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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군필여고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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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9.03.01 01:04
최근연재일 :
2019.09.1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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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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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변신 축제(1)

DUMMY

시간은 어느 덧 5월로 접어들었다. 4월 말에 있던 ‘다크 문’은 인천으로 견학을 갔고 별다른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다.

어느 정도 여자로서의 생활에 익숙해진 나는 새롭게 포인트를 얻어낼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 채 답답한 상황에 쳐하게 되었다.

포인트를 얻는 것 자체가 자극의 매커니즘과도 같아서 사람이 같은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익숙해지듯, 나도 포인트를 얻기 위해선 더 크게 스토리에 개입해야만 하는 때를 맞이한 셈이다.

20포인트···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양이며 100 중의 20%다. 뭔가 확실하게 저지른다면 포인트를 크게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다고 끝이 아닐 거라 여겨졌으므로 함부로 도박수를 걸지 못 했다.

만약 100포인트를 모았다지만 사태가 심각해진다면 그거야 말로 본말전도였다. 책은 어디까지나 남자로 돌아가고 싶다면 100포인트를 모으라 했지 그 외의 정보는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나 스스로도 조심하며 미래를 생각하는 처지였다.

아무튼 4월은 그렇게 끝이 났고 5월이 되었는데, 월말에 발생하는 ‘다크 문’ 때문에 어지간한 행사는 월초에 치러지는 경향이 있었다.

큰 시험이 시작되기 전인 5월엔 하나의 축제가 존재했다.

아카데미 특구 내에 있는 상업지구인 1구역과 협력하여 벌이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일종의 직업체험을 시켜주는 축제였다.

자고로 아카데미에 다니는 워든들은 일찍부터 예비교육을 받게 되며 아주 어린 나이에 괴물들과 싸우는 법을 배운다. 또한 특구 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비교적 폐쇄적이고 사회생활에 미숙한 면모를 보였다. 이걸 방지하고자 축제의 형식을 빌려 직업체험을 시켜주는 거였다.

학생들에게 일반사회를 경험시키고 사회인으로서의 적성을 기르기 위함이었다.

처음엔 훈련처럼 병행을 했는데 인기가 많아져 축제로 승화된 케이스였다. 학생들은 갑갑한 아카데미 생활 중 이런 축제를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여겼다.

명칭은 ‘변신’으로 [변신 축제]라고 부른다. 어감상 좀 이상하긴 하지만 입에 감기는 느낌은 있다.

이 축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따로 있다.

남자는 요리사였고, 여자는 종업원(웨이트리스)이었다. 뭐, 남학생들이 체험으로 들어가 만든 요리가 맛이 없으며, 여학생들이 체험으로 보이는 서비스가 엉망이 될 때가 많지만 손님들도 그 분위기 자체를 즐겼다.

일부 비용을 학교 측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손님들은 축제날은 부담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축제로 인해 특구는 전체적으로 떠들썩해지고 주요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와, 우와~ 드디어 변신 축제다~”

송하나가 기뻐 날뛰는 걸 시작으로···

“후훗, 드디어 축제 날이군요.”

에이다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크흠.

“축제···”

내성적인 설민지조차 살짝 들뜬 기색을 보여주어다.

“흐음. 세준이는 뭐 할 거야?”

“나? 글쎄. 하고 싶은 게 많긴 하지만 요리사가 대표적이라고 하니 요리사를 해볼까 해.”

“어머, 그럼 가게 꼭 알려줘. 너 요리 잘하잖아.”

유세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강연재는 그의 요리라면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식이었다.

“그래. 맡겨만 줘.”

“어, 그럼 나도 갈래.”

얼른 손을 드는 송하나였다.

참고로 축제는 5일간 진행이 되는데, 홀수날은 여자, 짝수날은 남자, 마지막 다섯 번째 날은 전원 손님으로 즐기는 날이었다.

“얼마든지.”

“흥, 그렇다면 나도 요리사다.”

김현우가 경쟁심을 불태우며 나섰다. 아, 그러고 보니 저 녀석도 요리를 잘한다. 여기 멤버는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요리 실력이 뛰어난 편이었다.

“너, 너는?”

김현우의 물음이었다. 나는 내가 지목당하자 흠칫 놀랐다.

“그, 글쎄다.”

“후후, 우리는 당연히 웨이트리스죠.”

에이다가 찰싹 달라붙었다.

“자, 잠깐. 누구 맘대로!”

“어라? 아니었나요? 웨이트리스 얼마나 좋은데요? 맛있는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기회에 유니폼도 예쁜 가게가 아주 많아요.”

“그게 문제가 아닌데.”

웨이트리스 말고도 체험할 직업은 많단 말이다. 당장 요리사를 남자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같이 안 하실 건가요?”

에이다가 서글픈 표정을 짓는다. 윽, 이러면 저항하기가 힘든데. 에이다에겐 신세를 진 게 있어서 강하게 나설 수가 없단 말이지.

“저, 정 하고 싶다면.”

“후후, 좋아요~”

“아, 그럼 나도 웨이트리스나 할까. 피트니스 모델 같은 거 해보려 했는데.”

그거 참 굉장히 구체적이구나.

“······.”

“민지 씨. 같이 하실래요?”

에이다의 제안에 조용히 있던 설민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건가.

“이러면 나도 웨이트리스를 해야겠는데?”

강연재까지 가세하면서 결국 여성진은 전원 웨이트리스로 결정되었다.

“같은 가게에서 하려면 일찍부터 움직여야겠는 걸?”

다섯 명을 한 번에 돌릴만한 큰 가게는 없을 테니 파트타임으로 돌아가는 가게로 해야 할 것 같다.

아직 축제가 시작되진 않아서 돌아다닐 여유는 있었다. 우리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1구역을 돌아다니며 적당한 가게를 찾았다.

“사장님! 여기 웨이트리스 지원 다섯명 받아주나요?”

송하나가 특유의 붙임성을 내보이며 말을 걸었다.

“아, 가능하지. 다만 오전엔 2명, 오후엔 3명인데 괜찮겠니?”

“물론이죠!”

어차피 다섯이 한꺼번에 일해야 하는 가게면 어디 관광지의 유명한 음식점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수준이었다.

자리까지 잡은 김에 유세준과 김현우까지 그 가게에 지원을 했다.

“요리사? 그래, 좋다.”

본래 이런 지원은 일주일 전부터 받았다. 우리는 지원 시작부터 움직인 끝에 아예 가게 하나를 차지해 버렸다.

“오후 수업이 끝나면 와서 조금씩 연습을 하고 가야 하는 건 알고 있겠지?”

“네, 물론이죠.”

아예 아무 준비도 없이 내놓는다면 정말 개판을 쳐놓을 테니 이렇게 유예기간을 두고 최소한의 연습을 하는 거였다.

그렇게 일주일 후. [변신 축제]가 시작되었다.

첫 날은 오전 파트를 맡은 나와 에이다가 갔다. 손님으로는 김현우가 오기로 했다. 너무 한꺼번에 방문을 해대면 쉽게 질리며 다른 곳을 즐기지 못하니까 효율적으로 인원을 배분하였다. 오후엔 강연재, 설민지, 송하나가 하며 손님으로 유세준이 방문한다.

둘째 날은 오전엔 유세준, 오후엔 김현우가 요리사 역할을 하며 나, 강연재, 설민지가 오전에, 에이다와 송하나가 오후에 손님으로 방문한다.

셋째와 넷째는 그걸 역으로 바꿔서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보는 식이고 마지막 날엔 다함께 다른 곳으로 놀러가는 구조이다.

“어머, 역시 잘 어울려요.”

“······.”

웨이트리스 복장을 입은 내게 에이다가 박수를 쳐주었다.

이거야 원.

하이힐에 검정색 오버 니 삭스, 거기에 가터벨트까지 착용했다. 유니폼은 붉은색 치마에 블라우스라는 조합이었다. 그냥 옷일 터인데 어째서 이리 부끄러운 걸까. 모르겠다.

“옷걸이가 좋으니 옷이 저절로 살아나네요.”

“지나친 칭찬은 그만 둬. 에이다 너도 잘 어울리니까.”

“유니폼이 예쁘긴 하네요.”

“슬슬 영업 시작하니 연습한 대로만 잘해 줘.”

사장님이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만약 우리가 못한다면 저 웃음이 일그러지겠지. 그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딸랑딸랑.

“어서오세요~”

첫 손님이다. 오전부터 음식을 먹으러 오는 사람이 있냐고? 있다마다. 새벽에 일하고 아침을 먹으러 오는 경우도 있고, 밥 대신 외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오후와 비교하면 적은 편이라 제법 널널했다.

“레스토랑 일도 별 거 아니네요?”

“오후에 일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어.”

“아, 그렇겠네요.”

손님이 오면 미소를 지으며 맞이한다. 처음엔 여러모로 어색했지만 지금은 그럭저럭 웃는 얼굴을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다. 에이다는 처음부터 잘 했는데 모델 일을 하면서 단련된 경험치 덕일 것이다.

그렇게 들어온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메뉴판을 가져다주고 리퀘스트를 요청한다. 손님이 고르다가 원하는 걸 말하면 한 번 복창해주고 조리실에 전달한다. 그러면 조리실의 요리사가 요리를 만들어 내놓는다.

만들어진 요리는 뜨거우며 부피가 크기도 해서 가져갈 때 조심해야 했다. 잘못해서 발을 헛디디기라도 하면 대참사였다.

뭐, 내가 그런 풋내기들이나 저지를 실수를 할 리는 없었다.

나란 남자는 청년 사업가로 성공했던 놈이다. 그 전에도 수많은 일들을 하며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해봤다 이거야.

단지 여자 몸으로 하려니 좀 어색해서 연습이 필요했던 것뿐이라고.

그래도 점심 무렵이 되자 손님들이 점점 오기 시작했다. 이미 휴식을 취하며 식사까지 해결했던 터라 이제 퇴근까지 열나게 일하면 됐다.

“어서 오세요~”

중절모를 눌러 쓴 젊은 남자가 들어왔다. 복장은 좀 클래식했는데 젊은 미남자라 나는 살짝 놀랐다.

언밸런스 하지만 어울린다. 미남이라 그런 걸까?

“돈까스 정식 주세요.”

“네, 돈가스 정식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주문 내용을 전달하려 몸을 돌리려는데 우뚝 멈추었다. 그 남자가 내 손목을 붙잡은 탓이었다.

“왜 그러시나요, 손님?”

“아뇨. 너무 예뻐서요.”

“···저 말고 예쁜 사람은 있답니다.”

나는 에이다를 가리키며 그 자릴 벗어났다. 남자는 의외로 쉽게 손을 놔주었다. 치근덕대며 귀찮게 할 거라 생각했는데.

“돈까스 정식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아가씨, 이름이 뭐죠?”

“이지슬이라고 합니다~”

“그렇군요. 이지슬 씨. 기억하겠습니다.”

그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나참, 뭐야 이 사람.

-딸랑딸랑.

“어서 오세··· 너냐.”

이번에 들어온 이는 김현우였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빨리 왔군.

“······.”

김현우는 아무 말도 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관찰하는 것 같은 그 시선에 나는 미간을 좁혔다.

“뭐야. 시킬 거면 빨리 시켜.”

“으, 응.”

어색하게 대답한 녀석은 자리에 앉았다.

“뭐 먹을 거냐?”

“이지슬 씨. 아무리 그래도 손님처럼 대해 주셔야죠.”

“아, 미안. 어떤 걸로 드시겠어요?”

에이다의 조언대로 웨이트리스로 돌아갔다. 김현우 녀석은 고개를 숙인 채 쭈뼛거렸다. 이 녀석, 왜 이러는 거지.

“아, 아무거나.”

“아무거나? 나참.”

“이지슬 씨!”

“···잘 모르시겠다면 여기 추천 메뉴가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아이고 힘들다. 이래서 서비스직이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는 거구나.

“그, 그럼 이걸로.”

“비싼 건데 괜찮겠어?”

“응.”

“네, 점심 세트C 주문하셨습니다.”

점심 세트는 A부터 C까지 있는데 C가 가장 비싼 녀석이었다. 게다가 혼자서 먹기엔 좀 많은데 괜찮을려나.

잠시 후. 아니나 다를까 김현우 녀석은 거의 다 먹긴 했지만 조금 남긴 상태였다.

나는 조리실 쪽과 에이다의 눈치를 살핀 후 김현우에게 갔다.

“남겼네? 역시 혼자 먹기엔 좀 많다니까.”

“으, 그러네.”

“이거 맛있어 보이네. 내가 먹어도 되냐?”

“어? 마, 마음대로.”

나는 베이컨-감자튀김을 김현우가 들고 있던 포크를 뺏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음, 맛있네.”

“······.”

“음식점 메뉴를 보면 맛있어 보이는 건 다 먹고 싶어지더라. 그치?”

“어, 어어. 맞아. 동의해.”

어딘가 횡설수설하네 이놈.

“뭐, 됐어. 난 다시 일하러 가볼게.”

“그래.”

김현우는 이후로 남은 음식을 깨작거리며 나와 에이다가 일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돌아갔다. 아무래도 손님이 지속적으로 와서 신경 써주기가 애매했다. 뭐,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좀 더 신경 써주는 걸로.


작가의말

안뇽하세요. 이 글을 다시 잡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기다려 주신 분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각잡고 쓰던 글이 아니라 흥미가 식으면 다시 불 붙이기가 힘드네요. 하지만 이번에 다시 붙이는데 성공했습니다! 매일 오후 9시에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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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세 개의 머리(1) 19.03.22 42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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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알지 못했던 경험 +2 19.03.18 484 6 12쪽
15 참 신기한 여자 +1 19.03.17 513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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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여기 돔 페리뇽 하나!(1) +1 19.03.13 528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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