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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군필여고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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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9.03.01 01:04
최근연재일 :
2019.09.1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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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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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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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하산 방어전(2)

DUMMY

“준비한 대로만 하면 아무 문제없다. 다들 긴장감은 유지하되, 공포에 잠기지 말고 그동안 훈련해온 성과를 보여 봐라.”

제이스의 격려에 다른 이들은 용기를 갖는 듯 했지만 나는 불안한 시선으로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왈왈왈!”

개니까 개처럼 짖어대면서 뛰어오고 있다. 어둠 속에서 새빨간 눈빛을 가진 개들이 떼거리로 몰려오니 좀 무섭긴 했다.

하지만 저거엔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

나를 포함한 워든 전원이 몸에 마나를 일으켰고 ‘레이지 모드’가 되었다.

“공격 준비!”

3학년 선배의 구호에 맞춰 창을 바로잡았다.

“달려오는 게 너무 많은데···”

한 학생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건 그랬다만 우리의 준비는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쾅, 쾅!

크기가 작은 폭발이 일어나며 달려오던 괴물들이 여기저기로 날아갔다.

“폭약을 설치해 놔서 진로를 방해하는 거다.”

제이스의 설명이었다.

-퍼엉, 펑!

남은 것들이 폭발 속을 뚫고 나왔다. 어차피 날아갔던 것들은 재생되기야 할 테지만 한꺼번에 몰려드는 걸 방해할 순 있었다.

“케엑!”

이번엔 함정에 빠졌다. 바닥에 설치해둔 가시나 땅을 파서 만든 함정에 당한 것이다.

그래도 워낙 양이 많아서 함정을 고깃덩이로 메우고 그 위를 건너기 시작했다. 그걸 본 3학년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뭐가 이리 많지?”

“···?”

많다고? 평소보다 많다는 소린가?

대충 예상은 했지만 벌써부터 놈들의 손길이 시작된 건가. 준비한 건 물량만이 아니겠지. 뭐, 와봐라. 나는 괜히 포인트를 투자한 게 아니야.

“왈왈왈!”

함정을 돌파한 괴물들이 진지로 몰려왔다. 맨 앞에 있던 3학년들이 창을 내질렀다. 창에서는 강력한 마나의 파장이 발생했고 크러셔는 한꺼번에 찢겨나갔다.

“우와.”

뒤에서 보조를 하던 1학년들이 감탄했다.

이 마력 연동은 합동수업을 통해 배운 연대감을 바탕으로 발휘하는 기술이었다. 우리도 배우기야 했지만 저 정도로 강력하게 쓰지는 못하였다.

“1학년들! 보조!”

하지만 몰려오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1학년들은 정신을 차리고 3학년 사이에 섞이며 뚫고 나가려는 크러셔들을 창으로 저지하였다.

“모두 물러나지 마라! 힘내!”

제이스 역시 앞으로 나서며 싸우고 있었다.

참고로 그가 사용하는 무기는 채찍이었다. 푸른 마나가 감긴 그 채찍을 휘두르면 크러셔들이 갈기갈기 찢기며 사라졌다.

만만치 않은 물량에도 버티는 건 제이스의 광역 학살 덕이었다.

“······.”

슈리린의 부하인 제이스가 이렇게 열심히 싸울 필요가 있나? 의도가 수상하긴 했지만 일단 나도 그 사이에 섞여서 싸웠다.

-콱!

“깨엑!”

마나를 두른 창에 찔리면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어리숙한 1학년들의 손길이긴 했지만 그 정도는 충분한 지원이었고 연계기를 쓰는 3학년과 제이스의 활약에 쏟아지던 크러셔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5소대! 지금 그쪽으로 크러셔 타입 켄타우로스가 가고 있다!]

“켄타우로스? 허어.”

3학년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러셔 타입 켄타우로스.

개떼로 쏟아지는 케르베로스와 다르게 차원이 다른 강함을 가진 크러셔였다. 나오는 빈도가 적지만 나왔다하면 큰 피해를 입혀서 워든 중에서도 희생자가 나올 때가 있을 정도였다.

-다각, 다각!

“온다.”

제이스의 나지막한 목소리.

“뿌, 뿔이 두 개?!”

모습을 드러낸 켄타우로스는 머리에 뿔이 두 개 달린 형태였다.

“크르르.”

상체는 인간이었지만 사람의 말은 하지 못 한다. 그 괴물은 우리를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 괴성을 내지르며 다리를 움직였다.

“창을 세워!”

3학년의 침착한 지시에 따라 우리는 전부 창을 세웠다.

“크악!”

멀리서 힘껏 달려온 켄타우로스는 진지를 그대로 받아버렸고 앞을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 하늘을 날았다.

좀 센 놈을 준비하긴 했군.

켄타우로스의 경우 뿔의 숫자로 강함을 측정하는데, 두 개면 가장 강한 개체였다. 보통은 나와도 아예 안 달린 것이 나왔다.

“흡!”

괴물의 주먹에 얼타고 있던 1학년 동료가 얼굴을 맞았다.

“꺽!”

비명을 내지르며 나무에 쳐박혔다. 얼굴은 완전히 함몰되었고 축 늘어지는 꼴이 무사해 보이지가 않았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저게 날뛰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몸 안의 힘을 끌어모았다. 창에 감긴 푸른 빛깔이 더욱 진해졌다. 얼핏 보면 파란 빛덩어리를 들고 있는 것 같았다.

“한 번에··· 죽여주마.”

투창 자세를 잡았다.

지겹도록 받은 창술은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존재했고 그 중엔 이런 투창도 존재했다. 투창은 수가 많은 케르베로스보다는 강한 단일 개체인 켄타우로스를 공격하기 위한 전술이었다.

“그래, 다들 투창 준비!”

나의 자세를 보고 정신을 차린 3학년들이 지시를 했고 나머지도 전부 투창을 준비했다.

“흐압!”

내가 제일 먼저 던졌다.

-콰아아!

다량의 마나를 머금은 창은 파란 회오리를 일으키며 날아갔다.

-콰직!

괴물의 가슴에 꽂혔다.

“크어억?!”

타격이 강렬했는지 화들짝 놀란다. 게다가 몸이 흔들리며 자세가 무너졌다.

“투창!”

남은 창들이 쏘아졌다.

-콰콱, 콱!

다량의 창들이 순식간에 괴물의 몸에 꽂혔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동시에 다리에 마나를 집중시켰다. 방금 창처럼 내 다리도 파랗게 물들었다.

끝을 내자!

땅을 딛고 펄쩍 뛰어 켄타우로스의 머리 위로 올라섰다.

“크르륵.”

타격이 커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특히 내가 던진 창에 맞은 부위는 일그러지며 소멸하는 것까지 보였다.

-퍼억!

마무리 일격을 가했다. 나의 발차기가 머리를 때렸고 목이 부러지며 그 육중한 덩치가 바닥에 쓰러졌다.

쿠웅,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후우.”

뿔 두 개 켄타우로스인가. 꽤 세잖아.

싱겁게 죽은 것 같지만 강대해진 내 힘을 담은 일격에 다구리가 추가되어서 나온 결과일 뿐이었다. 만약 내 스펙이 진전이 없었다면 몇 명이나 더 죽었을 게 분명했다.

“대단하군.”

제이스가 사라져가는 켄타우로스를 보며 말했다.

“이제 힘이 좀 빠졌겠지?”

“······.”

결연한 얼굴의 제이스는 채찍을 치켜들었다.

“교관님?”

다른 학생들은 제이스의 행동이 뭘 하려는지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았다.

[5소대. 상황은 어떻게 되었나? 켄타우로스는 처리했나? 상황을 보고하라.]

-툭.

[5소대? 무슨···]

-콰지직!

채찍으로 무전기를 부순 제이스의 몸에서 마나가 피어올랐다.

“고민이 길었다. 어쨌든 난 해야만 한다.”

“모두 도망쳐!”

나는 펄쩍 뛰어 제이스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

우당탕 구르며 반대편 수풀로 넘어갔다.

“으아아!”

나는 제이스를 붙잡은 채 계속 굴렀고 지형의 형태로 인해 계속 아래로 떨어졌다.

쿵! 바위에 몸이 부딪히고 나서야 겨우 멈췄다.

보통의 경우라면 최소 골절이었지만 마나로 신체가 강화된 상태라 다치지 않았다. 물론 그건 제이스도 마찬가지라, 서로 푸른 기운을 두른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사람을 구해서 어쩌자는 거지?”

“역시 다 죽이려 했던 거냐.”

“내 딸을 위해서라면.”

“······.”

제이스에겐 병든 딸이 있었다. 흔한 설정일 수 있겠으나 그것은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본래는 멀쩡한 교관이었던 제이스를 악마의 편에 서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지금은 무고한 학생들까지 죽이려 했었다.

“멋대로 하게 두지 않아. 그리고 내가 이긴다.”

“재미있군. 확실히 자네의 실력은 늘은 것 같던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슨 훈련을 한 거지? 나도 좀 가르쳐다오.”

“시끄러! 빨리 싸우기나 해!”

“후후, 여유가 넘치는군. 너는 무기도 없다만?”

그랬다.

켄타우로스에게 던진 창을 회수하기도 전에, 학살을 벌이려던 제이스를 막기 위해 일단 몸을 던졌던 것이다.

“아무튼 이겨.”

그래도 자신 있었다. 40포인트를 투자했고 그 힘은 슈리린과 대적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흥.”

나의 눈빛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인상을 구긴 제이스가 채찍을 휘둘렀다.

-촤악!

팔뚝을 들어 막아냈다.

“?!”

제이스가 깜짝 놀랐다.

“헤헤, 어떠십니까? 교관님. 그 동안 교관님의 훈련을 성실히 받아온 학생의 성과가.”

“···역시 그 분들이 관심을 보일만 하구나. 춘천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했어.”

“착각하실 만도 하죠. 제가 생각해도 그때는 거의 운이었거든요.”

“운? 그런 막대한 힘이 운이라고? 도대체···”

포인트를 소모해 능력을 샀다, 라고 해봐야 못 알아들을 테니 미소로 대답을 흐렸다.

“제압하면 그만이지. 그 이후는 내 알 바 아니다.”

채찍이 다시 움직였다.

나는 다시 한 번 막았다. 살짝 욱씬거리긴 했지만 계속 맞아줄만 했다. 나의 방어력이 제이스의 공격력을 웃돈 것이다.

“계속 막으려고?”

그의 말대로 계속 막기만 하면 싸움은 끝이 안 났다. 어떻게든 파고들어야 하긴 하는데, 채찍의 특성상 사거리가 길어서 좀처럼 그럴 기회가 안 났다.

그래도 곤란하진 않았다.

채찍보다 빠르게 움직여서 파고들면 그만이었으니까.

-후웅!

채찍이 내 허리를 노리고 들어왔다. 나는 허리를 숙여 피했다. 그러자 휘둘러진 채찍이 중간에 멈춰서 다시 휘둘러졌다. 아무래도 마나로 조정되다 보니 비현실적인 움직임이 가능한 모양이었다.

“싱겁네!”

나는 숙인 자세 그대로를 유지하며 발목에 힘을 주었다.

“?!”

모은 힘을 방출하며 로켓처럼 튀어나갔다.

“훗!”

그걸 노렸다는 듯 미소를 지는 제이스.

“잘 왔다!”

헛치던 채찍이 확 꺾이더니 내 등 뒤로 날아왔다. 그 모양새는 흡사 찌르는 칼 같았다. 이쯤되면 당황해볼 법도 했지만 나는 제이스의 공격 전술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제까지 그가 보여준 적은 없었지만 본래 소설에서 주인공과 전투를 한 내용이 내 머릿속에 있지 않은가.

날아가던 중 몸을 일자로 만들며 뒤로 발을 뻗었다.

-깡!

찌르려고 맹렬하게 달려오던 채찍을 디딤돌 삼았고 그걸 통해 더욱 강한 추진력을 얻었다.

“뭣?!”

제이스가 깜짝 놀랐다.

저게 가능하려면 제이스의 마력보다 훨씬 강력한 마력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앞선 공격을 방어하면서 내 마력이 만만치 않음을 느꼈겠지만 방금 채찍의 공격은 마력을 한 점에 응축시킨 형태였다.

따라서 공격력이 강화되었고 그 정도면 저 건방진 학생을 교육시켜줄 수 있을 거라 여겼을 터이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몇 번이고 말하지만, 나는 40포인트나 투자했다고!

“내가 이겼다!”

“커헉!”

나의 단단해진 주먹이 제이스의 명치에 꽂혔다.

“커으억!”

-철퍼덕.

“하아, 하아.”

나는 숨을 헐떡였다.

급격하게 얻어낸 대량의 마력은 충분히 강대했지만 그에 따른 적응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단시간에 끌어 쓰니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 숨이 찼다.

“······.”

제이스는 기절한 건지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 죽일 작정으로 때린 건 아니니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후우. 힘들었다.”

체력 훈련도 빡세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몸을 일으켰을 때였다.

“어머, 어머. 이거 생각보다 큰 일이 벌어졌네?”

어둠 속에서 금발의 미녀가 걸어 나왔다.

“다, 닥터 슈리린?”

“그렇단다, 얘야.”

그녀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작가의말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독자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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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세 개의 머리(1) 19.03.22 427 13 12쪽
17 얼마나 알고 있는가? +1 19.03.19 488 9 11쪽
16 알지 못했던 경험 +2 19.03.18 484 6 12쪽
15 참 신기한 여자 +1 19.03.17 514 9 12쪽
14 여기 돔 페리뇽 하나!(2) +1 19.03.16 521 8 12쪽
13 여기 돔 페리뇽 하나!(1) +1 19.03.13 528 11 11쪽
12 선도부 활동 시작! 19.03.12 555 11 13쪽
11 값비싼 교훈(3) +4 19.03.10 606 11 12쪽
10 값비싼 교훈(2) +2 19.03.09 585 12 11쪽
9 값비싼 교훈(1) 19.03.07 634 10 12쪽
8 방심하면 보인다고? 19.03.05 715 13 11쪽
7 산 넘어 산(2) +1 19.03.04 720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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