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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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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4.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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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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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발해7

DUMMY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하고 이 원칙은 세상사 대부분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어... 반려요? 보류도 아니고, 반려?”


“유감스럽지만 그렇지. 더 있었다간 욕을 한 바가지로 처먹었을 거야...”


그 말은 신규 함대 창설을 위한 예산이 할당되었다면 신규 수송선 개발에 대한 예산은 당연히 반려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나 소총 개발과 보급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더더욱.


“아니, 그거 이십 년 동안 쓰지 않았습니까. 개량형이 있다곤 하지만...”


“뭐 어쩌겠나. 돈이 없다는데.”


“그래도... 개량할 구석이 한군데가 아닌데... 아니...”


발해의 함선은 지금까지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 왔다. 아니, 개량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의 기술자들, 부족한 항해 경험, 범선이라고는 프라모델 좀 조물락거린 반쪽짜리 범선 낭만가 국왕이라는 조합으로 완성도 높은 범선이 나올래야 나올 수가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경험이 쌓이고 조선기술이 발전할수록 개량하고 신형 만들고 또 개량하고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그게 턱 하고 막혀버린 것.


“그래도 이 정도면 쓸만하지 않나. 유지보수 및 퇴역에 따른 신규건조 예산은 나왔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지.”


장관의 말에도 장관보는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눈길로 반려된 사업계획서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자네 가문도 참 대단하구먼. 사대째 해군부에 몸을 담다니.”


해군은 열악한 근무조건과 높은 위험성으로 기피되는 직군 중 하나였다. 그나마 발해에서야 군인의 위상이 높으니 지원자가 모자라지는 않지만, 영국 해군 같은 경우는 술집에서 자는 선원들 납치해다가 해군으로 삼을 정도였다.


“해군부 쪽으로 온 건 시조님 이후로 제가 첫 번째입니다.”


위대한 장가의 시조 장보고. 그는 장씨 가문 외에도 발해 내외로도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런 장보고의 후손들은 대대로 해군에 입대해 장군이 된 후 전역했고 지금에 이르러선 뼈대 있는 해군 가문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자네는 왜 해군에 입대하지 않았나? 해군부로 온 것을 보면 해군에 뜻이 없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그... 건”


“그건?”


“제가 뱃멀미를 심하게 해서...”


장관은 그 말에 안쓰럽다는 듯 장선민을 바라보았다.


“대신에 둘째 녀석이 해군에 입대했으니 면은 살렸죠, 뭐.”


“오래 타면 뱃멀미에 적응할 수도 있지 않나?”


“제가 만들어낸 피자가 백 판을 넘어서기 전까지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장관님.”


배에 따뜻하고 말랑한 피자 백 판 정도를 떠올린 그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젊은 친구가 해군에 입대했다가 전역한 것은 훌륭한 선택인 것 같았다. 아니, 훌륭한 선택이었다.


“해군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한 가지가 아니지. 오히려 이 편이 해군에 더 기여할 수 있을지도 몰라. 너무 기죽지 말게나.”


장관은 그의 어깨를 몇 번 두드려 주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정신을 차려 장관을 따라간 그는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장관님도 해군에 입대한 후 장관이 되신 것 아닙니까?”


“... 흠흠, 사소한 건 중요치 않네, 아마.”


장관은 더 이상의 질문을 막으려는 듯 들고있던 서류더미를 휙휙 넘겨주고는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총을 개발한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자연스럽게 생각을 할 것이다. ‘아, 얘네들 포도 같이 개발하겠구나’


애당초 화포를 작게 들고다니기 위해 만든 것이 총이니 발해의 무기 개발은 어찌보면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할 수 있었다.


사실 발해에게는 총보다 포가 더 시급했다. 발해의 전력은 고구려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반 수 정도 위로 취급받기도 한다. 그러니 총이 없어도 야전에서 압도당하진 않을 것이었다.


문제는 고구려의 성벽. 고구려 성의 견고함은 이미 유명했고 수성 실력 역시 정평이 나 있었다. 발해는 수-당과는 다르게 보급로가 짧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성전이 부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벽을 아주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대포의 존재는 발해에게 절실했다. 아무리 화약값이 비싸고 대포의 제작에 시행착오를 겪는다고 해도 공성전으로 오래 지속하며 생기는 비용보다는 쌀 테니까.


그래서 대포 개발이 어찌 되고 있는가 하면...


콰앙!!!


“또 터졌습니다.”


“대포가, 아니면 노예가?”


“둘 다요.”


그 말에 선임으로 보이는 연구원은 이마를 탁 치며 하늘이 무너져라 한숨을 내뱉었다.


“빌어먹을. 대체 뭐가 문제인 거야? 저기 청동 대포 쪽은 나름 성과가 있다며?”


연기가 걷히자 당나라 출신 노예들이 처참하게 찢어진 흔적과 엉망이 된 철제 대포 비스무리한 것이 그 자태를 자랑하며 그를 더욱 절망케 했다.


“철이 안 좋은 게 아닐까요?”


“강철이라며! 그 전로법에서 생산한 것들로 가져왔다며!”


“도가니에서 생산한 걸 가져오면 좀 다르지 않을까요?”


“... 그 비싼걸 대포 만드는 데 쓰자고? 그냥 청동으로 만드는 게 빠르겠다.”


이미 지영의 앞에서 대포를 하나 말아먹어 곁에 있던 연구원 셋을 하늘로 보낸 그로서는 다시 그 상황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걸 위해 당나라 출신 노예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었다. 인력이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교육을 잘 받은 연구원을 죽이느니 말도 잘 안통하고 교육도 안 받은 상대적으로 싼 노예를 죽이는 게 맞으니까.


“후... 일단은 자재 요청 더 할테니까, 저거 수습해 놔.”


또 상부와 재무부에서 까이겠다며 투덜거린 그는 머리를 벅벅 긁고서는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겼다.


“... 선배, 탈모 있네”








“발해왕께서 제안을 승낙하셨다고.”


“그러합니다, 폐하. 아국이 필요한 물자를 우선적으로, 독점적으로 천황께 지급하기로 약조하였습니다.”

“대가로 무엇을 내주었나?”


“구리, 유황, 양곡 등의 물자와 금과 은, 그리고 선조께서 약조하신 채굴권을 오십 년 연장키로 했습니다.”


새로 즉위한 젊은 천황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었다. 물자들이야 물건 대금 값일 테고 일정기간 독점에 대한 대가는 채굴권의 연장이리라. 앞으로 오래 볼 사이에 그 정도를 못할 것도 없었다.


“그래, 발해왕께서는 평안하시던가?”


“정정하시더군요. 제가 어릴 때 아버님의 손을 부여잡고 뵈었던 모습이랑 달라진 것이 없으셨습니다.”


하늘의 자손이라는 소리, 처음엔 믿지도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늘의 자손이라고 주장하는 왕가나 지배자가 한둘인가? 당장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 따져봐도 저 당나라의 황제도 스스로를 천자, 즉 하늘의 아들이라 했고 그 옛날 흉노도 선우, 즉 하늘의 아들이라 했다. 심지어는 자신도 천황이라 칭하지 않던가. 발해도 그 일종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동안도 정도가 있지 대사 한 명이 임기가 끝날 때까지 얼굴이 그대로인가 말이 되나 싶어 선조께서는 대대로 외교관을 한 집안에 대사직을 맡겼단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랍게도 대사 서너명이 바뀔 동안 발해왕은 젊은 청년의 모습 그대로라고.


하늘의 아들인지 아니면 요괴의 아들인지 알 도리는 없었으나 아무튼 범상한 사람은 아니다 싶었고 무엇보다 자신과 나라에 이익이 되고 친하면 그건 하늘의 아들이고 아니라면 그냥 요괴일 뿐이다. 그리고 발해는 참 좋은 동반자였다.


“그래, 그렇다니 다행이로군. 아, 왕비를 새로 맞으실 생각은 없으시던가? 내 누이가 참으로 어여쁜데 아직 혼처를 못 찾아서...”


“휴가가 끝나면 넌지시 여쭈겠습니다.”


“알아서 하리라 믿지만 조심히, 아주 정중하게 여쭈도록. 솔직히 그 시간이면 새로 왕비를 맞이해도 이상할 게 없겠다 싶지만 내 발해왕의 생각은 알다가도 모를때가 많으니.”


“예, 폐하. 걱정하시 마십시오.”


그는 그거면 되었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음, 일은 약속한 물자가 오면 바로 시작하는 것이 어떻겠나?”


“실로 옳으신 말씀입니다. 더 세력을 키우기 전에 뿌리를 뽑아야지요. 다행히 발해의 협조가 있으니 저들의 돈줄을 반쯤은 마르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발해의 협조가 있다고 한들 돈줄을 완전히 마르게 할 수는 없다. 상업이라는 것이 발해의 물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거니와 장원은 건재하기에 일정량의 돈줄은 빼앗을 수가 없다.


하지만 발해의 물건이 큰 돈이 되는 것도 엄연한 사실. 한 번에 고꾸라뜨릴 순 없지만 약화시키기엔 충분하리라.


“다만 우신의 어리석은 생각엔 지방의 여러 세족에게 약간의 은혜를 베푸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음... 그래, 거악부터 치우는 것이 옳소. 양 쪽 모두와 힘겨루기를 할 수는 없지... 경의 뜻대로 하시오. 내 선대 천황께서 중히 여기란 자를 믿지 않으면 도대체 누굴 믿고 일을 하겠소?”


“과분한 은혜에 실로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장!”


“......ㅅ장!”


“비서실장!”


“...아, 예! 부르셨습니까?”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나? 입을 그리 헤 벌리고 말이야.”


왕건은 그 말에 애써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 광경을 다시 떠올리면 입이 헤 벌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지영도 왕건이 뭘 생각하는 지 대충 알겠다는 듯이 피식댔다.


“그 방 생각했구먼?”


“아... 흠흠...”


“하긴... 누구라도 그걸 보면 눈이 돌아갈 만도 하지.”


일명 기분이 좋아지는 방.


지난번 왕건이 예산 지출이 크다고 걱정걱정을 하자 지영은 한숨을 푹푹 쉬며 은밀하게 어느 방 하나로 안내했다. 어찌나 철저하던지 안대까지 쓰고 간지라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안대를 벗고 시야가 확 밝아지자 느껴지는 빛의 소중함, 그리고 눈앞에 있는 것은 수많은 금괴와 은괴의 번쩍거리는 빛이 왕건을 유혹했다.


“이게 무슨...”


“기분이 좋아지는 방일세”


“... 예?”


“입에서 흐르는 침이나 좀 닦고 아닌 척 하지 그러나.”


그 말에 왕건은 질질 흐르는 침을 애써 손수건으로 닦아냈었다. 왕건 스스로는 물욕이 그리 심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누가 와도 이 황홀경엔 넋을 잃지 않을까, 그러니 침 좀 흘렸다고 부끄러운 일은 아닐 터였다. 아마도.


“돈이 모자라? 허, 그럴리가. 발해는 초기 몇 년을 제외한다면 단 한번도 돈이 모자란 적이 없다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발해는 대표적인 수출국이었고 그에 따라서 금과 은도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오게 되었다. 거기에 일본의 대표적인 금광 은광의 채굴권을 낼름 받아먹어서 그걸 차곡차곡 저장해놓은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 시간이 백 년이 넘어가버리니 누구라도 반할 수밖에 없는 황금과 은의 방, 이른바 기분이 좋아질 수 밖에 없는 방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영은 느긋하게 황금 위에 몸을 뉘였고 왕건을 향해 손을 까딱였다.


“어째, 자네도 한 번 누워 보겠나?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황금 가운데서 몸을 누이겠나?”


작가의말

오늘 오전에 수술했습니다.

엉덩이하고 목 아래쪽 등, 두 군데에 났는데 엉덩이쪽은 아직 화농이 덜 올라와서 외과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답니다.

그래서 목 아래쪽만 수술받았고 항생제 먹는 와중에 엉덩이쪽이 나을 수도 있답니다. 그게 아니면 상태 봐서 째고요.

아무튼 목 아래쪽은 피부낭종인가... 뭔가 하는 그런 거였는데 사실 그동안 통증은 전혀 없기에 몰랐던...ㅠ


수술할때는 별로 안아팠는데 마취할 때가 제일 아프더군요. 그리고 수술할때 소리가 섬뜩해서 심리적으로 아팠습니다 ㅋㅋ;;;;;

적출하고 보니 농담 않고 성인 남성의 엄지손가락 한 마디만한 것이 관에 둥둥 떠있더군요. 보고 기겁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평소에 몸에 신경 많이 쓰다가 문제 생기면 바로 병원에 달려가시길 바랍니다. 저처럼 언제 생겼는지 모르지도 말고요... 물론 안 생기면 가장 좋겠습니다만.

다행히 지금까지 통증은 없네요. 내일은 방수되는 걸로 바꿔주신다고 하니 이대로면 괜찮을 듯 싶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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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7 루이미너스
    작성일
    23.08.04 10:04
    No. 1

    ??? : 아 물론 이건 내 돈일세. 내가 필요하면 꺼내는거지 자네가 쓰는게 아니야. 내가 죽으면 혹시 모르지만...자네 손자의 손자가 자네 자리에 오를때까지도 그럴 일은 없을걸세

    건강관리가 우선입니다. 작가님 조심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몽쉘오리진
    작성일
    23.08.08 10:07
    No. 2

    감사합니다! 지금은 꾸준히 약 먹어서 조금은 나아진 듯 하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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