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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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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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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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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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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양면11

DUMMY

“전하, 실례가 안 된다면 소회의실에서 계속 보고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아무래도 저 혼자 보고할 사항은 아니기에 소회의실에 준비해 두었습니다.”


굳이 넓은 공간 냅두고 좁은 공간에서 북적거리는 건 지영의 취향이 아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회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이미 재무부 장관, 국토부 장관, 서울특별시장, 과기부 장관과 그 보좌관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아, 모두 앉게나. 굳이 번잡하게 일어날 필요 없네.”


지영은 미리 그들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는 상석에 걸터앉았다.


“그럼 아까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지, 총리. 이거 보니까 신도시 계획 하고도 몇 개가 더 있는 듯 하던데...”


“그렇습니다. 신도시 계획과 동시에 서울권 상하수도 공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했으면 합니다.”


지영은 계속하라는 듯이 고개를 까딱였다.


“물론 서울, 하남, 인천은 모두 강을 끼고 있는 도시라 수자원이 모자란 도시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름철 홍수가 나면 며칠간 물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도시가 커지며 먼 구역에 있는 사람들은 물을 길기 위해 지나친 시간과 노동력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우물이 있다고는 하지만 우물도 한계가 있으며 서울과 하남의 인구에 겨우 목욕탕 한 두 개 가지고는 지탱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추가적인 목욕탕 설치를 위해서는 물을 끌어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하남의 오수가 바로 한강을 통해 버려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위생사가 일부는 회수해 퇴비 제작에 사용하고 일부는 아예 태워버리지만, 그것이 모든 오수를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리고 그 오수가 섞인 물을 서울시민들이 활용하게 됩니다. 연구원들에 의하면... 자정 작용이 있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것도 맹신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서울의 인구가 더 많아지면 이런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겁니다.”


가만히 있던 이훈이 추가 설명을 슬며시 덧붙였다.


“맞습니다, 전하. 지금도 먼 구역에 사는 신민들은 물을 길기 위해서 길게는 한, 두 시간씩 시간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지영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지금은 현대와는 다르게 대부분 밤에 일하지 않는다. 너무 어둡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성안에 사는 관료들이나 부유층이야 이야기가 다르지만, 대부분의 중산층, 서민층은 사정이 모두 같았다.


그러니 그런 낮이 그렇게 허비되는 것은 굉장한 비효율이다. 하루에 한두 시간이면 일주일만 모아도 하루 치 노동할 시간이 날라가는 것 아닌가?


“문제가 심각하군... 하지만 그만한 금속 관을 마련하려면 비용이 상당할 텐데”


“크흠, 그 문제라면 저희 소재 공학연구소와 토목공학연구소가 협력하여 해결했습니다.”


과기부 역시 조직이 세분화된 부서 중 하나였다. 기존의 다섯 개 청에서 국방과학연구소, 육종학 연구소, 소재 공학연구소, 토목공학연구소, 화학연구소 등등으로 모두 쪼개진 것이다. 그 와중에 국방과학연구소처럼 아예 타 부서로 옮겨진 연구소들도 적지는 않았다.


“호? 어떻게?”


그런 지영의 눈앞에 놓여진 것은... 콘크리트로 이어진 작은 관이었다.


“이건... 콘크리트 아닌가? 이게 방수가 될 리가.... 될... 수도 있군”


생각해보면 말이지, 현대 대한민국에도 콘크리트 그 자체로 방수가 되는 건물이 이미 있었다. 물론 지영이 그 사실까지는 알 리가 없었지만, 아프리카 사막에 지하수가 많아서 관으로 끌어다 사용하는데 그 건축을 한국 건설사에 맡기고 거대한 콘크리트관들을 차들이 힘겹게 나르는 영상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습니다. 콘크리트가 건조되며 표면이 갈라지는데 흙손으로 계속 만져주며 가공하면 더욱 단단해지고 끝내 자체적인 방수 능력을 갖춥니다. 이걸 이용한다면 굳이 금속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본래 이 기술은 더 강한 요새를 건설하기 위해 연구되던 기술이었다. 물론 한국의 화강암은 매우 견고하지만, 이 견고한 돌덩이를 깎아 요새로 만드는데도 폼이 많이 들었거니와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하지만 철골로 강화된 콘크리트 블록은 충분한 강도를 자랑했으며 무엇보다 모두 규격화되어 있었고 보수가 굉장히 쉬웠다.


일반적인 석재 성은 돌이 깨지면 돌을 맞게 깎아서 다시 보수하거나 혹은 처음부터 깎여진 돌을 만들어야 하는데 콘크리트로 요새를 지으면 그럴 필요 없이 아무 블록이나 들어다가 다시 끼우고 수리를 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육군 관계자들이 눈이 돌아가서 연구원들을 갈궈댔고 심지어는 재무부 관료들까지 와서 갈궜다.


왜? 싸고 좋으니까.


재무부로서도 수리가 더 쉬우면서도 그 강도가 뒤처지지 않는 요새를 건설한다는데 그 비용과 기간이 단축된다고 하니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아무튼 재료의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지형은 동고서저 지형이므로 동쪽의 상류에서 물을 퍼와서 자연스럽게 서쪽의 바다로 배출한다는 생각도 큰 문제는 없다. 어지간하면 경사만 잘 줘도 알아서 흘러갈 테니까.


거기다 과기부에서는 간단한 정수처리과정 역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 다 좋다, 다 좋은데...


“그래서 예산은 어떻게 할 건가? 저기에 있는 재무부 장관은 지금 당장이라도 죽으려 하는데”


김경신의 얼굴은 아무리 좋게 봐도 곧 죽을 송장 그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조폐차익이 생겼다고 해도 그렇지. 이런 대형 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건 예산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긴 했다.


“괜찮습니다, 전하”


“오오... 과기부 장관. 그래,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부서의 수장이라면 무슨 수가 있을 줄 알았지”


“보건부에서 사람은 그리 쉽게 죽지 않는답니다.”


그 말에 지영은 측은하다는 듯이 재무부 장관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참 안심되는 소식이로군. 좋아, 그럼 계속 이야기하지. 그래서 예산이...”


지영은 가만히 서류를 읽어가다가 이내 멈칫했다.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다시 서류를 보고, 그러다 다시 생각하다 이내 입을 열었다.


“... 내가 헛것을 보았나?”


“...”


아무리 필요한 사업은 예산이 부족해도 ‘아 일단 채권 발행해! 따서 갚으면 된다! 허리띠를 졸라매라!’라고 외치며 진행했던 지영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얼굴이 재무부 장관의 얼굴처럼 새하얘진 채 되물었다.


“삼십 년간... 백 칠십 사억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대충 연간 육억의 예산이 필요하단 말인가?”


지영은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약 삼십 년 전, 내가 즉위했을 시절의 일 년 예산이 지금 돈으로 대충 일억 정도일 것이네... 그 예산의 백 칠십 사배야... 자네들이 보기엔 지금 이 사업이 우리나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국채를 발행한다? 좋다.


급할 때 예산을 확보하기에도 좋은 수단이고 실제로 한국은 국채를 애용했다.


그런데 그것도 어디까지나 정도가 있는 법.


현재 한국이 벌이고 있는 사업을 생각한다면 아무리 못해도 연간 사억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단순 빚만 백 이십억이라는 터무니없는 결과가 나온다. 이자 없이 원금만 따져도 현 국가 예산의 17배에 달하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전하, 전하께서도 들으셨을 겁니다. 저 당이 점차 자신의 병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정말 불행하게도 당나라는 우수한 황제가 들어서자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절도사를 하나둘씩 털어버리며 조금씩 지방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비단길의 무역로가 약간은 안전해져 세입 역시 늘어갔으며 군사력 역시 회복하기 시작했다.


“물론... 우리 정보성이 최선을 다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아직 첩보망은 뻥뻥 뚫려있어 한국의 정보부는 자신의 능력을 백분 발휘하여 당나라를 괴롭히고 있었다.


선진적인 빈민 구제 사업은 둘째 치더라도 소금을 싼값에 공급하는 소금장수로 변신하여 인심을 얻고 뒤에서는 밤에 슬며시 밭에 소금간을 해준다던지, 물을 나르는 나그네로 변장하여 밤에 몰래 소금물 칵테일을 우물에 만들어준다든지, 당나라 내 이민족의 터전에 방화한 뒤 한족이 한 것처럼 흔적을 남기고 아예 조직적으로 한 마을을 습격한 뒤 이민족의 습격으로 위장하기까지.


이 시대의 참된 인성이 무엇인지를 아주 확실하게 당나라에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일의 최선봉에 선 것은 바로 귀화한 한족들이었다.


원래 적보다 아군이 더 무섭다고는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무서운 것이 적으로 변질한 아군이다. 원래 뭐하던 인간들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심지어 그들은 대부분 억울하게 노비로 살거나 고향을 잃었던 자들, 혹은 당나라에 못 견뎌 이민을 온 자들이었고 그들은 자신의 진정한 고?향인 한국을 위해 맹활약하며 일부 싹수가 보이는 빈민 구제 사업의 대상자들에게 이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주고 있었다.


놀라운 건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나라는 조금씩 다시 일어서고 있다는 점이었다.


“전하, 당이 정신을 차리면 제일 먼저 공격할 대상은 바로 우리 한국과 고구려입니다. 저들은 기본적으로 서로 싸움을 붙이는 족속들인데 우리와 고구려는 주변에 견제할만한 세력이 없습니다.


지난 전쟁에서 고구려가 무너진 이유는 고구려가 약했다기보다는 체급이 부족해서입니다. 최대한 체급을 키운 후 고구려와 연계해야 합니다.”


“... 하지만 이건 너무 무모하네. 재무부 장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무리 없이 진행하면서 국채의 발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연간 지출액이 얼마인가?”


“삼억... 입니다만 국채를 아예 발행하지 않기 위해서는 연간 이억 이천만 원 이하의 지출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영은 그것 보라는 듯 나머지 관료들을 훑어봤다.


“들었나? 삼십 년 안에 제강소를 확장해 기존의 목제 궤도를 모조리 강철제 궤도로 바꾸고 신도시 아홉 개를 개발하며 그곳의 도로망을 추가로 건설하며 서울, 하남, 인천에 상하수도를 까는 건 불가능하네. 이건... 모험 수준이 아니라 도박일세, 도박”


지영도 이들의 설명을 듣고 어느 정도는 과감하게 자금을 운용하고 체급을 불려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했지만...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어차피 자네들도 이 계획안이 모두 통과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온 건 아니지 않나?”


그랬다면 이렇게 백 장이 넘는 서류뭉치를 건넬 게 아니라 간단한 요약본 정도만 건넸을 테니까.


“가지치기, 시작하세. 미리 충고하지만, 오늘 퇴근할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겠군”


작가의말

한국에는 칵테일 전문가와 염장 전문가가 많다고 합니다. 참 부럽네요.





아... 좀 죄송한 말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중간고사 기간이라 잠시만 휴재를 하려고 합니다. 시험이 2주에 걸쳐있어서... 빠르면 21일 복귀 늦으면 25일 복귀가 될 듯 싶습니다. 과제도 여럿 있기에 병행하기가 좀 힘드네요.

그럼 복귀 후에 뵙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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