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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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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연재 주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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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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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증강(增强)(1)

DUMMY

아주 바쁜 가을이 지나가고 있었다.

수백, 수천만에 달하는 좀비와 괴수무리들이 남하를 하면서 시작된 사건은 노아패밀리의 침략을 저지하면서 끝이났다. 그런뒤에 평화가 찾아왔지만 바위는 결코 쉬지 못하고 있었다.

" 또, 쉘터를 비워야 한다는 거지? "

별다른 기대가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제비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그의 곁에는 이번 큰 전투를 마친 소미가 팔짱을 낀채 자리하고 있었다.

바위는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한 것같아 급히 용건을 전하고는 피하려 했지만 제비의 이어지는 말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 그전에 우리 결혼식은 보고 움직여라. 친구야. "

" ··· 뭐? 누구..? 둘이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거야? "

소미가 얼굴을 살짝 붉힌채 고개를 끄덕였고 제비는 당연하다는 얼굴로 바위를 쳐다보고 있었다.

" 왜? 뭐 문제있냐? "

물론 잘생긴 제비와 외모를 봐서는 고등학생정도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동안인 소미는 제법 잘 어울렸다. 쉘터내에서도 공식적인 커플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친구의 결혼식이라는 말은 뭔가 의미가 다르게 다가왔다. 종종 쉘터내에서 결혼식이 치뤄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장려하고 있었다.

" 흠, 축하할 일이지.. 근데, 아니다. "

바위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과연 이들, 소미가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바위의 기우에 불과했다.

" 바위씨가 말하고자 하는게 혹시 2세문제인가요? 당연히 알고 있죠. 제비씨도 그 사실을 알고 있고요. "

제비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심 안도를 한 바위는 그런 그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내고는 방을 나섰다.

애초 죽음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사이퍼들은 자손을 남길 수 없었다. 신체적인 성장도 멈출뿐 아니라 생식활동까지 멈추는 현상. 바위는 그걸 힘을 얻은 댓가로 생각했다.

여자 사이퍼들은 더 이상 생리를 하지 않고 남자들은 사정(射精)을 해도 정자, 씨없는 수박과 다름이 없는 상태. 아마 여자인 사이퍼들은 그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다. 남자들과 달리 명확하게 자신의 상태를 체크할 수 있으니 말이다.

바위에게 사실을 통보한 제비, 소미커플은 바로 다음주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공표했다. 복잡한 절차가 생략된 간소화된 결혼식이었기에 가능한 처리였다.

어수선하던 쉘터의 분위기가 그로 인해 정리가 되면서 안정화를 빨리 이룰 수 있었다. 아마 이것 역시 제비가 의도한 상황일게 뻔했다.

그렇게 대대적인 홍보끝에 결혼식 당일이 되었다.

결혼식은 야회에서 이뤄졌다. 도끼와 일우가 나서서 제법 화려하게 만든 식장은 예전 티비에서 보던 결혼식보다 훨씬 고급지게 꾸며졌다.

하객도 면면이 화려했다. 바위모임 각 부서의 부장과 간부들은 물론 만월회의 회주와 팀장급 인물들도 꽤 많이 참석을 했다. 또 어떻게 알았는지 강남을 지키고 있는 방위군의 지휘관과 정부측 인사까지.

처음에는 도끼와 일우에게 왜 이렇게 넓게 만들었느냐고 타박을 했지만 오히려 그 넓은 곳에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물들이 모여들었다.

" 축하해요. 제비씨. "

" 축하해! 네가 벌써 장가를 갈지 몰랐다. "

은혜와 함께 정장을 입고 나타난 도끼는 중동의 거부처럼 짤막한 키에 정장이 제법 잘 어울렸다. 그의 팔짱을 끼고 나타난 은혜와 짝을 이룬 도끼는 내심 다음 차례가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듯 보였다.

그러기에는 은혜의 나이가 좀 어렸다. 아니 자신에게는 아직도 어릴적 꼬마의 모습이 남아있는 이제 스무살 나이의 은혜를 도끼에게 보낼 생각이 없는 바위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 뭐, 나름 머리를 쓴거지. 은혜는 아직 안돼. "

단언하듯 말하자 도끼가 불만어린 눈빛으로 바위를 쏘아봤지만 이길 수 없었다. 어쨌거나 바위가 은혜의 보호자나 마찬가지였으니까.

" 에이. 왜 그래. 우리도 언제가는 가정을 이루고, 어. 그렇게 오손도손 살아야지. 이런 험난한 세상에 그런 한줄기 희망이라도 있어야지 않겠어? 친구? "

언제부터 이렇게 말발이 늘었는지 몰라도 바위는 단호했다. 그런 모습에 원장선생님이 나서며 허허 거리며 대꾸했다.

" 그래, 은혜도 이제 아이가 아니니까.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지. 너무 감싸고 돌면 삐뚤어진단다. "

" ··· 네. 하지만 당분간은 안돼요. "

" 오빠, 나도 당장 도끼씨랑 결혼할 생각은 없어. 걱정마. "

그말에 뭔가 배신당한 표정을 지은 도끼는 여기 있어봐야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은혜를 이끌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들이 자리를 비우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이 바위에게 몰려들었다.

" 보기 좋네요. 바위씨는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 나? 아님 사이퍼들의 입장? 글쎄, 아직 모든것들이 끝나지 않았는데 그런 생각까지 하고 싶지 않군. "

만월회 회주, 임나연이 막 식순에 따라 신랑신부가 맞절을 하는 모습을 보며 바위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는 그런 바위의 대답에 한숨을 쉬며 주위를 둘러봤다.

" 휴우, 당신은 정말··· 사스씨랑 다희씨는 보이지 않네요. "

" 어, 저들의 결혼발표가 나고부터는 잘 안보이네. 어디선가 수련이나 사냥을 하고 있겠지. "

" ··· 그렇군요. 주제넘지만 한마디 안할 수가 없네요. 바위씨, 당신에게 그녀들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거죠? 단순히 동료? 아니면 전우? 여자친구? 애인? "

" ······ "

" 확실히 포지션을 정하세요. 무작정 지금 시기가 어떻니 하는 핑계를 대지 마시구요. 그녀들이 지금까지 당신을 따라온 것은··· "

" 그만. 그런 말을 당신에게 들을 이유가 없군. 그녀들과 나 사이의 감정은 우리가 알아서 해결하지. "

회주의 말을 끊은 바위는 고개를 돌려 먼 곳을 바라보며 다시 말문을 열었다.

" 내일 일본으로 떠난다. 그동안 이곳을 부탁하지. "

" 네, 걱정마세요. 그리고 노아의 방주에서 나온 능력자를 생포해줘서 고마워요. 그들을 분석하면 우리가 하고 있는 연구를 훨씬 앞당길 수 있을꺼에요. 그리고 당신이 알려준 부산에서 수거한 기계들 역시.. "

회주는 말을 거두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얘기의 범위가 아닌 탓에 주변 눈치를 본 것이다. 주변에 듣는 귀가 너무 많았다.

" 여튼, 당신이 일본에서 돌아오면 다시 이야기를 나누죠. 그리고··· "

그녀는 눈치를 보며 뭔가 부탁을 하려했지만 앞서 천둥이 한발 나섰다.

" 바위, 부탁한다. 나에게도 그녀들처럼 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도와줘. "

머리를 숙이며 간절한 음성으로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천둥의 모습을 잠시 바라본 바위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처들어올지 모르는 노아패밀리로부터 이곳을 지키려면 강자가 한명이라도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계돌파라고 하는 작업도 그 사이퍼 자체가 준비가 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레벨 99를 달성해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한 사이퍼가 조건이었다.

그 조건을 충족하는 인물은 만월회에서 천둥이 유일했다. 비슷한 경지에 다다른 인물이 더 있을 수 있지만 말그대로 만렙을 달성한 인물은 그 외에는 없었다.

그런 바위의 승락에 환한 미소를 지은 천둥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아무런 댓가없이 자신을 강하게 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큰 은혜였다.

그렇게 자신의 목적을 이룬 회주일행이 바위를 떠나자 정부 관련 인사들이 바위와 안면을 트기 위해 다가섰고 바위역시 그런 그들을 거절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아직 정부의 역할과 기능이 남아있었기에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제비와 소미의 결혼식이 끝이나고 하객들은 넓은 잔디밭에 마련된 부폐음식을 먹으면서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바위는 그런 이들을 조금 상대하다 자리를 옮겼다. 아직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사스와 다희가 신경이 쓰인 모양이었다.

바위의 기감은 마음만 먹으면 서울의 절반을 커버할 정도로 넓었다. 하지만 그렇게 심력을 소비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녀들이 어디에 있을지 알고 있었다.

정확히는 일부러 파악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녀들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파동이 흘러와 자신을 두드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전의 그녀들이 아니었기에 대련을 하면서 발생하는 충격파들은 일반적인 사이퍼들고 확연히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야산에 도착한 바위는 이젠 차마 야산이라고 부리기에 민망할 정도로 변한 주변을 보며 눈쌀을 찌푸렸다. 이건 그냥 대련이 아니라 사생결단이라고 봐야할 정도로 파괴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저기 땅이 패여있는 것은 기본이고 주변에 자란 수목들이 쓸러나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고 심지어 지형까지 조금 변해 있어서 나중에 왔다면 이곳이 그곳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휘류륭! 챙챙챙! 쾅! 쾅!

전신의 에너지를 불꽃처럼 피워내면서 생사의 결전을 치르고 있는 사스와 다희는 서로에게 집중을 한 듯 바위가 장내에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

" 뒈져라! 쌍년아! "

" 너나··· 죽어! "

쌍검을 휘두르는 사스는 그 가위검에 무협지로 말하면 검기가 뻗어나가고 있어 크기가 몇배가 커진듯 보였고 사스 역시 거대한 싸이드를 휘감고 있는 에너지로 인해 진짜 사신의 낫처럼 번쩍거렸다.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며 순간순간 자세를 바꾸며 칼을 찔러넣는 사스와 공격을 싸이드의 봉과 함께 강화된 가시줄기로 방어하면서 함께 공격을 취하고 있는 다희는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미 그녀들이 입고 있는 전투복은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 있었고 온몸에 굳어 있는 핏자국들은 이미 여러 차례 공격이 그녀들을 할퀴고 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행히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자가치유 역시 발전을 했기에 버티는 것이지 예전같으면 벌써 기절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상처들이었다.

그녀들을 멀리서 지켜보는 괴수들, 개똥이와 콜레라, 메르스등이 안절부절하며 지켜보는 모습도 보였다. 메르스는 인간이었지만 어느새 저 괴수들과 친해졌는지 서로 기댄채 장내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여튼 인간이건 괴수건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없었다.

" 그만해! "

바위가 짧은 고함과 함게 기파를 쏘아보내며 그녀들 사이를 갈랐다. 바위의 강렬한 기파에 화들짝 놀란 두 여자는 서로에게서 떨어지며 동시에 바위에게 고개를 돌렸다.

" 하악, 하악... 바위··· 언제..? "

" 허억, 헉. 왜 그래? 오늘 결판을, 내야하는데. 참견하지마. "

둘 사이에 무슨 이야기가 오고갔는지 몰라도 제법 심각한 표정이었다. 오랫동안 그녀들과 함께 한 바위는 그녀들이 진심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 하아, 도대체 너희들.. 무슨 문제야? 갑자기 왜? "

초반에 투닥거렸지만 최근에는 서로 인정을 한 듯 큰 부딪힘은 없었다. 그렇기에 바위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예전처럼 바위의 중재에도 멈출 기미가 없는 두 여자는 전신으로 살기를 흘리며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바위는 깨달았다. 어쩌면 이 사태를 만든 것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 그만둬, 내가··· 내가 미안하다. "

각자의 무기를 든채 자세를 잡고 있던 그녀들의 몸이 움찔거렸다. 처음 듣는 바위의 사죄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는 얼굴이었다.

" 너희들이 제비와 소미의 결혼식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내가 외면, 회피한거야. 너희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고··· 어느 누구도 부족하지 않아. 미안하다. 다만, 당장 너희들의 바램대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해줘.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바위의 말소리가 나지막하게 숲속에 울려퍼졌다. 바위의 진심이 그녀들에게 전혀졌을까? 어느새 무기를 내린 그녀들은 바에게 다가섰다.

" 그깟 결혼, 바라지도 않아. 의미도 없어. 단지··· "

사스가 바위의 오른팔을 붙잡자 자연스럽게 다희가 다른 팔을 붙잡는다. 그리곤 바위를 올려다보며 간절한 눈빛을 보내오고 있었다.

그런 그녀들의 눈빛에 바위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동안 자신은 형과 고아원 아이들 외에는 정을 주지 않을려고 무의식적으로 노력을 한 모양이다.

그런 거리감에도 그녀들은 오직 자신만을 봐오면서 기다렸다. 바위라고 그녀들의 마음을 모를까, 다만 언제 죽을지 모르는 환경속에서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는 발버둥에 지나지 않았다.

사스와 다희가 팔을 잡아 끌었다. 오늘 그 얄팍한 바위의 유리벽이 깨어져 나갔다. 어쩌면 이것도 제비와 사장이 의도한 상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찢어진 제복들 사이로 사스와 다희의 살결을 그대로 전해졌다. 오늘 아마도 쉘터로 복귀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녀들 역시.


일본으로 출발하기로 한 날이 다가왔다.

바위는 이미 벌크들에게 지시를 내린 상태였기에 이틀동안 쉘터를 비웠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필요한 짐들과 자료, 연구용 장비들은 기존에 있던 수송용 헬기에 실렸고 만월회가 빌려준 헬기들에도 나눠실려 바위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 시간에 나타난 바위는 약간 푸석푸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도 대기하던 인원들은 아무도 이유를 묻지도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왜 사스와 다희가 따라오지 않았는지, 어디에 있는지등도 묻지 않고 조용히 배웅해주고 있었다.

" 잘 다녀오게. 조심.. 뭐 그건 알아서 하겠지. 그리고 딸내미를 잘 부탁하네. "

신혼여행 겸 휴식을 취하고 있는 제비를 대신해서 사장이 대표로 직접 나와 배웅을 해주고 있었다. 사장의 의미심장한 말을 바위는 충분히 알아들었지만 별다른 내색은 하지 않았다.

모두를 둘러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인 바위는 헬기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던 에볼라와 몇몇 벌크들과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드디어 계획하고 있던 일본을 향해 움직이기 된 바위였다.

그런 헬기들이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지켜보던 으뜸은 아버지, 사장의 옆구리를 찌르며 은근히 물었다.

" 아버지, 계획대로 됐네요? "

" 크음. 뭘 말이냐? "

" 에이, 저한테까지 숨기려는 거에요? 제비 결혼식날 다희와 사스를 불러서 무슨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거 다 계획한거 아니에요? "

" ··· 쓸데없는 소리말고 니 일이나 잘해! 이게 다 우리 가문의 백년지계를 위한 일이야. 쯧. "

" 헤헤, 나도 알죠. 어짜피 두미 그년을 데리고 갈 남자는 바위가 이 세상에 유일하니··· 전 찬성이에요. "

사장은 그렇게 헤픈 웃음을 흘리며 주절대는 철없는 아들을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먼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 아버지로써··· 해야 할 일이지. 너희 엄마도 원하는 것일께야. "

그런 그들을 뒤로하고 동해안으로 날아가고 있는 바위는 어느새 멀리 바다가 보이는 곳까지 도착을 했다.

다행히 먼 거리를 날아오는 동안 습격은 없었다. 이런 사실은 국내에 존재하는 신세계 일당들이 대부분 토벌되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었다.

국내 신세계 일당들은 38선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일제히 각 도시를 습격했고 몇몇 곳은 성공을 거두었으나 이후 38선이 안정화되면서 그들 모두가 쓸려나가 버렸다.

그들의 마지막 저항이 꽤 허무하게 끝이 난 것이었다.

그렇게 안전하게 동해에 위치하고 있는 강릉항 여객터미널에 내려설 수 있었다. 그곳에서 대기 중이던 만월회 인물이 급히 달려와 안내를 했다.

" 반갑습니다. 호철이라고 합니다. 편하게 불러주십시오. 하하하.. "

호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십대후반의 남자는 꽤나 수다스러웠다.

묻지 않아도 자신이 아는 사실을 술술 말하는 호철은 절대 비밀스러운 임무 수행에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 ··· 그래서 말입니다. 가장 먼저 수복된 도시중 하나가 바로 이 강릉 아니겠습니까. 보십시오, 저기 난민들이 천막을 치고 있는 모습. 그나마 지금은 많이 줄어든 모습이죠. 예전에는··· "

호철의 말대로 여객터미널 주변부터 시작해 안목해변까지 엄청난 숫자의 텐트들이 모래알처럼 쳐져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 일본난민이었고 그외 러시아, 북한 주민들도 섞여 있다고 했다.

그런 모습을 지나 여객터미널안으로 들어선 바위는 예전의 멀쩡한 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게 다가왔다.

그런 것을 눈치챘는지 호철이 또 수다를 시작했다.

" 보시다시피 이곳은 좀비사태의 직접적인 피해를 벗어난 곳 중 하나입니다. 물론 초반에 난장판이었지만 가장 빨리 복귀가 완료된 곳이죠. "

이곳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곳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난민들을 수용하기 위해서 첫번째 관문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멀쩡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통제가 가능하다는 호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바위는 선착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곳에는 만월회가 마련해둔 여객선이 정박해 있었고 언제든지 출항할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중형급으로 보이는 여객선은 크루즈급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동해를 건너 일본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보였다. 그렇게 여객선에 짐을 옮기도록 명령을 한 바위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다.

갑작스런 헬기들의 출현과 그곳에서 내린 인물들, 벌크들은 그 외형을 감추기 위해 로브와 비슷한 옷을 덮어쓰고 있었다, 을 유심히 보고 있는 난민들이 많았다.

그 난민들을 나름 통제를 잘 해왔는지 자신들을 향해 달려들거나 다가와 말을 건내는 인물은 없었다. 다만 어떤 막연한 기대를 가진 눈빛으로 간절하게 바라보는 인물들은 많았다.

아마도 자신들의 고향, 조국의 소식을 원하는 사람 혹은 자신들을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 주길 바라는 그런 눈빛들일 것이다.

하지만 바위는 그런 이들의 바램을 들어줄 수 없었다.

준비가 되었다는 보고를 들은 바위는 몸을 돌려 여객선으로 올랐다. 아직은 모든 이들을 챙겨줄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여객선은 동해바다를 가르며 동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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