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4.22 13:25
연재수 :
298 회
조회수 :
159,135
추천수 :
2,578
글자수 :
1,482,298

작성
23.04.26 18:10
조회
199
추천
4
글자
11쪽

양면12

DUMMY

“우선 저 망할 철도 계획부터 미루세. 철제 궤도만은 못하지만, 목제 궤도 역시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네. 이미 조금씩 목제 궤도를 철제 궤도로 바꾸고 있고. 이걸 굳이 삼십 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무리해서 할 필요가 있나?”


“하지만, 전하. 목제 궤도가 저렴하다고는 하나 단점 또한 명확합니다. 목제 궤도를 철제 궤도로 교체하는 작업을 서두를 필요는 있습니다.”


목제 궤도의 장점이라 하면 초기 시공비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라고 모두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생각은 조금씩 바뀌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썩고 변형되는 목제 궤도들... 그리고 그 목제 궤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를 일일이 깎아 만들어야 했으며 조금이라도 오래 쓰기 위해서 옻칠까지 해 보았으나 옻칠은 폼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고 비록 그 효과 하나만큼은 좋았으나 그걸 그 긴 철도에 전부 칠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그에 반해 철제 궤도는?


비록 철값이 든다고 하지만 목제 궤도보다 제작에 필요한 인력이 확연히 적었으며 수명은 훨씬 길었고 유지 보수 또한 목제 궤도와 비교할 때 더 어렵다고 하기는 뭐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철제 궤도가 목제 궤도보다 경제적이라는 것은 부정할 여지가 없었다. 문제라면 철이 대량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대규모의 제철, 제강소의 건설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과 초기 비용이 비싸다는 것 정도?


사실 마지막 문제에 비교하면 저 앞선 문제들은 별 게 아니었다.


“그래서? 늘어난 철 생산을 따라갈 수요가 있나?”


이미 강철만 연간 4,000톤을 뽑아내고 있는 한국이다.


거기에 각종 잡다한 무쇠 등을 포함한다면 연간 철 생산량은 최대 10,000톤까지 보고 있는 게 한국 정부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참고로 킹갓 로마의 철 생산량은 연간 8만여 톤이었다.


한국은 온갖 군데에 철을 집어넣고 있었고 지영은 이 제강소를 증축 및 신설해 연간 일만 톤의 강철을 뽑아낸다고 한들 그만한 수요가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아니, 대규모 토목공사도 정도가 있지 어떻게 매년 토목공사만 한단 말인가. 그런 짓을 했다간 나라에 돈이 없어 굶어 죽은 뒤 지옥에서 코딱지나 파게 되리란 건 명확했다.


“이 철제 궤도 사업만 느긋이 진행한다면 필요한 예산은 급격히 줄어들게 되네. 우리 재무부 장관이 불쌍하지도 않나?”


비록 김경신의 나이가 여든이 넘었고 후임의 대인수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일로 노인학대를 하고 있다지만 그래도 불쌍한 건 불쌍한 거였다.


“전하... 그럼 이만 은퇴를-”


“아, 그건 안 되네.”


대인수는 분명 젊고 능력이 뛰어났지만, 중앙에서 고위직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기왕이면 경험이 풍부하다 못해 흘러내리는 김경신이 뒤를 봐주면 분명 좋긴 했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말이지.


김경신이 뭐라 말하려 했으나 지영은 이미 김경신에 대한 관심을 끈 뒤였다.


“그래, 말 나온 김에 우리 재무부 차관이 한마디 해 보게.”


갑자기 쏟아진 관심에 대인수는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이내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지영이 가장 주목한 것은 어찌 보면 재무부와는 별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


“새 신도시에는 특화된 산업 단지를 몰아서 건설해야 한다?”


“예.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오는 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당연히 고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는 서울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러했고요. 지방 도시를 지속적으로 육성하려면 적어도 지방 도시가 내세울 것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영의 생각으로는 21세기 한국의 도시들은 몇몇 도시를 빼고서는 서울의 열화판인 도시가 많았다. 이런 와중에 굳이 지방에서 왜 살겠는가? 어차피 지방은 서울의 하위 호환일 뿐인데?


어느 정도는 균형 잡힌 지역발전에 대한 힌트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아예 특화된 산업과 기업을 지방에 유치하고 그 지역에 대학을 세워 지역의 기업, 산업과 연계시킨다면 서울에 내세울 것 하나 정도는 생기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것으로 말미암아 무슨 축제가 생기거나 그럴지도 모르는 일이고... 지영은 흐뭇한 표정으로 대인수를 바라보았다.


“좋은 의견일세, 재무부 차관.”


여기에 지역 대학과의 연계를 위해 특화된 전문 대학을 세우는 안까지 포함해서 논의가 시작되자 누군가의 염려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부산이나 이런 도시들도 대학을 세워 주기를 계속 청원했는데 이렇게 되면...”


“그럼 부산에도 세우면 될 것 아닌가?”


전국에 초, 중, 고등학교는 이미 어느 정도 확충이 되었다. 하지만 그에 반해 대학은 아직 왕립 중앙대 이외에는 없는 상황. 어차피 건설해야 했다.


“상하수도는 무조건 설치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정책과는 다르게 상하수도는 아국이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는 아국이 중국으로 거듭나는 데 크나큰 정치적 자산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 돈값을 하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수자원이 풍부합니다. 그리고 겨울엔 물이 어는 곳도 많은데...”


“차라리 하수도 건설에 주력하는 게 어떻습니까? 상수도는 우물을 더 파는 것으로 임시적인 조치를 하는 게 나을 듯합니다.”


그들의 논의를 지켜보던 지영은 슬며시 이훈에게 물었다.


“시장, 괜찮겠나? 하수도 건설은 도시를 아예 뒤엎어야 할 만큼 큰 공사일 텐데?”


“필요한 일입니다. 미래를 위해서요. 전하께서 늘 강조하시던 사항 아닙니까?”


“아... 뭐, 그렇지. 그래서 시장의 의견은 어떤가?”


“개인적으로... 하수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수도가 건설된다면 위생사들이 더 효율적으로 오폐수를 처리할 수 있을 겁니다.”


“구시가지 재개발도 할 겸? 나중에 물어뜯는 사람이 많을 텐데?”


분명 서울은 한 번 재개발이 이루어지긴 했다.


하지만 원래 큰 도시이기도 했고 이걸 다 때려 부수고 아예 새로 시작할 수는 없기에 재개발을 통해 ‘적당한 타협’을 본 것에 불과했다.


이것만으로도 도시가 깔끔해지긴 했지만, 지하에 하수도관을 지으면 공사 구역은 정말 무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거대한 도시 지역인 서울권을 커버할 하수도관을 짓기 위해서는 작은 면적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고 당연히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그러니 제가 시장일 때 삽 뜨는 겁니다. 이래 봬도 비서실장만 몇 년을 했는데 뭐 얼마나 물어뜯기겠습니까? 정 안되면 나중에 정보부에 슬쩍 끼워 넣어주시면...”


“부정청탁으로 감옥에 넣어주랴?”


“그럼 저를 정보부에 천거하죠. 천거가 뭐 본인을 천거하지 말라는 법은 없잖습니까?”


비서실장을 하면서 뻔뻔함만 는 것 같은 모습에 지영은 고개를 저었다.


물론 그와 별개로 이훈의 말은 틀린 게 없었다.


분명 대규모 토목공사가 예정되어 있고 그 와중에 파괴되는 주거구, 상업구가 나올 건 분명했다. 어쭙잖은 인물로는 정치적인 부담을 지기가 어려운 건 맞았고 현 서울특별시장이자 전 비서실장이며 국왕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이훈은 그 정치적인 부담을 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래, 상하수도 건은 나중에 따로 토의해서 가져다주게. 저대로 두었다간 오늘 밤새도록 저 이야기만 하게 생겼어.”


“예, 근데 상수도는 진짜 어떻게 하실 겁니까?”


“... 내가 어렴풋이 생각나는 게 있네. 자신은 없지만, 과기부에 들러서 직접 시험해볼 생각이야.”


“전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치고 실패한 게 없지 않습니까?”


말하고 나니 타자기의 악몽이 스멀스멀 스쳐 지나갔지만... 에이, 사람이 어떻게 매번 성공만 하나. 삽질도 하고 좀 그래야지.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금속 활자의 제작기술이 더욱 발달했으니 아예 얻은 게 없지는 않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일거리를 반절로 줄인 지영과 그 일당은 새벽 세 시쯤에야 퇴근할 수 있었다.


“전하, 토기 기술자들을 불렀습니다. 헌데... 물을 깨끗하게 하는 법을 알려준다 하시지 않으셨는지...”


“그걸 보여주려 하고 있지 않나?”


“... 토기 기술자들과 함께요?”


김양순은 미심쩍다는 듯이 불려온 토기 기술자들을 쳐다보았다. 깨끗한 그릇을 만들려는 것일가? 그런데 어차피 더러운 물을 부으면 그냥 더러운 물일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의도를 알 수 없었다.


“음... 자세히 기억이 안 나긴 하는데... 진흙과 쌀을 섞고...”


귀한 쌀을 진흙과 섞으라는 지영의 말에 모두가 기겁해 지영을 쳐다보았지만 지영은 어떻게든 머릿속의 지식을 꺼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아! 쌀이 아니라 겨, 진흙과 겨를 섞어 토기를 구워 가져오게. 토기는... 그래, 이 모양이면 되겠군”


그 말을 들은 토기 기술자들의 표정엔 ‘굳이?’라는 감정이 드러나 있긴 했지만 그래도 국왕의 명인지라 순순히 토기를 만들어 바쳤다. 자신들이 존경하는 국왕이 조금... 이색적인 행동을 해서 자신들의 삶이 편안해진 게 한두 번이 아닌지라.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그릇 위에 토기 하나 덜렁 올려져 있는걸 ‘최첨단 정수 장치!’라고 소개하는 국왕의 모습이 굉장히... 신뢰감이 없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정말 이걸로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는 게 맞습니까?”


“당연한 말을. 나 못 믿나?”


“아뇨... 그건 아닌데...”


지영은 자신감에 찬 얼굴로 토기를 두들겼다.


“이게 모양은 이래도 효과는 확실하다네. 내 보장하지”


무려 19세기 영국에서 썼던 정수 필터이자 21세기에도 개도국의 정수기로 쓰이는 아주 대단한 물건이었다.


“조금 더 좋은 효과를 얻기 위해선 은 도금된 구슬들을 저 토기 안에 넣거나 하면 되는데...”


“아... 예. 헌데 너무 느리지 않습니까?”


“그럼 많이 만들게. 아니면 크게 만들거나.”


“아하”


이런저런 수식어를 붙여도 본질은 토기였다. 토기를 크게 만들거나, 많이 만드는 게 어렵나? 라고 물으면 절대 그렇지 않았다.


비싼가? 유약도 안 바르고 그저 겨에 진흙 버무려서 구워낸 싸구려 질그릇처럼 생긴 저게? 그럴 리가 없지.


“아마 일 년 정도는 넉넉하게 쓸 것이야. 그러면 새로 만들면 되네. 간단하지 않은가?”


심지어 이 토기 정수기는 처리도 간단했다. 결국은 흙인지라 적당히 부수고 어딘가에 던져놓으면 끝이었다.


흙의 힘이란 참으로 대단했다.


작가의말

다시 돌아왔습니다!
시험... 개같이 망했습니다.
특히 한과목은 기말 100점 맞는다 쳐도 B학점이라도 가져갈지 모를 정도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시쓰는 세계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2 평화를 끝낼 준비2 +2 23.09.16 152 3 11쪽
241 평화를 끝낼 준비 +2 23.09.11 176 3 11쪽
240 발해 15 +4 23.09.07 183 3 11쪽
239 개강(ㅠㅠ)한 기념으로 특별편(주요 국가 정보) +2 23.09.05 249 2 20쪽
238 발해14 +2 23.09.01 161 4 11쪽
237 발해13 +2 23.08.25 154 4 11쪽
236 발해12 +3 23.08.22 163 4 11쪽
235 발해 11 +2 23.08.17 183 3 11쪽
234 발해10 +2 23.08.14 185 4 11쪽
233 발해9 +2 23.08.11 200 3 11쪽
232 발해8 +2 23.08.08 184 4 11쪽
231 발해7 +2 23.08.03 202 4 11쪽
230 발해6 +4 23.07.30 203 5 11쪽
229 발해5 +2 23.07.19 201 5 11쪽
228 발해4 +4 23.07.13 195 5 11쪽
227 발해3 +4 23.07.08 198 5 11쪽
226 발해2 +2 23.07.05 200 3 11쪽
225 발해 +4 23.07.02 257 6 11쪽
224 양면28(1부 완) +2 23.06.29 208 5 11쪽
223 양면27 +4 23.06.26 170 4 11쪽
222 양면26 +4 23.06.16 177 4 11쪽
221 양면25 +2 23.06.10 164 3 11쪽
220 양면24 +2 23.06.07 161 3 11쪽
219 양면23 +2 23.06.04 172 3 11쪽
218 양면22 +2 23.06.01 172 3 11쪽
217 양면21 +2 23.05.29 171 3 11쪽
216 양면20 +4 23.05.26 168 3 12쪽
215 양면19 +4 23.05.22 180 4 11쪽
214 양면18 +4 23.05.18 171 4 11쪽
213 양면17 +2 23.05.15 174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