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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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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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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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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3

DUMMY

보통 발해에선 군인의 신분으로 겸직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게 가능한 특수한 몇 가지 경우가 있는데 첫째가 군인의 신분으로 관련 연구소에 들어가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화기연구소에 들어간 견훤이 좋은 예시다. 이 경우엔 특별한 것은 없었는데 그저 일이 조금 추가되고 위상이 살짝 오르며 월급도 좀 오른다는 것 정도?


하지만 두 번째 경우는 다르다. 바로 군인이 총독을 겸직하는 경우. 우선 총독의 경우엔 기본적으로 도지사보다 할당된 권한이 많다. 대표적인 예로 총독은 도지사는 건들지도 못하는 세율을 선조치 후보고로 건드릴 수가 있었다. 당연하게도 합당한 이유가 있지 않으면 뒷감당은 알아서 해야 했지만 할 수 없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법률 역시 마찬가지. 관할 구역에서는 총독의 명령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발휘했다. 즉, 왕명과 법률의 대원칙을 제외한다면, 그리고 그것에 크게 어긋나지 않거나 어긋나야 할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총독은 언제든지 법률과 동등한 명령을 내리고 법률 적용을 폐지한 뒤 그것을 보고할 수 있었다.


군사에 관한 부분도 마찬가지. 도지사는 군령권을 가지지 않는다. 물론 군단장이나 여단장에게 조언과 협조를 구할 수 있으나 그걸 듣고 안 듣고는 군령권을 가진 군단장이나 여단장의 재량이다. 하지만 총독은 군단장, 부군단장, 군수, 작전, 정보통신 참모가 부재하거나 혹은 사망한다면 군단의 군령권을 가져올 수 있었고 여단의 경우엔 여단장, 부여단장, 최고참 참모를 제외한다면 가장 상급자로서 군령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 이전에 총독부에는 자체적으로 병력이 존재했다. 물론 그 규모는 대대나 연대 정도였지만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로 폭넓은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에 총독이라는 자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만일 자신의 경력에 정상적으로 총독 임무를 수행했다고 적힌다면 감히 단언컨대 최소 장관급의 자리는 따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총독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장관급이었고 오히려 장관급의 관료가 총독을 노리는 경우가 많았다. 장관 → 총독 → 총리의 길을 걷거나 혹은 총독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려는 심산이었다.


그런데 이런 총독을 군인, 그것도 군단장급이 겸임하게 된다? 그렇다면 말 그대로 해당 지역에서 ‘전권’을 휘두르게 된다. 총독에게 제한된 유일한 권한이라면 바로 군사에 관한 부분이었다. 군단의 경우엔 6번째, 여단의 경우엔 4번째의 상급자로서 군령권을 행사할 수 있기는 했지만 사실상 군단이나 여단이 저 경우까지 망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렇기에 저 권리에 대한 인식은 ‘합당하게 군사 회의에 참석해 나름대로 큰 발언권을 가지고 발언할 수 있는 권리’ 정도였다.


물론 위에서도 말했지만 그런 제한은 총독이 군단장급의 군인이라는 점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지게 되지만. 요약하면 군단장 겸 총독은 한 지역의 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아무튼 그런 막대한 권한을 행사하는 대만도 총독 김선예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면...


“더럽게 덥군. 왜 그대들이 경량 갑옷만 입는지 알겠다.”


지난 몇십 년간의 성과가 아예 없던 건 아니었던지라 발해군도 어느 정도는 전염병을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만의 기후는 어디 가는 것이 아니었고 꾸준히 발해군을 괴롭혔다.


그리고 그런 기후 아래에서 발해군은 ‘군생활 ㅈ같네’를 연발하며 주둔지를 뚝딱뚝딱 만들고는 있었다.


“아무래도 병력의 반은 본토로 보내야 할 것 같네.”


사실 김선예는 처음 올 때만 해도 나름대로 전투도 있고, 작전도 짜고 할 줄 알았다. 발해가 대만도에 총독부를 세운 것이 대충 50~60년 전의 일이다. 초창기에 고생도 했고 소규모 전투도 의외로 잦았으며 중대급 부대가 증발해버리는 일도 종종 있었기에 ‘아, 이거 쉽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인수인계를 받을 때부터 어느 정도는 직감했지만 발해가 여기서 몇십 년간 삽질한 것은 본토와 비교적 먼 거리와 더러운 기후, 지독한 전염병, 어디선가 튀어나왔던 적대적이고 말도 안 통하는 원주민과 싸움 덕분이었다.


아무리 이제 동해안에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총독부가 건설되었고 나름대로 규모가 있어 ‘군’ 단위까지 승격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곳에 만팔천이나 되는 병력을 꼬라박는 건 멍청이도 안 할 짓이라는 것 정도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할 이유도 없고 할 필요도 없었으며 하면 안 되는 짓이었다.


지영이 굳이 군단을 보낸 이유도 병력을 유연하게 운용하라는 뜻에서였지 라면스프 털어넣듯 한꺼번에 털어넣으라는 게 아니었다.


“아니지, 마침 여단이 세 개이니 한 부대는 기후적응, 한 부대는 개척, 한 부대는 임무 교대 후 본토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해야겠군... 그너저나 옆의 원주민이 도대체 뭐라고 떠드는지 좀 알려줄 수 있나?”


“배가 정말 크답니다.”


“... 그게 단가?”


“감탄사까지 들려드립니까?”


“괜찮네.”


만약에 감탄사까지 듣는다면 짜증을 못 참고 허리춤에 달린 철퇴를 휘둘러 버릴 것만 같았다.


“작업 끝나면 5 여단은 이곳을 거점 삼아 대대 단위로 개척을 시작하고 7 여단은 총독부로 돌려보내게. 9 여단은 아예 본토로 귀환시키고. 대충 4개월마다 임무를 변경할 테니 그리 알고. 그리고 전에도 말했지만, 전군 괜히 이상한 거 주워 먹다가 다치지 말라고 전하게. 이번 보급품은 넉넉히 가져왔으니 차라리 부식을 조금 더 뿌려. 소금물, 설탕물 항상 구비하고. 아, 물 안 끓여 먹는 사람 있으면 내가 찾아가겠다고 해. 반드시 끓여 먹도록. 정수과정 꼭 거치고”


“하지만 총독 각하, 이 더운 날 끓인 물을 정수해서 마시려면 병사들이 불편을 호소할 겁니다. 차라리 정수만 해서 마시도록 하는 게 어떻습니까?”


“미친 소리, 물에 뭐가 있을 줄 알고?”


“하지만 총독 각하? 저희가 병력을 완전히 통제할 순 없습니다. 특히나 탐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요. 대대, 중대 단위로 찢어져서 이곳저곳을 싸돌아다닐 텐데 그걸 어떻게 다 통제합니까?”


“이렇게 이중으로 처리해도 안전을 완벽하게 담보할 수 없네. 그런데 정수만 하는 건 너무 위험부담이 크네. 차라리 밤에 조금 더 고생하더라도 물을 끓이고 정수시켜서 식히는 편이 낫지 않겠나?”


김선예의 말은 정론이긴 했다. 근데... 그러면 도대체 언제 이 대만도를 다 먹는단 말인가. 식량을 대부분 본토에서 실어오는데 이 식량들을 관리할 생각에 벌써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했다.


“총독 각하? 차라리 기병대와 그에 준하는 기동성을 가진 부대에 개척을 일임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보병대대 열 개를 보내는 것보다 기병대대 두 개를 보내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겁니다.”


“당연한 소리를. 설마 군수참모, 자네 그 많은 보병대에 일일이 물자를 수송할 생각을 했나?”










“다른 건 필요 없네. 대만도의 평야만 장악해 농토만 확보하면 그만이야.”


“전하께서 그리 말씀하실 정도로 그 농토가 비옥합니까?”


지영은 가만히 자신의 비서실장을 바라보다 이내 한 마디 툭 내뱉었다.


“호남평야보다 훨씬 넓은 옥토에서 일 년에 두 번 벼농사할 수 있네”


“아하... 그렇군, 예?”


“내가 말을 안 했나?”


“일 년에 두 번 벼농사라니요! 이건... 정말이지...”


단순 계산만 때려도 대만 땅이 개발만 된다면 발해 곡물 생산량이 1.5배는 늘어난다는 행복한 결과가 나오기에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현재 발해에서 유의미하게 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은 호남평야 일대와 평양 일대, 낙동강 유역과 의외로 연해도 서부 일대가 여기에 꼈다.


연해도 서부 일대는 의외로 개척해 보니 땅이 비옥했고 쌀알의 민족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는 듯이 훌륭하게 쌀을 생산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고구려나 원 역사의 발해, 그리고 조선 말기의 조선인들도 만주지방 가서 쌀농사 지은 것을 생각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그런 것이지. 내가 왜 대만도를 개척하려는 줄 알겠지?”


이미 쌀에 눈이 돌아간 원 역사에서라면 많은 결혼을 하셨을 우리의 태조 왕건께서는 고개를 붕붕 끄덕이고 있었다.


그렇게 퇴근 시간이 되고 혼자 남은 지영은 조용히 기억을 짜내어 만든 어설픈 세계지도를 펼쳤다.


사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대만도를 먹어치우고 본토화 하려는 목적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필리핀’


이 시점이면 필리핀에도 상업 국가 등 몇 개의 국가들은 있을 시기다. 다만 지영이 기억하기론 그 군사력은 굉장히 허술했고 아직은 나라라고는 해도 도시 국가 수준이었다.


반도에서 제주, 유구, 대만을 거쳐 필리핀까지 가게 되면 동남아와의 무역로가 그야말로 활짝 열리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후추 등의 향신료 무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


아니, 필리핀 땅을 조금이라도 주워 먹게 되면 커피, 고무, 후추 등을 자급자족할 길이 열린다. 사실 지금 당장 먹어봐야 무역과 후추 이외에는 쓸모없는 땅이지만 한 몇백 년 후에는 여러 가지 천연자원을 자체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귀중한 땅으로 변모하게 된다.


‘지금이 가장 싸게 매수할 수 있는 타이밍인데...’


루손섬의 북부만, 아니 북부의 반만이라도 먹으면 그걸로도 충분했다. 문제는 거기까지 힘을 뻗칠 여력이 없어서 문제지.


한때는 든든한 동맹이었지만 이제는 반쯤 짐짝이 된 만주의 강호, 고구려를 상대해야 했고 대만도 흡수해야 했으며 먹고 나면 소화도 시켜야 했다. 고구려를 먹고 나면 대륙의 일도 이제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함대를 쪼개서 루손섬 원정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해군이 증강되어 3개의 함대와 8개의 호위전대를 보유하고 있다곤 하나 서해함대는 사실상 한반도 서해안을 지키며 수도를 방위하는 역할이 강했고 유구함대는 몇백 척이나 되는 수송대를 호위전대까지 끌어모아서 호위하고 있었다.


그러면 유일하게 보낼 수 있는 전력은 남해함대 정도인데 문제는 남해함대를 보내면 발해에 해군 예비대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딸랑 몇 척 보내자니 해적들로부터 제대로 수송대를 지켜줄지가 의문이었다.


발해의 해군은 아직 질적으로 압도적으로 우세를 점했다고 보기엔 어려웠고 그렇다면 수라도 많이 보내야 하는데 그조차도 힘들었다.


결국엔 어딘가는 확실하게 정리하고 들어가야 했다. 최대한 빠르게.


작가의말

쌀이 복사가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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