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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군필여고생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9.03.01 01:04
최근연재일 :
2019.09.18 19:1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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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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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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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하산 방어전(1)

DUMMY

“계획은 이렇습니다.”

닥터 슈리린이 말했다.

“말하십시오.”

“이번 합동진압작전은 산등선을 타고 내려오는 크러셔를 막는 형태가 될 거예요. 그래서 각 지점에 일정량의 병력을 배치하게 되죠. 이것을 소대로 분류하는데 소대원은 1학년과 3학년, 교관으로 구성할 겁니다. 미스터 제이스는 그 아이와 같은 소대가 되는 거죠.”

“잘 알겠습니다.”

“이번 크러셔는 제법 강화를 시켜뒀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것들을 막는데 어려움이 따를 테니 당신은 틈을 봐서 납치하세요.”

“어떻게 빠져나옵니까?”

“여기 지도를 보세요. 이쪽 루트로 빠지면 됩니다. 제가 그쪽에 결계를 만들어 둘게요. 모습을 숨기고 있으면 회수하러 가겠습니다.”

“네.”

슈리린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부디 잘 하시길. 저번 실수를 만회해야죠?”

“물론입니다.”

제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


조가 구성되었고 해당 인원은 버스에 올라 강원도의 태백산맥으로 가게 되었다.

아름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에서 발생하는 ‘다크 문’을 방어하기 위해서인데 참관이 아닌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거라 구성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드디어 실전인가. 후우.”

유세준은 긴장을 하면서도 기대감을 내비치며 의욕이 가득했다.

“응, 열심히 해보자.”

강연재는 당연한 듯이 유세준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뭐, 실전이라면 춘천에서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그렇긴 하지만 그건 거의 사고였으니까.”

송하나와 김현우는 나란히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문득 김현우와 눈이 마주쳤는데 서로 어색해 하며 피했다.

김현우 녀석이 나한테 데이트 신청을 한 이후 묘한 분위기가 생겨버렸다. 내가 딱히 저 녀석을 이성으로 인식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냥 이런 경우가 너무 낯설어서였다.

어차피 내기는 내가 이길 테니 말이야! 비싼 밥 얻어먹고 거절하면 되겠지. 크흠.

이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는 걸로 하자.

나는 설민지와 앉아 있었다.

에이다가 나와 앉고 싶어 했지만 그럼 설민지가 곤란해졌다. 그녀는 우리 외엔 어울리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가 많은 에이다가 내 옆자리를 양보했다.

“잘··· 할 수 있을까?”

몸이 작고 약한 설민의 당연한 걱정이었다. 다들 힘차게 훈련을 할 때도 그녀는 자주 교관에게 지적을 당했다. 기본적인 창도 제대로 다루지 못 해서.

“잘 할 수 있을 거야.”

설민지가 나를 쳐다보았다.

“그냥 하는 말이 아냐. 여기에 들어온 이상 누구라도 재능이 있어. 그걸 네가 아직 찾지 못 한 거야.”

“···정말로?”

“그럼. 나도 뒤늦게 각성했잖아. 들어올 땐 엄청 저조한 성적이었는데.”

순수 순위로 보면 설민지가 나보다 더 높았다. 설민지도 낮은 편이긴 했지만 입학 당시로 보면 마나의 재능이 더 좋다는 뜻이었다.

물론 지금의 나는 포인트를 잔뜩 투자해서 당장은 유세준보다 강하다고, 책이 말했었다.

더불어 닥터 슈리린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

때마침 다음 위기가 찾아올 차례기도 하였다. 제이스의 실패 후 슈리린이 다음 음모를 꾸미기 때문이다.

스토리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에 따라 대처하면 그만이었지만, 저번 악마의 등장 이후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세계가 나를 치료하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였으므로 죽기 싫다면 나 역시 대처 수위를 높여야 했다.

포인트로 나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게 그 중 하나였다.

이번에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본다면 무엇을 우선시 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뭐, 내가 노려진다는 사실은 분명하겠지.

지금 소대가 짜인 걸 보니 동료들과 죄다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내가 속한 소대의 담당은 제이스였다. 딱 봐도 내가 표적이었다.

아침 일찍 출발했던 버스는 점심 무렵 강릉시에 도착했다.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아름산까지 가는 거였다.

1시간 정도를 더 달려서 아름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이르렀다.

다들 긴 시간 버스를 타서 지친 것 같았다. 설민지는 눈을 감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잡담을 나누던 송하나와 김현우도 조용해진 상태였다.

“자, 다들 일어나라. 다왔다.”

제이스의 목소리에 하나둘 눈을 떴다.

버스에서 내린 우리는 소대별로 쪼개졌다. 소대의 숫자는 총 다섯. 산 정상 쪽에서 발생하는 ‘다크 문’을 맞아 다섯 개의 길목을 지키게 될 것이다.

아름산 밑에는 소규모의 거처가 마련되어 있었다. 인근을 통제하는 군인들과 워든을 위한 시설이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름산 지부 시설을 통제하는 교관이 나와서 우릴 맞았다.

“오늘 밤 9시에 현상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정비를 마치고 시간이 되면 모여주세요.”

“네.”

따라온 교관 총 두 사람이었다.

제이스와 강성민.

“모두 잘 들어라.”

강성민이 브리핑을 시작했다.

각 교관이 양쪽의 끝 두 개 조를 통제하게 되며 가운데는 방금 인사를 나온 교관이 맡는다. 사이에 남는 두 조는 3학년 워든의 숫자 비중을 높이는 걸로 전력을 보충하며 여차하면 양쪽에 지원을 간다. 크러셔가 많이 밀려들어오는 길이 세 갈래이기 때문에 구성된 구조이다.

“···그러니 세 지점에 배치될 학생들은 주의하고. 일단은 시간이 있으니 휴식을 취하도록 해라. 휴식이 끝나면 곧장 사전연습이 들어갈 거다.”

학생들이 힘차게 대답하자 강성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숙소로 들어간 학생들은 남녀로 나뉘어졌다. 자유롭게 주어진 휴식 시간에서 대부분은 드러누워 자거나 핸드폰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잠을 잘까 싶었다.

“저기, 지슬아.”

“응?”

누군가 했더니 설민지였다.

“왜?”

“잠깐··· 얘기 좀 해도 될까?”

“물론이지.”

나와 설민지는 밖으로 나갔다. 건물 밖의 담벼락 쪽, 인적이 없는 곳이었다.

“무슨 얘기?”

“나, 솔직히 자신이 없어.”

“자신이 없다니?”

“춘천의 사건에서 나는 다른 애들 사이에 숨으면서 버텼어. 그런 겁쟁이야. 제대로 싸울 줄도 모르고. 합숙 때도 그래. 별로 도움이 되지도 못 했어. 이번엔 진짜 실전이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을까?”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는 설민지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

“그럴 리가.”

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네가 강렬한 마음을 품고 의지를 보인다면 반드시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마나의 파동은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 마나를 끌어 쓰는 원동력인 셈인데 아카데미에서도 가르친 내용이었다.

“그게··· 잘 안 돼. 이제까지 열심히 했는데.”

“자신을 가져. 민지 너는 분명 할 수 있어.”

“그럴까?”

“그럼.”

설민지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며 끄덕였다.

“응, 고마워. 네 덕분에 기운이 생겼어.”

“같은 소대였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그쪽엔 김현우가 있으니까 문제없을 거야.”

“응. 그러게.”

설민지와의 대화가 끝나고 방으로 돌아가니 송하나가 다가왔다.

“지슬아. PX에 갈래? 출출하다.”

점심은 오는 도중 휴게소에서 도시락이 지급됐었는데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럴까.”

딱히 배고프진 않았지만 같이 가자는 친구의 제안을 거절할 필요도 없었다.

PX에 도착한 나는 몇몇 군인들이 안에 있는 걸 보았다. 그들도 오늘 일과는 면제되고 쉬는 모양이었다.

“고생들 하는군.”

“응? 뭐라고?”

“아니, 군인들 말이야.”

“군인들? 저 아저씨들보다 우리가 더 고생이지. 크러셔와 싸우는 건 우리니까.”

아저씨라는 말이 어쩐지 내 가슴에 비수를 꼽았지만 참아냈다.

“마, 맞는 말이야.”

“어디 아파?”

“전혀.”

나와 송하나는 쿠키를 사서 테이블로 가져갔다.

“아카데미 내 매점보다 싸서 좋긴 하다.”

“PX가 좋긴 하지.”

“그런데 지슬아.”

“왜.”

딸기크림이 발라진 쿠키를 손에 든 송하나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현우 있잖아.”

“걔가 뭐.”

“여자하고 어딜 놀러 가면 좋은지 물어보더라고.”

뜨끔.

나는 흠칫 몸을 떨었다.

“걔가 그런 걸 왜 물어보는 걸까? 썸타는 애라도 생겼나?”

“그, 글쎄다?”

꿀꺽, 침이 넘어갔다. 김현우 자식! 송하나한테 그런 걸 물어보다니.

“그래서? 뭐라고 답했어?”

내가 지금 뭘 묻고 있는 거람.

“분위기가 좋아질 만한 장소라면 다 좋다고 했지. 나는 딱히 가리지 않으니까.”

개인적인 대답이긴 했지만 정답이기도 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장소라면 확실히 남녀에게 아주 좋았다.

“뭐야. 어째 수상한데? 지슬아.”

“뭐, 뭐가 수상한데?”

“눈치를 살살 보면서 불안해하는 게 딱 그렇잖아.”

“착각이야. 불안한 건 곧 있을 싸움 때문이고.”

“예예, 그렇다고 해드리지요~”

“진짜라고!”

나의 필사적인 변명에도 송하나는 실실 웃으면서 넘겨버렸다.

결국 알겠다는 대답은 받아냈지만 찝찝함을 남겼다. 귀여워 죽겠다는 미소를 보니 김현우와 내가 모종의 무언가가 있다고 감을 잡긴 한 모양이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기를 내가 이기면 끝이다. 김현우랑 밥 먹는 거야 한두 번 있던 일도 아니니까.

저녁이 되어 밥을 먹었다. 취사병들이 나눠주는 반찬을 받으니 정말 군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끔찍했다.

내 표정이 워낙 안 좋아서 에이다가 걱정을 내비쳤을 정도였다.

그 뒤 ‘다크 문’이 열리기 1시간 전.

우리는 준비를 마치고 숙소 앞에 모였다. 3학년 선배들은 이미 모여 있었다. 이들의 표정엔 여유로움이 묻어 나오는 게 긴장에 가득 찬 1학년들과는 차이가 났다.

급소를 지켜주는 방어구를 착용하고 창을 들었다.

“브리핑한 내용을 다시 알려줄 테니 주의하고, 위급상황이다 싶으면 신호탄을 쏴라. 다른 소대에서 지원 병력을 보내줄 거다.”

장비가 지급되었다. 다만, 신호탄은 소대의 장이 가져갔는데 내가 속한 소대에선 제이스였다. 이 점이 매우 거슬렸으나 지적할 순 없었다.

“그럼 출발한다.”

내가 속한 소대는 5소대. 동료들은 전부 다른 소대로 쪼개졌다. 나만 떨어트려 놓은 게 뻔히 보이는 속셈이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사방이 어두웠다. 특히 이곳은 산간지역이라 어둠이 특히나 짙었다. 이제부터 산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겁에 질린 표정을 짓는 녀석이 있을 정도였다.

“여기서부터 갈림길이다. 5소대는 나를 따라와라.”

5소대의 총 인원은 13명. 3학년이 2명, 1학년이 10명이었고 남은 하나는 제이스였다.

방어지점으로 가니 진지가 구축되어 있었다. 위에서 무턱대고 내려오는 크러셔들을 맞이하기 딱 좋은 형태였다.

“이곳에서 놈들을 막는다.”

제이스는 그리 말하고 무전기를 바라보았다.

[크러셔 타입 케르베로스 확인되었습니다.]

무전이 떨어지자 소대원들이 안심하였다. 케르베로스가 가장 만만한 타입이긴 했으니까.

현재 시각 오후 8시 50분.

-지직.

하늘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어둠이 깔렸는데도 그 균열은 굉장히 잘 보였다.

“시작한다.”

제이스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지직.

균열은 더욱 커졌고 틈새가 조금씩 열렸다.

-우르르르르.

찢어진 틈새로 붉은 안광을 가진 검은색 개들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초큼 일찍 올렸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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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변신 축제(1) +4 19.09.05 26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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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붉은장미회(3) +3 19.05.06 318 4 12쪽
22 붉은장미회(2) -수정- +3 19.04.29 338 5 11쪽
21 붉은장미회(1) +1 19.04.27 38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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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세 개의 머리(2) +3 19.03.23 407 10 12쪽
18 세 개의 머리(1) 19.03.22 42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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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알지 못했던 경험 +2 19.03.18 484 6 12쪽
15 참 신기한 여자 +1 19.03.17 513 9 12쪽
14 여기 돔 페리뇽 하나!(2) +1 19.03.16 521 8 12쪽
13 여기 돔 페리뇽 하나!(1) +1 19.03.13 528 11 11쪽
12 선도부 활동 시작! 19.03.12 555 11 13쪽
11 값비싼 교훈(3) +4 19.03.10 605 11 12쪽
10 값비싼 교훈(2) +2 19.03.09 584 12 11쪽
9 값비싼 교훈(1) 19.03.07 634 10 12쪽
8 방심하면 보인다고? 19.03.05 714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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