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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군필여고생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9.03.01 01:04
최근연재일 :
2019.09.18 19:11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8,361
추천수 :
307
글자수 :
161,949

작성
19.03.0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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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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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1쪽

값비싼 교훈(2)

DUMMY

이전의 한지나 무고 사건처럼 미리 움직여서 막는 게 가능했다면 그러고도 남았다. 이번엔 그게 안 되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을 따름인데··· 초조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비상! 숫자가 너무 많다! 방어선을 벗어나 진입하는 개체 다수 확인!]

상황은 예상대로 진행이 되었다. 평소보다 더 많이 소환된 크러셔들 중 일부가 방어선을 우회하여 내부로 진입한 것이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으므로 여느 때와 같이 대비를 했던 방어부대는 제대로 대처를 해내지 못했다.

[대, 대기소로 가는 게 확인됐다! 잠깐···]

나를 제외하고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무전병까지 당황하여 허둥거렸다.

“뭐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대기소에 있던 1학년들도 불안하여 우왕좌왕 움직였다.

“모두들 침착해!”

혼란스러운 와중, 나선 이는 주인공 유세준이었다.

“냉정하게 상황파악을 하자. 아무래도 뭔가 착오가 생겨 크러셔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는 모양이야.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지? 좀 이르게 됐지만 저들과 맞서 싸워야 하지 않겠어?”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해야 할 일을 일깨워준 유세준 덕분에 학생들은 정신을 차리고 그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오오, 역시 내가 인정한 남자. 그런데 어떻게 해야 좋지? 여긴 무기가 없어.”

송하나의 타당한 지적이었다.

“후후.”

유세준은 여유롭게 웃었다.

“어차피 여긴 입구가 두 개밖에 없는 밀폐된 곳이야. 창문이 있긴 하지만 케르베로스 타입 크러셔의 모습과 습성을 생각하면 창을 뚫고 들어오진 못할 거야. 그러니 우린 입구만 꽉 지키면 된다 이거지.”

“그렇구나!”

모두가 감탄하였다.

“오케이! 그럼 입구만 지키면 되지? 세준이랑 재연은 앞문을 맡아줘. 내가 다른 애들이랑 뒷문을 맡을 테니까.”

“고마워, 송하나.”

세 번째 히로인인 설민지도 이 자리에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진가는 아직 빛을 발휘하지 못한 채라 전력으로 취급받질 못했다.

“······.”

이대로라면 분명 틀어지긴 했어도 무난하게, 유세준의 활약으로 막아낼 터였다. 물론 이 정도였으면 내가 불안해 하지도 않았다.

-왈왈!

-카르르릉!

곧 들이닥친 괴물들이 문에 달라붙어 어떻게든 파고들려 했다. 하지만 입구를 막아선 이가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뚫릴 리가 없었다.

-쿵쿵!

열심히 부딪쳐봐야 소용이 없는 짓이었다.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한지나가 소란을 일으킬 차례였다.

제이스에게 세뇌된 그녀는 유세준을 노리고 뒤에서 공격을 감행한다. 유세준은 당연히 내부의 동료가 공격할 거라 예상하지 못하고 붙잡히게 된다. 온 힘을 다하면 떨쳐낼 수 있었지만 잠시 사태 파악을 위해 뜸을 들이고 그 사이에 괴물들이 문을 뚫고 들어온다.

이로 인해 강연재가 괴물의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는다. 그 광경을 본 유세준이 분노하여 힘을 폭발시키고 순식간에 상황이 정리가 되어버린다.

결국 따지고 보면 주인공을 드러내기 위한 과정 중 하나로 쉽게 해결되는 자그마한 위기에 불과했다.

나는 여기서 기회를 노렸다. 오히려 한지나가 행동에 나서면 재빠르게 유세준의 엄호에 나서 포인트를 벌 생각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이지슬, 너어어!!”

유세준을 공격할 거라 생각했던 한지나가 느닷없이 나에게 달려들었던 것이다.

“크윽?!”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미처 반응하지 못한 나는 그대로 붙잡히고 말았다.

“하하, 잡았다!”

두 손을 붙잡은 채 내 뒤에 선 한지나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시작해!”

그걸 신호로 한지나의 똘마니들도 움직였다.

“우왁?”

“뭐하는 거야!”

들이닥치려는 괴물의 침입에 전력을 다하고 있던 학생들은 뒤에서 습격을 가해오는 녀석들로 인해 혼돈의 도가니에 빠졌다.

“제이스 선생님은 도대체 어디 간 거야?!”

그는 진작에 자릴 비웠다. 이제야 찾는 건 너무 뒷북이었다.

“자, 이지슬. 넌 나랑 놀자고.”

“무슨 짓이야!”

어떻게든 떨쳐 내려 했는데 한지나의 손아귀는 생각보다 억셌다. 몸부림을 쳐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남자였다면, 충분히 힘으로 떨쳐내는 게 가능했을 텐데···

“주인님께선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그랬어. 최우선 사항은 유세준의 제거지만··· 어차피 다른 애들 시키면 되니까. 봐, 유세준은 이미 저 꼴이야.”

여자들 여럿이 달라붙어서 몸으로 막아대니 악당이 아니고서야 함부로 떨쳐내지 못해 유세준은 위기에 몰려 있었다. 강연재가 다치면 진심으로 움직일 테지만.

-쾅! 우지직.

문은 거의 부서진 상태였다. 이대로는 얼마 못 버틴다.

“어젯밤에 친히 우리의 동료로 만들어 주려 했는데 거부하다니.”

“젠장··· 역시 그랬냐.”

“후후후, 뭔가 아는 거라도 있어? 재미있네.”

한지나가 나에게 먹이려 했던 건 아마도 환각물질일 것이다. 한지나를 비롯, 그 밑의 녀석들이 저렇게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원인일 테지. 만약 내가 그때 먹었다면 저들과 섞여 유세준을 방해하고 있으려나.

“어차피 너희는 실패할 거다. 내가 알아.”

“건방진 년. 끝까지 입만 살았구나.”

“흥.”

코웃음을 치자 더욱 발끈한 건지 한지나는 입꼬리를 뒤틀었다.

“이거 보여?”

여전히 나를 구속한 채, 한 손으로 슥 작은 씨앗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들었다. 나는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했지만 실패했다. 약물의 효과로 강해진 건지 보통 상태인데도 손아귀가 아주 억셌다.

“이거 아주 좋은 거야. 이걸 먹으면 넌 새로운 세계의 일원이 되는 거지.”

“정신 나갔군. 아주 미쳤어!”

“후후, 잔뜩 귀여워 해줄게.”

나는 몸 안에 흐르는 마나의 힘을 끌어올렸다. 파앗, 푸른 기운이 솟아나며 ‘레이지’ 상태가 되었다.

“레이지? 우리 모두 쓸 줄 아는 그거?”

한지나의 몸에서도 새파란 빛이 뿜어졌다.

순간적으로 모두가 행동을 멈추고 나와 한지나를 쳐다보았다. 마나를 이용하여 초인의 경지에 오르는 것을 ‘레이지’라고 부르는데, 인간에게 써선 안 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안전교육을 받았던 터라 다른 녀석들은 아직까지 쓰고 있지 않았었다.

-콰쾅!

동시에 문이 부서지며 괴물들이 난입했다.

“크르릉!”

“꺄악!”

예정되어 있던 대로 강연재가 달려든 크러셔의 공격에 어깨를 긁히며 상처를 입었다.

“연재야!”

참고만 있던 유세준이 드디어 힘을 끌어 올리며 ‘레이지’ 상태에 돌입했다.

1학년 1등이자 전도유망한 자질을 가진 최고의 인재, 그리고 작가공인 잠재적 최강자가 마력을 폭발시키자 순식간에 건물 전체가 파란 기운에 휩싸였다. 본래 이 정도까진 아닌데 강연재의 부상에 분노하여 증폭한 결과였다.

“이것들아 비켜!!”

달라붙어 있던 세 명의 여학생들을 한 손으로 떨쳐내 벽으로 날려버린 유세준은 강연재를 덮치려 하던 크러셔에게 돌진해 주먹을 내질렀다.

-퍼억!

주먹은 간단하게 몸통을 꿰뚫었고 대상은 곧장 소멸했다.

“뭐 저런 게 다 있지?”

한지나도 유세준의 무력에 상당히 놀라서 입을 딱 벌리고 있었다.

“해야 할 일을 빨리 끝내야겠어.”

꺼내든 씨앗을 입에 물고 나한테 얼굴을 가져다댄다.

“읏! 꺼져!”

“얌전히 받아들여.”

저항하려고 몸을 비틀었는데 남아있던 똘마니 하나가 합세해서 완전히 제압되어 버렸다.

“윽!”

탁자 위에 쓰러진 내 위로 접근한 한지나가 씨익 웃었다.

“자, 우리의 동료가 되는 거야.”

“으으···”

짙은 절망감에 빠지던 중, 머리 위로 떠있는 책이 보였다.

시스템?!

녀석은 스르륵 페이지를 넘기며 내게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상점은 언제든 열려 있음. 지금 그쪽이 필요한 물건을 하나 팔려고 함.]

[상황 종료 전까지 능력치를 대폭 증가시켜주는 특권!]


능력치, 대폭 증가?


[5포인트를 지불하면 즉시 지급해 줌.]


나는 조금씩 다가오는 씨앗을 보고 고민할 시간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어렵게 모은 포인트를 5씩이나 뜯기게 됐지만···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그나마 싸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영부영 시간을 끌었다간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몰릴지도 몰랐다. 무엇보다 저 기분 나쁜 세뇌용 씨앗을 먹기는 죽어도 싫었다.

“살게!”


[거래 성립!]

[5포인트 차감!]


“으, 오?”

마력이 팽창하면서 커지는 게 느껴졌다. 그것은 몸 전체로 퍼지며 구석구석 힘을 전달해 주었다. 나는 그 주체할 수 없는 힘이 뭇 사람들 위에서 군림하는 근원적 기준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꼈다.

“으아아아!”

갑자기 생긴 힘은 당장 나의 행동으로 나타났다.

“으악?”

억지로 씨앗을 먹이려던 한지나를 밀쳐냄과 동시에 붙잡고 있던 똘마니도 떨쳐냈다.

“흡!”

탁자의 다리를 부러트려서 몽둥이처럼 쥐었다. 그리고 그것에 마나를 휘감아 새파란 검으로 만들어냈다.

“하압!”

“꺄아악!”

바닥에 넘어진 한지나를 당장이라도 쳐죽일 기세로 내려 쳤다.

-퍽.

푸른 검신은 땅바닥에 박혔다. 하지만 한지나는 완전 기겁하여 그대로 졸도해버렸다.

“후우.”

엄청난 힘을 손에 넣었다곤 해도 이성을 잃은 건 아니었다. 나는 온전한 정신으로 한지나를 행동불능 상태로 몰아넣은 것뿐이었다.

-크르릉, 컹컹!

대기소 안은 침입한 크러셔들로 난장판이었다. 예기치 못한 긴급 상황 속에서 경험이 없는 1학년들은 갈팡질팡 거렸고 오직 유세준과 송하나만이 레이지 상태로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했고 한심하다면 한심했다.

“좀만 참아, 재연아! 이놈들 다 물리치고, 치료 받게 해줄 테니까!”

“지금 가게 해주지.”

“뭐?”

참으로 신기한 기분이었다. 내가 얼마만큼의 힘을 가지고 어떤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전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난입한 괴물들을 일거에 없앨 수 있는지 쉽게 계산할 수 있었다.

“한 발 장전.”

들고 있던 푸른 검으로 발도 자세를 취했다. 마력을 검에 모아서 하나의 형태로 만들고··· 그대로 바람과 같이 쏘아내자.

“발사!”

발도를 하는 일련의 동작이 이루어졌다.

-파싯.

확실하게 계산된 형태로 만들어진 검기는 기묘한 형태가 되어 정면을 향해 날아갔고 그것은 곧 사람을 베지 않고 지나가면서도 괴물들은 남김없이 찢어버리는 공격이 되었다.

-콰콰쾅!

대기소의 상단이 가로로 쪼개지며 바닥에 쓰러졌다. 동시에 안에 있던 것과 더불어 바깥에서 득실대던 크러셔들은 일거에 소멸되었다.

“크윽.”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한쪽 무릎을 꿇었다.


[상황 종료. 특권을 회수한다.]


아, 가져가라. 마음껏 가져가도록 해.

감당하기엔 버거운 힘을 잠시 손에 쥐었던 것만으로도 심신이 짓눌려 고통스러웠다. 두통과 어지러움이 나를 괴롭힌다. 이대로면 의식이 날아가 버릴 지도 모르겠다.

“이지슬?”

“지슬아!”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작가의말

이 글은 여러모로 시험적인 글입니다. 조만간 공지도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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