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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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Operation Faust - 쾨니히스베르크 - 3 +2 20.01.04 151 2 14쪽
2 Operation Faust - 쾨니히스베르크 - 2 +2 20.01.03 241 3 14쪽
1 Operation Faust - 쾨니히스베르크 - 1 +2 20.01.02 50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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