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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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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연재 주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142 회
조회수 :
98,426
추천수 :
2,531
글자수 :
1,307,812

작성
18.10.29 06:00
조회
369
추천
16
글자
21쪽

혼란(1)

DUMMY

혹자는 이제 인류의 시대는 끝이 났다고 이야기를 했고 누군가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지금의 세계는 그 어디에도 있지 않은채 어중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문명은 무너져 내렸지만 그렇다고 인류가 멸망한 것도 아니었고 간간히 삶을 유지한채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곳도 존재했다.

그런 와중에 국가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몇몇 나라들은 자신들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뻗어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영국이었다.

영국은 예전 식민지 제국의 면모를 다시 갖추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곧 세계를 강타한 런던의 대규모 테러는 영국의 전격적인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한 소식은 예전처럼 곧바로 전해지지 않았지만 시간을 두고 확실하게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영국의 최우방은 우습게도 가까운 EU가 아닌 미국이었고 그러한 소식을 들은 미국 펜타곤은 바로 군사전력을 영국으로 이동시켰다.

미국의 그런 작전은 너무 늦었다. 이미 런던은 반파가 된 상태로 복귀에 들어간 상태였고 범인은 영국의 총리 도노반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졌다.

그 전투에서 한쪽팔을 영구적으로 잃은 원탁의 기사단 단장 아서가 전세계에 이러한 사실을 공표했다.

" ··· 결국 우리 기사단의 절반을 잃은 상태로 대적인 도노반을 처치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가증스럽게도 총리의 탈을 쓰고 우리 영국에 침투해 전세계에 혼란을 줄 목적을 가지고 있었으며··· "

그런 그의 얼굴과 말은 망가진 방송이 아니라 위성을 타고 전세계에 알려졌고 모두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무력단체인 원탁의 기사단이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는 것과 그 상태가 오직 한명뿐이었다는 것은 단순히 충격적이라는 것을 뛰어넘어 경악에 가까운 파장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가 된 것은 그동안 사이퍼는 이십대초중반의 남녀만이 그 대상으로 각성을 했고 모든 이들이 정설로 받아들였다.

영국 총리 도노반은 오십대의 나이였고 무엇보다 그 강함은 비정상적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첨단무기까지 동원했음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영국군과 원탁의 기사단의 상태에 많은 이들이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영국은 문을 닫고 내부정비에 들어간다는 핑계하에 모든 소식을 끊었고 그 사실은 감춰졌다.

그리고 채 올해가 가기도 전에 또 다른 사건이 미국과 EU, 러시아에서 각각 터졌다. 그 사건들 역시 영국과 비슷한 사건과 결과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소식을 외부에 알리지는 않았다.

그렇게 묻힌 사건들을 마지막으로 올해를 넘기고 새로운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지구촌 인류였다.

새해에 첫 소식은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었다.

암울했던 지난 해를 지나면서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던 인류에게 던져진 작은 횃불이나 다름없는 소식은 세계단일정부의 출현이었다.

그곳의 초대 의장으로 지목이 된 인물은 한국의 문희수 대통령이었다. 애초 한국에서 제안이 된 이 프로젝트는 과정과 결과까지 책임을 진 문대통령이 맡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타국의 테러 발생으로 반사이익을 받은 면도 없지 않았기에 운이 좋다는 세간의 평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그는 웃는 얼굴로 전세계에 자신의 존재와 단일정부의 역할을 알렸다.

위성 통신으로 퍼진 그의 말은 꽤나 큰 파장을 일으켰고 모두의 시선이 한국, 세계단일정부의 중심지인 제주도에 집중이 되었다.

" ··· 우리 지구정부는 유래없는 사태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전세계에 남아있는 인류가 모두 힘을 합해 이 난관을 극복해 과거의 영광을 찾기를 맹세합니다. 미국, 러시아, EU, 영국, 호주, 한국등 이러한 목적을 위해 하나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오늘날 본 정부수립을 제창했으며 이후 지구와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좀비와 괴수들을 가장 앞장서 물리치도록 하겠습니다. "

그렇게 결성된 지구정부라는 명칭을 가진 범인류적인 조직은 첫걸음부터 파격적이었다.

의장직을 맡은 문희수 대통령은 좀비 아포칼립소의 원흉으로 중국 신세계를 지목하고 그들을 퇴치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발표를 한 것이다.

그런 소식은 곧 전세계에 남은 생존자들에게 전해졌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곧 다국적으로 구성된 부대가 만들어졌고 금방이라도 중국으로 진군할 것처럼 보였다.

" 멍청한 새끼. 쯧, 지금은 힘을 모아서 타국에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을 구출해야 할 시기인데. 멍청하게 전쟁을 하겠다고 덤비다니. 공명심에 눈이 멀었군. "

선샤인이 신랄하게 문대통령을 비판, 아니 욕을하고 있었다.

지금 그녀는 회주의 지시에 따라 바위를 만나러 일본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었다.

부산에서 출발한 함선은 남북으로 길다란 일본의 아랫부분을 돌아 요코하마를 향해 운항중이었다.

" 하아, 그나저나 바위는 왜 이런 시기에 일본에서 뭐하는 거야. 소식을 분명히 들었을텐데 말야. "

벌써 새해가 지나고 꽃샘추위가 다가온 삼월이었다. 몇달째 일본에 머물고 있는 바위의 소식이 간간히 들려왔지만 자신의 보금자리인 바위모임에도 방문하지 않고 있다는 소리에 고개를 꺄우뚱하게 만들었다.

그가 얼마나 자신의 식구를 챙기는지 대략 알고 있기에 드는 감정이었다.

와다탕! 우아악! 뭐야? 저거?

조타와 레이더등 첨단장비가 함께 있는 통제실에서 돌연 비명같은 소음과 함께 분잡한 소리가 들려왔다.

" 무슨 일이야? 적이라도 나타났나? "

아직 해상에 적들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는 선샤인은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확인하듯 물었다. 어느새 다가온 부함장이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 아닙니다. 단지··· 미확인 생물체의 존재가 레이더에 확인이 되어··· "

" 미확인 생물체? "

" 네, 선샤인님. 보통 이 근처에 혹등고래나 향고래가 가끔씩 모습을 보이긴 하는데, 그 움직임이 고래와 사뭇 다르고 음파탐지기로 확인해도 고래로 보기에는··· "

그렇게 이어진 부함장의 보고에 선샤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같은 시기에 바다까지 괴수가 출몰하는 것은 그 피해가 얼마나 될지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특히 하늘보다 바다를 주로 이용해 물자, 인력등을 운반하는 만월회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 그래서? 그 괴생명체는 어떻게 되었지? "

" 그게··· 지금은 빠르게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서, 찾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보시면. "

부함장은 수하가 전해주는 태블릿을 들어 선샤인에게 보여주었다. 그 화면에는 소나 핑, 수중 음파 탐지기와 함께 해양레이더가 함께 표시되어 있었다.

그 괴생명체가 나타났다 사라진 시간은 대략 삼십여초. 그 사이에 찍힌 모형은 말그대로 고래와 비슷하면서 완전히 달랐다. 크기는 비슷하거나 더 커보였고 비상상적으로 발달된 주둥아리와 머리부분은 고래의 그것과 완전히 달랐다.

물론 대략적인 외형만 표시되기에 정확한 형태는 알수 없지만 확실한 건 고래는 아니었다.

그런 영상을 본 선샤인은 문득 중국에서 본 공룡들을 떠올렸다.

" 이건, 바다 공룡이라고 하는게 맞겠네.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거야? "

그렇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든 선샤인의 두눈에 멀리 요코하마의 거대한 항구가 들어왔다.


" 와, 이건 거의 예전 항구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놨는데?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만에···? "

항구에 정박한 후 군함에서 내린 선샤인은 탄성을 내질렀다. 선착장에는 수많은 종류의 배들이 정박해 있고 도크를 비롯한 항구시설들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를 수를 헤어릴수 없는 벌크들이 들락날락하면서 부지런히 어디론가 이동을 하거나 정비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게 멍하니 항구를 둘러보고 있는 선샤인에게 지프차량이 특유의 엔진소음을 내며 다가왔다.

그 차의 운전석에서 내리는 덩치의 사내는 바위였다.

"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어. 너도 인사해. 이쪽은 선샤인. 얘는 마동수. "

바위가 선샤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도중 운전석쪽에서 다른 사내가 내리며 어색한 표정으로 꾸벅 머리를 숙였다. 선샤인은 그의 이마에 박혀 있는 푸른색의 바코드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 동수씨? 처음 뵙네요. "

" 아,안녕하세요. 하하하.. "

마동수와 어색한 인사를 주고받은 선샤인은 궁금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바위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 일단 줘봐. "

선샤인이 들고 있던 007가방을 빼앗듯이 잡아챈 바위는 슬쩍 내용물을 확인하곤 그 가방을 마동수에게 던지듯이 전해주며 지프를 가리켰다

" 일단 타, 가면서 이야기 하자. "

" 어, 그래. "

그렇게 다시 지프에 오른 그들은 연구소를 향해 방향을 잡았다. 지프의 창문을 통해 보이는 광경은 여지껏 가지고 있던 궁금증따윈 하늘위로 날려버릴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본래 좀비가 득실거리고 있어야 할 도쿄의 번화가는 그 자리를 벌크들과 오르크, 크로우등 괴수들이 채우고 있었고 놀랍게도 벌크들은 자동차, 오토바이등을 타고 달리면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곳에 온 사람들은 이곳이 외계인들이 살고 있는 도시라고 생각할 정도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물론 간판이나 곳곳에 박혀 있는 글자들은 일본어와 영어였기에 그 정도로 비약하지는 않겠지만.

" 미쳤네··· 이 광경을 회주언니가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큭. "

그렇게 창문밖을 한참 바라보던 선샤인은 고개를 돌려 운전대를 잡고 있는 바위에게 눈길을 주었다.

" 바위,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저 괴수들을 어떻게 할 생각이지? 그리고 그 샘플들은 왜 필요한거고? "

바위의 요청에 따라 사이퍼들의 혈액을 담아 바위를 만나러 이곳에 온 선샤인은 바위의 생각을 알 수가 없었다. 멸망한 이곳에 새로운 문명을 세울 생각인건가? 저 벌크와 괴수들로 이뤄진?

" 오해하지마. 나는 내 나름대로 대비를 하고 있을뿐이니까. 그리고 지금부터 보여줄 것들은 이 친구의 작품들이야. 기대해. "

바위가 조수석에 앉아 있는 마동수를 눈짓으로 가리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 눈짓에 마동수는 쑥쓰럽다는 듯이 어설픈 미소를 지었다.

" 뭐? 그게 무슨··· "

지금까지 본 것만으로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선샤인은 바위가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눈앞에 드러난 풍경에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일본 국회의사당을 지나자 도쿄 한복판에 거대한 궁과 함께 섬과 같은 녹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예전 막부시대때 지어진 성과 해자처럼 보였는데 그 넓은 곳에 신생대, 백악기, 쥐라기 시대때나 볼법한 공룡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예전 중국에서도 공룡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던 선샤인이라 그 놀라운 모습에도 정신을 다잡으며 바위에게 물었다.

" 저거, 그때 그거야? 중국에서.. "

" 맞아. 근데 그 공룡보다 육체적으로 뛰어나지만 특별한 능력은 없어. 그래서 너희에게 사이퍼 혈액 샘플을 요청한거지. 실험해볼께 있어서 말야. "

" 미치겠군. 이 결과를 저 마동수씨가 해놓았다는 말?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돼? 그 짧은 시간에? 차라리 신의 환생이라고 해라. "

선샤인의 말은 타당했다. 신이 아닌 이상 이 짧은 시간동안 이런 결과물을 창조? 모방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었다.

" 크큭, 진짜. 세상에는 괴물들이 많구나. 너희를 포함해서. 너에게 놀래키려고 엄청난 정보를 가져왔는데, 이건 뭐.. 반대 상황이 됐으니. 쯧, 네가 잡아준 그 노아패밀리 능력자를 연구한 끝에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원천과 그 비밀이 대략 풀렸어. 물론 완벽하게는 아닌데... 그걸 뷔트리히 박사와 마에스트로가 합작을 해서 일반인들도 에너지를 주입시켜 능력자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지. 놀랍지? "

자신의 말에도 별다른 표정변화가 없는 바위를 보며 선샤인이 눈쌀을 찌푸렸다.

" 뭐야? 안 놀라워? "

" 그것만 있는게 아닐텐데. 부작용이라던가, 한계라던가, 하는거 말야. "

" 그것까지 파악한거야? 젠장할··· 바위도 알고 있는 사실을 우리 과학자들이 몰랐다니. 등신새끼들. "

" 아니. 내가 알고 있지는 않아. 단지 짐작할 뿐이지. 일반인이 갑자기 큰힘을 가진다? 아무런 댓가없이? 그게 더 이상한거 아닌가? 특히 그 태진이라는 노아패밀리 능력자를 잡을때 느꼈다. 그 불안한 에너지의 흐름과 폭발적으로 끌어오르는 에너지의 파동을 말야. 결코 정상적이지도 사이퍼라고 해도 견딜 수 없는 광폭한 성질의 에너지였어. "

" 큭, 그래 네 말대로야. 그 태진이라는 능력자는 얼마 못가서 말라 죽었다. 마치 미라처럼 말야. 유언처럼 남긴 말은 돌아가서 에너지를 주입받아야 한다는 말이었어. 무슨 지가 기름넣는 자동차도 아니고. 여튼 그 시체를 통해 많은 것을 알아냈지. 예를 들어 그들은 목뒤에 바코드가 찍혀있고 그곳을 통해 에너지를 주입받는다는것 말야. 여튼 아직 노아패밀리의 기술력을 따라갈수는 없지만 비슷하게 흉내는 낼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이지. "

" 그게 인공 능력자 각성인가? "

" 맞아. 천사의 눈물과 그 노아의 기술력을 이용해서 만들었지. 태진이라는 능력자처럼 강하고 복잡한 능력을 심을수 없지만 우리와 같은 한가지 능력정도는 안전하게 심을 수 있지. 별다른 부작용도 크게 없지만 효력도 그리 크지 않아. 자연각성의 절반정도? 아직 발전하고 있는 단계니까. 좀 더 지켜봐야지. "

그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마동수가 문득 입을 열었다.

" 그건··· "

하지만 바위가 마동수를 돌아보며 눈짓을 하자 황급히 입을 닫았고 그 모습을 지켜본 선샤인의 눈에 의문이 들어찼다.

" 뭐야? 우리사이에 무슨 비밀이 있는거야? "

" 아무것도 아냐. 아직 알릴정도로 진척되지 않은 사항이라서. 자, 다왔다. 내려. "

무언가를 더 말하려던 선샤인의 말문을 막으며 바위가 지프를 정차시킨후 차에서 내렸다. 그런 모습에 불만가득한 표정으로 따라 내리며 뭐라고 하려던 선샤인의 정면에서 무언가 덮치듯이 빠르게 달려왔다.

" 뭐야! "

선샤인이 황급히 단검을 꺼내들며 자세를 잡았지만 달려들던 그것들은 그녀를 무시하고 바위에게 달려들어 쉑쉑 거리며 혀를 내밀어 햝아댔다.

하는 행동은 개의 그것과 비슷했지만 외견은 완전히 달랐다. 그림책이나 영화에서 봤던 그 공룡, 벨로시랩터 통칭 랩터라고 불리는 공룡과 유사하게 생겼다.

하지만 일반적인 랩터의 크기는 두발로 섰을때 이미터가 채 안되는 크기였지만 이 랩터는 삼미터는 되어보이는 덩치였다.

황갈색의 두터운 가죽위로 은은한 핏빛기운이 서려있었고 근육질로 이뤄져 발달된 뒷발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무장된 앞발, 그리고 톱날처럼 박혀 있는 이빨들과 파충류 형태의 세로로 갈라진 두눈은 바라만 봐도 공포심이 들 정도로 흉악해 보였다.

그런 외형을 가진채 강아지처럼 바위에게 달라붙어 쉑쉑거리는 모습은 이질적이었다. 심지어 그들을 만들어냈다는 마동수 역시 멀찌감치 떨어져 다가서지 못하고 있었다.

바위의 신장이 워낙 타인에 비해 월등했지만 랩터 여러마리가 한꺼번에 달려와 부비적거리자 파뭍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잠시 랩터들과 격한 인사를 나눈 바위는 두 사람에게 손짓을 하며 걸음을 옮겼다. 그 뒤를 강아지처럼 졸래졸래 따라가는 랩터들의 뒷모습을 보며 따라가는 선샤인과 마동수였다.

그렇게 같이 보폭을 맞춰 걷던 둘중에 선샤인이 문득 말문을 열었다.

" 아까 하려던 말이 뭐에요? 동수씨. "

" 네? 아, 그게··· 가져온 샘플을 이용해서 공룡들에게 특수능력을 심어주려고 하는 연구인데, 그것과 유사한 연구내용을 말씀하신거 같아서. 아하하하.. "

뭔가 숨기는 듯한 인상이었지만 그리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연구소 안으로 들어섰다.

연구소 안은 온갖 최첨단 기계들로 번쩍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선샤인이 중얼거렸다.

" 그러고 보니. 전기가 들어오네? "

" 아, 그건 예전에 구했던 사람들 중에 도쿄전력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있어서요. 그들에게 전력 사용 방법에 대해 교육을 받았죠. 제가 아니라 벌크들이.. 그래서 가까운 원전과 발전소를 장악해서 정상적으로 전력생산을 하고 있어요. 그것도 벌크들이. "

이 도시는 벌크들에 의해 움직이는 도시였다. 마치 개개체가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처럼 요소요소에 위치한 벌크들이 예전 인간이 하고 있던 작업들을 손쉽게 해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젠 이해를 포기한 선샤인은 그저 고개를 흔들며 주변을 돌아봤다.

깔끔한 외관의 연구소는 사방에서 번쩍거리며 돌아가는 첨단기기외에 거대한 원형통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었고 그 안에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유기체들이 꿈틀거리며 둥둥 떠있었다.

마치 미친 과학자의 실험실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생체실험을 떠올리는 광경들이었다.

" 멋지죠. 이곳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그런 업적들이 만들어지는 신성한 장소에요. 마치 신들의 요람과 같은. "

그렇게 두팔을 벌려 말하는 마동수를 다시 쳐다보며 이 새끼도 제정신이 아니구나라고 느끼는 듯이 고개를 흔든 선샤인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바위를 쳐다봤다.

랩터의 침이 바위의 얼굴을 타고 주루룩 흘러떨어지는 모습에 한발짝 물러선 선샤인은 서둘러 말문을 열었다.

" 거기까지. 냄새나니까, 거기서 말해. "

" 흠, 그래? 실례했군. 구경은 잘 했나? 아마 회주가 이후에 진행할 일에 많은 도움이 될꺼야. 잘 전해줘. "

" 오케이. 알았어. 걱정마. "

" 그건 그렇고 지구정부에서 신세계 토벌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하던데? "

" 그래, 너도 눈과 귀가 있으니 알겠지. 벌써부터 난리야. 쯧, 문대통령이 잘 해줄꺼라고 믿었는데. 폭주하고 있어. 자신의 이름을 후세에 남기고 싶은 가봐. "

그런 선샤인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한 바위가 대꾸했다.

" 그래서, 만월회는 어쩔 생각이지? "

" 뭐, 우리도 아주 관계없는 것도 아니니까. 조금 힘을 보태기로 했어. 나머지는 지구정부에 속한 국가에서 차출하겠지. 물론 자신들의 중요전력을 투입하지 않겠지만. "

" 피해가 크겠군. 흐음.. "

" 당연한 일이지. 그 등신같은 자식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을 말아먹으려고 작정을 하고 있으니까. 쉽게 말해서 현실파악이 안되고 있다는 이야기지. 간신들에 둘러싸인 황제처럼. "

" 내가 병력을 만들어서 파견해주지. 출발하기전에 그 전쟁에 참가하기로 한 사이퍼 몇명만 보내줘. "

바위는 안그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오르크와 크로우등 괴수들의 숫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현재는 적정수준의 수라지란을 제외하고는 모두 활동을 정지시킨 상태였다. 그리고 일부러 수라지란이 퍼져있는 지역을 피해서 선샹인을 데려 온것이었다.

만약 그 길을 벗어난 도쿄의 정경을 봤다면 아마 선샤인은 이곳은 지옥이다라고 외쳤을 것이다.

괴수들의 생명유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먹이가 있어야 했고 현재 도쿄를 벗어난 주변 몇키로미터내에는 좀비들이 씨가 말랐다. 이대로 두면 벌크들이 먹이감으로 전락할 시기도 얼마남지 않았다.

벌크들은 잡식성으로 인간의 먹는 식량외에 식물등과 곤충, 설치류, 강물, 바닷물을 섭취해도 그 생명활동을 연장할 수 있을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났다. 괜히 중국에서 벌크들이 식량대용으로 쓰인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괴수 한마리보다 벌크 한마리의 효용이 더 뛰어났다. 집단지성을 가진 그들은 개개체가 한명의 전문가이자 기술자들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공룡의 전투용, 전력화에 힘을 쓰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계륵(鷄肋)과 같은 괴수들을 전장에 보낼 기회는 분명히 호재였다.

그렇기에 만월회의 이름을 빌려 괴수부대의 통제권을 넘겨줄 사이퍼가 필요했다.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고 이미 마동수를 통해 실험까지 마친 상황이라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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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손님(1) 18.10.15 430 13 19쪽
116 진실의 끝(5) 18.10.13 445 15 17쪽
115 진실의 끝(4) 18.10.12 438 17 18쪽
114 진실의 끝(3) 18.10.11 451 1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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