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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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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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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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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6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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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양면26

DUMMY

“몇만이면 되겠나?”


느긋하게 물어오는 지영의 물음에 사혁은 드디어 올 게 왔구나 싶었다. 사실 지금까지 말하지 않았다는 게 이상할 정도였으니까. 한국 육군은 주변 상황을 생각한다면 비대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국은 적성국과 맞댄 국경이 없고 당나라와 적당히 관계를 개선해 현시점에선 뚜렷한 적성국이라고 할만한 나라도 없었고 만일 당이 쳐들어온다고 해도 길을 막고 있는 고구려군은 최선을 다해 저항할 것이다.


“최소 5만은 필요합니다.”


“이래서 내가 장관을 좋아하네. 날 너무 잘 알거든. 그래서? 근거는?”


“첫째는 지켜야 할 영토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북해도, 유구, 탐라 이 세 지역을 복속하거나 복속하는 중이고 모두 본토와 거리가 있으니 현지에서 긴급히 대처할 병력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유감스럽게도 아국 해군이 제해권을 잡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강화를 통해 한강으로 짓쳐들어온다면 빠르면 하루 내에 수도로 당도할 수 있으니 수도에 병력을 상주해야 합니다.”


“해군부 장관이 들으면 섭섭해하겠군”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해군은 몇 차례의 해적 토벌 외에는 실전 경험이랄게 없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협업한다고 해도 한계가 명확합니다. 만일 적이 5만의 해군만 보내도 그들을 저지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으며 그 이상을 보낼 땐 무조건 뚫릴 것입니다. 하물며 해군이 한 자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육군은 지난 통일 전쟁과 고구려로 보낸 지원군, 연해도 등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그걸 훈련과정으로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해군의 경우엔 그렇지 않았다. 그들이 아무리 열심히 훈련한다고 해도 결국엔 실질적인 전투경험이 거의 전무하니 녹여낼 경험이 없고 녹여낸 경험이 없으니 한계는 명확했다. 적어도 전투에 있어선.


그래도 상비군이니 질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야 있겠지만 그게 전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었고 그 덕분에 한국은 수도방위병력을 정규여단급으로 편성했다. 수도방위여단과 수도에 상주하다시피 하는 근위여단이 힘을 합치면 최악의 상황까지는 오지 않을 테니까.


“5만이라... 1할 정도는 여유를 주지. 기간은 10에서 20년 정도는 줄 테니 여유 있게 진행하게. 급하게 했다가 괜히 문제가 일어나면 머리만 아프니”


저 정도 기간에 5만 5천여 명이라면 여유 있게 진행할 수 있겠다 싶은 사혁은 조용히 안도를 표했다. 두 개 여단 정도는 해체되겠지만 전쟁이 끝나고 평화의 시기로 접어들었으니 서서히 감축하면 그리 어렵진 않으리라.


“아쉽나?”


“딱히 그렇진 않습니다.”


한국 육군이 비대했던 이유는 총 세 가지다.


첫째는 혹시나 쳐들어올 수 있는 당을 견제하기 위해서.


둘째는 강한 군사력을 등에 업고 조금이나마 외교를 유리하게 풀어가기 위해서.


마지막은 공신인 사혁에게 실질적인 권력을 몰아주기 위해서다. 사혁과 설차, 둘은 모두 한국의 기틀을 만드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공신들이다. 두명 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공을 세웠기 때문에 서로의 위치에 크게 차이가 나게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둘 다 백작위를 수여받았고 초창기에 둘 다 장관급 인사로 임명되어 설차는 사실상 내무성의 총리 일을, 사혁은 사실상 방위성의 총리 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 해군은 없었기에 방위성=육군부라는 공식이 성립했으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육군부의 규모를 키워줄 필요가 있었다.


육군부의 규모를 줄이면 육군부 장관의 힘도, 나아가 방위성 총리의 힘도 약해지게 된다. 같은 장관, 같은 총리라도 엄연히 서열이 나뉘고 위아래가 있는 법. 군축이 진행되면 방위성의 서열은 확실하게 내무성의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해온 게 있는데 군축 좀 한다고 제 권위가 약해질 리가 없지요.”


“허이구, 자신감이 넘치는군”


다른 이가 말한다면 오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는 달랐다. 유이한 공신이며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백작가의 주인이니까.


“어쨌건 그렇다니 다행이군. 그럼 깔끔하게 처리하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 하루 이틀 합니까. 아, 그러고 보니 요즘 형님의 건강이... 영 좋지 않습니다.”


지영은 한숨을 내쉬며 포도주를 한 병 깠다.


“마실 텐가?”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보랏빛 액체가 쫄쫄거리며 따라지자 두 사람은 잔을 부딪쳤다.


“술이 상당히 순하군요.”


“정무를 보는데 독한 술을 마실 수는 없잖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좋다네”


지영은 시원하게 술잔을 비우고는 한숨을 푹푹 쉬었다.


“병은 없을 거다. 아마... 노환이겠지.”


이제 그도 일흔이 넘었다. 이 시대에 일흔이 넘게 살았다면 천수를 충분히 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착잡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알게 모르게 의지했던 부분이 많았으니.


“이제는 지팡이를 짚고 다니더군요. 괜찮다고는 하는데 괜찮으면 지팡이를 짚고 다닐 리가 있겠습니까.”


“에잉, 건강 좀 챙기라니까 맨날 술이나 마시고 말이야.”


사혁은 그 말에 물끄러미 지영의 손에 들린 술병을 쳐다보았다.


“에헤이, 난 아직 젊잖나.”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손자가 있을 겁니다.”


“그거야 다른 사람 이야기지, 난 아닐세. 아무튼... 자네가 좀 더 챙겨 주게. 내가 며칠 전에 술 그만 마시라니까 어차피 몇 년 안 남은 거 신나게 마시다 가겠다는데 그러다가 그 몇 년도 전에 술 때문에 가게 생겼어. 하여간 신하라는 것들이 말은 더럽게 안 듣지... 쯧”


물론... 이해는 한다. 열심히 살았고 은퇴도 했으니 인생에 남은 낙이라고는 손자 손녀 보는 거 하고 식도락, 유람 뭐 이런 게 전부라지만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지 않은가.


“하... 하하...”


“적당히 즐겨야지, 적당히. 술에 빠져서 가면 그게 좋은 건가. 아무튼, 신경 좀 써주게나. 내 요즘 바빠서 말이야.”


빈 술잔을 다시 채운 지영은 슬며시 물었다.


“그건 그렇고... 슬슬 방위성 총리 해야지? 언제쯤 올라가고 싶나? 환갑도 지났잖나?”


“연말이나 연초에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 미리 준비하고 있었구만. 역시 나라의 참된 일꾼이야. 아주 든든해!”


사혁은 입맛을 다시며 잔을 비웠다. 총리... 총리, 뭐 좋기는 한데 총리직을 맡은 이유를 아니까 영 찝찝했다.


“한창 할 때지, 나랑 한 살 차이밖에 안 나잖나?”


사혁은 주름진 자신의 손을 바라보다 이윽고 지영에게 시선을 향했다. 탱글탱글한 피부와 검은 머리칼이 눈에 들어오자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전하께선 세월을 비껴가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랑 몇 살 차이 난다고?”


“.... 한 살입니다. 한 살인데, 하아...”


저 젊음이 부럽긴 했다. 문제는 그 젊음이 금이라도 된 마냥 영원히 간다니까 문제지. 자식이나 손자들이 어렸을 때 픽픽 죽는 그 모습만 봐도 속이 뒤집혔는데 그걸 영원히 안고 간다는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그럴 바엔 그냥 곱게 늙어 죽고 말지. (전근대에는 영아 사망률이 높았다. 조선 후기 기록에 따르면 양반가 여식이 아홉 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그중 여섯이 죽었다고 할 정도로. 영아 사망률을 제외하면 의외로 평균 수명은 높았다.)


“아무튼, 그럼 그때 적당히 올려주겠네.”










“끼야-하!”


가죽옷을 입고 마을에 불을 지르는 유목민, 이리저리 흩어지는 시민들... 그리고 그들을 막아서는 한국군. 겉으로만 보자면 유목민의 약탈을 막아내는 것만 같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 중년의 유목민은 잽싸게 도망치던 한 여성을 낚아챘다. 마치 매가 먹잇감을 채가듯 한쪽 팔로 허리를 휘감고 말 위에 올려놓은 그는 킬킬댔다.


“제수씨, 오랜만이오!”


“어머, 오랜만이에요. 그간 잘 지내셨나요?”


“나야 못 지낼 거 있소! 항상 똑같지! 그래도 요즘은 배곯는 일 없이 살만하다오.”


달리는 말 위에서 두런두런 수다를 떠는 남녀, 그리고 이건 이들만의 일이 아니었다. 청년끼리 수다를 떠는 경우도 있었고 서로 연인인지 부부인지 조금 더 농밀한 신체접촉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자니 이윽고 징 소리가 힘차게 울렸다. 그 소리에 주위를 둘러본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허허... 이놈들은 약하구만. 밥도 안 먹고 싸우나...”


“아주버님이 힘이 장사니깐 그렇죠.”


“장사는 무슨, 반백도 넘은 늙은이에게.”


조심히 그녀를 말에서 내려주고 있자니 지휘관으로 보이는 이가 찾아왔다.


“아이고, 대단하십니다. 그래도 몇 번 훈련하고 왔는데 아예 상대가 안 되네요.”


“신삥들이오?”


“대부분이 그렇죠. 고참들도 몇 있긴 한데 대부분이 신병입니다.”


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어쩐지 평소에 비하면 맥없이 무너진다 싶었다.


“빡세게 굴려야겠구려. 이 비리비리해서 나라 지키겄소?”


“그래도 한 일이 년 굴리면 쓸만해질 겁니다.”


“우리 애들도 반은 솜털 난 애새낀데 무슨... 아무튼, 이번 훈련 동안 내 빡세게 굴리겠소.”


둘이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도 회식 준비는 착착 되어가고 있었다. 이리저리 펴지는 모닥불에 그 위로 올라가는 고기와 옆에 놓여지는 술과 치즈. 몇 안되는 고참들은 유목민들에게 자신들의 후임을 소개하고 있었다.


약탈 및 기마대응 훈련.


한국이 연해도의 유목 문화를 살리면서 한국으로 편입해서 가능한 짓이었다. 유목민들에게 세금을 감면하거나 보상을 주고 공격군을 맡기고 한국은 마을을 만들어 방어군을 맡겨 서로 모의전을 하는 훈련이었다.


심지어 한국 기병도 공격군에 참가해 약탈 및 보병 대응 훈련을 하기도 했고 유목민이 방어군에 참여해 자신들의 마을을 지키는 훈련 역시 이루어졌다. 실전과 유사하게 하려다 보니 부상자는 나왔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직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훈련이 끝나거나 시작할 때 서로 술과 고기를 나누며 친목을 도모한다. 지금도 한 유목민이 자신들의 새로운 전?통음식인 피자를 내어주고 있었다. 한국군도 질세라 가져온 닭을 잡아 통닭을 요리해서 내어주고 있었고. 모양은 좀 이상했지만 아무튼 훈훈한 모습이었다.


작가의말

피자는 한국 북방 유목계의 전통 음식으로서...





또 시험이 다가왔습니다.

예... 그런 이유로 6월 25일까지 휴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번 화도 과제랑 시험준비 때문에 늦어진거라...ㅠ

늦었는데 휴재까지 해서 죄송합니다 ㅠㅠ

시험 잘 보고(제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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