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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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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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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증강(增强)(2)

DUMMY

일본까지의 항로는 그리 길지 않았다. 만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이미 일본 혼슈의 동해 연안에 위치한 니가타 현에 도착을 했다.

이곳은 인구 삼백만명에 달하는 지역으로 주변에 사도가섬과 아와시마섬이 있었다.

" 우리가 지나온 큰 섬이 사도가섬이고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 아와시마섬입니다. 육지와 떨어져 있던 섬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좀비들에게 먹힌 곳이지요. "

여객선을 운항하는데 필요한 인원, 선원들이 몇 명 같이 오게 되었는데 그중에 호철이 끼여 있었다. 이곳까지 오면서 일본사정에 대해 여러가지 바위에게 알려줬고 지금에 와서는 제법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 ··· 지금 일본상황이 그렇습니다. 여러개의 큰 섬으로 나뉘어 있는 일본은 이미 좀비로 인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한지 오래고 유일하게 대마도와 남쪽에 위치한 몇개의 작은 섬들만이 무사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

호철은 계속 일본의 사정에 대해 말하면서 왜 바위가 이곳을 가고 있는지 묻지 않았다. 만월회에서 애초에 교육을 받은 모양이었다.

조용히 듣고만 있던 바위는 배가 천천히 움직여 니가타항에 정박을 시도했다. 그 선착장에는 배 소리에 이끌려 온 좀비들이 썩어 문들어진 얼굴로 여객선을 보며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 모습만 봐도 현재 일본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었다.

" 아무래도 완전한 접안은 힘들것 같습니다. 좀비떼들이 소리를 듣고 몰려들고··· "

선장이 직접 내려와 바위에게 말을 걸었다. 선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바위가 대꾸했다.

" 주변 정리를 해주지. 접안을 본래대로 하도록. "

" 네? 어떻게··· "

선장이 물음을 던지기도 전에 바위가 여객선을 박차고 날아올라 몇십미터 떨어진 선착장에 내려섰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 저··· 저··· "

그 모습에 놀란 선장과 호철은 믿기지 않는 얼굴로 그런 바위를 보며 입만 벌리고 있었다. 그들로써는 바위의 진면목을 모르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들이 바위를 보고 놀라고 있을때 바위는 이미 무기를 꺼내들고 주변 좀비들을 쓸어가고 있었다.

후웅! 촤악! 카카칵!

검은색 쇠사슬은 절삭기처럼 걸리는 좀비들을 갈아버리고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그 광경은 마치 예초기를 돌려 잡초를 베어내는 모습과 유사했다.

그렇게 잡초처럼 잘려나가며 사방으로 튕겨져나가는 좀비의 조각들을 헤치고 이성이 없는 좀비무리들은 무작정 쇠사슬의 범위내로 달려들고 있었다.

일일이 찾아서 정리할 필요가 없는 그 작업은 불과 몇분이 걸리기도 전에 끝이 났다. 그 사이에 수백에 달하던 좀비들은 박살이 난채 조각조각 끊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살아있는 좀비들은 기어서라도 접근을 하려고 했지만 바위의 확인사살에 걸려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 사이에 여객선은 선착장에 접안을 했고 통로가 연결되었다. 그 통로로 벌크와 에볼라가 짐을 들고 나섰고 선원들 몇몇 역시 신속하게 그들을 도와 짐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짐들이 선착장에 쌓이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모든 짐들이 하선되어졌다.

그리고 선원들과 호철은 여전히 좀비들 소굴천지인 일본을 빨리 떠나고 싶은듯 급히 바위에게 인사를 올리고는 여객선에 올라타는 모습이었다.

" 그럼.. 바위님. 저희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이거. "

호철이 품에서 벽돌만한 전화기 모양의 기계를 건내며 말을 이었다.

" 위성전화입니다. 거기에 저장된 번호로 연락주시면 다시 데리러 오겠습니다. "

바위가 알았다는 뜻을 전하자 급히 자리를 뜨는 그들에게 바위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고 벌크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가장 주도적으로 나서서 물건들을 챙기는 에볼라를 중심으로 벌크들은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텔레파시가 기본인 그 종족들의 일처리 방식이었기에 바위는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았다.

그런 그들에게도 눈을 떼고 고개를 들어 내륙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 나가타 항구를 품고 있는 이 도시는 넓고 큰 규모였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도 보이는 높은 빌딩들을 보며 바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만큼 좋은 환경이 없다는 생각때문이다. 이 도시를 기반으로 일본 전역으로 범위를 넓혀 수라지란의 둥지로 만들어 누구도 침범하지 못할 세력을 만들 다짐을 새기고 있는 바위였다.

그렇게 준비를 끝냈다는 에볼라의 메시지를 받은 바위는 점찍어 두었던 한 빌딩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지금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할 하루다.


꽈아앙! 커헉!

고풍스런 문이 충격에 터져나갈 것처럼 흔들렸다.

그 충격은 한 중년인이 무언가에 처맞고 날아가 문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이었다.

" 다시 말해봐. 어떻게 되었다고? "

머리가 하얗게 센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남자가 천천히 다리를 꼬며 문쪽으로 날아가 부딪힌 중년인에게 조용히 물었다.

" 컥, 커억. 네, 가주님··· 스카우터 1조가 복귀기간을 넘었음에도 돌아오지 못하고··· "

화악! 주변 공기가 마치 수은안으로 들어선 것처럼 묵직해 졌다. 숨을 쉬기조차 힘들 것만 같은 그런 무거움이었다.

그럼에도 바닥에 바짝 엎드린 중년인은 폐를 가득채운 괴로움을 토하지 못한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톡, 톡. 가주라고 불린 사내는 팔걸이에 손가락을 두드리며 생각에 잠겨드는 모습이었다.

" 1조 임무가··· 그래, 그 한국이라는 나라에 갔었지. 그곳의 위험도가 스카우터 한개조를 위협할 정도라는 건가? 이제 겨우 일년도 되지 않은 테스터들이···? "

" ··· 명하신다면 다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주님. "

중년인이 떨리는 음성으로 대답을 했다. 그런 그의 말에 고개를 저은 가주가 입을 열었다.

" 너무 나대지마라. 미국 펜타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거기에 중국의 뉴월드까지 우리의 제안을 거절하고 숨어들었단 말이지. 거기에 한국의 세계단일정부 구상까지··· 요근래 들어 맘에 드는 결과가 없군. "

수십년동안 숨을 죽인채 준비를 해왔던 대계(大計)였다. 세계최고의 석학, 과학자들을 온갖 방법을 동원해 유인, 납치를 동해 수준을 몇세기나 앞당겨왔다.

심지어 몇몇의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우리에게 이용당하는지도 모른채 수많은 연구결과를 만들어냈고 자신들이 강탈해오는 방식을 써왔다. 그 결과 노아의 방주는 더욱 튼튼해졌고 이제 출항이 얼마남지 않은 상태였다.

물론 테스터가 발생하고 좀비사태가 발발하는 사건은 정말 우연이었다. 일정부분 자신들과 관계가 있었지만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본래라면 예전 중세시대의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을 통해 전세계 인구의 90%이상을 죽일 계획이었다. 그럼으로써 이 지구는 해충과 같은 인간들의 대다수가 사라지고 남은 인간들에게 살기 좋은 환경으로 정화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마치 과거의 대홍수처럼.

하지만 지금 좀비사태로 인해 이미 그 숫자가 달성이 되었고 굳이 전염병을 퍼트릴 이유가 없었기에 지금은 폐기된 계획이었다.

인간의 생존과 집념은 자신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애초에 대부분의 나라가 좀비에 휩쓸려 나갈것이라는 것과 달리 꽤 많은 국가들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고 최강국인 미국등은 국가 시스템이 무너졌지만 그 국방력은 아직 건재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거기의 중심에는 테스터, 사이퍼라고 불리는 초능력자들이 있었지만 굳이 그들이 아니었더라도 비슷한 결과를 냈을것이 분명했다.

" 인간의 집념을 과소평가했어. 큭... 일단 1조의 가족들에게 사실을 공표하고 당분간 방주를 닫아 외부로 세어나가는 정보가 없도록 경계하도록. "

" 네! 가주님! "

어짜피 시간이 해결해 줄것이리라.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역사의 진리이니까.

결국 여러개로 나뉜 세력들은 차후 이 지구의 주인이 되기위해 공멸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자신의 역할이 필요하겠지만, 그정도는 지금까지 지낸 수백,수천년 가문의 인내에 비하면 조족지혈일뿐이니까.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어난 크고 작은 전쟁과 학살의 역사에서 자신의 가문이 빠진적이 없었다. 세계1차, 2차대전과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여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역사적 사건의 배후에는 항상 자신의 가문이 있었다.

적정한 인간의 숫자를 유지해야 이 지구의 미래가 있다는 것은 가문의 존재이유였다. 그리고 자신의 대(代)에 들어서야 그 끝을 볼 수 있을 준비가 끝이났고 진행중에 있었다.

얼마전까지 지구의 수명을 계산한 결과 백여년이 남지 않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기아, 전쟁, 난민, 범죄, 갈등은 도를 넘어섰고 개발이라는 명목을 진행되는 자연파괴와 대기오염등은 더 이상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갈 터전을 망치고 있었다.

그런 경고를 수차례나 해오던 선지자들은 모습을 감췄고 인간은 쾌락을 위해 인간성을 버리고 마약, 도박등 자극적인 것만 찾게 되고 미움, 악의만 가득찬 인류는 천민자본주의에 빠져 점점 타락해 소돔과 고모라를 그대로 재현한 것만 같은 세상이 되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결과를 예측해온 자신의 선조들은 오늘을 위해 수천년에 이르는 준비를 해왔다. 비로소 그 열매를 거둬들인 준비를 마친 것이다.

부복해 있던 중년인이 명을 받고 절뚝거리며 방을 나섰고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던 가주는 두 눈을 빛내며 중얼거렸다.

" 아직, 때가 아닌건가? 조금만 더 기다리지. 어짜피 우리의 인내심은 끝이 나지 않았으니까. "

그렇게 조그만 변수였던 사건은 조용히 덮어졌다. 그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 수 없게, 그렇게.


찰나와 같은 가을이 지나가고 써늘한 북동풍이 불어오는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예전이었으면 그런 기온차이를 느낄새도 없이 세파에 찌들어 집, 학교, 직장을 위주로 돌아다니고 쉬는 날에는 따뜻한 집에 누워 티비를 시청하며 늘어졌을 때였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삶을 살 수 없게 된 사람들은 변화된 기온을 온몸으로 느끼며 춥고 어두운 달빛을 벗삼아 겨우 한목숨 부지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나마 정부의 시스템과 기반시설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는 나은편이었지만 일본의 겨울은 혹독했다.

" 큭, 큭! "

망토를 뒤집어 쓴 벌크, 에볼라가 기침과 비슷한 소음을 내면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었다. 그런 그가 있는 곳은 빌딩의 한쪽 연구실.

애초에 전기와 가스가 끊어졌기에 난방이 불가능한 이곳을 지내던 벌크들은 자신들의 약점을 깨달았다.

바로 추위에 약하다는 것. 그나마 바위의 유전자를 받은 벌크들은 상태가 괜찮았지만 기존의 벌크인 에볼라는 감기몸살과 비슷한 증세로 죽어가고 있었다.

그런 그가 위치한 연구실내에는 여러 벌크들이 두툼한 옷을 입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약품을 섞거나 용해시켜 새로운 재료를 만들어내는 등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었다.

그런 벌크들은 에볼라와 다르게 조금 더 큰 덩치에 붉은빛이 감도는 초록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때 연구실로 큰 덩치의 바위가 무언가를 들고 나타났다.

" 괜찮아? 일단 난로를 가져왔으니 이걸로라도 버텨봐. "

바위는 어디서 구했는지 구식 기름난로를 두개정도 들고 왔고 순식간에 설치해 불을 붙였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연구실 공기가 따뜻해지자 추위에 떨고 있는 벌크들, 특히 에볼라는 겨우 고개를 들어올리며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 이렇게 추위에 약할 줄은 몰랐군. 지금쯤이면 너희들이 점거하고 있는 도시도 겨울이 찾아왔을텐데.. 대비는 해놨나? "

" 이미 남쪽으로, 철수를 하고 있습니다. 큭. 큼. "

하긴 중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아직 개발되지 않은 밀림이나 땅들이 넘쳐났고 기온 역시 항상 따뜻했기에 예상가능한 부분이었다.

" 그렇군. 수라지란은 괜찮은 건가? 오르크들의 상태도 그리 좋지 못한것 같던데. "

" 일시적으로 적응을 위해 생체활동이 느려지는 경우는 있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오르크들 역시 적응시간이 필요한뿐입니다. "

에볼라의 대답에 만족한 바위는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오크부대를 살펴봤다.

일본에 온 두달의 시간동안 이 도시는 완전히 둥지로 탈바꿈되었다. 살아남은 인간은 단 한명도 없었고 오직 좀비들만 존재하는 죽음의 도시에서 거대한 부화장으로 바뀐 니가타시(市)의 현재 모습이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인 바위는 걸음을 옮겨 빌딩의 유리벽을 향해 걸어갔다.

그렇게 유리벽을 통해 내다본 니가타시의 모습은 모르는 인간이 처음 봤다면 놀라 기절할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사방을 뻗어나간 굵은 혈관들을 따라 건물내부뿐 아니라 도시 곳곳에 위치한 다양한 크기의 수라지란의 모습은 마치 이 도시전체가 하나의 괴물처럼 보이게 했다.

그런 도시를 따라 나있는 도로와 인도에는 오르크와 크로우가 땅과 하늘을 지나다니며 무언가를 열심히 옮기고 있었다.

그것은 수라지란의 연료인 좀비들이었고 그것들은 곧 수라지란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이 건물로 옮겨지고 있었다.

두달 사이에 태어난 오르크와 크로우등 괴수들의 숫자는 일만. 그리고 그 이상으로 태어난 벌크들까지.

이곳은 하나의 도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괴수부대들은 외부로 나가 좀비들을 사냥하고 벌크들은 도시 곳곳에서 수라지란을 돌보고 태어나는 괴수들을 보살피는 역할과 함께 여러가지 작업에 동원되고 있었다.

" 흠, 또 인간들이 발견되었네. "

가끔 멀리 외부로 사냥을 나간 괴수부대에 의해 인간들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었다.

인간의 생존본능과 적응력은 뛰어났다. 좀비의 발이 미치지 않는 오지나 건물등에 숨어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인간들이 이렇게 발견되는 것을 보니 말이다.

대부분 그들은 괴수부대들에게 잡혀오거나 끌려와 한국으로 강제이주 당했다. 이곳에 남아 살아남을 가능성보다 한국으로 옮겨져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대부분 자포자기를 했지만 가끔 반항하는 인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사이퍼가 아닌 이상 괴수부대의 강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은 사이퍼가 없는 청정지역이나 마찬가지 였기에 발견하는 족족 한국으로 보내졌다. 물론 남쪽 어딘가에 일본인들이 모여서 생존하고 있는 곳이 있다고는 하지만 바위의 입장에서는 그들을 일일이 챙길 여력이 없었다.

" 그래. 모두 실어서 한국으로 보내도록. "

바위가 유리벽을 통해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렸다. 어짜피 말로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텔레파시의 일종을 통해 명령을 내릴수 있지만 인간이라고는 자신뿐인 바위는 습관적으로 일부러 이렇게 입을 열어 말로써 의지를 전달하고는 했다.

일본의 자위대 역시 괴멸상태였고 함정이나 현대식 무기들은 대부분 파괴가 없어졌지만 이곳의 특성상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들중 상태가 괜찮은 배들을 구해 수리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 배들은 벌크들이 직접 운항이 가능했기에 바위는 몇마디의 지시만으로 수월하게 생존자들을 한국으로 보낼 수 있었다.

그 중에 호화여객선인 크루즈선을 고쳐 운항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언제 그것이 필요할지 모르기에 미리 준비를 해놓은 것이었다.

로얄프린스라는 이름을 가진 그 크루즈선은 십만톤에 달하는 크기에 대략 만명 이상이 머물수 있는 선실과 객실을 갖춘 떠다니는 호텔이라고 불리는 초호화유람선이었다.

하지만 좀비사태로 인해 내부에 거주하고 있던 선원 및 손님들은 모조리 좀비로 변해 크루즈선을 헤매고 다녔고 그것을 바위의 부대들이 깨끗이 청소를 한 상태였다.

여기서 집단지성의 장점이 드러났다. 무언가를 협동을 통해 조작하는 일에는 벌크들만큼 빨리, 정확히 배워서 사용할 수 있는 인류는 없었다.

크루즈선이나 여타 배들의 조종방법을 배우고 익히고 적용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이틀. 그 시간이 지나자 웬만한 배테랑 선장보다 더 능숙하게 선박을 조정할 수 있었다. 그것도 모든 벌크들이 말이다.

" 어쩌면 미래에는 너희들이 지구의 주인이 될수도··· "

" 글쎄말입니다. 우리들의 한계는 명확하고 기존의 문명을 배우는 속도는 뛰어나지만 창조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에··· 아직은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

" 그래. 아직은, 말이지. "

그렇게 중얼거리며 시선을 돌려 하늘을 바라본 바위는 문득 에볼라에게 물었다.

" 공룡을 부활시키는 작업은 아직인가? "

" ··· 네. 바위님. "

예전 정주시에서 봤던 그 어마어마한 덩치의 변종공룡들의 위용을 생각하며 바위는 다시 입을 열었다.

" 단순히 그 공룡들이 우연의 산실이라고? "

솔직히 벌크들이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몰랐다. 자신에게 소속된 벌크들은 이중채널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눈치챈 에볼라측에서 그들사이의 채널을 강제 폐쇄한 상태였다.

" 좋아. 믿어주지. 난 전투형 공룡보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익룡을 원해. 그것을 분명히 전해주길 바래. "

그 전투형 공룡들의 위용은 대단했다. 하지만 노아패밀리를 만난 후로는 더 이상 덩치만 큰 공룡들에게 미련을 갖지 않았다.

덩치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표적이 되기 싶다는 것이고 현대무기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노아패밀리의 능력자라면 그런 덩치큰 공룡은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 분명했기에 그것보다는 하늘을 날 수 있는 익룡에 관심을 가졌다.

바위의 구상은 그 익룡들과 오르크들을 합쳐 용기사를 만들어 볼 생각이었다. 하늘에서 강력한 피지컬을 구사할 수 있는 익룡과 그위에 탄채 긴 도끼창을 휘두르는 완전무장한 오르크. 둘 사이의 시너지는 분명 엄청날 것이다.

마치 예전 고대시대에 보병끼리 전투중 완전무장한 말을 탄 중기병들이 난입한 것처럼.

그런 준비를 위해 바위는 근처 박물관을 털어 익룡의 DNA가 들어있을법한 것들을 몽땅가져와 실험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었다.

아니면 누군가 방해를 하고 있던지. 바위는 아직도 추위에 덜덜 떨고 있는 에볼라에게 눈길을 돌리며 서리보다 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 빠른 시일내에 결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해. 마지막 경고야. 너희들에게 보내는··· "

그런 바위의 목소리에 별다른 대꾸를 못한채 고개만 숙이고 있는 에볼라의 모습을 힐끗 바라본 바위는 그대로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겨 사라졌다.

사실 이젠 에볼라가 없어도 연구실은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었다. 다만 그들측이 가지고 있는 실험결과와 자료들을 아직까지 다 얻지 못했기에 같이 행동하고 있을 뿐이었다.

바위의 기세에 말린 에볼라는 생선눈깔을 깜빡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충분히 알아들은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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