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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군필여고생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9.03.01 01:04
최근연재일 :
2019.09.18 19:11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8,350
추천수 :
307
글자수 :
161,949

작성
19.05.1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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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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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붉은장미회(4)

DUMMY

“무슨 소리냐.”

“말 그대로야. 예상한 거지.”

“······.”

상대는 잔뜩 긴장한 채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조용~하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 역시 왜 조용한가 싶어서 입술을 깨물었다.

“뭐야, 이년이 되도 않는 공갈을 친 거야? 하, 어이없네.”

속았다고 생각한 건지 숏컷 여자는 부들부들 떨었다. 이어서 내 뺨을 후려갈겼다. 짝! 소리가 나며 얼굴에 불이 일었다.

아, 졸라 아프네.

“얘들아. 하던 거 해.”

“좋아.”

남자들이 내 팔을 움켜쥐었다.

“헤헤, 뭔가 잘못된 줄 알았다고.”

남자 둘은 하나는 뒤에서 나를 붙잡고 고정시켰다. 남은 하나는 앞에서 히죽대며 음흉한 시선을 보냈다. 나는 이를 악물고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했지만 억센 남자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자, 그럼 이 먹음직스러운 가슴부터 맛을 볼까.”

입맛을 다시며 손을 뻗는 놈의 손아귀는 가까워질수록 알 수 없는 감정이 솟아나게 만들었다.

두려움과 섬뜩함을 넘어선 복잡한 마음이었다.

“···!”

그 손길이 가슴에 막 닿았을 때였다.

“이 새끼들아! 동작 그만!”

문이 드르륵 열리며 다수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나는 서둘러 정체를 확인했고 그들은 내가 기다리고 있던 인물들이었다.

유세준과 김현우, 강연재, 송하나, 설민지, 에이다까지! 저들을 도대체 얼마나 기다렸던가? 아니, 왜 이제야 나타나는 거야!

“뭐야 너희들은!”

“뭐긴 뭐야? 너희들 막으려는 사람들이지. 이미 경찰에 신고했거든? 여기 얌전히 있어.”

“이 새끼들···”

이 자리에 있는 붉은장미회 잔당은 네 명. 전부 여자 넷이었다. 그리고 나를 붙잡고 있는 남자 둘은 아카데미 소속이 아닌 외부인이었다.

“해보자 이거지?”

나는 제압된 상태고, 들어온 동료는 다섯으로 사람 숫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저들은 해볼만 한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한 걸지도 모르겠다.

“유세준이 있는데 해보게? 진심이야?”

“흥,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이야. 잃을 게 많은 건 너희들 아냐? 앞날 창창한 유망주가 교내에서 레이지 상태로 학생들과 난투극을 벌였다고? 이거 완전 특종이잖아?”

제정신이 아니군. 저런 쓰레기가 다있나. 아니, 이미 이전부터 쓰레기였구나.

그래도 효과가 확실한 협박이었다. 무단으로 레이지 상태가 되어 난동을 부렸다간 그 처벌 수위가 장난이 아니었다. 저런 쓰레기들 상대로 인생 망치기는 누구라도 싫은 것이다.

“······.”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유세준과 김현우가 서로 시선을 마주하는 게 보였다. 나는 그걸 보고 내 할 일이 떠올랐다.

“아, 아앙··· 흐응···”

갑자기 내가 신음소릴 내자 모두가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걸 유세준과 김현우는 놓치지 않았다. 잠시 시선이 팔린 그 사이에 순식간에 달려들어 붉은장미회 잔당들을 제압해버렸다.

“끄악!”

“으윽!”

레슬링 선수가 가차 없이 달려들 때처럼 뛰어들었고 두 남자의 공격에 네 여자는 한꺼번에 걸려들어 바닥에 넘어졌다.

“연재야! 도와줘!”

“어, 어!”

“나도 갈게!”

강연재와 송하나가 합세했고 네 명은 바로 제압이 되었다.

레이지 상태가 되기 위해선 잠시 정신집중을 해야 했다. 저렇게 불안정하게 제압당한 상태에선 어려웠다. 설사 어떻게든 해낸다 해도 그 기운을 지척에서 감지할 수 있으므로 똑같이 출력을 높여서 제압하면 됐다. 저렇게 붙들어서 레이지 상태를 억제하는 건 아주 현명한 행동이었다.

“자, 이제 끝났다만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거지?”

나의 나지막한 말에 두 사내는 항복의 표시로 손을 들었다.

곧 특수무장팀이 들이닥쳤고 사건을 일으킨 자들은 모두 연행이 되었다. 나는 피해자 신분, 동료들은 증인 신분으로 불려갔고 피의자의 죄목은 낱낱이 밝혀졌다.

여기서 재미있으면서도 어이가 없는 점은, 왜 타이밍에 맞게 안 들어왔는지가 드러났다.

동료들은 확실한 증거를 잡기 위해 내가 아슬아슬하게 당할 때까지 기다린 것이었다. 덕분에 녹음자료와 증거사진까지 제대로 확보하긴 했지만 나는 하마타면 치욕을 당할 뻔했다.

“미안, 어쩔 수 없었어. 나는 그냥 들어가려 했는데 연재가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해서.”

“유세준. 비겁하게 남을 팔아먹는 거야?”

“어? 아, 아니··· 그럴 생각은 없었어! 그냥 사실을 말해야겠다 생각해서!”

어설프게 변명하던 유세준은 나와 강연재 사이에서 동시에 까이며 어쩔 줄 몰라했다.

“미안해. 거기서 강연재의 의견에 동의한 건 나야.”

김현우는 유세준이 앞에서 모범을 보인 탓에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하아, 뭐 결국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됐어.”

“아무 일도 없긴! 그 극악무도한 놈들이 네 가슴을···”

“내 가슴 뭐?”

“아, 아냐.”

나는 김현우의 발을 콱 밟았다. 결국 다 보고 있었다는 거잖아.

“으아악!”

녀석이 넘어지면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뭐야 이건.”

“어, 그, 그건···”

녀석이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어떻게든 막으려는 손길을 피해서 바닥에 떨어진 기계를 집어들었다.

“녹음기네?”

탁, 작동 버튼을 눌렀다.

[아, 아앙··· 흐응···]

“이, 이···”

“지, 지슬아! 이건 오해야!”

“뭐가 오핸데 이 쓰레기 자식아!”

급하게 생각한 아이디어라 어떻게든 시선을 끌기 위해 신음소릴 냈는데 이 자식은 그걸 또 녹음을 해놨잖아!!

나는 김현우를 바닥에 눕히고 다리를 붙잡아서 뒤로 꺾었다.

“죽어, 이 새끼야!!”

“끄아악! 사, 살려줘!”

김현우의 구슬픈 비명소리가 울려퍼졌지만 누구 하나 나서는 이 없었다. 당연한다면 당연한 것, 나는 마음껏 놈을 응징하였다.


[이번 에피소드는 취향저격이었어.]

[3포인트 적립!]


한창 김현우를 괴롭히고 있는데 시스템의 포인트 적립 소식이 날아왔다.

“여기까지 하지.”

기분이 좋아진 나는 그때서야 놔주었다.

이제 20포인트가 모였다. 100포인트까지 20포인트가 모였다!

“으으···”

김현우는 앓는 소릴 내며 꿈틀거렸다.

“그리고 이건 삭제.”

녹음기에 녹음된 신음소릴 깔끔하게 지워버렸다.

“너무해···”

“뭐라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는 휴, 한숨을 내쉬었다.

“대단했어, 지슬아. 어떻게 이렇게 될 줄 알았던 거야?”

송하나가 다가왔다.

“별 거 아니야. 뻔해서 예상하기 쉬웠어. 사소한 시빗거리에 그렇게 비열한 짓거릴 하는 놈들이었어. 복수를 할 게 분명했지.”

“애초에 붉은장미회를 범인으로 단정지은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아니었다면 큰일이었던 거잖아.”

“갑자기 시작된 일이었으니까 원인을 추적하다 보니 걸리는 게 붉은장미회였던 거야. 물론 그것마저 물증이 아닌 심증이었지만··· 아니라면 아닌 거였지.”

“다른 세력이 범인인 경우도 상정했단 거야?”

붉은장미회가 범인임을 확신했으니 그대로 진행한 거였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뒷배경을 알고 있는 나에게만 해당되는 사안이었으므로 그 말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와, 역시 대단하잖아?”

감탄하는 송하나에게 약간 마음이 찔렸지만 어쨌든 내 능력으로 진행시킨 거니 괜찮았다. 그래도 설명이 길어지면 괜히 이상한 부분이 생길 수 있으므로 말을 아꼈다.

“어차피 붉은장미회는 뒤가 구린 조직으로 얌전히 놔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 이것에 대해선 학생회장도 동의한 부분이니 말이야.”

은근슬쩍 한을지의 이름도 팔았다. 게다가 이건 진실이 포함되어 있기도 했다. 한을지는 조만간 붉은장미회에 대한 조사를 하려 했으며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말을 했었다.

“일단 찔러보는 식으로 하고, 아니면 마는 거였어. 아니, 붉은장미회는 뒤가 구린 녀석들이니 찌르면 철철 흘러나올 수밖에 없었지만. 겸사겸사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 해서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문도 희석시키고. 이게 바로 꿩 먹고 알 먹고지.”

“보고 배워야겠는 걸? 다방면으로 뛰어난 여자야, 우리 지슬이 완전 멋지잖아!”

송하나가 와락 달려들어 어깨동무를 했고 그 큰 가슴이 뺨에 닿았다. 나는 내 가슴엔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다른 여자의 가슴엔 여전히 약했다. 그래서 쑥스러워진 기분으로 발버둥을 쳤다.

“아 됐어. 그냥 어쩌다보니 이렇게 된 거라고.”

“하하하, 쑥스러워하긴.”

“어흠, 아무튼 표적이 된 붉은장미회가 보복을 할 것을 예상하고 미리 호출기를 준비한 거지. 하지만 솔직히 아슬아슬했어. 정신을 잃기 전에 눌렀지만 만약 못 눌렀다면 그대로 변을 당하지 않았을까.”

내 말에 모두들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내, 내가 있잖아, 지슬아. 확실히 보조해줄 테니까!”

김현우가 주먹을 불끈 쥐며 나섰으나 싸늘한 시선만 꽂힐 뿐이었다. 뭐, 그 싸늘한 시선 중 하나는 나이기도 했고.

“왜, 왜 그래?”

“신음소릴 녹음해서 갖고 다니는 변태에게 뭘 의지할 수 있을까?”

“아, 아니야! 나는 증거자료로서 갖고 있던 거였어!”

“···시끄러.”

“지슬아! 용서해 줘!”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믿어줘가 아닌 용서해 달라는 말을 하네.

“그래, 용서해줄게.”

“정말?”

“물론이지. 같은 남··· 아니, 남자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고마워, 지슬아.”

“대신 밥이나 사. 비싼 걸로.”

“어, 그래도 괜찮겠어?”

“진짜 비싼 밥 먹을 거니까 후회하지 마라?”

“무, 물론이지! 내 지갑이 그리 무거운 건 아니지만, 살게! 아니, 사게 해주세요!”

나는 웃으면서 끄덕였다.

“좋아. 그럼 바로 먹으러 가자. 지금 완전 배고프거든?”

“지금? 아, 알았어. 가자!”


**


지슬이 앞서 걸어가는 와중에 김현우가 뒤를 서둘러 쫓아갔다. 남은 사람들은 그런 두 사람의 뒤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저 둘, 왠지 어려울 것 같지 않아?”

그리 말을 꺼낸 사람은 강연재였다.

“응? 왜?”

“지슬이는 전혀 낌새가 없는데, 김현우는 완전 신났잖아.”

“그, 그런가?”

“너는 어때? 지슬이가 마음에 들어?”

강연재의 대놓고 물어보는 질문에 유세준은 움찔했다.

“뭐야, 그 움찔거림은.”

강연재는 미간을 찌푸리며 유세준의 뺨을 쿡쿡 찔렀다.

“마음에 드냐고 물어본다면 마음에 들지!”

“왜 시선을 피합니까? 마음에 들면 빨리 저 둘을 쫓아가지 그러십니까?”

“으으···”

강연재와 유세준을 바라보는 남은 여자들, 송하나와 설민지, 에이다는 저 두 사람도 참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을 동시에 했다.

“이거 참 복잡한 관계인 것 같네요, 에이다 씨.”

“네, 그런 것 같아요, 송하나 씨.”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관계로 보이네요. 사실상 삼각 이상의 복잡함을 가졌다고 봅니다.”

“흐음, 그러네. 아하하, 뭐 전부 잘 됐으면 좋겠다만.”

송하나가 유세준에게 호감을 갖고는 있지만 연애감정까지는 아니어서 이렇게 여유롭게 구경하는 게 가능했다.

“······.”

다만 설민지는 유세준에게 연심을 갖고 있어서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한지나 패거리로부터 도움을 받은 이후로 고마음을 느끼며 조금씩 호감을 키워나가 연심에 이른 상태였던 것이다.

자기처럼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여자가 과연 유세준에게 어필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울 따름이었다.


**


작가의말

생각보다 늦게 올렸네요. 요즘 과제가 많아져서 그렇습니다..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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