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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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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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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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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발해5

DUMMY

기습공격


왜, 소설이나 영화 등의 매체에서 보면 많이 나오지 않던가. 아무런 징조 없이 갑자기 국경의 방어선이 돌파당하고 허둥지둥하는 그런 상황.


침략군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좋은 상황이다. 단 한 번에 큰 손해 없이 방어선을 돌파하고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후방을 유린하며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게 가능할까? 정말 안타깝지만 불가능에 가깝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런 징조 없이 전력을 집중시켜 적의 방어선을 돌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지.


보통 이러한 종류의 기습공격이 성공한 전례는 극히 일부 주력부대의 움직임을 어떻게 잘 숨기던지 혹은 방어군이 정확한 정보를 가려내지 못했거나 혹은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음에도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이러한 정보를 외면한 까닭이다.


즉, 군을 움직이기 전의 전조를 숨기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철광을 비롯한 관련 원자재 가격의 상승, 군대와 보급부대의 이동, 식량 가격의 상승, 주변의 보는 눈 등등... 방어자가 알아챌 방법도 많고 눈치챌 여지도 충분하다.


그러니까... 이 설명이 무엇을 뜻하냐면... 고구려가 보기에 한국이 움직이는데 굉장히 수상쩍다 이 말이지. 한국에서 제일 가깝고 치기 좋은 나라는 누가 뭐래도 고구려니까.


“그래도 한국은 동맹입니다. ...아직은요.”


“그걸 믿소? 난 아닐 것 같은데. 저들은 언제라도 우리를 침략할 수 있소”


“당이 흔들리지 않습니까? 당을 치면 될 것을...”


그 말에 백발의 수염이 성성한 노신이 희망을 버리라는 듯 차갑게 비웃었다.


“흐... 당이 흔들리니 오히려 우리를 치려 하는 것이오. 우리가 허물어져도 외부의 개입은 없을 터이니”


당이 흔들리는 건 장점뿐 아니라 단점 또한 명확했다. 당이 약해지면 주변에 대한 통제력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다는 것은 좋지만 반대로 말하면 힘의 균형이 깨져도 당에서는 그 어떠한 원조도 해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 모습을 보니 새로 즉위한 태왕, 고연지는 관자놀이가 지끈거려오는 것을 느꼈다. 틀린 말이야 아니라지만 저건 너무 극단적이지 않은가. 시간이 좀 오래되긴 했지만, 고구려와 한국의 왕가는 피를 섞은 사이다. 그걸 아무런 명분도 없이 무시하고 동맹도 무시하고 쳐들어온다고? 암만 봐도 패권을 노리는 왕국의 행동이 아니다.


전제군주제의 단점은 성군으로 시작했더라도 무조건적으로 언젠가 똥패가 나온다는 점이다. 세종대왕으로 시작했어도 끝은 집에서 뱃살이나 벅벅 긁는 것이 세상에 훨 도움이 될만한 놈이 왕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지.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고연지는 왕으로서 꽤 준수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에 한국은 새로운 질서를 꼼지락거리며 만들고 있었고 이미 몇몇 나라는 기웃거리거나 이미 방 한 칸 차지하고 온천까지 만들어서 드러누운 나라도 있었으며 안타깝게도 자신의 나라도 문화적, 물리적으로 깊게 관련이 되어 있었다.


아무튼, 정상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책임을 져야 했고 휘하의 사람들에게 신용과 충성을 받아야 했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하자면 최소한 신용 정도는 받아야 했다. 이는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마찬가지였다. 근데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그 질서에서 대장 노릇을 하려는 국가가 혈연관계이자 동맹관계인 나라를 ‘죽어라!’ 하면서 공격한다? 그 질서에 동참할 머저리 같은 국가는 없으리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한국이 고구려를 공격하기 위해 성립되어야 하는 조건은 두 개.


1. 고구려가 발작하며 한국을 친다. 그래서 한국이 반격하고 진격한다.


2. 한국에 고구려와의 관계를 무시하고 공격할만한 명분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두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될 일은 없어 보였다. 그리고 한국 내의 움직임도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했다. 영토가 넓어지니 유지할 군사력이 더 필요로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최근에는 군단급 병력까지 파병했다고 하니 군수품 관련 움직임이 있을 수밖에 없겠지.


그래도 어째서인지 선대부터 섬겨온 노신의 경고는 귓가에 오래도록 맴돌았다.








“주목!”


“““주목!!!”””


교관이라고 쓰인 모자를 쓴 교관은 훈련병들의 목소리에 만족한 듯 흡족하게 말했다.


“오늘부로, 훈련병들은 전장에서 쓰일 검술을 배우게 될 것이다. 전장에서 쓰이는 검술은 총 다섯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몇 가지?”


“““다섯 가지!”””


“그래, 다섯 가지다. 베기, 찌르기, 막기, 흘리기, 발걸음”


교관은 목검을 가볍게 휘두르며 말을 이었다.


“많은 훈련병이 어디서 연극, 소설 같은 거 보고 와서 화려한 검술, 복잡한 검술 이런 거 생각하는데! 훈련병 실력으로 전장에서 그러면 다음날 저녁밥은 못 먹는다, 알겠나?”


“““예!!!!”””


교관은 훈련병을 슥 훑다가 가장 똘똘해 보이는 한 훈련병을 지목했다.


“훈련병”


“61번 훈련병! 최!민!”


“방금 본 교관이 알려준 다섯 가지 가운데 어느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나?”


“어... 그게...”


“틀려도 괜찮으니 소신껏 말하도록”


“막기입니다!”


교관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막기,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검술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발걸음과 눈이다, 뭐라고?”


“““발걸음과 눈!!”””


“그래, 조교 앞으로.”


조교가 목검을 들고 나오자 교관은 자세를 취하고선 잘 보라는 듯이 훈련병들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본 교관과 눈앞의 조교가 동작의 시범을 보일 것이다! 잘 보도록! 안 보이는 사람은 옆으로 와서 봐라!”


그러자 훈련병들은 모래를 튀기며 움직이더니 이내 원형극장처럼 교관과 조교를 둘러쌌다.


“첫 번째 동작이다. 조교, 그 자리에서 막고 반격해보도록”


교관은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조교를 향해 내리 베었고 조교 역시 훈련병이 보기엔 흠잡을 곳 없는 동작으로 막고서는 반격했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막을 때의 충격은 크고 반격할 때에 실린 힘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두 번째 동작이다. 조교, 막고 반격하도록”


단지 한 발, 한 발을 움직였을 뿐인데 훈련병들이 보기에도 막을 때 부담이 덜하고 공격에도 힘이 배로 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동작이다. 조교, 막고 반격하도록”


이번에는 아예 공격을 물 흐르듯 흘려버리곤 방어할 새도 없이 정확히 관절부를 노린 일격이 가해지자 훈련병들은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만일 실전이었으면 너무도 쉽게 한 생명을 앗아가는, 적어도 전투 불능으로 만들 수 있는 일격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보았나! 한 발자국, 한 발자국으로 여러분들의 생과 사가 결정될 수 있다! 발자국 하나에 훈련병들이 막느냐, 흘리느냐, 피하느냐! 막을 때의 부담, 공격할 때 가해지는 힘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러니 실전에서는 절대 상대의 움직임을 놓치지 말고 끊임없이 움직여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점해야 한다! 알겠나!”


“““예!!!!!!”””


“물론 그렇다고 최적의 위치를 찾다가 공격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는 말도록! 전장은 연병장과 같이 평평하고 공간이 여유롭지 않다! 산에서 싸울 수도, 계곡에서 싸울 수도, 뒤에 큰 돌이 박혀있을 수도, 주변의 전우와 적이 어지러이 섞여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훈련병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극히 제한적이며 한 명에게 오래 묶여있다간 옆에서 날아오는 칼에 맞을 수 있다. 그러니 최상의 움직임은 아니더라도 그때 그때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동작으로 적을 빠르게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겠나!”


“““예!!!!!!”””


교관은 수통의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설명을 이었다.


“상대를 빠르게 제압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의 교전수칙을 명심해야 한다, 몇 가지?”


“““다섯 가지!”””


“그래, 다섯 가지다. 첫 번째는 관절부를 공략하는 것이다! 관절을 공격당한 상대는 어지간해서 움직이기 쉽지 않다! 어디서 주워듣고 복부를 찌르는 것보다는 관절을 찌르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다! 명심해라, 관절은 인체의 급소다. 뭐라고?”


“““관절은 인체의 급소입니다!”””


“그래, 그리고 갑옷의 약점이기도 하다! 아는 훈련병도 있고 모르는 훈련병도 있겠지만 검으로 갑옷을 꿰뚫기는 쉽지 않다. 특히 보병은 더더욱. 하지만 그런 갑옷이라도 갑옷의 틈새는 존재한다! 그리고 그 곳은 대부분 관절부에 집중되어 있다. 즉! 갑옷의 약점을 노리는 동시에 상대를 빠르게 무력화시킬 수 있는 좋은 공격 목표는 바로 관절이다, 알겠나!”


교관은 그 외에도 갑옷은 검에 쉽게 뚫리지 않으니 갑옷과 장갑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라, 방패는 막기만 하는 게 아니다, 실전에 반칙은 없으니 안 되겠으면 침이라도 뱉어라, 피할 수 있는 공격은 제발 피해라 까지, 실전 향이 진하게 첨가된 노하우들을 훈련병들의 머리에 때려 박았다.


전부까진 아니어도 반만 행할 줄 안다면, 한칼에 목숨을 잃는 그런 불상사는 아마 없을 테니까. 이론 교육이 끝난 이후엔 죽어라 베기만 시켰다. 그것도 종베기만. 대부분이 농사꾼 자식들이라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동작엔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탓이었다.


교육이 끝나고 조교는 훈련병들에게 들리지 않게 작게 속삭였다.


“그래도 이번 훈련병들은 상태가 괜찮지 않습니까?”


“어, 꽤 잘 따라오네”


“지난번의 천-”


조교의 말에 교관은 생각만 해도 질린다는 듯이 말을 뚝 끊고는 간절함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새끼 이야긴 하지도 말자...”


나름대로 짬 먹을 대로 먹은 중사인 그였지만 실습 중에 힘차게 무슨 이상한 기술 이름을 외치고선 그 자세 그대로 멈춰서 ‘하늘... 갈랐다고...’ 라고 말하는 자칭 천마 훈련병은 떠올리기 싫은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더 악몽이었던 것은 천마군림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던 그 천마는 가장 뛰어난 성적으로 무려 육군훈련소장 표창장을 받고 훈련소를 수료했다는 사실이었다. 하긴, 천마가 훈련소 수석 수료는 당연한... 아니, 당연하기는 개뿔. 교관은 머리를 흔들어 어떻게든 천마의 기억을 떨쳐냈다.


작가의말

당분간, 한... 열흘? 이주? 정도는 연재주기가 좀 늘어질 예정입니다.
망할 자격증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와서...
독자분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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