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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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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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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쪽

반격(1)

DUMMY

마동수의 눈이 커졌다. 도저히 이론상 불가능한 일이 눈앞에 펼쳐진것 때문이다.

그의 앞에서 천천히 바위의 몸이 떠오르는게 보였다.

" 어떻게··· 그게 가능한거지? 아니 원리를 따지면 가능하기야··· "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마동수가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이미 사이퍼에 대한 연구자료와 이론등에 대해 깊숙히 공부를 한 그는 여려가지 가설들이 머리를 휘감고 있는듯 했다.

바위는 다시 천천히 내려서며 그런 그가 제정신을 차릴때까지 기다렸다.

이미 바위는 그에게 보여줬다. 아툼2호랑 부딪힐때 허공에서 제법 오랫동안 공방을 나누면서 말이다.

잠시후 어느정도 제정신이 돌아왔는지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바위를 쳐다봤다. 어서 이야기를 해달라는 표정이었다.

그런 마동수를 힐끗 본 바위는 피식 웃었다. 그런 그의 열정이 나쁘지 않았다.

" 결국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하나야. 그것을 어떤 파동을 가지고 있느냐가 핵심이지. 그건 이미 이론상 증명된거니 알고 있지? "

만월회 연구소의 자료, 중국벌크와 거기에서 구한 자료등 이미 마동수에게 건내진 것들이었다. 이미 수많은 실험을 통해 사이퍼의 힘에 대한 원리에 어느정도 접근한 상태였다.

그로 인해 강제각성이니 바코드주입이나 하는것들이 가능한 것이다.

" 그런 파동을 조금 조작할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이야. 최근에 나도 깨달은 사항이지. 물론 여러개를 동시에 운용하기는 어려워도 적절한 때 운용하면 큰 역할을 할 수 있어. "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바위의 얼굴을 잠시 쳐다본 마동수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게 아냐. 세상에는 너 정도의 이해도를 가진 사람이 존재할꺼라고 생각하냐? 넌 정말 괴물이야. 어떻게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거지? 한계가 없는건가? "

말은 쉽지만 파동을 바꾼다는 것은 인간이 카멜레온의 피부를 흉내낸다는 것과 비슷했다. 어떻게 수련해야 저렇게 될지 상상조차 힘들었다.

결국에는 포기를 한듯 순순이 고개를 끄덕이는 마동수였다.

" 그렇다는 말은 너만큼 우리 아툼을 훈련시키는 일에 적임자가 없다는 말이군. 뭐, 네 마음대로 해라. "

반쯤 포기한 음성으로 말하는 마동수를 잠시 응시하더니 바위가 물었다.

" 이 아툼시리즈는 얼마나 만들어낼 수 있는거지? "

" 왜? 대량생산해서 세계라도 정복하려고? 아서라. 그거 한마리 만드는데 두달걸렸어. 아툼1호가 만들어져 있어서 2호가 빨리 나온거지. 베이스부터 만들려면 마리당 최소 한달은 걸려. 그것도 내가 온종일 매달린다는 조건하에. "

그렇게 말하는 마동수는 바위의 얼굴을 보며 흠칫했다.

" 뭐야? 그 눈빛. 마치 날 갈아넣으려는 우리 교수를 보는듯한 그것.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알잖아. 안돼! 절대! 나도 숨 좀 쉬자. 내가 졌다니까, 널 이기려고 크리처를 만들 생각없어. "

의욕이 떨어진 마동수를 억지로 갈아넣어봤자 효율이 떨어질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바위는 알았다는 듯이 대꾸했다.

" 알았어. 딱 세마리만 더 만들자. 더 이상 강요하지 않을께. "

바위의 타협안이 제시되었다. 세달만 고생하는 그의 말에 잠시 고개를 숙이고 고심을 한 마동수가 다시 제안했다.

" 좋아. 그뒤에는 나도 한국으로 보내줘. 이곳은 지긋지긋해. 조금 쉬고 싶어. "

이해했다. 각성후 지금까지 마동수는 기계처럼 일만 했다. 연구자료를 읽고 정리하고 다시 그것을 적용시키며 이론을 정립해서 새로운 크리처를 만들어내는 일.

기계가 아닌 이상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 그래. 일단 우리 모임으로 가서 사람 좀 만나고 부대끼며 휴식을 보내도록 해주지. "

" 지,진짜..? 여,여자도 있어? "

그 물음에 피식웃은 바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 미팅자리도 만들어보지. 어때? "

" 오케이! 세마리다. 좀만 기다려, 최대한 빨리 만들어주지. 지금보다 더 발전된 놈으로 말야. 크하하하. "

뭐가 그리 좋은지 광소를 터트리며 지하 연구실로 향하는 마동수의 뒷모습을 보며 바위가 중얼거렸다.

" 점점 상태가 안좋아지고 있어. 이럴땐 역시 사람들과 어울리며 제정신을 찾는게 맞아. 조금만 더 고생해라. 동수야. "

그리곤 쓰러져 있던 아툼2호를 들쳐매고 어디론가 걸음을 옮기는 바위였다. 이것의 가능성을 본 이상 하나라도 더 쓸모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 이해할 수 없군. 저 소국(小國)에서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거지? "

어둡고 방안, 빛이 들어오지 않는 재질로 된 짙은 커튼이 쳐져 있는 곳에 깊숙이 몸을 의자에 묻은채 중얼거리듯 입을 달싹이는 남자는 신세계의 마스터, 원죄(The Origin)라 불리는 천카이거였다.

그는 모든 신세계 활동을 잠시 뒤로 물린채 국제 정세를 살피고 있는 중에 반도인 한국에서 세계정부라는 웃기는 이름의 조직을 결성하고 그 칼끝을 자신에게 돌리려 한다는 정보를 접한게 얼마전이었다.

비록 지금 자신들이 노아패밀리와의 협상결렬로 수세에 몰려 있다고 하지만 겨우 명맥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몇몇 국가들이 뭉쳐서 자신의 뒤통수를 치리라고는 예상치 못한 상태였다.

" 미국 펜타곤과 영국 왕실근위대, 원탁의 기사단, 로마 신성기사단까지 끌어들였단 말이지? 크흐흐. 버러지 같은 것들이 감히.. "

노아패거리에게 자신이 당한 상처는 꽤 깊었다. 설마 그들의 무력이 그 정도일것이라고 예상치 못한 자신들의 실책이었다.

갑자기 전면에 나타난 노아패밀리의 사자들은 말그대로 엄청났다. 무려 청해시에 마련되어 있던 조직이 단번에 허공으로 증발해 버릴정도였다.

그들의 힘을 느낀 천카이거는 안가로 몸을 숨기는 동시에 각 도시에 흩어져 있던 전력들을 모았다. 언제 이어질지 모르는 노아패거리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렀음에도 별다른 공격이나 기습이 없자 다시 외부로 눈을 돌린 그들에게 세계단일정부라는 조직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 설마 그, 노아패거리들이 사주한 건가? 시기가 묘한데..? 안그래? "

어둠이 깔린 텅빈 실내를 바라보며 그가 흘리듯이 묻는다. 그에 대답이라도 하듯이 안개같은 어둠이 뭉치며 한명의 인간형상으로 바뀌어간다.

" 네, 마스터. 단순히 진행되는 일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인형은 비키니차림을 한 전형적인 북방계 미인이자 천카이거의 왼팔인 마라였다.

그녀는 또각거리는 하이힐소리를 내며 천카이거에게 다가와 슬그머니 안겨들며 속삭였다.

" 너무 걱정마세요. 마스터. 아직 우리의 힘을 전부 드러나지 않았으니까요. 문제는 노아패거리들이지, 저런 어설픈 정부군이 아니니 말이에요. "

그런 마라의 설명과 나긋한 목소리에 심신이 가라앉은 천카이거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 무슨 걱정? 저런 버러지들의 몰려왔다고 이 내가? 크크큭, 마라 너도 긴장을 하고 있긴 하나보구나. 예전이었으면 무시하라고 했을 것들을 신경을 쓰고 있다니 말이야. "

뱀처럼 안겨드는 마라의 부드러운 몸을 천천히 쓸어내리며 천카이거가 마라의 두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녀도 그런 사실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는지 살짝 눈매가 굳었지만 이내 풀리며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요염하게 포즈를 바꾸며 대꾸했다.

" 호호, 그런가요? 하긴 근래 사건들이 조금 많았죠. 정저우시, 노아패거리, 벌크 반란등 말이죠. 하지만 이제 처리가 되었으니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릴 여유가 생겼어요. 명령만 하세요. 미리 싹을 밟아놓을께요. "

웃음이 가시지 않은 얼굴의 마라가 살기어린 눈빛을 번뜩이며 말했다. 입을 웃고 있지만 말투와 눈빛은 정반대의 색을 띄고 있었다.

" 클클, 아니다. 저들이 노아측 하수인인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괜히 벌집을 건들일 필요는 없겠지. 동북군단에게 대비를 하라고 전언을 넣고 해상으로 들어오는 병력들의 위치파악을 상세히 하도록. 이런 재미있는 일에 굳이 끊을필요없겠지. "

어떤 기대감에 찬 천카이거의 눈이 번뜩였고 그를 바라보는 마라 역시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지금 삶은 하나의 여분이었고 게임과 같았다. 따분한 일상에서 즐기는 그런.


투투투.

헬기 모터소리가 상공을 가득히 울리고 있는 이곳은 인천부두였다.

각국에서 모여들고 있는 병력들과 사이퍼들은 오랜 항해를 마치고 대한민국의 영토에 첫발을 내딛고 있었고 그런 그들의 얼굴에는 피곤이 묻어나고 있었다.

무려 수십시간동안 좁은 함정에서 쪼그리고 있어야 했던 그들로써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으라차차-. 배에서 내린 마이클은 두손을 하늘로 뻗으며 크게 기지개를 폈다. 하와이 군사기지에서 이곳까지 무려 스무시간을 배에 처박혀 온 그로써는 해방된 이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수많은 인종의 사람들이 정비된 인천부두를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는 모습, 꽤 오랫만에 느껴보는 풍경이다.

" 후웁. 공기 좋고, 풍경도 좋고. 예전으로 돌아간것만 같네. "

크게 숨을 들이킨 마이클이 중얼거리며 두리번 거렸다.

퍽. 그런 그의 뒤통수를 때리는 이가 있었다.

" 뭐야? 앤더슨? "

앤더슨이라 불린 덩치의 흑인은 하얗게 드러난 이를 보이며 마이클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 빨리 움직여. 너 때문에 대원들이 다 늦고 있잖아. 굼뱅이 마이클. "

" 칫, 좀 쉬면서 하자. 하루종일 좁은 배에서 갇혀 지내다 이제서야 바깥공기 좀 마시고 있는데. 젠장. "

마이클이 투덜거리자 앤더슨이 손을 들어 인천부두에서 쉴새없이 드나들고 있는 군인들과 트럭, 지게차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 너만 그런게 아냐. 저기 프랑스, 영국 얘들도 방금 도착해서 움직이고 있는거 안보여? "

앤더슨의 말은 틀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불만스런 표정으로 휙 몸을 돌려 자신의 짐을 찾으러 함정으로 들어가는 마이클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 앤더슨 역시 다시 자신의 일을 위해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렇게 핀잔을 들은 마이클은 인상을 구기며 자신 몫으로 배정된 장비와 짐을 들어 선착장으로 옮겨놓았다.

본래부터 군인신분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군인이 된 그는 군대생활이 몸에 맞지 않는 옷과 같았다. 한마디로 어쩔수 없이 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기에 주변 동료들과 자주 부딪히곤 했는데, 그로 인해 그의 평판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게 무슨 상관이냐며 애써 무시하는 마이클이었다.

" 하아, 언제쯤 예전같은 시대가 돌아올까. 돌아오기는 하는거야? 망할.. "

나름 정비공일을 하면서 모자라지 않는 일상생활을 즐기며 살고 있던 그로써는 지금과 같은 절제된 생활과 규율들은 창살없는 감옥이나 다름없었다.

" 이번엔 어디 지역 좀비청소인지···? 저,저거 뭐야? "

애초 미국 펜타곤 소속의 군인신분인 그와 그의 팀원들은 미국이나 주요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는 곳을 돌아다니며 좀비청소를 맡아 왔었다. 그 탓에 그는 이곳이 어디인지 몰랐고 알고 싶지도 않은 듯 보였다.

당연히 이번에도 그런 청소작업일 것이라고 생각한 그의 눈에 생전 처음보는 실루엣이 들어왔다.

쿵. 쿵. 쿵. 십여층 높이의 건물이 움직이는 모습, 하지만 겉모습은 마치 영화에서나 봤던 공룡들의 외형을 가진 그것이 땅을 울리며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입에 물고 있던 담배가 땅에 떨어지는지 모를 정도로 넋이 나간 마이클은 두눈을 비비며 다시 그것을 쳐다봤다.

" 내 눈에 헛것이 보이는 건가? "

그런 모습을 보이는 인물들은 꽤 있었다. 대부분 이곳에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은 인물들이었다.

갑작스럽게 워킹데드에서 쥬라기공원으로 장르가 바뀐 상황에서 마이클은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 설마 저런걸 잡는건 아니겠지? 아닐꺼야? 그럼 지금쯤 비상상황이 떨어졌겠지. 큭. "

쿵쿵 거리는 저 엄청난 덩치의 공룡들에게 신경쓰는 이들은 얼마 없었다. 대부분 자신들의 일에 매달린채 분주하게 오가고 있을뿐.

그렇게 중얼거리며 함정안에 있던 장비와 짐을 다 내리자 앤더슨이 수송용 지게차를 몰고 나타났다.

" 이게 다야? 빨리 움직이자. 쉬지도 못하고 작전을 가야한다는 지시야. "

" 뭐? 우린 방금 도착했다고! 쉴새도 없이 어떻게 움직여? "

" 그래, 이건 인권탄압이야. 젠장! "

선착장에 쌓여있던 짐을 지키고 있던 대원들이 항의를 하듯 외쳤다. 그 중에 마이클의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했는지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 앤더슨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

" 뭐, 이해해. 하지만 이미 내려진 명령이야. 그렇게 말해도 내가 해줄 수 있는건 없다고. 아까 봤지? 그 공룡. 빨리 가면 바로 옆에서 볼 수도 있을껄? "

" ··· 그래? 설마 그것들 훈련된건가? 어떻게? "

" 씨발, 세상이 미쳐돌아가는군. 왜 이젠 아주 외계인까지 등장하겠어. SF물로 바뀌는거 아냐? "

" 크크크, 미친 새끼. 그전에 우리는 어딘가 해체되어 그런 광경은 구경도 못할껄? "

대부분 정규군인이 아닌 용병, 징집병으로 구성된 이들은 정규군인처럼 빡빡한 군기가 없었다. 미국 펜타곤에서 지원한 이들은 이런 군인들이 대부분이었다.

" 자자, 쓸데없는 이야기는 이동중에 하고 빨리 움직이자고. 저쪽은 이미 출발했다고 하니까. "

앤더슨의 지시에 나름 그동안 경험을 쌓아왔는지 신속하게 움직이는 대원들이었다.

그런 이들에 섞여 요령을 피우며 설렁설렁 움직이는 마이클의 머리속에는 온통 이번 작전의 위험걱정과 자신의 안위로 가득차 있었다.

그의 제일 목표는 오랫동안 살아남아 인생을 즐기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들은 곧 장비를 실은 트럭을 따라 징집되어진 차량에 나눠타고 목표지점으로 달리고 있었다.

마이클은 그제야 여기가 한국이라는 나라이고 좀비사태가 일어나게 만든 원흉을 치러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 ··· 그니까, 그 초능력자를 죽이는 작전에 우리가 투입되었다는 말인거야? 앤더슨? "

" 그래. 전장까지는 한참 남았으니 체력회복해. 쓸데없는 기력낭비하지 말고. 여기까지 온 이상 도망칠 곳은 없으니까. "

" 미친.. 그래서 이 작전에 대해 말안한건가? 엉? 누가 여기에 오고싶다고 했어? 새끼들아!? "

" 마이클, 너 너무 흥분했어. 진정해. 그리고 착각하지 말어. 넌 군인이고 상부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하는 신분이야. "

앤더슨이 흥분한 마이클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현실을 이야기했다.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마이클은 화를 참을 수 없었다.

그동안 자신의 상관에게 뇌물을 먹여가며 위험한 지역을 그동안 열외시켜왔던 그로써는 지금 이 상황에서 화가나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 젠장할.. 그럼 총 병력은 얼마나 되는거고, 어느 지역에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부딪힐 적들의 정보는 어떻게 되는데? "

" 그건 아직 알려줄 수 없다. 대략적으로 말하며 현재 국가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전세계의 나라들의 병력들이 여기에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

앤더슨의 말에 마이클이 코방귀를 끼며 딴지를 걸었다.

" 전세계 병력? 큭, 그럼 우리측 기계화 유닛들은 어디에 있지? 씨발, 어설픈 우리들만 보내서 생색만 내고 정예는 빼돌렸다는 말은 왜 빼먹는거야? "

마이클의 말에 앤더슨은 표정을 굳히며 그를 노려본다. 하지만 곧 표정을 풀고는 가벼운 미소와 함께 다른 이들에게 시선을 옮겼다.

" 마이클의 말이 틀린건 아냐. 하지만 이미 우리측 정예들도 이곳에 도착을 했고 우리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게 사실이지. 너희들을 일회용으로 사용할것이라면 그동안 왜 훈련시키고 비싼 장비를 줘가면서 이곳까지 데려왔을까. 마이클, 선동은 정도껏 해라. 다시 한번 그런식의 선동과 불평을 용서하지 않을꺼야. "

앤더슨은 요령있게 조리있는 설명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대원들에게 주지시켰고 모두가 동의를 한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이것이 그동안 중립적이고 대원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앤더슨의 덕이었다.

앤더슨의 경고에 슬쩍 고개를 돌리며 마이클이 입을 다물자 그런 그를 살짝 노려본 앤더슨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후 작전시 행동반경과 여러가지 기본적인 정보들에 대한 것들이었다.

' 아무래도 이번 작전에서 마이클 저놈부터 도태시켜야겠어. 쯧, 그래도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데리고 다녔는데 더 이상 안돼겠어. '

이렇게 생각한 앤더슨은 차가운 눈빛으로 고개를 돌린채 바깥 풍경을 보고 있는 마이클을 쳐다봤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지껄이는 마이클이지만 때때로 저렇게 핵심을 짚어내면서 분란을 조장하는 인물은 그의 입장에서 발에 박힌 가시와 비슷한 존재였다.

실제로 이번 작전에 펜타곤의 정예들은 투입되지 않았다. 그들의 정보망에서 이번 작전의 승패는 50%미만.

그렇기에 생색만 내는 정도의 잉여병력들만 보낸 것이다. 물론 그에 딸린 첨단무기들은 그 외형을 치장하기 위한 가림막 역할이었고 말이다.

그 사실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앤더슨은 곧 고개를 돌려 도로를 달리고 있는 수송차량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아직까지 세계정부의 연합군들의 병력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앤더슨은 저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고 이후에 벌어질 전투에 대한 생각에 조금 긴장되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목표지점까지 갈길이 멀었다. 이제 겨우 38선을 통과해 개성공단이라는 지역으로 들어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진은 바위모임 무력조 소속이자 가장 상위팀인 사스팀의 일원이다. 코드명은 나이프.

능력은 5번 변형계, 온몸을 칼날을 변형시켜 근접전투를 즐기는 타입으로 사스조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실력을 가진 사이퍼였다.

그런 그가 이번 특임대의 길잡이를 맡아 대원들의 길을 안내하고 있는 중이었다.

" 아, 그러니까 나이프님을 비롯한 다희팀과 사스팀의 주된 격전지가 북한지역이라는 말씀이고 그때문에 저희를 이렇게 손수 안내해주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하하하.. "

" 그래. 그건 그렇고 너희들이 데리고 온 그 반려라는 공룡들. 꽤 놀라워. 전투능력은 겪어봤나? "

수진이 가장 앞을 걷고 있었고 그 주변으로 열명의 특임대가 주변을 둘러보며 수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주변으로 쿵쿵 거리며 걷고 있는 공룡들과 오로크, 크로우등이 사방에서 덮쳐오는 좀비들을 물어뜯고 박살내고 고기덩어리로 만들면서 사방을 휩쓸고 있는 모습이었다.

캬롸앗! 크아앙! 쾅! 콰앙!

온갖 괴성이 난무하는 이곳은 평양. 연합군보다 먼저 출발한 이들은 가장 먼저 이곳을 청소한 후 후속대에게 넘겨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 하하, 저희도 아직 저희 반려들의 한계를 모르고 있습니다. "

" 뭐? 너희들 서로 실전수련하지 않았다고? 그동안 바위님과 같이 수련한거 아니었나? "

수진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의아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그가 겪은 바위는 실전을 중요시하는 타입으로 자신의 팀장들인 사스와 다희가 그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자신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 것이다.

" 그게··· 짧은 시간동안 공룡들과 교감을 나누느라, 그럴 시간이 없었··· "

" 어이가 없군. 한계를 모르는데 어떻게 병력을 운용할 생각인거지? "

수진의 말은 스스로의 한계를 모르는데 마라톤을 달리는 것과 같았다. 거기에 삼천에 달하는 괴수부대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차라리 이등병에게 군단의 운용을 맡기는 것과 별반차이가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바위의 성정을 잘 알고 있는 수진으로써는 그냥 믿을 수 밖에 없었다. 분명히 뭔가 다른 생각이 있을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런 수진의 걱정에도 공룡들과 괴수부대들의 움직임과 통제력은 깔끔했다.

특별히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았고 범위를 벗어나 도망치는 괴수들도 없었을 뿐아니라 공룡들의 머리가 얼마나 똑똑한지 깨닫게 되었다.

거기에 특임대 대장인 송일섭이 데리고 다니는 랩터들은 웬만한 인간들보다 전투지능이 좋았다.

일종의 대대장처럼 괴성을 지르며 괴수들을 이끌고 커다란 도시를 포위하듯 덮쳐들었고 그 뒤를 커다란 공룡들이 막아서며 물샐틈없이 포위하는 모습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주었다.

" 역시.. 바위님이 생각없이 이들을 전장에 보낼리 없지. "

그렇게 존경하는 마음이 커진 수진은 바위가 별다른 생각없이 소모품으로 이들을 보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평양의 청소가 마무리되고 있는 여름이 한발짝 다가선 날의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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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증강(增强)(4) 18.10.25 555 13 19쪽
124 증강(增强)(3) +1 18.10.24 567 16 19쪽
123 증강(增强)(2) +1 18.10.23 569 17 19쪽
122 증강(增强)(1) 18.10.22 570 13 19쪽
121 손님(5) 18.10.19 592 15 20쪽
120 손님(4) +2 18.10.18 589 16 22쪽
119 손님(3) 18.10.17 575 19 19쪽
118 손님(2) +1 18.10.16 580 14 18쪽
117 손님(1) 18.10.15 622 14 19쪽
116 진실의 끝(5) 18.10.13 623 16 17쪽
115 진실의 끝(4) 18.10.12 640 18 18쪽
114 진실의 끝(3) 18.10.11 632 2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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