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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군필여고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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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9.03.01 01:04
최근연재일 :
2019.09.18 19:11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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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49
추천수 :
307
글자수 :
161,949

작성
19.03.1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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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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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선도부 활동 시작!

DUMMY

다행히 제이스에겐 잘 연기를 했으므로 그가 나에게 관심을 갖진 않을 터였다.

제이스는 자신이 의심을 받지 않아서 안심했을 테고 주된 목적은 유세준의 제거였으므로 다른 쪽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결심을 해야 할 때가 된 게 아닐까 싶었다. 이쪽이면 이쪽, 저쪽이면 저쪽, 이라는 표현이 알맞겠지. 조심스러움을 버리고 과감하게 움직여야 했다.

춘천 방어시설에서 머물렀던 아카데미 사람들은 내가 회복됐다고 알리자 짐을 쌌고 저녁 무렵에 아카데미로 복귀하였다.

짧은 시간 내에 참 많은 일들이 있어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예상이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사건을 일으킨 한지나와 패거리들은 전학 조치를 받을 게 분명했다. 자의든 타의든 일을 저질렀으니 그에 따른 처벌은 불가피 했으니 말이다.

아카데미로 복귀하고 나서 하루가 지났다.

어느 새 춘천에서의 일이 소문이 나서 나에 대해 온갖 유언비어가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어떤 영웅의 딸이라느니, 숨겨진 실력자라느니, 심지어는 정보를 수집하러 온 타국의 첩자라는 소리도 있었다.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내 할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바로 포인트의 수집!


[남은 포인트 : 11]


크게 포인트를 잃고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해 11포인트가 남았다.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과감해지기로 결심한 상태였다.

때마침 그런 나를 위한 기회가 찾아왔다.

아카데미 측에서 학생선도위원을 하지 않겠냐고 제의한 것이다.

평범한 학교에서도 선도부가 있는데 아카데미 측에선 더욱 큰 의미를 가졌다. 왜냐하면 한창 혈기왕성한 청소년들이 마나의 힘을 각성하여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카데미는 이런 일탈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실력이 우수하고 품행이 바른 학생을 선발하여 선도위원의 자격을 주고 단속하게 하였다.

본래 스토리에선 주요 인물들이 소속되어 진행하게 되는데 거기에 내가 끼게 된 상황이었다.

이전 같았으면 곤란함을 느꼈겠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오히려 주요 인물들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며 포인트를 벌어들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당장에 아카데미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선도부에 선발된 인물엔 유세준, 송하나와 더불어 주인공의 라이벌이자 두 번째 남자 주연인 김현우도 있었다.

선도부 활동은 2인 1조로 남녀로 구성되는데 나는 김현우와 짝을 짓게 되었다.

“그럼 오늘부터 활동을 시작해 주세요.”

10명의 선도부 위원들이 인사를 하고 나갔다. 나도 그 안에 포함되어 나가려 했다.

“이지슬 학생은 남아주세요.”

멈칫한 나는 시키는 대로 남았고 9명이 나가자 곧 사방이 조용해졌다.

“자, 그럼 잠깐 저와 이야기를 좀 하죠.”

빙긋, 인자한 미소를 지은 학생회장이 양손으로 턱을 괴었다.

“현재 이지슬 학생이 쳐한 상황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요?”

“···사실과 다르게 소문이 부풀려져 있다, 정도입니다.”

“흐음, 그런가요.”

기대한 대답이 아니라는 듯 따분한 표정을 만드는 학생회장.

이 남자의 이름은 한을지. 막 2학년이 되자마자 아카데미의 학생회장 자리를 차지한 그는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12인의 영웅 중 한 명의 아들이다. 3학년은 되어야 가능한 재능을 개화시키고 전용무기까지 다루는 진짜배기 실력자이기도 했다.

뭐, 영웅의 자식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스펙이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학생회장 자리에 오른 것이었다.

한을지는 중립적인 위치에 서서 이야기에 개입하는 인물로 상황에 따라 고구마도 되고 사이다로도 작용하였다.

화려한 스펙답게 수뇌부와도 두루 친했고 학생들을 자기 선에서 관리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가 알고 있기로 이지슬 학생은 입학생 1174명 중 926등으로 입학하였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마력 측정 기술은 세계적이라고 알고 있는데 말이죠. 이 기준을 적용한다면, 남은 것은 이지슬 학생이 뒤늦게 잠재력이 각성하여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고 봐야 합니다.”

나는 그가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기다렸다

“우수한 인재로 거듭났다는 거죠. 저는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급히 선도부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자리엔 다른 사람이 있었어야 했는데 더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맡기는 게 맞는 거니까요.”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맡긴 바, 제대로 해내겠습니다.”

한을지가 상냥하게 보이는 눈웃음을 지었다.

“좋습니다. 주변에서 떠들어대는 것엔 신경 쓰지 말고 할 일에 집중해 주세요.”

나름 나를 신경 써주어서 하는 말인가?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한을지의 인물 설정에 대해 알고 있는 나로서는, 영웅의 아들로서 나와 동병상련의 위치에 있다고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실감이 안 될 테지만 생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지슬 학생을 주시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에 합당한 처신을 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포인트를 벌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한을지는 악당이 아니라 이용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아군이 될 수 있었기에 밉보일 필요가 없었다.

“네, 맡겨만 주세요.”

살짝 웃으면서 끄덕이니 한을지도 따라서 웃었다.

“아카데미 측에선 이 일 자체를 일단은 축소시킬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많은 학생들이 좋지 못한 쪽으로 엮여서 말이죠. 소문은 나겠지만 그 진위여부는 실체를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라는 겁니다.”

“나쁘지 않네요.”

“좋습니다.”

참고로 ‘좋습니다’는 그의 말버릇이었다.

“사건이 보통 큰 게 아닙니다. 비상사태로 방어선이 돌파된 데다가··· 참관을 하러 간 1학년생들까지 위험에 빠졌으니까요. 뭐, 전도유망한 유세준 학생의 기지로 위기를 돌파하나 싶었는데 시기질투에 눈이 먼 일부 동기들이 위험을 초래했고 책임자로서 현장을 관리해야 할 제이스 선생님의 부재까지··· 자칫 잘못 했으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몰렸을지도 모릅니다.”

“생각해 보니 그러네요.”

“비상사태는 그 누구도 예기치 못한 경우니 이레귤러 케이스로서 교범에 새로이 추가될 겁니다. 제이스 선생님은 근무 태만과 현장 이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해야 마땅할 정도였으나 안타깝게도 면책사유가 있었습니다. 해당 부대에서 크러셔의 난입에 놀라서 지원을 요청했다더군요. 결국 의도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면책사유는 제이스가 미리 준비해놓은 ‘빠져나갈 구멍’이었다. 제이스는 무작정 일을 벌이고 보는 멍청이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대충 상황을 정리해서 전달해 주었습니다만 더 묻고 싶은 게 있나요?”

“아뇨, 충분합니다.”

“좋습니다.”

한을지는 후후 웃었다.

“제가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군요. 죄송합니다. 바로 활동을 시작해 주세요.”

“네, 그럼 이만.”

학생회실을 나오자 벽에 등을 지고 서있는 한 남학생이 보였다.

“무슨 대화를 했길래 이리 길어?”

짜증 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린 이는 바로 김현우였다. 앞으로 나의 선도부 활동을 함께 할 짝이기도 했다.

“그냥 이것저것.”

“흥.”

척 봐도 깐깐해 보이는 남자. 날카로운 인상도 너그러운 느낌의 유세준과는 정반대였다.

영웅의 자식인 한을지와는 달리 김현우는 일반인의 자식이었다. 따지고 보면 금수저와 흙수저의 차이··· 그 밑바닥에서 시작한 김현우로서는 프라이드가 강할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설렁설렁 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세준에게는 반발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나는 다른 녀석들처럼 할 생각 없어. 확실하게 해서 결과를 낼 거야. 알겠어?”

“좋아, 좋아. 열심히 해보자고.”

“······.”

내 대답이 의외였는지 김현우는 미간을 좁혔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확실하게 할 거야. 너처럼 대충 할 생각 없어.”

흐응, 이 녀석이 왜 이러는지 알 것 같군.

한을지가 나에게 동병상련을 느낀 것처럼 김현우가 보기에 나는 어쩌다 힘을 손에 넣고 기고만장한 건방진 남자, 아니 여자였다.

“뭐해? 가자.”

“그, 그래.”

태연한 내 반응에 당황한 김현우는 이내 부끄러워졌는지 인상을 쓰면서 앞서갔다.

“선도부의 주된 활동은 수업 중이 아니라 오히려 방과 후라고 하지.”

활동 시작 전 교육 내용이었다.

“이 아카데미 특구는 상상 이상의 시설이 모여 있어. 하나의 큰 도시라고 봐도 무방해. 그 안엔 엄청난 그림자가 숨겨져 있지.”

김현우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워든의 지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리며 각종 범죄를 일으키는 자들이 바로 우리의 선도 대상이다.”

“음, 그러네.”

나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전부 내가 설정한 내용이니 실상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다.

다만, 문제라면 춘천에서의 사건 이후로 내가 강자로 소문이 나버렸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여전히 926등의 힘인데 말이다. 그때 힘은 일시적으로 얻은 거였으니까.

여기에 대해서 대책은 있다. 나름 대가를 치러야 해서 망설이고 있을 뿐. 급히 결정하기 보다는 조금은 두고 보자는 심정으로 아직 놔둔 상태다

“가장 먼저 돌아볼 곳은 아카데미 특구 3구역이야.”

아카데미 특구는 아카데미 건물을 중심으로 나눠진 구역들이 뭉친 형태였다. 총 7구역까지 있고 3구역은 밤거리에 어울리는 유흥가가 모인 곳이었다.

왜 학생들이 다니는 곳에 그런 게 있냐고? 아니, 아카데미 특구를 일반적인 시선으로 봐선 안 된다.

아카데미 학생들이 십대라고는 해도 평범한 사춘기 청소년이 아니었다.

한때, 이들을 군대식으로 철저히 훈련시켜 다루려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가 않았다. 초월적 힘을 손에 쥔 어린 학생들을 가혹하게 짓누르는 일은 잘 풀릴 수가 없었다.

더욱이 크러셔에 대한 대처가 체계적이지 않을 땐 희생도 만만치가 않았다. 죽음에 대한 스트레스와 공포, 군대식 억압은 불을 보듯 뻔한 결말을 낳았다.

뭐, 쉽게 말해 대안 체계가 완성되고 실패와 희생을 반성삼아 나온 지금이 바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이 아카데미 특구였다.

청소년이자 청소년에게 허용된 어른의 영역. 그것들은 아슬아슬하게, 또는 보이지 않게 특구 전반에 걸쳐 학생들과 어우러져 있었다.

“3구역에서는 아주 불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더군.”

고개를 끄덕이려던 나는 문득 장난기가 발동했다. 포장지 속에서 나온 뽁뽁이를 보면 괜히 눌러서 터트려 보고 싶어지잖아? 단단하게 가드가 올라가 있는 김현우를 보고 있자니 괜히 놀리고 싶어졌다.

“무슨 일?”

나는 짐짓 모른 척 물었다.

“그것도 모르고 선도부에 지원했단 말이야? 하긴, 낙하산인 너는 모를 수도 있겠지.”

낙하산이라··· 틀린 말은 아니군.

“3구역에서는!”

손을 번쩍 들고 나에게 가르치려 들던 김현우는 멈칫 했다.

“왜 그래?”

“···으음.”

곤란한 얼굴로 헛기침을 하고는 시선을 피한다.

“뭐야? 왜 말이 없어.”

후후, 뻔하지. 이 녀석은 부끄러워서 이러는 거다.

3구역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성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공공연히 소문이 도는 일이었으나 점차 수위가 높아진다고 하여 학생회는 선도부를 시켜 단속에 나선 상태였다.

내용은 대략 알려져 있었는데 내가 모른 척을 하자 설명을 하려던 김현우는 여자한테 직접 말하기 애매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말문이 막혀버렸다는 뜻이다. 하하, 저 얼빠진 표정 보라지. 풋내기가 따로 없군.

게다가 이 녀석, 동정이잖아. 여자를 안아보지 못한 남자는 해본 남자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법이다. 옆에서 놀리고 지켜보는 맛이 있어.

“에잇!”

김현우는 쯧, 혀를 찼다.

“보, 보면 알아! 잘 보라고. 내가 하는 걸 보고 잘 배워. 알겠어?”

“아, 그래. 알겠어.”

“흥.”

놀림을 당해서 얼굴이 빨개진 김현우가 성큼성큼 앞서나갔다.

“하하.”

그 뒷모습을 보며 즐거움을 느끼던 나는 멈칫했다. 충동적으로 장난질을 해버리긴 했는데 뒤늦게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세상 경험 많은 형이 어리숙한 동생을 보며 놀리는 기분이었는데 깨닫고 보니 십대 남녀의 풋풋한 청춘놀음이었다. 이런 제길!


[아주 좋은 유형이야!]

[1포인트 적립!]


이건 좋아해야··· 맞나?

에이, 어쨌든 포인트를 쌓았으니 좋은 결과다. 결정했지 않나. 포인트를 모으기 위해 망설이지 않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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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세 개의 머리(1) 19.03.22 42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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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여기 돔 페리뇽 하나!(1) +1 19.03.13 528 11 11쪽
» 선도부 활동 시작! 19.03.12 555 11 13쪽
11 값비싼 교훈(3) +4 19.03.10 605 11 12쪽
10 값비싼 교훈(2) +2 19.03.09 584 12 11쪽
9 값비싼 교훈(1) 19.03.07 634 10 12쪽
8 방심하면 보인다고? 19.03.05 714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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