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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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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07,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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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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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국내 상황(2)

DUMMY

" 쯧, 진성의 그 노인네 말을 들을껄 그랬어. "

마호가니 원목 책상앞에 앉아 있는 장년인이 두손을 깍지 낀 채 턱을 받힌 상태로 중얼거렸다. 책상 앞에 놓인 명패에 한자로 떡하니 회장 장호철이라 적혀 있었다.

그 장년인이 바로 장호철 회장, HR사의 현 회장이었다. HR사는 국내 3위안에 들어가는 재벌기업으로 2대째 가업을 이어 회장에 오른 그는 중공업과 전자, 유통에 사업을 확장시켜 재계서열 3위까지 끌어올린 장본인이었다.

세상 부러울것 없던 그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그가 들쳐본 듯 보이는 서류들이 책상에 어지렇게 놓여 있었다. 그 서류들은 현재 HR사의 현황을 보여주는 보고서였다.

그 보고서에 그려진 그래프는 대부분 하향곡선을 급하게 그리고 있었고 글자들은 모두 부정적인 문맥들이 대부분이었다.

" 젠장, 그 프로젝트인가 뭔가 참여했어야 한건가? 아냐, 그 노인네 가족들의 생사도 알 수 없는 지금··· "

정확히 좀비 사태가 벌어지기 전 재계 서열 1위인 진성그룹의 회장이 노구를 이끌고 재계 서열 10위권 내에 있는 그룹의 주인들을 불러모았다.

그 이유는 세계비밀결사 조직, 룬? 론? 하여튼 그런 이름을 가진 조직의 제안을 대표해 설명한 것이다.

황당했다. 모든 사업체를 그 조직에 넘겨주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미치광이 제안.

돌아오는 것은 세계통일정부의 요직. 권력, 명예, 그리고 목숨까지 보장한다는 조건이었다. 꽤나 구체적인 브피링이었지만 처음 그 말을 듣고는 관심을 끊었기에 이후에 말하는 세부사항을 듣는둥 마는둥 했다.

그나마 가장 관심이 갔던 것들 중 하나가 바코더, 바코드를 가진 자들에 대한 이야기 였다. 바코드를 찍는다면 질병등이 없는 건강한 신체를 보유할 수 있다는 말은 평소 관절염에 시달리는 자신에게 조금 솔깃한 말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무슨 사이비종교나 사기꾼이 말하는 불초장생약을 파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거기까지만 듣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 정도까지 그 이야기를 들은 것도 그 자리를 만든 진성의 노회장 때문이었고 더 이상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듣는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었기에 말도 없이 그 자리를 떠난 것이다.

그 이후 전해들은 말로는 절반정도의 재벌들이 참여를 했다는 소리였다.

도대체 왜? 뭐가 부족해서? 무엇을 보았기에 절반이나 되는 재벌들이 참여했다는 말이지. 그 말을 전해들었을때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었다.

하지만 좀비 사태가 터지고 얼마지나지 않아 바코드를 지녔다는 사이퍼들이 모습을 드러냈을때 처음으로 약간 후회를 했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장애물이라 여겼다. 하지만 그 사이퍼라는 자들은 이성적이지 못했고 과격했다.

사이퍼들은 생각과 달리 재물, 미녀, 권력에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물론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달랐지만 그동안 접촉했던 그 자들은 비슷한 성향을 나타내었다.

정부가 기업들을 불러모아 당부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좀비사태가 터져나왔고 자신은 그것이 일생일대의 기회로 생각했다. 50,60년대 한국전쟁이 끝이 나고 폐허가 된 대한민국에서 기회를 잡은 몇몇 인물들이 지금의 재벌을 만들었듯이 이번 사태를 통해 재계 1위, 아니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하리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추진한 일이 정부, 군대와 협력을 통해 군수물자를 지원하고 각종 미래 사업의 이권을 챙기는 일이었다. 얼마남지 않은 썩어빠진 정치인과 군 장성들의 굳은 약속은 머지 않은 미래가 장미빛으로 물들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몇달이나 흘렀지만 38선만 겨우 유지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졌다. 국내 아니, 서울조차도 좀비들을 청소하지 못한 무능한 군대는 점점 더 요구사항만 많아지고 있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상황과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

그 사이에 국내 대기업들 중 절반정도가 진성그룹이 참여한 그 프로젝트를 따라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느새 준비를 한 것인지 수십만톤에 이르는 선박들을 준비해 엄청난 물자들을 싫고 사라진 것이다.

그 덕분에 남아있는 기업들은 등골이 휘도록 물자를 생산해 내야 했다.

" 빠드득, 해진그룹 이놈들. 국내 벌크선박을 다 쓸어가버리다니··· "

해진그룹, 국내 최대 선박운용회사로 평상시 수십척이 태평양과 대서양을 가로지르며 운항하는 해진선박의 모체였다. 그 그룹에서 사태가 터지기전 몇일사이에 국내에 있는 컨테이너선과 살물선(Bulk Carrier), 크루즈선들을 모조리 모아 한순간에 날라버린 것이다.

그 때문에 남은 소형선박들로 육상운송이 막힌 대한민국의 물자수송을 담당해야 했다. 해군에서도 물자수송을 도왔지만 실물을 싫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고 그 손해는 그대로 자신에게 돌아왔다.

이제 남아있는 유류, 중유와 경유도 곧 동이 나서 해상운송이 막힐 예정이었다. 거기에 더해 고리부터 신월성에 이르는 동해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가 좀비들에게 먹혀 운용이 중단되면서 전력수급도 원할하지 못해 공장을 풀가동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왔다.

쉽게 말해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었다.

" 회장님! 큰일났습니다. "

머리를 감싸고 고심하고 있는 장회장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온 비서가 급한 목소리로 보고를 이었다.

" 대현그룹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갑작스레 SOS신호가 들어왔다가 지금은 통신망이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

대현그룹은 대현통신, 대현 케미칼, 대현 이노베이션등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재계서열 4위에 오른 재벌집안이었다. 무엇보다 현재 끊어진 통신망을 대현통신이 간신히 복구해 자신들 몇몇 재벌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던 기업이었다.

쾅! 책상을 내리치며 일어선 장회장이 고함을 질렀다.

" 당장! 무력대를 그쪽으로 보내서 상황을 파악해! 어서 서둘러··· "

장회장의 지시가 더 이어지려는 찰나에 회장실 문으로 누군가 천천히 걸어들어오며 장회장의 말을 끊었다.

" 이런, 아버지. 고정하세요. 몸도 그다지 좋지 못하신 분이.. "

그렇게 말을 하며 모습을 보인이는 장회장의 막내딸이자 얼마전 실종된 장이나였다.

" 아니? 이나야. 살아있었구나. 그런데··· "

장회장은 그녀를 따라 들어오는 청년들의 모습에 잠시 말을 멈추었다. 딱봐도 불량스러워 보이는 복장에 틈틈이 드러나있는 문신과 피어싱들.

문제는 이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냐는 것이었다. 밖을 지키고 있는 경비대원들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고 자신의 허락없이는 가족들도 이곳까지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었기에 의문은 더욱 컸다.

뒤따라 들어온 청년들 중 한명이 장인아의 어깨에 손을 걸치며 그녀와 머리를 맞대며 말했다.

" 저 꼰대가 네 아버지야? "

그렇게 달라붙는 남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고개를 끄덕이는 장인아는 곧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동안 편안하셨죠? 난 힘들었는데.. 올라오면서 오빠, 언니들은 봤어요. 곧 그들을 만나게 해드릴께요. "

유난히 붉은 입술을 햝으며 중얼거리듯 말을 하는 그녀의 이마에는 적색 바코드가 박혀 있었다. 그들 중 가장 뒤편에 서 있던 단신의 남자가 불끈 거리는 근육을 움직이며 손에 든 도끼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 단번에 갑시다. 괜히 여기저기 더럽히지 말자고. "

아직도 피가 덕지덕지 묻어 있는 도끼를 떨리는 눈으로 바라본 장회장이 더듬거리며 물었다.

" 도,도대체.. 왜,왜 이러는 거냐? 그, 동안 너,너를 얼마나.. "

" 아하, 저를 그렇게 찾으셨어요? 여기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죽어가고 있었는데.. 하하하. 아 그건 오빠가 저지른 일인가? 무슨 상관이야, 다 똑같은 것들인데.. "

장인아는 몇일전 차를 타고 이동중 좀비무리에게 버려진 것은 누군가의 계략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그 당시 그녀가 느낀 감정은 공포, 절망, 분노 였다.

적통이 아니라 서자출신의 그녀를 다른 형제들은 눈속에 가시처럼 대했다. 당연하게도 차후의 재산분배, 상속등이 걸려있는 민감한 문제가 시작이었고 나중에는 미움이 커져 증오가 된 상태였다.

뻔한 클리세였다. 이런 기회에 막내를 처리하고자 합의한 그들의 속셈 말이다.

그렇게 좀비들에게 뜯어먹히고 있는 그녀를 구해준 것은 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던 이들, 적색 사이퍼들이었다. 그들은 초능력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재벌기업의 힘을 넘을 수 없었던 그들은 호시탐탐 경계했고 그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 이면에는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었지만 그것을 굳이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 그럼, 아버지.. 아니 이제 남이니까. 이런 말은 필요없겠네. 조용히 가세요. "

그렇게 차갑게 말을 내뱉고 몸을 돌린 그녀는 한쪽에서 몸을 떨고 있던 비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 비서 아저씨. 살고 싶으면 여기서 나와계세요. "

그녀의 말에 허겁지겁 발을 놀려 회장실 문을 빠져나갔다. 그 사이에 피에 물든 도끼를 든 단신의 사내가 히죽 살소를 머금고 장회장에게 다가섰다.

장이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문신사내와 함께 회장실을 나섰고 잠시후 비명소리와 함께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뒤를 돌아보지 않는 그녀였다.

여전히 그녀와 붙어있던 문신사내가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 드디어, 이 그룹이 우리손에 들어왔네. 어때 소원을 이룬 기분이? "

" 뭐, 그냥 그러네. 벌레 하나 죽인다고 감정변화를 느끼지 안잖아. 이제 어쩔 생각이야? "

" 크크큭, 역시 내 애인이야. 오성유니온의 협약대로 일단은 그들과 힘을 합쳐야지. "

무심히 고개를 끄덕인 장이나는 자신을 보면서 벌벌 떨고 있는 비서실을 돌아봤다. 회장실과 연결되어 있는 비서실에는 여러명의 남자와 여자들이 깔끔한 복장을 한 채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과거였으면 아랫사람보듯이 내려다 봤을 그들, 우스웠다.

" 일단 비서분들. 회장이 바뀐 사실을 계열사로 내보내고 각 계열 사장들을 집합시켜. "

단호하게 말한 그녀는 발걸음을 옮겨 어디론가 천천히 사라졌다. 뒷편에 남겨진 비서들은 급히 비상 연락망을 동원해 각 계열사에게 이 사실을 전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갖가지 방법으로 사장들이 본사에 모여들었다.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한듯 무장한 병력들을 최대한 데리고 모여든 그들은 본사 정문을 통과하면서 무장해제 되었다. 아무리 화기로 무장된 병력이라도 어설프고 경험이 없는 그들이 성장한 사이퍼를 이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시대에서 가장 큰힘은 누가뭐래도 무력이다. 그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이와 유사한 일들이 몇몇 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 아빠,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거에요? "

이제 중학교 졸업한 아들내미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어온다. 어린 자식이 그런 상황을 느꼈다면 이미 모든이가 알고 있다는 말.

그 아이의 부모, 소지성 사장이 마른 세수를 했다. 머리를 감싸매고 몇일을 고민했지만 별다른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았다.

그가 운영하는 기업은 목축업과 유가공업, 육계사업이었다. 경기도 지역 통틀어 가장 크게 사업을 하고 있는 그에게 좀비사태는 재앙과 같았다.

대부분의 사원들은 현장에 나가서 일해야 하는 직군이었고 공장 역시 높아봐야 2층이내의 조립식건물, 사방에서 접근이 용이한 지역에 설치된 그의 시설들은 좀비의 손쉬운 먹이감에 불과했다.

본사라고 해봤자 육가공 공장에 차려진 사무실이 다엿고 대부분의 시설들은 외부에 나가 있는 실정. 그 동안 미리 쌓아놓은 원재료로 생산을 이어나갔지만 몇일전 원료가 뚝 떨어졌다.

그의 기업이 생산하는 주요 품목은 햄, 닭고기등 육가공식품들이었다. 그나마 특수공법으로 처리해서 아직 유통기한이 남아있지만 그것도 시간문제였다. 가끔 오는 머천다이저라고 소개를 하는 인물들에게 상품을 넘기는 것도 이젠 한계였다.

조금 조용해진 틈을 타서 회사 주변에 있는 육사, 계사등을 돌아봤다. 하지만 이미 그곳에 있어야 할 소, 돼지, 닭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좀비들은 가축들을 건들이지 않는다고 하니 필시 사람의 짓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대한민국 행정시스템이 무너진 이후라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었기에 다시 돌아와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여기 묶여 있는 사원들도 이젠 한계였다. 가족들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암울한 현실에서 마냥 이곳을 지킨다고 해결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그들 역시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결국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수백, 수천의 좀비무리들이 하루에 몇번씩 이 근방을 지나치면서 발생하는 괴성과 고약한 냄새를 풍기던 것들이 요근래 들어 그런 무리들이 뜸하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위로가 되지는 못했다.

걱정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내와 아들을 꽉 껴앉은 그는 이를 악물었다. 무슨 수를 내던지 해야 했다. 이곳을 포기하는 수가 있더라도. 수십명의 직원들의 생사도 그의 어깨를 짖누르고 있었다.

" 사장님! 밑에 소,손님이··· "

사장실을 벌컥 열며 들어온 젊은 사내가 사장 내외를 보며 다급히 소리쳤다. 꽤나 놀란듯 숨을 헐떡이는 그를 진정시키며 소지성 사장이 차분하게 물었다.

" 도대체 누구길래 그렇게 급해? 자 천천히 숨을 몰아쉬고··· 그래 이제 말해보게. "

" 휴우, 죄송해요. 그게.. 갑자기 차소리가 들리면서 그 왜 영화에서 보면 좀비들 막으려고 개조한 승합차들 있잖아요. 그런 차들이 여기로 오는 거에요. 그래서 그들을 막으면서 소리쳤죠. 근데··· "

뭔가 두서없는 그 젊은 직원의 설명에 눈썹을 찡그린 소지성은 힐끔 창문을 바라봤다. 나름 방음이 잘되어 있는 그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이는 장면은 여러직원들이 총을 들고 누군가와 대치중인 상황이었다.

휴, 저 총을 구하려고 머천다이저들에게 가져다 바친 햄만 해도 몇톤은 되리라.

그런 상념을 접어둔 소지성은 아내와 아들을 여기서 기다리게 한 다음 그 직원을 따라 밑으로 내려갔다. 그러는 도중 눈에 들어온 공장내부는 이미 정지되어 죽어있는 듯한 느낌이다.

씁쓸했다. 이 공장을 만들려고 젊은 시절 고생한 장면들이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휴우, 한숨을 내쉰 소지성은 급히 내려가는 직원의 뒷모습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빠른 시일내 저들에게도 이런 상황을 알려야 하는 그는 마음 한켠이 아려왔다.

그렇게 내려선 소지성의 눈에 보이는 광경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우리측 직원들만 심각하고 저쪽은 태연했다. 강자의 여유? 그런것이 묻어나오는 표정들이었다.

" 누구신데 여기까지 방문하신거요? "

자신의 말소리에 우리측 직원들이 돌아봤다. 에휴, 녀석들아. 그렇게 한꺼번에 돌아보면 적들이 어떻게 행동하겠냐.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린 소지성은 맞은편 차에서 내린 사내들을 자세히 훑어봤다.

모두 전문적인 장비를 차고 있었다. 검은색 슈트에 방탄복처럼 보이는 조끼를 걸친 그들은 등 뒤로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총들을 메고 있었고 허벅지에는 대검과 막대기처럼 보이는 것을 차고 있었다. 탄띠 비스한 것을 허리에 매고 권총을 까지 찬 그들의 오른쪽 가슴팍에 귀엽게 ROCK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조금 언발란스 했지만 누가봐도 전문적이었다.

그들 중 대장격인듯 대머리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 방가워요. 우린 바위모임에서 나온 사람들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헤칠 의도는 조금도 없으니까. "

마치 얼굴은 누구를 헤쳤어도 몇번은 더 헤쳤을것 같은 얼굴로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어설프게 대화를 시도하는 그를 잠시 쳐다보는 소지성 사장이었다.

" 크크크, 봐봐. 조장은 협상을 하면 안된다니까. 좀비들도 무서워서 도망갈 저 얼굴로 어떻게.. "

" 야, 이 사람들 쫄아서 총 쏘는거 아냐? 모두 조심해라. "

뒷편에서 편한 자세로 서 있던 몇몇이 소근거리는 소리가 소지성이 있는 곳까지 다 들렸다.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대머리 사내가 뒤를 돌아보며 버럭 소리쳤다.

" 야, 이새끼들아. 조용히 안해? 니들때문에 대화가 안되잖아! "

" 우우, 조장 면상 문제지. "

" 어떻게 결혼하고 나서 더 악랄하게 변할 수 있지? "

" 야, 조용히 해. 안그래도 그것때문에 더 고민이 많다잖아. 괜히 불똥 튈라. "

" 이,이것들이··· "

숫제 부들부들 떨며 부하들을 잡아먹을듯이 돌아보는 대머리 사내는 이내 한숨을 푹 쉬었다. 뭔가 사정이 있는 얼굴이었지만 소지성 사장은 그런 모습에 방심하지 않고 굳은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 휴, 여튼 그쪽.. 뭐라고 불러야 할지? "

" 전 이곳의 대표 소지성이라고 합니다. "

" 오케이. 소대표, 다름이 아니라 우리 모임에서 당신들의 공장을 좀 빌리고 싶은데 말야. 아 물론 공짜는 아니야. "

대머리 사내는 정중함을 포기했는지 아예 아랫사람 대하듯이 말을 전했다. 하지만 소지성 사장은 그런 그의 말투보다 내용에 집중을 했다. 얼마나 됐는지 몰라도 예전 마지막으로 머천다이저가 방문해서 재고로 쌓아놓은 햄들을 쓸어간 뒤로 더 이상 그들의 방문은 없었다.

그 댓가로 겨우 버티고 있던 공장 식구들은 한계에 달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새로운 거래가 찾아 온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소지성 사장은 신중했다.

" .. 자세한 이야기를 부탁하오. "

대머리 사내가 꺼낸 이야기는 단순했다. 그들 모임에서 육우 및 젖소, 양계장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것을 가공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공장이 몇 개 모여있지만 그것들은 통조림 관련 공장들이었기에 육가공 및 유제품 생산이 불가능했다.

그런 사실까지 털어놓은 대머리 사내, 문어는 사장의 결정을 기다렸다.

바위모임이 여기까지 온 이유는 전문적으로 도축을 하고 그것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가공할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유 역시 짜놓고 바로 먹는게 아니라 가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대부분 처음 듣는 이들은 주변 그런 것들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리고 마침내 이곳을 발견하고 조사한 끝에 결정을 내린것이었다.

" 좋소. 당신들의 이야기가 맞다면 그 거래를 받아들이지. 문제는.. "

소지성 사장은 자신들이 가진 문제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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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38선(2) 18.08.21 826 19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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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태풍 속 서울(4) 18.08.15 803 15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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