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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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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142 회
조회수 :
103,228
추천수 :
2,538
글자수 :
1,307,812

작성
18.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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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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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9쪽

증강(增强)(3)

DUMMY

크헝! 크앙! 파팟! 쾅! 쾅!

예전에는 학교의 역할을 했던 건물의 앞, 넓다란 운동장에 두패로 갈린 오르크들이 온몸의 근육을 불끈거리며 서로에게 달려들어 치고박고 싸우고 있었다.

이런 행동들은 보통 대련이나 수련으로 불려져야 겠지만 이들의 싸움은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피가 여기저기 날리고, 살이 찢겨져 나가고 뼈가 부서지는 싸움은 그냥 생사혈투라는 말이 어울렸다.

족히 수백은 될 법한 오로크들의 전투를 단상에 올라 내려다보고 있는 거대한 오르크가 존재했다.

원래부터 중국의 오르크보다 덩치가 큰 바위측 오르크들이었지만 단상에 앉아 내려다보는 오르크는 그런 그들보다 머리 두개이상 더 크고 엄청난 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그 오르크는 확률적으로 십만분의 일정도 수준으로 태어나는 변종 오르크였다. 일전에 중국에서 만난 거대 두꺼비 역시 비슷한 변종이었다.

그 변종 오르크는 자신의 무기인 거대한 양날도끼와 굵은 쇠사슬을 감은 한쪽손을 자신의 무릎에 걸친채 일그러진 얼굴과 따분한 눈빛으로 그 처절한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 열심히군. "

언제 다가왔는지 바위가 그 변종오르크의 옆에 나타나 입을 열었다.

그러자 변종오르크는 화들짝 놀라며 거대한 몸을 일으키며 무릎을 꿇었다.

" 크륵, 대장. 언제··· "

놀랍게도 그 변종오르크는 인간의 언어로 어눌하지만 또렷하게 의사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바위는 당연하다는 듯이 보면서 말을 이었다.

" 방금 왔다. 아이언, 훈련은 잘 진행되고 있어? "

" 크르륵, 당연하다. 대장. 비록 큰 쓸모는 없는 것들이지만 좀비 사냥을 해오기엔 적당하다. "

그런 변종오르크, 아이언의 대답을 들은 바위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이언의 입장에서야 일반 오르크들이 약하게 보이는 것이지 저들 개개체는 사이퍼보다는 못하지만 웬만한 전투병력보다 훨씬더 쓸모가 있었다.

특히 좀비나 괴수를 상대하기에는 저들만큼 뛰어난 이들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신체능력에 두려움없는 전투수행능력까지.

다만 무식해서 전술전략을 세밀하게 짜지 못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 노아패밀리를 생각했을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과 병력을 상대하기에는 군인들보다 이들이 훨씬더 효과적일 것이다.

바위가 나타나면서 패를 나뉜 수련, 혈투는 끝을 맺었다. 다행히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이 아닌 맨주먹과 발로 격투를 한 덕분인지 죽어나간 오르크는 없었다.

그럼에도 타격외에 손으로 잡아뜯고 이빨로 물어뜯는 방식으로 전투를 치른 그들의 몸은 만신창이나 다름없었다.

" 먼저 치료를 하도록. "

바위가 명령을 내리자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오르크들은 피를 줄줄 흘리며 각자 흩어져 사냥을 나갔다.

어짜피 좀비 사냥을 하고 그것을 잡아먹음으로써 치료는 완료되기에 그냥 해산시킨것이나 다름없었다.

" 아이언, 이곳에 최소한의 숫자만 남겨놓고 원정을 나간다. 준비해라. "

" 크륵, 좋다. 대장. 어디로 가는 거냐? "

" 도쿄. "

현재 니가타항구를 둥지로 나가오카와 시바타까지 진출을 한 상태였다. 두달이 지난 이 시점에 슬슬 재료를 구하기 점점 어려워져 더 멀리 원정을 나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렇기에 바위는 좀더 세력을 넓혀 새로운 둥지를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목적지가 도쿄였다.

아시아 최대 도시 중 하나. 그만큼 인구밀도도 높고 주변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중심이 될 도시였다.

이미 자신의 휘하에 있는 벌크들에게 통보를 한 상태였다. 이번 결정에는 에볼라를 제외시켰다.

더 이상 그를 포함해 중국 벌크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미 그가 없어도 연구인력도 충분했기에 결정한 사항이었다.

또한 도쿄에는 유명한 대학교 및 연구소가 많았다. 이미 일본어를 마스터한 자신의 벌크들은 그곳에서 충분히 연구와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기에 그런 결정을 한 것이었다.

그렇게 결정을 내린 바위는 서둘러 준비를 했다.

외부에 나가있던 괴수부대를 불러들이고 벌크들에게 준비를 시켰다. 일단 니가타시도 계속 유지를 할 작정이었기에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한 괴수부대 9천과 이만에 달하는 벌크들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그와 함께 도로를 정비할 생각으로 도로위에 엉망으로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를 도로밖으로 밀어내면서 전진을 했다.

그 와중에 수많은 좀비들을 잡은 것은 덤이었다. 그렇게 빠르게 행군을 한 끝에 불과 하루도 걸리지 않아 도쿄의 외곽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예상대로 도쿄는 좀비들의 천국이었다. 길바닥, 건물안 할 것없이 온통 좀비들로 꽉차 있는 이 도시는 바위에게 하나의 큰 공장처럼 보였다.

바위의 최종목적지인 도쿄대학은 도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었다. 외곽에서 그 대학교에 도착하는 시간이 니가타에서 여기까지 온 시간보다 오래걸렸다.

그만큼 좀비들이 많았다. 전투력이라고는 일도 없는 벌크들을 보호하면서 전진하는 것은 그만큼 힘들었다.

다행히 벌크들의 희생이 있었지만 큰 전력손실은 없이 도쿄대학에 도착을 한 일행은 대학교 청소부터 시작을 했다.

크롸앗! 크앙! 퍼퍽! 와장창!

" 기물파손은 하지말고 청소하도록. "

바위의 지시에도 무식한 오르크들은 흥분해서 날뛰기 시작하자 창문이며 나무등으로 만든 기물들이 터져나가고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바위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도쿄대학 공학부 건물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학교 답게 들어선 건물들은 과거의 흔적들이 묻어나 있었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지어진듯한 돔형 건물은 공학부의 한 건물처럼 보였다.

그 건물의 정문은 굵은 쇠사슬로 감겨진채 굳게 닫겨 있었고 외부로 통하는 문은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안에서 걸어잠근 모양이었다.

바위가 기감을 넓혀도 인간의 기척을 느낄 수 없었기에 그대로 문을 뜯어버리고 안으로 들어섰다.

벽면에는 누군가의 초상화가 쭉 나열되어 있었고 입구부터 무슨 기계들을 전시해 놓은 모습이었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조상, 혹은 위대한 인물들을 기리는 것을 참 좋아하는 듯 보였다.

그것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자 최신식 기계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방들이 모습을 보였다. 명패들이 일본어로 되어 있어 의미를 몰랐지만 연구소인것은 확실했다.

그렇게 하나씩 확인을 하면서 안쪽으로 들어선 바위는 마지막방에서 불과 얼마전까지 생존을 하고 있었던 사람들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인물들은 흰가운을 입은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그 주변에는 주사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한 인물은 목에 넥타이끈을 두른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상황상 그 목졸라 자살한 인물이 여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슨 약을 주사한 뒤에 목을 매단 모습이었다.

대부분 젊은이의 모습을 한 것으로 보아 이곳의 학생들이 분명했다. 바위는 잠시 그런 그들을 훑어보며 혀를 차다 뭔가를 발견한듯 이채로운 눈빛을 보냈다.

" 흠. 바코드 발현이라··· "

보통 알려진 각성방법은 그 대상이 죽는것부터 시작을 한다. 그렇게 죽음에서 돌아온 바코더는 자신의 능력을 가진채 몸이 재생복구가 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만약 대상자가 불에타서 죽거나 물에 빠져 죽는다면? 아니면 매장되어 죽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그 답은 회주가 알려주었다. 죽음과 각성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인과관계가 끝나지 않는 이상 각성이 되지 않는다는 것.

다시 말해서 물에 빠져 죽었다면 그 시체가 떠올라 다시 부활할 조건이 갖춰져야 각성을 한다는 말이었다. 그런 불에 타서 죽는 사람은? 오랫동안 물에빠져 부패해버렸다면? 매장되어 몸이 썩어 뼈만 남았다면? 그런 경우는 그냥 죽은거다. 영원히.

어쩌면 죽고나서 마지막 에너지를 불태우는 시간, 부활에너지가 존재하고 그 시간이 지나면 그냥 죽는게 아닐까 하는게 바위의 생각이었다.

그런면에서 목을 매단 사내의 이마에 박힌 바코드는 색이 많이 빠져있었다. 얼마나 여기에 매달려 있었는지 몰라도 운이 좋았다. 아직 바코드가 남아있는 모습이니 말이다.

바위가 손을 휘둘러 넥타이를 끊어내자 그 사내는 실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철퍼덕 나뒹굴었다.

그런 모습을 바위는 차분히 내려다보며 벽에 기대어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시체와 다름없이 바닥에 구겨진채로 있던 사내의 몸에서 우두둑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 커억! 큭! 여,여긴··· "

마침내 숨구멍이 트인듯 격렬하게 숨을 내뱉은 그는 아직도 불편한듯 보이는 몸을 추스리며 눈알을 굴렸다.

마치 긴 잠에서 막 깨어난듯 멍한 눈빛을 하던 그는 자신의 주변에 동료들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보곤 정신을 차리며 급히 몸을 일으켰다.

" 난, 나는 목을 매달아··· 죽었는데. 분명히··· "

그 사내는 자신의 마지막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몸에 남겨진 흔적들로 그 상황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다.

질식사의 흔적은 목에 남은 상처뿐 아니라 방광과 항문의 근육이 풀리며 그 내용물을 쏟아낸 흔적. 비록 시간이 흘러 말랐다고 하지만 그 덩어리의 느낌은 감출 수 없었다.

바위는 그런 그를 보며 충분히 시간을 주었다. 죽음에서 다시 돌아온 느낌은 상상할 수 없이 찜찜하고 기이했다.

보통은 시간을 두고 자신의 상태를 천천히 확인해야 했지만 바위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 정신이 드나? "

나직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를 들은 그 사내는 그제야 문쪽에 기대어 있는 바위를 발견했다.

" 다,당신은 누구..? 한국어? "

그는 한국인 유학생인듯 유창한 수준의 한국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 한국 유학생인가? 그랬군. "

일본은 애초에 뷔트리박사가 조작했다는 그 약의 허가가 늦어졌고 일본인들은 사이퍼로 각성하는 인물은 없었다. 그렇기에 유학생일것이라고 생각했고 바위의 짐작은 틀리지 않았다.

" 그,그렇습니다. 제 이름은 마동수라고··· 그,근데 제가 살아있는거 맞나요? "

그는 아직도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 할말이 많지만 일단 일어나지. 그리고, 한번 봐야겠군. "

그렇게 말한 바위는 몸을 일으킨 마동수의 이마에 손을 가져갔다. 마동수는 움찔거렸지만 천천히 다가오는 그의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바위가 해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마동수의 이마에 손을 댄 바위는 두눈이 커졌다.

' 9번대라고? '

자신이 알기에 9번대 사이퍼는 만월회의 마에스트로, 중국의 신세계 수장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만큼 극악의 확률로 각성하는 능력이었다.

' 확실히 이 상태로 몇일이 지났다면 이자는 각성을 못하고 죽었겠지. 저번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9번대 사이퍼라··· '

바위는 관심이 갔다. 9번대는 능력자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전력이 되었고 그 사이퍼들은 항상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것을 떠올렸다.

바위는 일단 호기심을 밀어넣고 마동수에게 말을 건냈다.

" 일단 궁금한 것이 많겠지만 우선은 이곳의 안내부터 부탁하지. "

그렇게 둘은 그곳을 벗어나 연구실 복도를 지나 다른 곳으로 움직였고 곧 뭔가 기억이 난듯 마동수가 하얗게 질린채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 여,여기는 조,좀비들이··· 사방에··· "

여기서 오랫동안 살아남았다는 말은 좀비들에게 엄청나게 시달렸다는 뜻이었다. 그 결과 희망을 잃고 저렇게 자살을 했겠지만.

그런 겁먹은 음성으로 말을 하며 멈춰선 그를 바위가 무시하며 정문을 통해 밖으로 태연하게 나가자 머뭇거린 마동수는 곧 그의 뒤를 따라 살금살금 정문을 나섰다.

마동수가 정문을 나서며 처음본 것은 시릴듯 푸른 하늘과 차가운 바람이었다. 웬일인지 사방에서 풍겨오던 좀비 특유의 섞은내도 희미해져 있었다.

금방 기분이 좋아졌던 마동수는 흠칫 놀라 물러서며 입을 막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앞에 괴물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족히 삼미터는 되어보이는 거대한 인간형태의 괴물이 거대한 양날도끼를 어깨에 걸친채 석상처럼 서서 내려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의 팔뚝은 자신의 허리보다 굵어 보였고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통 갑옷같은 근육들이 전신을 감싸고 있는 모습은 절로 위압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마동수는 그런 괴물이 앞선 바위를 보면서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고서야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 크르륵, 청소가 끝이 났다. 대장. "

그런 괴물의 입에서 쇠를 긁어대는 듯한 목소리와 함께 한국어가 들리자 더 이상 놀랄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마동수의 눈이 부릎뜨였다.

바위는 그런 보고를 받고 고개를 끄덕이며 지시를 내렸다.

" 이곳을 연구소로 삼아 둥지를 만들도록. "

그렇게 지시를 내린 바위는 얼어있는 마동수를 보며 입을 열었다.

" 그럼 우린 이 대학교를 잠시 둘러볼까? "

" 네? 네! 지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

군대에 막 입대한 이등병보다 더 빠릿한 자세로 대답한 마동수는 슬슬 바위의 눈치를 살폈다.

아무리 눈치없는 그라도 지금 저런 괴물을 다루고 지시를 내리는 바위의 모습을 보고도 태연하게 행동할 수 없었다.

그렇게 바위와 마동수는 교내를 걸어 공학부 건물들을 차례대로 훑으며 지나갔다.

" 저 건물은 공학부 전용 도서관입니다. 일본내 최대의 공학도서를 비치하고··· "

딱 봐도 고풍스런 건물을 가리키며 손짓발짓까지 하며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마동수를 힐끗 본 바위가 물었다.

" 마동수씨. 혹시 몸속에서 뭔가 느껴지는게 없나? 간질거리는 느낌이라던가, 솟구쳐나오려는 그런 느낌. "

" 예? 그게 무슨··· 그냥 일상적인, 아닌가? 특별히 배가 고프지도 만성을 달고 다녔던 아토피증상도 느껴지지 않는것 같은데요. "

당연했다. 각성을 하면 기존에 있던 병들이 다 떨어져 나간다.

고위속성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바위는 알지 못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한국에 있는 고위속성 능력자들은 모두 만월회 소속이었다. 그녀에게 명단이 있으니 데려오지 못하면 그게 바보였다.

바위측 유일한 고위능력자인 소미인데, 그녀의 말에 따르면 자신도 모르는 순간에 깨달았다고 했다.

' 흠, 일단 기다려볼 수 밖에 없나. '

그렇게 결론을 내린 바위는 대충 도쿄대학교 탐방을 마치고 이전 마동수가 처음발견된 연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 마동수씨, 아니 동수라고 부르지. "

" 네, 네! 그렇게 불러주십시오. "

" 어짜피 우리 나이가 같으니 너도 편하게 바위라고 불러라. "

" 하지만... 넵, 알겠습니다. "

마동수는 뭔가 거북한 눈빛이었지만 바위가 자신을 바라보자 곧바로 대답을 했다.

그렇게 둘은 걸음을 옮겨 처음 연구소로 돌아왔다. 그제야 뭔가 생각이 난듯 마동수가 입을 열었다.

" 아, 내.. 동기들. 그들을··· "

" 그들의 시체는 이미 묻었다. 혹시 다른 방법을 원하나? "

" 아닙니.. 아냐. 그리 친하지도... 그냥 알고 지내던 사이여서 말야. 같이 숨어지내면서 정도 들었고, 뭐 그래서··· 묻어줬다면 그것도 괜찮지. 하하하. "

어설픈 웃음을 흘리는 마동수는 곧 연구소에 들락날락하는 괴물들을 멍하니 바라봤다. 자신의 어깨정도밖에 오지 않는 초록빛 피부의 괴생명체, 우주인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기괴한 이목구비였다.

그래도 손이 세개라던지 발이 네개라던지 하지 않고 인간과 유사한 형태라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 저것들, 아니 저.. 들은 바위 네 수하인거야? "

" 뭐, 그런셈이지. 네 동료들이니 인사를 나눠. "

" 뭐? 동료? "

바위는 학교탐방을 하면서 마동수의 신상명세를 들을 수 있었다. 일본 제일의 대학교인 도쿄대학, 그것도 공학부 석사과정에 들어간 수재.

전공은 분자생물학. 어쩌면 그의 지식이 벌크들의 지식과 합쳐 다른 결과물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미쳤다. 더욱이 9번대 고위능력자라면 말이다.

그래서 연구실을 그에게 맡겨 볼 생각이었다. 어짜피 그가 어떤 연구를 하던 자신의 곁에 묶어둘 필요가 있었기에 필요한 일이었다.

물론 마동수의 일거수일투족이 자신에게 실시간으로 보고되기에 이 연구소만큼 좋은 곳이 없었다. 이곳은 벌크들이 움직이고 활동하는 주무대였으니까.

바위에게 이 연구소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들은 마동수는 눈빛을 빛내며 관심을 가졌다.

본래부터 분자생물학의 목적이 세포 내 또는 세포간에 이뤄지는 여러가지 형태의 상호 작용들을 해석하는 과정이 기본이고 인간유전체분석과 이 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접근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DNA, RNA, 단백질구조등의 유전자암호를 해석하는 것이 주 분야였다.

" 그러니까, 수라지란이라는 것을 통해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한다, 그 말인거야? 오마이갓! 이건 혁명이야! 그건 신의 영역이라고! "

동수는 자신의 전공분야가 나오자 흥분이 극에 달한듯 바위에게 달라붙으며 전공용어를 주절주절 내뱉었다. 그런 동수를 살짝 밀어 떨어뜨린 바위는 차분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 그래, 지금 세계는 위기에 빠져있어. 그것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인간이 아닌 새로운 생명체가 필요하다는 거지. 저기 벌크들을 따라 네가 잘하는 분야를 가르치고 스스로 배워나가. "

분명히 눈빛을 빛내며 흥분하고 있었지만 차마 벌크들의 괴기한 생김새를 적응하지 못해 선뜻 따라나서지 못하는 마동수였다. 그 모습에 벌크를 하나 불러 인사를 시켰다.

그 벌크의 유창한 한국어를 들은 마동수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맨들맨들한 벌크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본 뒤에 용기를 내서 그들을 따라나섰다.

그렇게 마동수를 옭가맨 바위는 만족스런 눈빛으로 연구소로 향하는 그를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 기대되는군. 어떤 능력을 발현할지··· 일단 먼저 항구쪽을 정리하고 가용가능한 선박들을 구한다. 이후에 연구에 소모되는 좀비사냥을 실시한다. 모두 이동하도록. "

굳이 특별한 능력을 발현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마동수는 벌크들의 부족한 창의성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대학교를 울리던 괴성이 사라졌고 사방을 울리던 굉음도 잦아들었기에 가까운 항구부터 청소를 시작하기 위해 움직이도록 지시를 내리는 바위였다.

가장 먼저 이동수단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적인 일이었다.

바위는 그 사이에 이 도쿄를 한번 돌아볼 생각이었다. 아직 남아있는 생존자가 있다면 구해서 한국으로 송환시키고 혹시 마동수처럼 외국에서 온 사이퍼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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