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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왕과 붉은 무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영업이
작품등록일 :
2022.11.12 03:01
최근연재일 :
2022.12.28 20:0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322
추천수 :
30
글자수 :
140,646

작성
22.12.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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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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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4절 - 방어전 : 베라른 (4)

DUMMY

소용돌이가 있다.



모든 것이 시커멓게 물든 장소에 있는 건,

고요하게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뿐.



위, 아래.

사방팔방을 뒤덮고 있는 건 검은색.

새까만 물감을 대충 벽에 흩뿌려 놓은 듯 질 나쁜 공간.



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커멓기 그지없는 공간에서.

소리 없이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다.



얼마나 이곳에 있는 걸까.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낸지 얼마나 지난 걸까.



산산조각이 난 채,

고기 파편이 된 그는 그저 소용돌이만 응시한다.



육체는 증발하고,


정신은 붕괴했다.




영혼마저 갈기갈기 찣겨진 채로,

그저 묵묵히 숨만 쉬며 멍하니 시간을 보낸다.



완전히 죽지 못해 맥동하면서.

도로 살아나지도 못한 채.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영원히 같은 시간을 되풀이하고 있다.



눈앞에 있는 소용돌이만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어찌할 수 없는 갈등에 몸부림친다.



살아남고 싶다면.

또다시 삶을 얻고 싶다면.


'저곳'으로 들어가면 된다고.



누가 가르쳐 준 게 아닌데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저 어두운 소용돌이를 향해,

갈기갈기 찢겨진 고기 파편을 던지면 끝.



그리하면,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잊어버리고만 것.




지켜야만 했던 것.




이루지 못한 채 놓치고 만 꿈을 다시 한번 이룰 기회를.



[굳이 그래야 할까?

이건 너한테 아무런 이득도 되지 않는데.]



목소리가 있었다.



소용돌이와 고기 파편밖에 존재하지 않는 어두운 공간에,

낯선 목소리가 슬그머니 끼어들어온다.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목소리였다.


이곳이 아닌 어딘가.




지하 감옥에 갇혀 있었을 적.


저런 목소리를 한 '누군가'가 있던 것 같다.





[정말이지, 설마 이런걸로 유혹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할 줄이야.

테스카 녀석도 꽤 조급해진 걸까.


이런 바보 같은 계약에 싸인하는 녀석이 있을 리가 없는데.]



목소리의 주인은 낮게 코웃음을 쳐 비웃는다.


고기 파편이 되고 만 자신이 아닌,

소용돌이치고 있는 '무언가'를 향한 비웃음.



[그리 노려보지 마. 난 그냥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나 하러 온 거니까.

마지막까지 사람답게 살아간 너에게 경의를 표하려고.]



목소리는 냉담했다.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담겨 있지 않은,

피부에 맞닿으면 소름이 끼칠만큼 차가운 목소리.



하지만 신기하게도,

고기 파편이 목소리를 듣고 느낀 인상은 정반대였다.



냉혈한일리가 없다.

차갑기 그지없는 인물일리가 없다.


아무런 관심도, 흥미도 없이.

그저 상대를 무시하고 비웃기 위한 목적이라면.




이런 식으로 쓸쓸히 사라져가는 패배자에게,

말을 걸 리 없으니까.



[어라, 뜻밖에 날 꽤 좋게 평가하네?

믹틀란에 있었을 때는 계속 무시했으면서.]



---그건 네놈이 더럽게 성가셨으니까 그런 거다,

멍청한 자식.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

고기 파편이 작게 꿈틀거려 항의하자.


목소리는 나직이 웃어 보였다.



[난 유령이니까.

유령이란 건 말이야, 엄청나게 심심하거든.


잠을 자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성불할 용기도 없고.

그냥 멍하니 붕 뜬 채 영원히 같은 날을 반복한단 말이야?


그러던 와중에 너처럼 특이한 얘를 봐버리면---

뭐,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자신을 유령이라고 말하는 목소리는,

유쾌한 듯이 웃어 보였다.



은은하게 소용돌이치는 흔들림을 옆에 둔 채.

고기 파편이 된 '누군가'는 가만히 숨을 쉬고.



그런 그를 향해,

목소리는 재차 말을 걸었다.




[그러니까 응.

이건 순수하게 날 즐겁게 해준 답례로 하는 충고야.



---여기서 얌전히 포기해.

너가 경험한 건 모두 하룻밤의 꿈이라고 받아들여.


그 아이와 함께 지냈던 날도.

그 무녀와 마음을 터놓았던 것도.


너가 '짐승'으로서 살아왔던 반년도 전부 하룻밤의 꿈.

죽기 직전에 본 기적에 불과하다고.




만약 그리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아직 늦지 않았어.]




무엇이 늦지 않았다는 건지,

목소리는 설명하지 않는다.



그 말을 듣는 이름 없는 누군가도 마찬가지.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그저 조용히 꿈틀거리기만 하면서.





천천히.

자신이 이곳에 '돌아온' 이유를 떠올렸다.



검은 괴물로 타락하여 지내 왔던 반년을 떠올려,


베라른이라는 숲에서 붉은 소녀와 만난 걸 떠올려.



그곳에서 지내 왔던 한 달간을.


시도 때도 없이 싸웠던 성가신 여성을.


항상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걸어왔던 소녀를.



---그리고.



'곤란할 때 도와주면 된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던 무녀를 떠올려,


'더 이상 도망치고 싶지 않다'고 울면서 절규하던 소녀를 기억해냈다.



[---제정신이니?

다시 한번 싸우겠다고? 그렇게 엉망이 된 영혼으로?]



고기 파편이 거세게 꿈틀거리는 걸 보며,

목소리의 톤이 높아졌다.





[이해가 안 가네.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그 아이도, 그 여자도 무엇 하나 너하고는 상관이 없는데.]



목소리는 제지해 온다.




이제 와서 일어서봤자 무의미하다고.


애초에 이 싸움 자체가 짐승이 된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것이었다고.



[넌 충분히 할 만큼 했어.

정말, 내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말이야.



짐승의 왕이 될 소질이 있는 녀석들은 그럭저럭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너는... 응. 그러네.



상당히 인간답게 살다가 죽는다고 할 수 있겠지.]



검은 짐승이었던 누군가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잊어버리고만 꿈을 이루는 것.




그렇기에 꿈을 떠올리려 방황하며,

꿈을 되찾기 위해 싸워왔다.



그것이 그 지하 감옥에서 보내 왔던 반년.

줄곧 되풀이하던 싸움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본래의 목적과는 하등 상관도 없이,

처음 보는 인간과 요정들을 위해 싸웠다.



그걸 위해 몸이 증발할 때까지 싸워,

영혼마저 박살이 날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이제 그걸로 충분하지 않냐고.

영혼의 안식을 바라며 눈을 감아도 된다고.



목소리는 상냥히 제안해 온다.





---알고 있다.


그런 건 다른 누군가에게 듣지 않아도 알고 있던 것이다.



여기서 눈을 뜬다 한들,

하등 의미가 없다는 것 정도는 이미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저것들을 구해서 뭐가 된단 말인가?


그들을 구한다한들,

그것이 무슨 이득이 된단 말인가?




아무런 의미도 없다.



고작해야 한 달 정도 알고 지낸 녀석들을 위해,

‘영혼’마저 바친다니 미친 짓도 정도가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일어서는 거니?]



짐승이었던 누군가는,

존재하지 않을 터인 이빨을 갈며 정신을 집중한다.



멋대로 잠들어가는 의식을 강제로라도 두들겨 패 끌어낸다.




조각난 파편이 된 영혼을 소중하게 손에 쥔 채.

그 파편을 거리낌 없이 소용돌이 속으로 내던지려 하면서.




처음 이곳에 왔을 때처럼.

다시 한번, 인간이기를 포기하려 한다.



[여기서 재차 계약한다 해서 좋을 건 없어.

그래서야 테스카 녀석이 원하는 대로인 걸.



너는 더욱더 녀석의 저주에 침식당하고,

한층 더 짐승의 왕에 가까워질 뿐이야.



이렇게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지 어떨지도 몰라.

이번에는 인격까지 포함해서 전부 끝장날 수도 있는데?]




그래도 상관없다고.

짐승이었던 누군가는 말했다.




그래.



만약 얼마 없는 이성마저 잃는다 하더라도.

그런 건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여기서 얌전히 죽음을 맞이하는 편이,

더욱더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대체 왜? 이곳에서의 체험 따위 어차피 환상일 뿐인데.

아렌니우스라는 무녀도, 요정들도. 전부 허상에 불과해.



나오미가 너한테 말했던 대로야.

이건 전부 과거의 기록을 재현하는 것뿐이라고.



그런 걸 위해서 여기까지 한다고?

네 미련에 맞먹을 만큼?]




짐승이었던 누군가는,


그 말을 듣고 떠올렸다.




지금에 와선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대화.



‘미련에 지배당하지 말라’고,

진솔하게 이야기해왔던 아렌을 떠올리고.



'어째서 포기하지 않는 거냐'고,

울면서 소리쳤던 나오미를 떠올리면서.




그걸로 이해했다.




어째서 자신은 이토록 볼썽사납게 발버둥 치는 건가.


어째서 자신은 이토록 죽음을 거부하는 건가.





다를 게 없었다.


다를 게 없던 것이다.




미련이 있었기에 악신의 저주에 걸려 괴물이 되었다면,

그런 이유로 본래 죽었어야 할 목숨을 억지로 연명했다면.


자신은 여기서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 혹시 몰라?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잊어 버렸던 꿈을 떠올릴 수도 있고,

그와 맞먹을 만한 걸 찾을 수 있을지도. -





무녀는 내게 그렇게 충고했다.


살아 있다면 어떻게든 그 삶을 이어가야만 한다고.

그로 인해 미련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그렇다면 어째서 삶을 포기해야 하는가.


어째서 무의미하단 이유로 좌절해야 하는가.



이미 한 번,

미련 때문에 괴물이 되는 걸 허용했다면.


자기 고집을 위해 발버둥 치는 것 또한 다를 게 없는 것을.




[전부 하룻밤 꿈에 불과한데도?]




그렇다 하더라도 그녀가 내게 한 말은 진짜였다.



틀림없이 그 순간,

자신은 그 말을 머리에 새기고 말았다.



똑똑히 기억한 채.

그 대가로 무슨 일이 생기거든 '도와주겠다'고 약속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일어나야만 한다.




더욱더 괴물이 된다 하더라도,

설사 그로 인해 인격에 영향이 간다 하더라도.




싸울 이유를 떠올린 이상,



마지막까지 이를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도 그럴게---





"---그 꼬맹이조차 끝내 도망치지 않았잖나."





이 모든 게 무의미한 행동일지 모르는데,

어째서 포기하지 않는 거냐고 울부짖던 소녀를 떠올린다.



전부 내던진 채 도망치고 싶으면서도,

결국 구하고 싶다는 열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아이를.





그런 약해빠진 꼬맹이조차 포기하지 않았던 거다.




그 녀석보다 더욱 어른인 내가 여기서 좌절하는 건,


무슨 추태란 말인가.





[...설마 그렇게까지 그 아이한테 영향을 받을 줄은.

역시 그 무녀에 그 등지기란 건가.



그렇게 포기를 몰라서야,

테스카가 짐승의 왕으로 점찍은 것도 이해가 가네.]



목소리는 나직이 실소하면서.



그러나 그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짐승이 도로 영혼을 소용돌이에 바치는 걸 지켜보았다.



[좋아. 조용히 구경만 할 생각이었지만.

그렇게까지 하겠다는데 가만히 있기도 뭐 하지.



너가 다시 부활하고도 아직 이성이 남아 있다면 여러모로 도와줄게.

테스카의 콧대를 찍어누르기에 딱 좋고.]



목소리는 장난스레 웃으며 말을 끊고,

짐승도 더는 관심을 표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대화는 끝이 났다.




무척이나 길고도,


찰나에 불과했던 시간.






그러나 틀림없이 실제했었던 대화임을 자각하며,



짐승이었던 남자는 다시금 영혼을 검은 소용돌이에 집어던졌다.





모든 건 아렌과 한 약속을 위해서.




설사 이 모든 게 무의미한 짓거리라 할지라도.


끝내 도망치지 않았던 그 아이처럼 싸워 보이겠다고.





그렇게 이름없는 남자는 다시금 소용돌이에 영혼을 맡기며.



‘검은 짐승’은 부활했다.



***



회오리가 일었다.




짐승이 증발했던 자리에서 시커먼 연기가 회오리치며 일어나,

주변을 휘감기 시작한다.




"뭐, 뭐야?!"




“히이이이익!?!!”



뒷수습을 끝내고 행군을 시작하려던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지휘관인 가일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그 광경을 보았다.



연기 속에서 붉은 근육이 맥동하는 손이 뻗어져 나오면서,

순식간에 근육 위로 피부가 생기고 털이 덮여간다.






연기가 차츰 형체를 갖춰 팔다리를 형성해.

소름 끼치는 울림과 함께 송곳니가 빛을 발하며,




날카로운 황금빛 동공이 안개 속에서 번뜩 눈을 떠,

자기가 마주할 적들을 노려본다.



“짐승의 왕...!”



숲이 돌풍에 의해 휘몰아쳐,

새까만 연기가 밤하늘 아래 흩어져 버리고.



그 안에서 나타난 괴물을,

가일과 군인들이 몸을 떨며 올려다 보면서.




완전히 재생된 발이 가차 없이 지면을 내리찍으며,

검은 짐승의 아가리가 천천히 움직였다.



“...듣자듣자 하니 이놈이고 저놈이고 죄다 좋을 대로 지껄이는군.

뭐가 '짐승의 왕'이냐. 멋대로 부르지들 좀 마라.”



병사들이 공포로 패닉에 빠진다.

가일조차도 절망적인 현실에 핏기가 사라져 뒷걸음질 친다.






그러나 정작.

공포의 대상인 짐승은 눈앞에 반응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불과 1, 2시간 전에 있었던 짧은 대화를 떠올리고 있었다.



- 뭐? -



- 그러니까 이름이요!

사자는 보통 백수의 왕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사자씨가 왕처럼 당당했음 좋겠단 의미를 담아서! -




- 저는 나오미처럼 의미까지 생각한 건 아닙니다만...

뭐, 일단 제 나름대로 생각은 해봤네요. -




멋대로 '이름'을 지었다고 말해왔던 두 명의 인간.



열심히 설명하는 소녀와 살짝 시선을 피한 채 우물거리는 무녀를 떠올리며,

검은 짐승은 입꼬리를 비틀어 나직이 웃어 보이고.



이내 흉악한 아가리를 쳐들어.


베라른의 숲 전체를 뒤흔들 기세로 포효했다.



“내 이름은 렉스 아미쿠스!!



똑똑히 기억해 둬라, 버러지 놈들!

지금부터 네놈들을 악신 곁으로 보낼 안내인의 이름이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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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6절 - 재앙과 영웅 (2) 22.12.28 5 0 13쪽
25 6절 - 재앙과 영웅 (1) 22.12.26 6 0 7쪽
24 5절 - 수도 테오티우아칸 (5) 22.12.25 10 1 15쪽
23 5절 - 수도 테오티우아칸 (4) 22.12.23 12 1 12쪽
22 5절 - 수도 테오티우아칸 (3) 22.12.21 9 1 12쪽
21 5절 - 수도 테오티우아칸 (2) 22.12.19 9 1 10쪽
20 5절 - 수도 테오티우아칸 (1) 22.12.18 9 1 11쪽
19 4절 - 방어전 : 베라른 (7) 22.12.16 10 1 10쪽
18 4절 - 방어전 : 베라른 (6) 22.12.14 10 1 8쪽
17 4절 - 방어전 : 베라른 (5) 22.12.12 10 1 14쪽
» 4절 - 방어전 : 베라른 (4) 22.12.11 15 1 13쪽
15 4절 - 방어전 : 베라른 (3) 22.12.07 9 1 11쪽
14 4절 - 방어전 : 베라른 (2) 22.12.05 9 1 11쪽
13 4절 - 방어전 : 베라른 (1) 22.12.04 9 1 9쪽
12 3절 - 동화의 끝 (4) 22.12.02 10 1 13쪽
11 3절 - 동화의 끝 (3) 22.11.30 9 1 16쪽
10 3절 - 동화의 끝 (2) 22.11.28 9 1 13쪽
9 3절 - 동화의 끝 (1) 22.11.27 12 1 12쪽
8 2절 - 요정 사냥 (4) 22.11.25 9 1 16쪽
7 2절 - 요정 사냥 (3) 22.11.21 11 1 11쪽
6 2절 - 요정 사냥 (2) 22.11.20 12 1 16쪽
5 2절 - 요정 사냥 (1) 22.11.18 16 1 14쪽
4 1절 - 천명의 무녀(3) 22.11.16 14 2 13쪽
3 1절 - 천명의 무녀(2) 22.11.14 19 2 12쪽
2 1절 - 천명의 무녀(1) 22.11.14 24 3 14쪽
1 프롤로그 22.11.14 46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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