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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1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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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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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07,372

작성
18.08.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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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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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20쪽

38선(3)

DUMMY

촤악! 너클에 걸린 좀비의 먹덜미를 끊어낸 타이거가 뒤를 돌아봤다. 그와 팀원들이 지나쳐온 길에는 온통 좀비들의 사체와 체액들이 널려있는 모습은 마치 공사현장에서 널린 자재들과 비슷했다. 심지어 산속이라 칩엽수 나무들 사이에 걸린 좀비 사체들은 그런 풍경에 일조를 했다.

타이거가 다시 고개를 돌려 정면을 쏘아봤다. 좀비들이 미친듯이 달려오는 와중에 그 건너편 마차가 어렴풋이 보였다. 거리로 따지면 이백에서 삼백미터정도? 저기에 그들의 목표물이 있다.

타앙!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발사음이 들려왔다.

" 브라보팀도 참전을 했나보군. 모두 늦지 않게 목표물을 처리한다! 달려! "

결국 목표물을 처리하지 못하면 이 작전은 실패다. 그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타이거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 반응해 커다란 뿔을 가진 남자가 그를 스쳐지나가며 외쳤다.

" 길은 내가 뚫는다! 팀장. 우워어! "

괴상한 기합과 함께 마주 달려오는 좀비들을 피떡으로 만들며 일직선으로 길을 만드는 팀원, 코드네임 코뿔소를 보며 피식 웃음지으며 그 뒤를 따라 몸을 날렸다. 그런 타이거의 움직임에 맞춰 좌우, 나무등을 박차며 따라붙는 팀원들의 기척을 느끼며 내심 자신감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그동안 고된 훈련과 팀플, 각종 임무들을 수행하면서 서로에 대해 깊이 알게되고 저절로 서로를 보완해주는 관계로 발전한 팀원들은 분명히 강했다. 그런 믿음이 가슴속 깊이 새겨져 있었다.

말그대로 눈빛만 봐도 서로의 뜻을 알 수 있는 경지라고 농담처럼 주고받는 자신들의 팀원들. 서로를 신뢰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목표물을 향해 몸을 날린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거리였다.

파창! 가장 앞서 나간 커다란 덩치의 코뿔소가 무언가에 걸려 튕겨져 나왔다. 엄청난 추진력으로 충격량만 몇십톤에 달하는 그의 들이박기 공격을 튕겨낸 것은 허공에 그려진 투명한 막이었다.

그것을 본 타이거는 급히 걸음을 멈추고 소리쳤다.

" 결계! 모두 정지! "

자신의 훈련교관, 선샤인이 말해준 그것과 유사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이퍼 중 하나이면서 신세계라는 조직의 수장인 구루라는 사내에 대해 말해 준적이 있었다.

무려 상위계열중 9번대 능력 보유자. 적색 바코드를 가진자들의 수장. 대한민국의 전복을 꿈꾸는 미친놈이라는 소리에 그때는 그저 웃어 넘겼다. 하지만 그가 가진 능력은 정확히 기억이 났다.

결계. 보호와 공격으로 활용하는 능력. 그것으로 좀비를 폭탄처럼 사용하는 응용력까지 천재적인 사이퍼라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마차에 집중된 폭격이 무위로 돌아갔는지 전투기를 위협한 것이 무언인지 깨달았다.

" 하, 씨발. 그런 거물이 하필이면··· "

아마도 그 혼자 온것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주변으로 내려선 팀원들을 돌아보며 나지막히 이야기를 했다. 저 마차에 누가 타고 있는지 얼만큼 위험한지.

튕겨져 나온 코뿔소는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다만 반동으로 인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 하아, 그럼 어쩔 생각이야? 저 결계를 깨지 않는 이상, 우리가 공격할 방법이 없다는 말이잖아. 거기에.. "

꽈앙! 달려드는 좀비들을 쳐내고 있는 와중에 한 팀원이 막 대가리를 부수려고 했던 좀비가 폭탄처럼 터져나갔다. 다행히 대비를 한 대원은 큰 상처는 없지만 전신을 스치고 지나간 육편에 낭패한 몰골로 내려섰다.

" 저런 공격을 해온다면, 우린 지쳐서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에너지는 유한하니까. "

"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야. 먼저 브라보팀과 합류하고 그 후에... "

타이거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즉, 브라보팀장 코드네임 이글이 사용하는 개조한 대물저격총과 원거리 능력으로 계속 저 결계를 두드린다. 다른 팀원들도 달려드는 좀비를 처리하면서 결계를 집중공격해 상대의 에너지를 먼저 고갈시키고 그 때를 맞춰 총공세를 펼친다는 내용이었다.

다소 어설픈 작전이었지만 그것말고는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았다. 그 내용은 금방 브라보팀장 이글과 지휘관들에게 전해졌다. 그들 역시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는지 긍정회신이 돌아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물저격총 소리와 포탄이 떨어지며 결계가 일렁거리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쾅! 쾅! 마치 대포를 쏘는 것과 비슷한 총소리. 브라보팀의 이글이 쏘는 대물저격총이 내는 소음과 결계에 충격이 가해지는 소음, 좀비들의 괴성까지 전장은 이런 소리들이 합주를 이루듯 사방을 울리고 있다.

그와 함께 원거리 공격 사이퍼들의 능력들이 화려하게 마치를 향해 날아다는 모습은 이곳이 전장만 아니면 축제의 한장면과 유사했다. 비록 자세한 영상은 오컬트한 B급 호러영화였지만.

" 하아, 하아.. 젠장. 저 결계인지 뭔지 부술수 있기는 한거야? "

주변에 바람을 일으키며 칼날을 날려보내는 선화가 물었다. 거친숨과 땀을 흘리는 모양새가 에너지 고갈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었다.

" 인간이라면, 아니 사이퍼라면 그 에너지가 무한하지 않다는건 상식이잖아. 단지 저 구루라는 놈의 능력이 뛰어난 것일뿐. 휴우, 지금 물러설 수 없다는거 알지? "

아직 근접 능력을 가진 사이퍼들은 출격을 하지 않고 있었다. 괜히 함께 저 결계를 두드리다 에너지가 동시에 고갈되기라도 한다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 타이거가 지시를 내린 것이었다.

그 덕에 원거리 능력자들은 두배로 힘든 모습이었다. 그건 단지 에너지 고갈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도 있었다. 이런 위기를 겪어보지 못한 정부 소속 사이퍼 부대원들은 지금 갈등을 하고 있었다.

과연 저런 괴물 사이퍼를 상대해서 이길 수 있을까? 죽는건 아닐까? 불과 얼마전까지 일반인이 대부분이었던 이들로써는 어쩌면 당연한 고민과 생각이었다.

어느 누구도 태어날때부터 강하지 않다. 그 환경, 역량, 학습, 경험들이 모여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것이 되면서 강해지는 것이다. 단지 그것이 고양이냐 호랑이냐 하는 차이일뿐이지만. 당연히 사이퍼는 호랑이 위치였다.

그런 그들보다 더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일반인 병사들이었다. 특임대원와 특수부대원들은 그동안 단련된 경험과 노하우로 버티고 있다고 하지만 포대를 지키고 있는 병사들은 달랐다.

" 흐으.. 씨발. 이거 좆댄거 아닙니까? "

" 조용히 해. 새꺄! 어짜피 저것들도 인간이야. 들이붙다 보면 언젠가··· "

60mm 박격포, 일명 똥포라고 불리는 그것을 바닥에 거치한채 포탄을 꺼꾸로 집어넣을 준비를 마친 부포수가 면박을 포수에게 받았다. 부포수는 곧 거리계산을 마친 계산병이 사인을 보면서 포신을 조정하고 포수가 고개를 끄덕이자 포탄을 포신에 집어넣었다. 그와 동시에 주변에 거치된 박격포들의 포수들도 급히 똥포를 조작해 포탄을 날리는 모습들이 보였다.

또옹! 투웅! 십여군데의 포에서 발포된 포탄이 곡선을 그리고 날아가 적진의 한가운데를 타격했다.

꽈르릉! 콰쾅! 솔직히 계산이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넓게 퍼진 좀비떼들은 어디를 둘러봐도 가득차 있었다. 똥포라고 해도 살상반경이 이십미터가 넘는 화력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죽인 좀비들의 숫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팔이나 다리를 날려도 어김없이 달려드는 좀비들은 인간과 달랐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무슨 이유인지 화력을 저 화려하게 치장된 마차에 집중하라는 명령이 있어 전면에서 미친듯이 달려드는 좀비들에게 향하지 못한 공격에 금방이라도 좀비들이 들이닥칠까 병사들이 공포에 질려 있었다. 아직 일차저지선 역할을 하는 특수부대원들이 뚫리지 않아 위험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내려다 본 광경은 언제라도 저 좀비들이 자신들을 덮칠지 모를 정도로 가까워 그 생생한 분위기를 오감으로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그 순간, 마차 주변에 있던 좀비들 부스럭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처음에는 평범한 좀비들과 비슷한 형태라 마차를 끌고 있는 좀비라고만 생각한 것들이었다. 심지어 몸을 굽힌 상태로 있었기에 어느 누구도 그 좀비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지만 막 몸을 일으킨 그 좀비들은 멀리서 지켜보던 지휘관들의 눈에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거대했다.

" 저건 또 뭐야? "

스코프에서 눈을 뗀 이글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가 견착하고 있는 대물저격총은 바렛사의 M82계열 중 하나로 그만을 위해 커스텀개조한 장비였다. 기존 M82보다 두배나 무거운 28키로에 달했지만 사물계열 사이퍼인 그에게는 맞춤형 무기였다.

그의 주변으로 50구경 분리철갑탄의 일종인 M903의 탄피가 흩어져 있었다. 보통 대물저격총에 사용할 수 없는 총알이었지만 개조를 통해 그만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었다. 위력은 500미터거리에서 34미리 장갑차도 뚫을 정도였기에 웬만한 좀비들은 스쳐도 온몸이 터져나갈 정도였다.

그런 괴물같은 저격총을 다시 든 이글은 막 결계를 빠져나와 자신쪽으로 달려들고 있는 변종좀비들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 그래봤자, 인간의 뼈와 살로 만든 피조물일뿐. "

에너지를 끌어올려 탄약과 총신을 감쌌다. 그렇게 강화된 총기와 탄약은 방아쇠를 당기자 굉음과 함께 철갑탄이 튀어나갔다. 목표는 전방 400여미터 밖에서 막 결계를 뚫고 나온 변종좀비 네마리 중 가장 앞서고 있는 그것의 대가리.

이정도 거리면 백발백중인 이글은 스코프를 통해 곧 대가리가 사라질 좀비를 지켜봤다. 순간 그 썩어들어가는 눈알로 변종좀비가 정확하게 자신을 쏘아본다는 느낌과 한쪽 손을 들어올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쾅! 폭음과 함께 정확히 좀비를 타격한 총알과 함께 터져나가는 체액들이 걷히자 들어올린 변종좀비의 팔뚝이 거의 떨어져 나갈 정도의 상처를 입은채 여전히 괴성을 지르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 뭐야.. 씨발.. 저 좀비새끼가 무슨 탱크야? 저걸 막는다고? "

인간의 피륙만이 아니라 장갑차라고 해도 관통될 정도의 위력을 보이는 자신의 총을 잘 알고 있는 그로써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정신이 없었다. 그 네마리의 괴물좀비들은 막 일차저지선인 특수부대원들을 말그대로 밟아죽이며 자신이 있는 곳으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목적을 가진 좀비처럼. 이성이 있는 좀비처럼 오로지 자신만 보고 달려오는 그 변형 괴물좀비의 위세는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 마,막아! 팀장을 지켜라! "

그 모습을 인지한 브라보팀원들이 결계를 공격하던 것을 멈추고 이쪽을 향해 달려드는 변형좀비들에게 공격방향을 돌렸다. 그와 동시에 대기하고 있던 근접계열 사이퍼 팀원들도 즉각 전장에 합류했다.

하압! 이얏! 팡! 쾅! 쾅! 가장 먼저 다가온 변형좀비들을 때린 것은 불로 만들어진 축구공이었다. 그와 동시에 과거 전장에서 달리는 말을 죽이기 위해 만든 참마도의 거대한 칼날이 내리꽂혔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냉병기들의 향연.

달려오던 좀비들도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한채 그들을 맞이해야 했다.

크와아앗! 가장 앞서던 한쪽 팔을 덜렁이는 좀비가 괴성을 지르자 호응하듯이 나머지 세마리의 좀비들도 괴성을 지르며 덮쳐오는 브라보팀원들을 맞상대해 들어갔다. 순식간에 사방이 모래먼지와 파편들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고 여기저기 폭음과 기합, 괴성이 뒤섞여 들려왔다.

그런 와중에 대물저격총을 든 이글은 전장을 둘러보다 눈빛을 빛내며 한쪽으로 뛰어들었다. 그곳은 그가 한쪽 팔을 날린 좀비가 참마도를 든 팀원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현장이었다. 상성때문인지 생각보다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둘을 비집고 이글이 대물저격총을 들어 좀비 대가리를 그대로 내리쳤다.

" 뒈져라! "

나름 기습이라고 뛰어들었지만 이미 그의 기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비틀어 피한 좀비는 덜렁이는 팔을 휘둘러 채찍처럼 이글을 후려쳤다. 하지만 그 잠깐 사이에 한숨을 돌린 참마도를 든 사내가 그대로 덜렁이는 팔을 잘라버렸다.

" 팀장! 쓸데없이 접근전하지 말고 뒤에서 그 괴물총으로 견제! 크윽! 하라고! "

팀장과 참마도 사내의 동선이 겹치자 그틈을 비집고 변종좀비가 이빨을 들이밀었다. 팔하나로는 전혀 타격이 없는 모습이다.

" 뭐! 이것도 근접무기야. 빨랑 이것부터 잡고 다른 곳을 도와야해! "

이미 여러 번 경험한 내용인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좀비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을 본 이글은 슬그머니 우측으로 돌아 들어가며 좀비의 하체를 노렸다. 워낙 큰 좀비의 키때문에 바로 대가리를 노리기가 어려워 중심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그 변형좀비는 예전과 전혀 다른 대처를 했다. 뒤로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 아니! 좀비면! 좀비답게 행동하라고! 씨발 이게 좀비야? "

그 좀비를 따라 붙으며 참마도를 휘두른 사내가 씹어뱉듯이 외쳤다. 실제로 좀비의 습성과 전혀 다른 움직임에 말리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이제껏 좀비들만 상대하던 팀원들이 혼란을 느끼자 그들을 향해 이글이 다급히 소리쳤다.

" 모두 이 좀비들을 사이퍼라고 생각하고 공격해! "

그의 말은 유효했다. 신중하게 접근하며 사이퍼와 대련하듯이 공방을 이어가는 팀원들은 그제야 조금 여유가 생긴 모습이었다.

의외로 가장 먼저 전투가 마무리 된 곳은 한명의 남자와 여자가 합공을 하고 있던 곳이었다.

" 오빠! 아니 팀장님. 이것들 정신공격을 받으니까, 예전의 좀비처럼 이성을 잃어버리는데요? "

" 그래? 그럼 너희들이 빨리 합류해서 같이 정리해. "

4번 정신계열 사이퍼인 여자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정리하긴 했지만 이쪽도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이성을 잃었다고 해도 그 신체능력은 어디로 가는것이 아니었기에 힘든 전투였다.

쾅! 마지막 좀비 가까이에 접근해 대가리에 철갑탄을 먹여 박살내버린 팀장이 힘겹게 지시를 내렸다.

" 모두, 위치로! 전장 파악하고 알파팀에 상황연락해. "

전투불능 두명, 에너지가 간당간당한 인원 두명까지 브라보팀원의 절반이 전력이탈을 했다. 생각보다 피해가 컸다. 이대로 만약에 저기 마차에 있는 괴물들이 나온다면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 장담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 상황을 알파팀도 인지했는지 무작정 두드리던 결계를 일반 병사들에게 맡겨두고 정비에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무작정 에너지를 쏟아붙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 일단 휴식한다. 전장에서 눈을 떼지 말고 상황파악을 하면서 각자 휴식하도록. 의무병을 불러 치료부터 해. "

" 네! "

그렇게 일단의 전투가 끝이나고 여전히 폭탄과 총알이 떨어지고 있는 치열한 전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생각보다 잘 막아내고 있었다. 비록 지형의 이점과 압도적인 화력지원때문이긴 하지만 수십만에 달하는 좀비들의 위압감을 이겨내고 그 자리를 지키면서 전투를 벌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문제였다. 전장은 결코 그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알파팀원들도 에너지 고갈때문에 잠시 쉬고 있는 와중에 좀비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 이대로는 안돼.. "

" 팀장. 일단 전선을 물리고 다음을.. "

" 안돼. 여기서 뚫리면 이런 지형 찾는것도 방어선구축도 힘들어. 봤잖아. 저들에게 공중폭격은 아무 의미없어. "

나중에 나타난 헬기편대를 떠올렸다. 그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일정거리까지 다가오지 않은채 외곽을 공격해 주의를 분산시키거나 좀비를 줄였지만 중과부적이었다. 이미 그들은 사라지고 없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의 정체를 궁금해 하지 않았다. 당장 눈앞의 위험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팀장의 대꾸에 팀원들은 침묵을 유지했다. 그들로써도 지금 상황에서 해법을 내놓기 힘들었고 무엇보다 휴식을 통해 빨리 에너지회복을 해야 다음 기회라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여기저기 널부러진채 전장을 내려다보던 대원들 중 하나가 문득 입을 열었다.

" 씨발.. 델타팀이라도 있었으면.. 무슨 요인경호야. 지들이 무슨 요인이라고.. 하아.. "

찰리팀은 38선에서 좆뺑이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불만이 없었지만 델타팀의 경우는 후방에 위치를 했다. 말그대로 요인보호. 가장 인원이 많은 그 팀에는 유일한 치료능력자가 있었다.

본래라면 두개팀이 내려가도록 요청 겸 명령이 있었지만 사이퍼부대장인 이선우 준장이 겨우 막아 치료능력자가 포함된 델타팀이 내려간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민주주의 폐해였다. 다수결, 대의민주주의 표방하는 한국은 요인의 숫자만 수십명에 달했다.

그들을 다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전문병력과 사이퍼들이 투입된 것이다. 전방에서 보자면 엄청난 전력손실이었지만 최고 결정권자인 그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혜택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없으면 대한민국은 없다라는 마인드. 이건 매국노라는 이완용도 가지고 있던 것이었다.

" 쓸데없는 소리. 우린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외에 다른 것은 맘에 두지 말자. 부대장님이 그런면에서 고군분투중이니 말야. "

유일한 사이퍼부대에서 일반인인 부대장인 이선우 준장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참 군인의 표상이었다. 실제로 위쪽에서 수많은 요청과 협박, 명령이 있었지만 그 혼자 모든것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브라보팀장 이글은 잘못된 폐해로 얼룩진 대한민국의 행정, 정치였지만 그것도 결국은 민주주의이자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것들이었기에 참아 넘겼다. 그렇다고 공산주의나 독재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말이다.

이미 팀원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에 의미없는 말이었지만 내심 불만은 어쩔 수 없었다. 더욱이 지금같이 위급한 상황이라면 말이다.

불과 몇분사이에 전선이 꽤 밀렸다. 금방이라도 일차저지선을 지키던 특임대와 특수부대원들과 좀비들이 육박전을 벌일 거리까지 다가온 것이다.

조금 떨어진 지역에서 에너지 파동이 번지는 것을 봐서는 알파팀은 이미 전장에 들어선 듯 보였다. 그런 것들을 보고 한숨을 지은 이글이 지시를 내렸다.

" 휴식 끝. 먼저 좀비들을 밀어내고 다시··· "

스스스.. 문득 조그맣게 들려오는 소리에 하늘을 올려다본 이글의 눈에 헬기 한대가 들어왔다. 아까 마지막 공격을 해왔던 헬기와 비슷한 종류였다. 무소음 헬기를 눈 앞에서 처음 본 이글은 잠시 시선을 고정하며 의문 가득한 눈빛으로 그것이 향하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 헬기는 전장의 오른쪽 산 너머에서 나타나 그들을 지나쳐 지휘부가 있는 산등성이로 날아갔다. 그들과 불과 몇백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 뭐야? 처음 보는 기종인데? 지원군이라도 왔나? "

누군가 중얼거렸지만 이내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장에 울리는 폭음에 이내 관심을 끊었다. 당장 살아남아야 호기심을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 자, 우리도 가자! "

가장 먼저 몸을 날려 내려가는 이글을 따라 팀원들 몇몇이 따랐다. 그 뒤로 아직 상처를 완쾌하지 못한 팀원들이 의무병에게 치료를 받으며 눈빛으로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전투가 시작된지 벌써 두시간이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아직 치열하게 맞서는 양측의 우위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인간들은 폐색이 점차 짙어지고 있었다. 물량에는 답이 없는 것은 만고의 진리인 탓이었다.

그 와중에 헬기가 산등성이 지휘부가 위치한 곳에 내려서고 있었다. 곧 뜨거운 전장의 열기를 받으며 헬기에서 내려서는 인영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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