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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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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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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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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진실의 끝(2)

DUMMY

바위는 쉘터로 복귀하고도 한동안 정신을 집중할 수 없었다. 심지어 매일하던 수련도 건너뛰는 일이 발생하자 주변 인물들이 걱정어린 시선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바위는 결정을 내리고 조용히 제비와 사장을 불러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혼자서 처리할 수 없는 내용과 스케일이었기에 선택한 일이었다.

" ··· 그게 말이돼? 아무리··· "

제비는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반문을 했지만 바위는 이미 그가 충격을 받았지만 받아들일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물론 사장도 마찬가지.

한참을 고개 숙여 고민하던 사장이 고개를 들어 물었다.

"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일의 우선순위가 바뀌겠군. 바위의 말이 사실이라면 말야. "

" 허.. 사장 아저씨는 저 말을 믿는거에요? 아니 애초에 그 음모론은 어느 시기나 존재해왔던 거죠. 더군다나.. "

제비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바위와 도끼만 알고 있는 사실로 제비의 집안은 말그대로 재벌로 언제부턴가 연락이 끊어졌다. 그 동안 좀비에서 변을 당했거나 어디엔가 숨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제비였다.

만약 바위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의 가족이 자신과 나라를 버리고 도망쳤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제비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일수 없는 냉혹한 현실이었다.

" 만월회주가 거짓이나 정보를 감췄을수도 있어. 하지만 대부분의 말은 진실일 가능성이 커. 지금부터 우리 쉘터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준비를 해야해. 단순히 생존이 아닌 대비를 말이지. "

" 그렇겠지. 좀비사태처럼 갑자기 당하는 것과 알고 대비하는 것은 천지차이니까. "

사장이 눈쌀을 찌푸리며 대꾸했지만 제비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 그래서 말이지. 몇일사이에 일본으로 건너가볼 생각이야. "

" 일본? 거긴 이미 망했다고 소문이 났던데? "

" 그래. 거기에서 할일이 있어. 아니 준비라고 해야할까? "

" 혹시 그 수라지란인가 하는 것 때문인가? "

사장도 최근에 수라지란이라는 것과 거기에서 만들어진 오르크라는 괴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분명히 강력한 괴수들로 통제만 가능하다면 큰 전력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바위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고 사장은 침음을 흘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때 제비가 눈을 번뜩이며 이를 악물었다.

" 좋아. 그 회주의 말이 사실이라고 보고 준비를 하자. 보급을 늘려주고 자치권을 준다는 말이지? 그럼 최대한 세력을 늘리고 안전지대를 늘려 인원을 충당해야해. 씨발.. 만약 진실이라면 결코 용서하지 않겠어··· "

누구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말인지 주어가 없었지만 바위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제비가 그 동안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해왔는지 곁에서 지켜봐왔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들에게 숙제를 던진 바위는 심사숙고하고 있는 그들을 내버려두고 밖으로 나섰다. 이후 쉘터의 일은 저 두사람에게 맡겨놓으면 될 것이다.

건물을 벗어나자 미리 불러놓은 사스와 다희가 그를 반겼다. 바위는 고민을 했다. 이 사실을 그녀들에게 알려줄 것인지 말것인지를. 하지만 바위의 선택은 그녀들도 알권리가 있다는 것이었고 이렇게 독대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부른 것이다.

자신을 반겨주는 그녀들과 언제나 그랬듯이 양옆에 매달리듯 달라붙은 상태로 쉘터내 숲길을 걷기 시작했다. 본래부터 육사쉘터는 건물보다 숲이 잘 조성되어 있었기에 사이사이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늦은 가을의 햇살은 따스했고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왔다. 숲속 피톤치드가 그들을 적셔주는지 무겁던 기분이 조금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말없이 걷던 바위가 문득 입을 열었다.

" 너희들이 생각하는 미래는 뭐야? "

" ··· 무슨 말이야? 그냥 이대로 있는 것만으로 좋아. "

" 나도.. "

" 그렇구나. 지금부터 내가 생각하는 미래에 대해 말해줄께··· "

그녀들에게 복잡한 이야기를 건내지 않았다. 단지 거대한 세력이 있고 그 세력의 위협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다였다. 단순명쾌한 설명이었다.

" 그래서? 그냥 평소처럼 싸우고 죽이고 하면 되는거 아냐? 뭘 그리 심각해? "

" 하하하. 그래. 그러면 되지. "

사스의 말에 오랜만에 웃음을 지은 바위는 반대편에 있는 다희가 옷자락을 꽉쥐는 것을 느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 그래. 그거면 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나 조만간 일본에 다녀와야해. "

" 잘됐네. 나도 일본에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관광삼아 가보지 뭐. "

" 나도.. 가보고 싶어. "

그녀들의 반응에 잠시 미소를 지은 바위가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 아니, 너희들은 여기서 사이퍼대원들의 수준을 한단계 더 높여줬으면 해. 최소한 오크1호정도는 가볍게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부탁해. "

단호한 바위의 말에 입술을 내밀었지만 저렇게 말하는 바위의 결정은 한번도 되돌린 적이 없었기에 잠시 고민하던 그녀들은 어쩔수 없다는 듯이 각오를 다지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로써 사이퍼대원들의 지옥길이 활짝 열렸다. 자신들의 처지를 모르는 사이퍼대원들은 지금도 주변을 돌며 좀비들을 잡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고 감이 좋은 몇몇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바위는 일본에 갈 수 없었다.

" ··· 지금 38선이 위태롭다고 합니다. 북에서 수천만의 좀비들과 괴물들이··· "

초저궤도 인공위성을 장악한 만월회의 정보망은 더욱 세밀해졌고 광범위해졌다. 북에서 내려오는 물결들을 감지한 그들은 이내 그 정체를 파악했고 38선을 지키고 있는 병력들과 부딪히기 전에 그 사실을 정부에게 통보를 했다.

하지만 그 물결을 정부 군병력으로 막기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은 만월회는 자신들의 힘을 동원하면서 바위에게 달려와 이렇게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만월회의 전령을 보면서 간부들의 얼굴은 심각함에 굳어 있었다.

"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

도끼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중얼거리듯 물었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아직 그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은 바위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대꾸했다.

" 별일아냐.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너희들은 할 일을 꾸준히 하면돼. "

" 그래. 이번일은 정부와 만월회, 그리고 우리들도 힘을 보태면 될 일이야. 각자 맡은 일에 흔들림없이 이어나가면 된다. "

사장이 첨언을 했고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는 간부들은 그제야 조금 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에는 믿고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그럼 우리측에서도 병력을 파견해야 겠지? 그동안 받아먹은 것도 있고 말야. "

제비가 그런 좌중의 시선을 모으며 발언을 했다. 간부들은 그 동안 만월회에서 얼마나 많은 원조와 도움을 받았는지 알고 있었다. 심지어 수송헬기까지 받았으니 말다했다.

" 일단 사이퍼부대원들과 오크부대를 출정시키는 것으로 하자. 일반대원들은 쉘터방어와 질서유지에 더욱 힘을 쓰는것으로 하고 말야. "

바위가 제안을 했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괜히 큰 전투에 휩쓸리면 일반인들은 결코 빠져나오지 못할 상황이 많이 생길수 밖에 없지만 사이퍼들은 달랐다. 그리고 최근 열댓마리까지 숫자를 늘린 오르크들은 바위의 지시를 받는 한 병과로 발전을 했고 꾸준히 전술훈련과 무예훈련을 받아오고 있었다.

그 오크부대라면 웬만한 사이퍼부대보다 훨씬더 유용하게 쓰일것이 분명했다. 비록 몇번 보지는 못했지만 제비는 확신했다. 바위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쳐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비의 확신은 그리 틀리지 않았다. 바위는 자신이 직접 훈련시킨 오크부대는 숫자가 늘어날수록 그 위력은 급등했다. 한마리일 경우와 두마리, 세마리일때 위력은 단순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로 그 위력이 늘었다.

반면 벌크의 숫자도 서른개체가 넘어섰다. 단 하나의 수라지란이 한달동안 만들어낸 숫자였다. 물론 그 원재료가 넘쳐났기에 가능하다고 하지만 엄청난 생산능력이었다.

대다수의 간부들은 반론없이 수긍했고 몇가지 세부적인 사항이 추가되고 난 뒤에 결정이 되었다. 그런 바위모임의 회의를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던 만월회 소속 전령이 다시 나섰다.

" 감사합니다. 그럼 여러분이 지켜야 할 지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그 전령은 품에서 조그만 박스를 하나 꺼내들고 거치해 벽을 향해 쏘자 프로젝트빔으로 한국전도가 펼쳐졌다. 그 한국전도에는 38선을 따라 여러가지 표식들이 그려져 있었다. 아마도 한국 병력들의 규모를 나타내는 표식같았다.

" 일단 저희와 정부의 협력은 대부분 지역을 강화했지만 가장 큰 규모의 무리들이 들이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연천군 지역에 힘을 보태달라는 상부의 바람입니다. "

말은 부탁조로 했지만 결국은 너희들이 가장 빡센 지역을 맡아달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자신들만 가는게 아니라 정부군대와 만월회의 힘이 보태지겠지만 결국은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바위는 그런 사실을 알고도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아니 차라리 잘된 일이다. 굳이 전장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얼마든지 전투를 치를 수 있다는 사실은 바위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는 재앙과 같았지만 결국에는 도움이 될 것들이었다.

" 지금 어디에 그것들이 위치하고 있는거죠? "

제비가 신중한 얼굴로 물었다. 그에 전령이 답변을 했다.

" 아직 38선에 위치하고 있는 병력들과 부딪히려면 시간이 좀 더 있어야 하지만, 그 숫자를 생각한다면 몇일동안 끊임없이 전쟁을 치뤄야 한다는게 저희들의 판단입니다. 그래서, 정부측에서는 지대지미사일과 원거리포격을 통해 1차타격후 적들을 맞이한다는 계획으로 첫 타격은 내일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

" 흠, 생각보다 시간이 빠듯하네. 바위야, 먼저 자리를 잡는게 좋겠지? 기존 부대와 사이퍼들과 작전도 준비해야 하고 말야. "

" 그래. 빨리 출발할 수록 좋겠지. 모두 해산하고 원정준비를 하도록 하자. "

" 휴우, 다행히 니 무기랑 그 투척무기도 미리 만들어놔서 다행이다. 젠장, 쉴 시간이 없어. 나도 연애 좀 하자. "

" 뭐? 너 은혜랑.. 읍읍.. "

제비가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대경실색한 도끼가 우악스럽게 말문을 막으며 외쳤다.

" 하여튼! 대원들과 그 괴물들 장비 맞추려고 바쁘니까. 쓸데없는 소리하지말고 모두 고고! "

급하게 장내를 정리하듯 말을 던진 도끼는 제비와 함께 문을 나섰고 다른 간부들도 급히 준비를 위해 밖으로 나갔다. 바위는 그런 이들을 바라보다 전령에게 시선을 던지며 물었다.

" 그쪽도 준비를 해뒀겠지? "

" 네, 바위님. 그리고 회주님 전언이 있었습니다. 언제든지 움직일 준비가 되었으니 이번일만 막아달라는 말씀이었습니다. "

회주는 모든 것을 말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막아냄으로써 세계단일정부의 중심역할을 한국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제주도에 그 본부를 설치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초석을 심는다는 것은 생략했다.

바위 역시 오크부대의 위력과 어떤 식으로 자신의 명령을 듣게 하는지 등의 정보는 숨기고 있었다. 회주를 믿지만 최후의 대비를 해놓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전령까지 자기 위치로 돌아가자 바위는 남아있는 사스와 다희, 소미를 돌아보며 이야기했다.

" 이번에도 부탁해. 소미도 이번 전투에 참가하도록 하자. "

이번 전투는 사이퍼들의 전력도 문제지만 지속되는 전투와 그로인한 피로, 상처들이 가장 큰 문제였기에 치료계열 능력자인 소미를 데려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소미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문을 열었다.

" 안그래도 이번에는 따라가려고 했어요. 병원은 치유계 능력자가 둘이나 충원이 되어 저 없어도 충분히 돌아가고 있으니 걱정말아요. 그리고 실험할 것도 있고.. "

" 그래, 그럼 대원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정비하도록 하자. 출발은 내일부터 차례대로 움직이면 돼. "

이미 바위모임도 수송용 헬기를 운용하고 있었기에 이동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단지 두대뿐인 그 헬기로 실어나를 수 있는 인원의 한계때문에 여러 번 왔다갔다 해야 했지만 이번 전투에 투입되는 인원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여유가 있었다.

특히 오크부대의 경우는 바위가 직접 이끌고 움직일 예정이라 그 덩치들을 굳이 실어나르지 않아도 되었다.


다음날이 밝아왔다. 쉘터내에서는 이미 소문이 퍼진 상태라 쉘터 전체에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평상시라면 들려올 구보소리도 없었고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부지런히 왔다갔다할 인원들의 움직임도 최소화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가끔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쉘터내 가장 큰 운동장에 다희팀과 사스팀의 대원들이 도열해 준비를 마친 상태로 서 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기 위해 일반인 대원들과 그 가족들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곧 수송용헬기가 모터소리를 내면서 운동장으로 내려섰다. 헬기 조종사들은 몇주동안 만월회에서 특훈을 받아 온 쉘터인물들로 그 대접이 꽤 좋았다.

헬기에서 내린 조종사들은 특유의 항공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헬기의 급유 및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었고 잠시후 바위와 함께 사스, 다희, 소미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위는 중국원정에서 거의 망가진 자신의 망치 대신 이번에 도끼가 새로이 만든 망치, 아니 거대한 해머를 등에 걸친채 모습을 보였고 단상에 올라 도열한 대원들을 둘러보며 말문을 열었다.

" 모두 모였나? "

" 네! 대장님! "

" 그럼 출발하자. "

어떠한 사족도 없었다. 하지만 바위의 나지막한 말 한마디에 그들 모두의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마치 소풍이라도 가는듯이 각자의 장비를 집어들며 가볍게 준비된 헬기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인원은 서른명이 넘었고 바위모임 특유의 검은색 코트를 걸친 모습은 꽤나 특이하면서 멋있게 보였다.

짝짝짝! 그렇게 헬기에 탑승하는 모습에 장내에 모인 사람들이 돌연 박수를 치자 곧 다른이들에게 퍼지듯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운동장 전체가 울릴정도로 그 소리가 커져갔다.

이런 광경은 단순히 응원의 메시지로 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쉘터내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면서 그 동질감과 가족과 같은 느낌을 갖기 시작했다는 말이었다. 긍정적인 신호였다.

그런 광경들과 헬기가 프로펠러를 돌리며 떠오르는 모습까지 지켜본 바위는 단상을 내려가 제비에게 말을 전했다.

" 그럼 나도 출발하도록 하지. 이곳을 부탁한다. "

" 걱정하지 말고 조심해. 항상. "

잠시 제비와 눈을 맞춘 바위는 몸을 날려 오크부대들이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오크부대는 이제 열다섯마리로 늘어났고 그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사냥하면서 지내도록 지시했다. 그때문인지 그 주변의 좀비들이 씨가 말라 눈씻고 찾아봐도 없을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런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 먹이감들 수천만이나 되는 숫자가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바위는 수라지란을 연구하는 벌크, 에볼라에게 한가지 숨긴 사실이 있었다. 자신의 피를 흡수한 그 수라지란에서 나온 벌크들 역시 자신의 지시를 따르는 것외에 자신과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그 때문에 지금 에볼라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연구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세세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벌크의 특성도 그대로 가지고 있어 벌크 전체의 채널과 자신과의 채널 두개를 가지고 있다는 특이점이 있었지만 자신의 지시로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이런 사실로 인해 일본 연구소 개설을 추진하게 한 것이다. 지금의 벌크들은 믿을 수 없었지만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벌크들은 수족이나 다름없기에 그런 사실을 숨기고 좀비천국이 된 일본으로 건너갈 계획을 짰고 에볼라도 적극적으로 찬성을 했다.

에볼라도 그런 사실을 조금 눈치챘는지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바위측 벌크들도 더 조심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연구가 조금 지지부진한 상태였기에 뭔가 계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필요한 연구정보들과 갖가지 지식들은 흡수한 상태라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지금이라도 당장 중국 벌크집단과 떨어져 개별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지만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었기에 참고 있는 바위였다.

오르크가 모여있는 장소에 도착한 바위는 그들을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의 무장이 착실히 갖춰져 있었기에 흡족한 모습이었다.

" 도끼가 준비를 잘해줬네. 모두들 가자. "

배틀엑스를 양손에 들고 머리를 보호하는 강철헬멧을 착용한 그들의 모습은 과거 야만인들 부족 대전사처럼 보였다. 바위의 심리상태가 전해졌는지 각자 무기를 흔들며 포효를 지르며 바위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순전히 육체적인 힘을 이용해 뛰어가야 했지만 이미 바위와 오크부대는 그런 제약따위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심지어 중간중간에 마주친 좀비무리들을 해체수준으로 밟아가면서 뛰어갔지만 그리 속력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쿵쿵쿵. 오로지 육체의 힘으로 움직이는 그들의 주변으로 소음이 흘러나갔다. 그 소음을 듣고 찾아오는 좀비들을 차근차근 밟아가면서 도심을 벗어난 바위와 오크일행들은 수목이 우거진 산으로 들어섰다. 출발한지 불과 한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런 바위의 눈에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 쓰러져 있는 좀비의 모습과 안쪽으로 이어져 있는 오솔길의 모습이 보였다. 분명히 인위적인 오솔길이었고 만들어진지 얼마되지 않는 길로 보였다.

크롸앗! 그와 함께 그 길의 끝에서 좀비의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이젠 좀비의 소리만 들어도 그 좀비가 어떤 심리상태인지 알 수 있을정도인 바위는 그쪽으로 몸을 날리며 나지막히 말했다.

" 좀비와 인간이 싸우고 있군. 따라와. "

바위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그 오솔길의 끝에는 나무와 수풀로 지어진 여러채의 집이 지어져 있었고 그 안에는 아이들과 여자들이 웅크린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남자들이 나무로 만들어진 몽둥이를 들고 막 들이닥친 좀비들과 생사를 건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없이 바위는 몸을 날려 해머를 몇차례 휘두르자 대여섯마리의 좀비들은 순식간에 고깃덩어리로 변했고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사람들은 경계의 빛을 띄며 소리쳤다.

" 누,누구시오! 어떻게 여기까지.. "

바위가 보기에는 이들은 좀비사태를 피해 이곳까지 도망친 이들이 분명했다. 종종 이런 인물들이 발견되곤 했으니 말이다. 보통이라면 이들을 데리고 쉘터로 돌아갔겠지만 바위는 시간이 없었다.

" 여기 당신들 말고 다른 이들도 있나? "

" 아,아니.. 그건··· "

경계의 빛이 더욱 선명해지자 바위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같은 시기에 자신과 같은 사람이 나타나 진실을 묻는다면 누구라도 경계하기 마련이다.

바위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쉘터에 남아있는 벌크에게 지시를 내려 이들의 위치를 사장과 제비에게 알리도록 지시를 내렸다.

" 일단 내가 시간이 없군. 모두 여기서 대기하도록 해라. 구조대가 움직일 것이다. "

" 구조대? 그럼 정부쪽 사람이오? 도시에 좀비들이 퇴치되고 있단 말이오? "

그들의 물음에 일일이 대답할 시간이 없는 바위는 그들에게 시선을 거두며 다시 북쪽으로 몸을 날렸고 그를 따라 오크부대들도 모습을 드러내며 따라나섰다.

갑작스런 오크부대의 모습에 사람들이 놀라 자빠지며 어버버 했지만 바위는 신경쓰지 않고 몸을 움직였다. 이미 사이퍼 부대원들이 도착할 시간이 지났다. 자신도 합류해야 작전이 이뤄지기에 좀 더 속력을 올리는 바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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