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4.22 13:25
연재수 :
298 회
조회수 :
159,079
추천수 :
2,578
글자수 :
1,482,298

작성
23.05.15 20:42
조회
173
추천
3
글자
11쪽

양면17

DUMMY

한국과 당나라 사이에는 근 몇십 년 만에 훈풍이 불고 있었다.


한국은 자신들이 언제 반당의 기치를 세웠냐는 듯이 당나라와의 관계개선을 시도했고 이전부터 은근히 한국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던 당나라는 한국이 몇 번 정도 띄워 주자 놓칠세라 한국이 내민 손을 잡았다.


문제는 일이 이렇게 풀리니 굉장히 심기가 불편해진 나라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고구려다.


사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단순히 한국과 당나라의 관계가 발전했다! 그래서 기분이 나쁘다! 라고 여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첫 번째 이유로는 중국 동부에서의 힘의 균형이 한국으로 쏠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실 20년 전쯤만 해도 한국과 고구려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고구려도 전쟁통에 국토가 반쯤 박살이 났지만 그건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았고 한국이 인구와 식량에 조금 더 여유가 있다지만 고구려 역시 우수한 기병을 보유하고 몽골 지역과 연계가 용이하다는 데에서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졌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한국의 우세가 명확했다. 한국과 고구려의 경제, 인구는 뚜렷한 차이를 보일 정도로 벌어졌으며 한국이 연해도를 흡수하고 적극적인 유화정책을 실시하여 연해도에서의 모든 영향력을 쏟아붓는다면 대략 2만여 명의 기병대를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결정적으로 한국은 일본, 고구려에 확실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지만, 고구려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당 역시 고구려보다는 한국을 반 급 정도는 위로 취급해주고 있었으니 고구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심기가 불편하고 약간의 위기감마저 느끼는 상황이 된 것이다.


둘째는 한국이 고구려의 북방 정책에 굉장히 비협조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착실히 준공되어가고 있는 북방 요새 선만 봐도 한국은 고구려가 공격하든 말든 자신의 자리를 확실히 지키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공개적으로 ‘우리는 고구려와 다른 노선을 가겠다.’라고 말한 적은 없지만 이미 남방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며 북방에서 수성의 준비를 굳히는 모습을 본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모를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는 최근 한국이 고구려의 관계보다 일본과 당과의 관계를 더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일 관계는 반도와 열도에 왕조가 들어선 이래로 손에 꼽을 정도로 화기애애했으며 한당 관계 역시 최근에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었다. 이미 서로 날 선 비난은 끝났는지 오래였으며(물론 빈민 구제 사업과 기타 사업들은 여전히 성행 중이었다.) 외교 관계는 정상으로 회복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고구려로서는 고구려-한국-일본으로 이어지던 연계가 어느 순간 고구려를 제외하고 당-한국-일본으로 바뀐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으며 한국에게 동맹으로서 협조를 구했지만...


“피를 나눈 혈맹인 귀국의 심정은 내 마음 깊이 공감하오. 한국과 고구려는 상호맹약을 충실히 준수하고 있고 양국 모두가 힘쓸 것이기에 이러한 위기는 금방 극복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소.”


라는 허울 좋은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결국엔 동맹을 모른 체하겠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한국과 우리가 맺은 약조는 ‘상호 방위 조약’ 아닙니까. 엄밀히 말해 어긴 것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그 이전에 양국은 사돈 사이요! 사돈 사이에 남 보듯 이리 행동하다니!”


고구려의 여론은 완전히 분리되었다.


한국과 다시 연계를 강화해 안정적인 체재를 만들고 유지해야 한다는 온건파와 한국과의 관계는 그저 후방을 안정시키는 것에만 만족하고 당이 혼란한 이때 확장해야 한다는 강경파로 나뉘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한국의 반응은...


“저들 알아서 하라지, 우리의 목적은 이미 충실히 달성되었네”


“하지만 전하, 고구려와 연대는 분명 득이 되는 측면이 많습니다.”


“저 북방에 피를 흘려가며 말인가? 우리의 피는 도대체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겠나?”


“그거야...”


“저들이 우리와 타협하기 싫다면 타협할 마음이 들게 만들어주면 되겠지. 애초에 이제 아쉬운 건 우리가 아니지 않은가?”


그건 분명 지영의 말이 맞았다. 이은 역시 그걸 모르는 바 아니었고. 애초에 ‘현 동맹체제가 깨질 경우 한국과 고구려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최종 검토하고 요약본을 지영에게 보고한 것이 바로 이은이었다.


애초에 한국의 경우에는 인접한 적국이 없다. 그나마 꼽자면 저 멀리 북방에서 깔짝대는 유목민들이 약간 있기는 한데 이미 그건 연해도의 인원들이 자체적으로 견제하고 있었고 한국은 그저 그에 필요한 병장기만 보내주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은 추가적인 동맹을 만들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일본, 한국과 가장 많은 교류를 하는 나라이며 고구려와 동일하게 서로 혼약을 맺은 국가이기도 했다. 물론 이 조약 자체가 한국에게 유리한 조약이었지만 한국은 일본에 내어줄 것이 많았다. 예를 들자면 강철 무역의 확대나 여러 가지 기술, 지식, 문화를 전파해줄 수 있고 상대적으로 판매할만한 교역품이 많았다.


하지만 고구려는? 주변에 명백한 우호국이라고 할 만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고 위구르와의 관계는 적당히 교역만 하는 관계 정도에 그쳤다. 그렇다고 고구려가 한국에 제시할 만한 매력적인 카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북방의 안전이야 어차피 고구려가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지켜져야 하는 것이고 말은 이제 한국 스스로 자급자족이 가능했으며 수입하는 석탄 역시 이제 일정 부분은 대체가 가능해질 전망이었다. 그러니 지영의 ‘이제 아쉬운 건 우리가 아니다.’라는 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놈의 고토 수복 타령은 이제 지겹네, 지겨워”


대놓고 말은 못 했지만 그 말에는 내심 동의하던 이은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고토라면 어지간히 다 찾은 상태 아닌가, 참으로 욕심쟁이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최고의 욕심쟁이라면 이미 눈앞에서 혀를 차고 있다고 생각되긴 했지만.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은 국무회의였다.


물론 여느 때와 같다고 하기엔 규모가 큰 사업 이야기가 이리저리 오갔지만(그것도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이다.) 아무튼 평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건 맞았다. 한국은 지금껏 대규모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 날을 찾기가 더 힘들었고 지금도 규모가 크긴 하지만 어쨌건 사업이 진행중이라는 건 비슷했다.


“더 보고할 사항이 없다면 오늘 국무회의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지.”


“전하, 중히 보고할 사항이 있습니다. 감히 신이 생각건대 이제는 국명을 바꿀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듯합니다.”

지영도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무성 총리인 신후가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를 들고 나오기 전까지는.


“국명 변경? 도대체 왜인가?”


“이제 이 나라는 한국으로 정의하기 부적합해졌기 때문입니다.”


“흠... 이 한국이라는 국명으로 바꾼 지 고작해야 삼십 년일세.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보네만...”


지영의 떨떠름한 반응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니, 궁예도 아니고 무슨 국명을 삼십 년도 안 되어 갈아치운단 말인가. 그나마 한국으로 바꾸었을 때는 반도 통일이라도 했으니 가능한 것이었지 지금은 그것도 아니었다.


“그 전에 한국이라는 이름은 대저 어디서 온 것입니까? 한국의 한(韓)자는 삼한의 한에서 왔습니다. 삼한이라는 나라는 고작해야 이 반도 중부 언저리에 살던 소국들의 모임에 불과했습니다.


하오나 오늘날의 강역을 되살펴 주십시오. 아국은 이미 반도를 완전히 장악하였고 북방 연해도를 정식적으로 도에 편입하였고 탐라 역시 제주자치시로 전라도에 편입하였습니다. 또한 유구를 병탄하는 중이며 저 추운 북해도에서 자색 쌍 매의 기가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적극적으로 유화정책을 펼치고 계신데 저 멀리 있는 신민들에게 고작해야 반도 중남부에서나 있던 한(韓)의 나라가 도대체 얼마나 와닿겠습니까? 실제로 북해도를 편입하던 도중에도 한자를 아는 이들은 한(韓)의 나라를 자신의 나라로 여기기를 꺼렸습니다. 반도와 붙어있던 연해주조차 이럴진대 저 동쪽과 남쪽에 있는 나라들은 어찌하겠습니까?


가만히 생각건대 아국이 진정으로 더 크게 확장하고자 한다면 그들을 모두 품을만한 국명을 정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넓은 강역을 효과적으로 통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 스스로가 우리의 신민이라 믿게 만드는 것이니 이 간단하고도 효과가 좋은 일을 어찌 꺼리신단 말입니까?”


예상보다 생각할 건덕지가 많은 탓에 지영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들기며 생각에 잠겼다.


분명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길게 보면 옳은 말이기도 했다. 한국, 한의 국가, 혹은 한민족의 국가라는 이름. 한글로 써놓고 보면 ‘아 그냥 한국이라는 나라구나’ 싶지만, 표의문자인 한자로 써갈기게 되면 ‘어 씨발? 한의 나라라고? 난 한이 아닌데? 한이 어딘지도 모르는데? 그럼 이 나란 뭐임?’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현재 세계의, 적어도 동아시아의 공용문자는 한자였고 한국의 한글 역시도 한자어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즉, 한자로 써갈겼을때의 뜻 역시 어느 정도는 고려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한국을 한자로 쓰는 순간 그건 한국의 성장을 제약하는 족쇄가 되어버린다. 물론 지영이야 한국이 가장 익숙한 이름이고 지영이 왕위에 오를 때야 한국이라는 이름이 딱히 문제 될 이유는 없었지만, 사방팔방으로 영토를 야금야금 먹다 보니 이런 일이 터진 것.


그 페널티를 안고 고생을 하느니 차라리 지금 왕권이 한국 역사상 최고로 강력할 때, 가장 강렬한 지지를 받을 때 국명을 바꾸자는 것이 신후의 의견이었다. 이미 어느 정도 논의를 마친 뒤에 보고하는 것인지 관료들도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하고 있었고.


일이 이렇게 되니 지영은 들어나 보자는 심정으로 되물었다.


“그래, 그럼 마땅한 국명은 고려해 보았는가?”


“역사서를 편찬할 때의 자료와 그 역사서를 보니 먼 옛날에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어 크게 번성했다 합니다. 또한 그들이 왕을 칭할 때 표하던 단군이라는 단어와 현 단군교와도 연결되니 조선이라는 국명이 어떨까 싶습니다.”


“아, 그거 이름 바뀐 지 꽤 되었네. 그리고 조선도 반도 남부와 연해주 대부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 맞잖은가. 한국을 조선으로 바꾸는 것은 의미가 크게 없어 보이네만”


작가의말

아 ㅋㅋ 든든한 방패가 위에 있다고 ㅋㅋ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시쓰는 세계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2 평화를 끝낼 준비2 +2 23.09.16 152 3 11쪽
241 평화를 끝낼 준비 +2 23.09.11 176 3 11쪽
240 발해 15 +4 23.09.07 183 3 11쪽
239 개강(ㅠㅠ)한 기념으로 특별편(주요 국가 정보) +2 23.09.05 249 2 20쪽
238 발해14 +2 23.09.01 161 4 11쪽
237 발해13 +2 23.08.25 154 4 11쪽
236 발해12 +3 23.08.22 163 4 11쪽
235 발해 11 +2 23.08.17 182 3 11쪽
234 발해10 +2 23.08.14 185 4 11쪽
233 발해9 +2 23.08.11 200 3 11쪽
232 발해8 +2 23.08.08 184 4 11쪽
231 발해7 +2 23.08.03 202 4 11쪽
230 발해6 +4 23.07.30 203 5 11쪽
229 발해5 +2 23.07.19 200 5 11쪽
228 발해4 +4 23.07.13 195 5 11쪽
227 발해3 +4 23.07.08 197 5 11쪽
226 발해2 +2 23.07.05 200 3 11쪽
225 발해 +4 23.07.02 257 6 11쪽
224 양면28(1부 완) +2 23.06.29 207 5 11쪽
223 양면27 +4 23.06.26 169 4 11쪽
222 양면26 +4 23.06.16 177 4 11쪽
221 양면25 +2 23.06.10 164 3 11쪽
220 양면24 +2 23.06.07 160 3 11쪽
219 양면23 +2 23.06.04 171 3 11쪽
218 양면22 +2 23.06.01 171 3 11쪽
217 양면21 +2 23.05.29 171 3 11쪽
216 양면20 +4 23.05.26 168 3 12쪽
215 양면19 +4 23.05.22 179 4 11쪽
214 양면18 +4 23.05.18 171 4 11쪽
» 양면17 +2 23.05.15 174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